칠도七島제국연합은 아우라이 그랑데 대공역 변경에 위치하고 있었다. 연합은 초대국 이스타바이온과 대등하지는 않지만 우호적인 관계를 구축하고 있었으며, 7개의 작은 섬나라는 독자적인 관계성을 유지한 채 발전해 나가고 있었다. 그런 칠도제국연합에 속한 로안느 섬에서는 지금...
평소에는 정치가들의 발소리로 가득한 로안느 섬의 정부의사당 내부 홀에 날카로운 군화 소리가 울려퍼졌다.
??? 1
"리에 파미유"의 동지들에게 전한다! 정부의사당 함락이 목전이다! 대통령은 이 문 건너편에 있다!
병사 1
우오오!
??? 2
드디어... 여기까지 왔구나.
??? 1
이제 제롬 대통령의 신병만 구속하면 완전한 우리들의 승리다.
??? 2
응... 절대 놓치지 않아.
(얼마 남지 않았어, 엄마...)
병사 1
에리카 부관! 방금 선발대로부터 돌입 준비가 완료되었다는 보고가 들어왔습니다!
에리카
알았어!
좋아, 다들 승리의 함성 지를 준비는 됐어?
에리카가 동료들을 격려하자, 그들은 힘찬 함성으로 화답했다.
에리카
루카브 총사령관, 작전 개시 명령을 부탁드립니다.
루카브
......
에리카
루카 오빠... 왜 그래?
루카브
아니, 작전 내용에 부족한 점은 없는지 머리 속에서 확인하는 중이었다. 드디어 적의 본거지까지 왔으니 말이다.
에리카
괜찮다니까! 자, 내가 꿰매 준 행운의 부적을 보면서 진정해 봐.
루카브
훗... 또 그런 일을 했나. 하지만 오늘만큼은 믿어 볼까.
루카브는 군복 안쪽에 꿰매어져 있는 부적에 손을 댄 후 심호흡을 했다.
루카브
...제군! 지금부터 로안느 정부의사당 제압 작전의 최종 국면에 돌입한다!
우리에게 승리를! 자, 전원 돌격!
병사 1
돌격!
루카브의 호령에 따라 리에 파미유의 병사들은 로안느 의사당으로 들이닥쳤다.
병사 1
쏴라! 공격을 멈추지 마라!
로안느 정부군 군인 1
역적들에게 굴하지 마라! 반정부조직 따위는 오합지졸에 불과하다! 쓰러뜨려라!
그러나 노성과 총성은 그리 오래 가지 못했고, 로안느 정부군과 리에 파미유의 결전은 순식간에 종료되었다.
병사 1
정부관계자의 구속을 완료했습니다만 대통령의 모습이 보이질 않습니다!
그 보고를 들은 루카브는 근처에 있던 군인에게 다가갔다.
루카브
...제롬 대통령은 어디 있지?
로안느 정부군 군인 1
......
에리카
대답해. 매운 맛 보고 싶지 않다면 말이지.
로안느 정부군 군인 1
훗... 마음대로 해라.
에리카는 창문 밖, 군인이 쳐다보는 쪽의 하늘 위에 거대한 인공 섬이 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에리카
설마... 저 "부유요새"로 도망친 거야?
로안느 정부군 군인 1
한 발 늦었군! 대통령 각하는 지금쯤 하늘 위에 계실 거다!
부유요새로 향하는 몇 척의 기공정을 발견한 일동 사이에 동요가 감돌았다.
에리카
흥... 저긴 그저 유적일 뿐이잖아? 도망칠 곳 따위는 없어. 독 안에 든 쥐지.
루카브
그래. 하지만 그 전에 잡아야 한다. 도망쳐 버리면 찾기 귀찮을 테니 말이다. 배를 준비해 둔 게 다행이었어. 제5공정단, 즉시 응답하라! 대통령은 전용선을 타고 부유요새를 향해 도망쳤다! 항행 중인 기공정에 접근해 정선 명령을 내려라. 무시한다면 쏴서 떨어뜨려.
제5공정단 조타수
알겠습니다! 여기는 제5공정단, 즉시 출격하겠습니다!
루카브의 명령을 듣고 즉시 날아오른 제5공정단은 부유요새로 향하는 기공정을 쫓았다.
???
무, 무사히 탈출한 모양이군...
???
......
???
......
???
......
제5공정단 조타수
약 5분 후 목표에 접근...
