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갈라도자

구오오오!

 

지크프리트

지금이다! 다들 전력을 쏟아붓는 거다! 하아앗!

나의 이 칼로 마를 베리라! 슈바르츠 팡!

 

란슬롯

백룡기사단의 명예를 걸고! 바이스 플뤼겔!

 

퍼시발

염제의 칼날, 똑똑히 맛봐라! 로엔 볼프!

 

베인

이 한 순간에 모든 것을 건다! 뢰베 바인 약트!

 

단장

... 마무리다!

 

 

일행들의 오의가 갈라도자에게 작렬했다.

 

 

갈라도자

그으으으...

 

 

그들의 전력을 다한 공격을 맞은 갈라도자는 더 버티지 못하고 쓰러지고 말았다.

 

 

비이

하아... 하아... 어떠냐!

 

루리아

갈라도자가 쓰러져서 움직이지 않아요.

 

갈라도자

......

 

지크프리트

아무래도 결판이 난 모양이군.

 

베인

후우... 해냈어! 그 갈라도자를 쓰러뜨렸어!

란슬롯

그래. 우리들의 승리야.

 

퍼시발

당연한 결과다.

 

 

그들은 격전 끝에 갈라도자에게 승리를 거두고 환상의 고기 샤토 브릴리언트를 얻어 산을 내려갔다.

 

 


 

 

일행은 즉시 샤토 브릴리언트의 조리법 연구에 착수했다.

 

 

베인

으음... 이 고기는 소테, 로티, 그리에... 어떤 조리법이 어울리려나?

 

란슬롯

조리법이라는 게 그렇게 많은 거야? 우선 여러가지로 시험해 보는 건 어때?

 

퍼시발

최고급 식재를 살리려면 소재 그 자체의 맛을 살리는 것이 정답이겠지.

 

지크프리트

고기는 살짝만 굽는 게 맛있어.

 

비이

남겨진 시간은 얼마 안 되지만 다 함께 힘내자!

루리아

네! 저도 잔뜩 시식할 준비 됐어요!

 

여러분... 저희 직원들도 온 힘을 다해 도울 테니 부디 잘 부탁드립니다!

 

일행을 돕기 위해 잭과 고참 직원들이 주방으로 모였다. 그들은 마지막 날 직전까지 최고의 한 접시, 샤토 브릴리언트를 먹는 최고의 방법에 대해서 연구를 거듭했다.

 

 


 

 

그리고 드디어 미식 이벤트의 마지막 날이 밝았다. 비스트로 페드랏헤와 리스토란테 뉴의 매상은 팽팽하게 접전중이었다.

 

 

인기 가게 점장

...젠장! 이대로 끝날 수는 없지!

 

 

사바랭의 방문 준비에 여념이 없는 일행을 보며, 인기 가게의 점장은 뭔가를 꾸미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리고 드디어 사바랭이 비스트로 페드랏헤를 방문하기로 한 시간이 되었다.

 

 

사바랭

이 가게에 오는 건 오랜만인데, 꽤나 활기찬 느낌이군. 호오... 가게 밖에 테라스석이라니 센스가 좋은걸. 그럼 들어가 볼까.

 

 

사바랭은 문을 열고 비스트로 페드랏헤 안으로 발을 내딛었다.

 

 

퍼시발, 남자 홀 직원, 여자 홀 직원, 란슬롯

비스트로 페드랏헤에 어서 오세요!

 

사바랭

흠...

 

(가게 분위기가 밝아졌군)

 

란슬롯

예약하신 사바랭님이시죠? 이쪽으로 안내하겠습니다.

 

사바랭

그래.

 

 

사바랭은 가게 안쪽의 조용한 테이블로 안내받았다.

 

 

사바랭

(서비스는 분명 좋아진 것 같지만, 문제의 요리 쪽은 어떨까?)

 

란슬롯

요리를 주문하시겠습니까?

 

사바랭

이 가게 추천 풀코스를 부탁하지.

 

란슬롯

알겠습니다.

 

 

란슬롯은 주방 카운터 앞에 섰다.

 

 

란슬롯

오더! 사바랭님을 만족시킬 만한 풀코스!

 

비이, 루리아, 베인, 지크프리트, 남자 주방 직원, 여자 주방 직원

위!

 

 

[위!]

 

 

홀에 있던 퍼시발은 사바랭 곁으로 다가가 말을 걸었다.

 

 

퍼시발

사바랭 공, 식전주는 어떠십니까?

 

사바랭

호오... 그럼 추천해 주는 걸 마시도록 하지.

 

퍼시발

알겠습니다.

 

사바랭

서비스 쪽은 분명히 좋아진 모양입니다만, 서비스로 점수를 벌어도 결과에 영향은 없을 겁니다.

 

퍼시발

물론이죠... 오늘은 평소대로의 비스트로 페드랏헤를 즐겨 주신다면 영광이겠습니다.

 

사바랭

그래. 기대하고 있겠다.

 

 

주방에서는 사바랭을 위한 풀코스 요리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베인

우선은 키쉬하고 파테부터.

 

주방 직원들

위!

 

베인

지크프리트 씨는 수프 준비 부탁해요.

 

지크프리트

위!

 

비이

우린 뭐 하면 돼?

 

베인

어디 보자... 너희는 가니쉬용 야채하고 소스를 만들어 줘!

루리아

알겠어요!

 

 

[맡겨둬!]

 

 

이렇게 비스트로 페드랏헤의 운명을 건 요리가 시작되었다.

 

 


 

 

우선, 란슬롯이 전채 두 종류가 담긴 접시를 사바랭에게 들고 갔다.

 

 

 

 

란슬롯

전채로 드랏헨 트라우트 키쉬와 드랏헨 보어로 만든 파테 드 캉파뉴를 준비했습니다.

 

사바랭

흠... 전채는 키쉬와 파테인가. 양쪽 다 전채로 잘 나오는 요리지만, 그런 만큼 잔재주를 부린 요리 따위로는 날 만족시킬 수 없을 거야. 굳이 드랏헨 트라우트와 드랏헨 보어라는 귀중한 식재료를 쓴 건가. 하지만 귀중한 식재료를 자랑해 봤자 내 입에 맞지 않는다면 거기서 끝이라고 생각하는 게 좋아.

 

 

사바랭은 중얼거리면서도 우아한 손놀림으로 전채를 입에 가져갔다.

 

 

사바랭

음... 우물우물...

 

이...이건! 이 어찌 소박하며 따듯한 맛인지! 하지만 소박하기만 한 건 아냐! 확실히 마무리된 프로의 맛이다! 웃... 이건 정말 특별한 감각이군! 드랏헨 트라우트와 드랏헨 보어가 맛에 리듬과 콘트라스트를 주고 있어. 평범한 요리인데 독특한 식재료를 사용해서 선명한 맛으로 마무리한 건가!

 

호... 꽤 하는군.

 

 


 

 

다음으로 사바랭 앞에 두 종류의 스프가 날라져 왔다.

 

 

 

 

란슬롯

흑룡기사단 특제 포르치니드 버섯 크림 수프와 백룡기사단 특제 포로포로 새와 야채 수프입니다.

 

사바랭

음, 이건... 버섯 스프와 새고기 수프라. 수프가 두 종류인 건 재미있다만... 그럼 식기 전에 먹어 볼까.

 

음... 산뜻한 맛 안에 분명한 감칠맛이 느껴지는 새고기 수프... 포로포로 새의 육수와 야채의 단맛이 절묘한 하모니를 연주하고 있어...! 말 그대로 새와 야채의 장엄한 오케스트라!

 

한편 포르치니드 버섯 크림 수프는 농후한 버섯 육수가 크림과 조화되어, 이 쪽도 유일무이한 관계를 이루고 있어.