루카브
대통령정은 쏘지 마라. 산 채로 신병을 구속하고 싶다.
제5공정단 조타수
라저!
대통령이 탄 기공정이 부유요새로 숨어들기 직전, 제5공정단이 그 뒤를 쫓았다.
제5공정단 조타수
좋았어, 잡았다!
제5공정단이 대통령정에 접근하여 정선 명령을 내리려던 순간...
제5공정단 조타수
우워어어어!
부유요새의 대포에서 발사된 빛줄기를 맞은 제5공정단은 순식간에 잿더미로 변하고 말았다.
루카브
뭐...? 방금 그 광선은 뭐지!?
에리카
그런... 말도 안 돼...
병사 1
아아... 도, 동지들이...
로안느 정부군 군인 1
서, 설마 이 정도의 위력일 줄이야...
에리카
뭐, 뭔데? 방금 그 공격은 뭐야? 대답해!
로안느 정부군 군인 1
나도 자세히는 모른다...! 네놈들의 만행을 눈치챈 정부가 한 발 앞서 부유요새에 부대를 파견해 뭔가 했다는 것밖에...
루카브
저 유적은 아직도 건재하다는 건가. 패공전쟁 시대의 물건일 텐데도...
리에 파미유의 일원들은 창문 밖으로 낙하하는 잔해를 바라보며 망연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루카브
...대통령 추격 작전은 일시 중지한다! 각 거점에 수비인원만을 남기고 남은 인원은 정부의사당에 집결하라!
병사 1
알겠습니다!
급격히 소란스러워진 정부의사당 안에서 에리카는 홀로 묵념을 올렸다.
에리카
(당신들의 숭고한 희생을 절대 잊지 않겠어... 당신들의 원한은 내가 끝까지 같이 지고 갈게)
얼마 후, 루카브는 정부의사당 안에 모인 리에 파미유의 병사들 앞에 당당히 나섰다.
루카브
...제군들은 알고 있나? 오랜 기간 동안 로안느 섬이 칠도제국연합의 서열 최하위를 감수해야만 했던 것은 로안느 정부의 태만 때문이라는 것을? 겉으로는 민중들에게 압제를 가하며, 뒤로는 정부 관계자들만이 칠도제국연합에게서 특별한 우대 조치를 받아왔다.
타락한 정부를 타도한다는 깃발 아래 결성된 이 리에 파미유도 올해로 10년째를 맞이한다. 이런 기념할 만한 해에, 수십 년에 걸쳐 부패 정권의 상징이었던 정부의사당이 드디어 우리 손에 떨어졌다! 이 쾌거는 전적으로 동지 제군들이 포기하지 않고 철저히 항전해 온 결과라 할 수 있다. 우선은 이 자리에 모인 동지들과 영령들의 혼을 위해 승리의 축복을!
병사 1
우워어! 루카브 님!
루카브
허나 조금 전 부유 요새에서 쏘아진 놈들의 비열한 공격에 의해 우리의 용감한 동지들이 억울하게 스러졌다... 놈들의 폭거를 그냥 둘 수 있겠는가! 아니다! 리에 파미유의 동지로서 이대로 두고 볼 수는 없다! 여전히 부유 요새에 잠복하고 있는 제롬 대통령을 붙잡으면 이 싸움의 완전한 승리가 결정된다! 반드시 대통령을 찾아내어 우리의 비원을 성취하자!
루카브의 열정적인 연설을 들은 리에 파미유의 구성원들은 모두 떨치고 일어나 승리의 함성을 질렀다.
루카브
에리카... 그 기공단에 연락해 줄 수 있겠나?
에리카
뭐... 진심이야? 우리끼리도 할 수 있어! 여기까지 몰아넣었으니까...
루카브
부유 요새의 전력은 미지수다. 이 이상 희생을 늘리고 싶지는 않을 텐데?
에리카
...알겠어.
루카브
미안하지만 부탁한다.
(그 영웅이 지금 이 공역에 있다는 것은 무슨 운명의 장난인가...)
에리카
(그 남자가 지금 이 공역에 있다니, 하필 이제 와서...)
열광의 도가니가 된 정부의사당 안, 루카브와 에리카의 마음 속에서는 서로 다른 감정이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풀 메탈 가이 Ⅶ / THE LAST MISSION
Full Metal Man Ⅶ: The Last Mi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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