즉 이것은 버섯과 크림의 농후한 듀오! 흡사 귓가에서 노래를 부르는 듯이 영혼에 울려퍼지는 라이브! 그리고 한 쪽의 수프를 먹으면 다른 쪽 수프가 먹고 싶어져... 뭐지 이 기적의 수프는! 맛으로 이뤄진 영구기관인가?

 

 


 

 

주방에서는 마돔 포와레 준비가 한창이었다.

 

 

비이

사바랭 녀석, 뭔가 큰 소리로 혼잣말을 중얼중얼 하고 있어!

퍼시발

저건 미식가 사바랭의 18번, 요리와의 혼의 대화다.

 

루리아

대화... 요?

 

퍼시발

그가 대화할 만한 자격을 가진 요리라는 뜻이다.

 

지크프리트

일단은 순조롭게 되어가는 모양이군.

 

베인

좋았어... 그럼 지금부터가 중요하지!

 

베인은 솜씨 좋게 마돔 껍질에 기름을 끼얹었다.

 

 

베인

여기서 메인 생선 요리, 스페셜 소스를 곁들인 마돔 포와레다!

루리아

가니쉬용 야채! 접시에 올렸어요!

 

비이

잭! 이 쪽은 다 됐어!

지금이야...! 여기에 아버지가 남기신 비전 소스를 올리는 거야!

 

 

잭은 접시에 올려진 마돔 위에 비전 소스를 듬뿍 뿌렸다.

 

 

베인

좋았어, 란쨩! 이거 가져가 줘!

란슬롯

그래!

 

란슬롯은 요리를 들고 사바랭의 자리로 향했다.

 

 

 

 

란슬롯

메인 생선 요리, 스페셜 소스를 곁들인 마돔 포와레입니다.

 

사바랭

호오... 마돔이라! 이거 또 희귀한 재료를 썼군. 마돔의 흰 살은 맛이 강하지. 과연 잘 다뤄냈을까?

 

우물우물... 음...!

 

이건...! 강한 해류에 지지 않고 헤엄치는 마돔의 불타는 듯한 모습이 떠올라! 게다가 기름이 오른 이 살은... 가을 마돔 특유의 농후한 맛이군! 이 시기의 마돔을 이길 생선은 없어! 게다가 이 소스는... 이, 이건 비스트로 페드랏헤에 대대로 이어져 내려오는 비전 소스...! 그걸 마돔에 어울리게끔 어레인지했어!

이... 이건 인정하지 않을 수 없군. 시간을 뛰어넘어 이제야 완성된 부모자식간의 합동 연주다!

 


 

 

주방에서는 메인 고기 요리, 샤토 브릴리언트의 밑준비가 한창이었다.

 

 

베인

어... 우선은... 고기를...

 

지크프리트

고기는 상온에서 해동하고 잘라 뒀다. 지방과 힘줄도 제거했지.

 

베인

고맙습니다! 완벽해요! 그러면... 소금하고 흑후추를 뿌려서 고기에 스며들게 하고.

 

 

베인은 능숙하게 밑처리를 한 후 샤토 브릴리언트를 굽기 시작했다.

 

 

베인

이제 전용 숯 오븐에서 살짝 굽기! 이건 재료가 최고급이니까 괜한 짓 하지 않고 심플하게 표면을 그을리는 정도로 완성!

루리아

가니쉬용 프리터도 완성했어요!

 

비이

이걸로 완성이야!

 

베인

좋아! 란쨩, 이거 부탁해!

란슬롯

알았어!

 

란슬롯은 사바랭에게 샤토 브릴리언트를 가져갔다.

 

 

 

 

란슬롯

프리터를 곁들인 샤토 브릴리언트 로티입니다.

 

 

또 하나의 메인 디쉬, 샤토 브릴리언트 로티가 완성된 것이었다.

 

 

사바랭

뭐... 뭐라고! 지금 뭐라고 했나!

 

퍼시발

샤토 브릴리언트 로티입니다. 여기 최고급 살코기에 어울리는 와인을 준비했습니다.

 

 

곧 퍼시발은 와인을 따랐다.

 

 

사바랭

고, 고맙다. 설마 여기서 샤토 브릴리언트를 만날 수 있으리라고는...

 

란슬롯

자, 식기 전에 드셔 보세요.

 

사바랭

그래... 그럼 어디... 냠... 우물우물... 음...!

 

 

 

사바랭

이건... 육즙의 쓰나미! 고급스러운 단맛을 혀 끝에서 느낀 순간, 즉시 녹아서 없어져 버린다! 언제까지고 여운에 잠겨 있고 싶지만 당신이 금방 사라져 버리니까 빨리 만나고 싶어서 또 한 입...! 우오오오! 발 끝부터 정수리까지 육즙의 사랑에 감싸안긴 듯한 느낌! 덧없는 꿈과 같은 고기... 고기는 인생, 인생은 고기... 이, 이런 것이 존재할 수가!

 

그대로 사바랭은 고기의 세계로 승천해 버리고 말았다.

 

 


 

 

2

 

 

란슬롯

사바랭님... 사바랭님!

 

사바랭

핫! 하아... 하아...

 

하아... 고맙다. 그대로라면 고기의 세계에서 돌아오지 못할 뻔했어...

 

란슬롯

그럼 입가심으로 디저트는 어떠신지요?

 

사바랭

그, 그래 부탁하지.

 

란슬롯

알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사바랭이 고기에 취한 모습에서 일행은 승리를 확신했다. 주방 직원들에게도 안도의 기색이 떠올랐다.

 

 

베인

좋았어! 순조로워! 그럼 디저트를 준비할게!

 

지크프리트

...음?

 

 

그 때, 지크프리트가 저장고 쪽에서 이상한 기운을 감지했다. 그는 저장고 안을 들여다본 후 말을 걸었다.

 

 

지크프리트

어이, 거기 누구냐?

 

 

 

 

수상한 남자

...비켜!

지크프리트

그럴 수는 없지.

 

 

순간 수상한 남자는 뭔가를 할 틈도 없이 바닥에 밀어 넘어뜨려졌다.

 

 

수상한 남자

제, 젠장...

 

지크프리트

거기서 뭘 하고 있었지?

 

수상한 남자

글쎄...

 

 

그대로 수상한 남자는 기절했다.

 

 

지크프리트

이건!

 

베인

지크프리트 씨! 괜찮아요?

 

지크프리트

나는 괜찮다만, 봐라. 디저트용 푸딩이 전멸했다.

 

 

바닥에 굴러떨어진 푸딩의 잔해를 보고 베인은 모든 것을 이해했다. 그 때, 이상한 기색을 느낀 퍼시발이 나타났다.

 

 

퍼시발

이건 너무하군.

 

베인

큿...! 이 녀석이 한 짓인가? 어차피 그 자식이 시킨 거겠지!

루리아

어, 어떡하죠? 지금부터 다시 만드나요?

 

베인

아니... 밑준비를 생각하면 시간이 안 맞아...

 

퍼시발

허나 사바랭의 혀는 이쪽 사정 따위 알 바 아니겠지.

 

지크프리트

...내게 좋은 생각이 있다. 베인은 우선 소르베 준비를 부탁한다.

 

베인

아, 네! 알겠어요!

 

퍼시발

어이, 기다려! 지크프리트!

 

 

지크프리트는 퍼시발이 말리는 소리도 듣지 않고 가게 밖으로 뛰쳐나갔다.

 

 

퍼시발

칫... 저렇게 되면 아무도 못 말리지.

 

 


 

 

지크프리트는 가까운 덤불로 뛰어들어, 뭔가를 찾고 있었다.

 

 

지크프리트

분명 이 근처에 있을 텐데.

 

 


 

 

그 때, 주방에서는 베인이 엘리멘탈 소르베를 완성하고 란슬롯에게 넘기는 중이었다.

 

 

란슬롯

뭐? 푸딩이 없다고?

 

베인

응... 지크프리트 씨가 뭔가 하러 나가긴 했어. 잘 돼서 이 소르베만으로 만족해 준다면 고맙겠는데.

 

란슬롯

알았어, 해 볼게.

 

 

기분 좋은 상태의 사바랭 곁으로 돌아온 란슬롯은 디저트와 음료 메뉴를 내밀었다.

 

 

사바랭

흠... 남은 건 디저트와 음료뿐인가. 크흠... 지금까지 많이 즐기긴 했지만 디저트와 음료도 비슷한 수준을 기대하지. 하루의 끝에 기분이 나빠진다면 그 날은 망친 거잖아?

 

란슬롯

물론이죠. 그럼 다음 디저트는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사바랭

흠...

 

란슬롯

아, 오늘은 신선한 재료가 들어왔으니 소르베를 추천합니다.

 

사바랭

호오... 그럼 소르베를 먹어 볼까.

 

란슬롯

알겠습니다.

 

 

주방으로 돌아오자, 밖에서 돌아온 지크프리트가 뭔가를 손에 들고 요리중이었다.

 

 

란슬롯

지크프리트 씨, 그건 뭔가요?

 

지크프리트

이건 아까 저기서 잡아온 헥토아이즈야.

 

 

 

 

헥토아이즈

......

 

란슬롯

헤, 헥토아이즈?

 

퍼시발

헥토아이즈라고!?

 

베인

이, 이걸로 푸딩을 만들 수 있다는 모양인데, 괜찮을까?

 

퍼시발

글쎄... 이것만은 뭐라 판단하기 힘들군.

 

란슬롯

그, 그런가... 우선 소르베를 부탁해.

 

베인

아, 맞다! 여기 있어!

 

란슬롯

고마워! 그럼 음료 준비도 부탁해.

 

베인

알았어!

 

지크프리트는 눈 앞의 헥토아이즈에 집중한 채로 식칼을 휘둘렀다.

 

 

지크프리트

우선은 헥토아이즈의 독포를 제거하고... 다음엔 체액을 걸러서 불순물을 뺀 후에 우유와 달걀, 설탕을 넣는다.

 

 


 

 

그 때, 란슬롯은 엘레멘탈 소르베를 사바랭에게 내 놓고 있었다.

 

 

 

 

란슬롯

이 계절에 맞는 정령의 마력을 담은 엘리멘탈 소르베입니다.

 

사바랭

흠... 이거 또 특이한 음식이군.

 

 

신기한 듯이 다양한 각도에서 들여다보던 사바랭이 신중히 한 스푼을 떠올렸다.

 

 

란슬롯

맛은 어떠신가요?

 

사바랭

입 안에서 샘솟는 엘리멘탈의 마력과 소르베의 식감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어! 이 이런 디저트는 지금까지 한 번도 먹어본 적 없어! 남은 푸딩도 먹어보고 싶은데, 가져와 줄 수 있겠나?

 

란슬롯

그, 그건...

 

 

그 때, 란슬롯의 뒤에서 나타난 지크프리트가 푸딩을 내밀었다.

 

 

지크프리트

여기... 농후하고 부드러운 헥토아이즈 푸딩입니다.

 

사바랭

뭐, 뭐라고...? 헥토아이즈라면 그 마물 헥토아이즈 말인가?

 

지크프리트

그렇습니다.

 

사바랭

헥토아이즈는 체내에 독을 품고 있는 마물이지 않나?

 

지크프리트

제대로 된 순서를 거쳐 독포를 제거하면 헥토아이즈의 체액은 먹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체액의 농후함은 한번 먹으면 중독되는 맛이죠. 부디 속았다고 생각하고 한 번 드셔 보시기 바랍니다.

 

사바랭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이 미식가의 이름을 걸고 먹어보지 않을 수 없군.

 

 

사바랭은 조심조심 헥토아이즈의 푸딩을 떠올려 한 입 먹었다.

 

 

사바랭

이... 이 무슨 부드러운 식감과 혀를 감싸는 농후함...! 이렇게까지 맛있는 푸딩은 지금까지 어떤 파티셰도 내놓은 적이 없어! 새로운 식재료에 도전하고 새로운 음식의 지평을 여는 그 모습, 대단하군!

 

지크프리트

감사합니다.

 

란슬롯

(지크프리트 씨! 어느 틈에 이런 걸?)

 

지크프리트

(전부터 헥토아이즈는 농후한 푸딩같은 식감이 나서 맛있다고 생각했거든. 이걸로 오랫동안 궁금해하던 의문이 풀려서 한결 개운해졌어.)

 

란슬롯

(네...네? 지금 처음으로 요리하신 거예요? 게다가 다른 사람한테 내놓을 걸?!)

 

지크프리트

(그래... 자신있었는데. 안 되는 거였나?)

 

 

주방에서 일이 돌아가는 모습을 지켜보던 베인 일행도 가슴을 쓸어내렸다.

 

 

베인

아하하! 과연 지크프리트 씨야!

퍼시발

설마 즉석에서 푸딩까지 만들어낼 줄이야... 저 녀석의 끝을 알 수 없는 능력에 하나하나 반응하다간 몸이 버텨나질 않겠군.

 

 

지크프리트 덕분에 순간적인 대응으로 디저트를 만들어 그 순간을 넘길 수 있었다. 그리고 사바랭에게 남은 메뉴는 음료 뿐이었다.

 

 

사바랭

그럼... 음료 메뉴군. 이 코피 레오르 커피와 메이구이화 꽃차, 양쪽 다 마셔봐도 되겠나? 여기까지 왔으니 이 가게의 모든 것을 맛보고 싶어져서 말이지.

 

란슬롯

네! 물론이죠!

 

 


 

 

란슬롯은 우선 코피 레오르 커피를 내놓았다.

 

 

 

 

사바랭

음~ 바닐라처럼 독특한 감미와 야성미 넘치는 쓴맛, 감칠맛이 느껴지는 정말 깊은 맛의 커피군. 이 코피 레오르는 좋은 환경에서 좋은 커피콩만을 먹은 최고급 품질이야.

 

 

다음으로 메이구이화 꽃차가 나왔다.

 

 

 

 

사바랭

이것도 정말 달콤한 향기로군. 전신에 달빛을 받은 것처럼 릴랙스하게 되는 맛이야. 이 메이구이화도 달빛을 잘 받은 최고급의 차군. 코피 레오르와 메이구이화, 양쪽 다 대단히 맛있었다. 식후 음료까지 방심하지 않고 섬세하게 최고만을 준비하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군.

 

 

사바랭은 만족스럽게 음료를 마신 후, 일행을 불렀다.

 

 

사바랭

오늘은 정말 맛있는 하루였다. 비스트로 페드랏헤는 요리, 서비스 모두 일류 요리점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저지른 무례를 사과하고 싶군. 정말로 미안하다. 나는 이 가게를 앞으로도 응원하고 싶다만...

 

 

그 때, 숨을 몰아쉬며 잭이 가게로 뛰어들어왔다.

 

 

여, 여러분! 오늘 미식 이벤트 마지막날과 종합 순위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결과는...

 

 

그 장소에 있던 모두가 잭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우승입니다! 저희가 우승했습니다! 2위인 리스토란테 뉴와 큰 격차로 압승했습니다!

 

란슬롯

해냈어, 베인!

 

베인

정말 기뻐, 란쨩!

 

퍼시발

이런... 이걸로 일단 안심이군.

 

지크프리트

그래. 정말 신기한 경험이었어.

 

루리아

손님들도 다들 행복해하셨어요!

 

비이

하하! 오늘은 파티를 열어야겠는걸?

 

남자 홀 직원

으으... 잘 됐어...

 

여자 홀 직원

돼... 됐어.... 우리가 우승했어...

 

남자 주방 직원

하하...! 뭘 또 울고 그래!

 

여자 주방 직원

바보! 당신도 울면서 뭘!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전부 비스트로 페드랏헤의 승리를 축하했다.

 

 

사바랭

잭, 다시 한 번 승리를 축하하지.

 

사, 사바랭 씨!

 

사바랭

앞으로도 이 가게의 요리를 기대하겠네.

 

네!

 

사바랭

그럼... 난 이만 실례하지.

 

또 들러 주십시오!

 

사바랭

그래, 기대하고 있겠어.

 

 

사바랭은 만족한 듯한 모습으로 가게를 떠났다. 그 날 밤 늦게까지 모두는 비스트로 페드랏헤의 앞날을 축하했다.

 

 


 

 

다음날, 비스트로 페드랏헤의 영업을 방해한 인기 가게의 점장은 사바랭에게 엄중하게 주의를 받았다. 일행은 자신들이 가게를 떠난 뒤에도 식재료의 조달이 끊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셰로카르테를 방문했다. 그리고 잭은 셰로카르테에게서 귀중한 식재료를 구입할 수 있는 루트를 소개받았다.

 

그리고 드디어 일행이 다시 여행을 떠나는 날이 왔다.

 

 

베인

그럼 이만. 신세졌어.

 

아냐, 신세진 건 우리 쪽이지!

 

란슬롯

돌아보면 정말 순식간이었어!

 

퍼시발

그 말대로다. 급전개도 어느 정도껏이어야지.

 

지크프리트

너희들과 오랜만에 힘을 합치다니 옛날 생각이 나더군.

 

베인

정말인가요? 앞으로도 언제든 기사단에 들러 주세요!

 

란슬롯

지크프리트 씨라면 다들 대환영할 거예요!

 

지크프리트

훗... 고맙다.

 

루리아

여러 가지를 경험할 수 있어서 즐거웠어요!

 

비이

그래, 설마 이렇게 본격적으로 요리를 도와 볼 줄이야!

 

 

[또 먹으러 올게요!]

 

 

그래! 언제든지 와 줘! 단장님에게라면 언제든지 최고로 서비스할게!

 

남자 홀 직원

여러분 꼭 오셔야 해요! 좋은 자리 맡아 둘게요!

 

란슬롯

손님 잘 받는지 몰래 체크하러 올 거야.

 

여자 홀 직원

에~ 긴장해서 실수할 것 같아요!

 

퍼시발

괜찮아. 긴장하든 안 하든 실수하니까.

 

여자 홀 직원

정말! 너무해요!

 

남자 주방 직원

다음에 만날 때까지 베인 씨처럼 따듯한 요리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베인

이봐... 말해 두겠는데 난 요리사 아니거든!?

 

여자 주방 직원

지크프리트 씨가 열심히 요리하는 모습을 보고, 저도 초심으로 돌아가서 기초부터 공부하기로 했어요.

 

지크프리트

훗... 뭐든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었다면 그 이상 기쁜 일은 없겠지.

 

 

각자 하고 싶은 인사를 아쉬운 듯이 남긴 후, 이별의 때가 찾아왔다.

 

 

비이

그럼 슬슬 가자!

 

루리아

가요!

 

 

이렇게 일행은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갔다.

 

 


 

 

완전히 자신을 되찾은 잭은 심기일전해서 오래된 직원들과 함께 가게를 이끌어 나갔다.

 

훗날, 비스트로 페드랏헤라는 가게의 이름이 새로 바뀌었다는 소문이 돌았다. 어떤 기사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의미에서 정해진 새 이름은 "비스트로 드래곤 나이츠". 그 이름이 전 하늘에 알려질 날은 머지 않은 미래에 다가올 터였다.

 

 

 

 

비스트로 페드랏헤

-완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