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가게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일행은 비스트로 페드랏헤 내부에 모였다. 점장인 잭이 미식 이벤트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설명해 주었다.
잭
이벤트 개최중에 방문하는 손님은, 접수처에서 루피를 "드랏헤"라는 교환권으로 바꿔서 식사를 하게 되어 있습니다. 매일 폐점 후에 그 교환권을 운영 측에서 회수한 후, 각 점포의 매상을 집계하여 순위를 경쟁하는 겁니다.
베인
오~ 그러고 보니 무슨 티켓이 있었지! 즉 그 교환권의 합계 매상으로 이기면 되는 거구나!
퍼시발
그렇게 간단히 우승할 수 있다면 말이겠지. 그 사바랭의 혀를 평범한 방법으로 만족시키는 건 무리야.
지크프리트
흠... 우선은 이 가게의 실력을 알아두고 싶군.
란슬롯
잭 공, 지금부터 가게를 열 수 있겠나?
잭
아, 예! 슬슬 직원들이 올 때입니다만...
그 때, 가게 뒷문으로 사람이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남자 주방 직원
점장님, 좋은 아침입니다.
여자 주방 직원
좋은 아침이에요.
남자 홀 직원
흐아암... 안녕하세요...
여자 홀 직원
어라? 점장님, 이 사람들은 누구죠?
잭
아! 이 사람들은 오늘부터 가게를 도와주기로 한 새 직원들이다!
개점 직전에 나타난 직원들에게 잭은 오늘 아침 일어난 일에 대해 설명했다. 직원들은 당황했지만 일단은 잭의 말을 이해한 듯했다.
이윽고 가게의 오픈시간이 다가왔고, 그들은 동료들의 배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비이
우선 우리들끼리 이야기해서 정해도 되겠어?
잭
물론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란슬롯
우선... 베인은 주방 담당이면 되겠지?
베인
그래! 요리라면 나한테 맡겨!
퍼시발
흥... 넌 요리만은 잘 하니까.
베인
이봐! 굳이 요리"만"이라고 할 건 없잖아!
지크프리트
베인의 요리 솜씨는 하루 이틀로는 얻기 힘든 재능이다.
루리아
네! 베인 씨의 요리는 정말 맛있어요!
베인
아하하, 고마워 둘 다~!
란슬롯
하하, 잘 됐네, 베인!
베인
솔직히 요리 솜씨 칭찬받으면 기쁘거든...! 그럼, 란쨩은 어떻게 할 거야?
란슬롯
나? 음... 나는 어떻게 할까?
퍼시발
란슬롯, 너는 서빙을 담당해 줬으면 한다.
란슬롯
그래, 알았어. 퍼시발은 뭘 할 건데?
퍼시발
나는 너처럼 싹싹하지 않으니 이 가게의 운영상황을 파악하고 싶다. 잭이라고 했나, 협력해 줄 수 있겠나?
잭
아, 예! 물론입니다!
지크프리트
난 뭘 하면 될까?
란슬롯
지크프리트 씨는 자유롭게 계시면 됩니다!
지크프리트
음... 자유롭게라니...
퍼시발
흠... 적어도 접객 쪽에 소질이 없어보이는 건 분명하군. 요리 실력은 어떻지?
지크프리트
캠핑용 요리라면 자주 했다만.
베인
헤~ 지크프리트 씨는 요리도 하시는군요! 그럼 저하고 같이 주방 맡으실래요?
지크프리트
하지만 베인처럼 사람들에게 팔아도 될 정도의 요리를 만드는 건 불가능해.
란슬롯
그럼 베인한테 요리를 배워 보는 건 어떨까요?
베인
오~ 그거 좋은 아이디어인데! 지크프리트 씨만 괜찮으면 제가 가르쳐 드릴게요!
지크프리트
베인만 괜찮다면 꼭 배우고 싶군.
베인
네! 그럼 같이 힘내죠!
루리아
와~ 베인 씨하고 지크프리트 씨가 요리를 한다니 너무 기대돼요!
비이
그럼 우리들은 뭘 하면 되는데?
퍼시발
글쎄... 너희들은 가게 상황을 봐 가며 임기응변으로 대응해 줬으면 한다.
루리아
알겠습니다! 인기응번? 이란 말이죠!
비이
그래! 우리들의 실력을 보여 줄게!
잭
네! 아무쪼록 잘 부탁드립니다!
각자의 역할이 정해졌다. 단장 일행은 열심히 해야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이렇게 준비를 마친 그들은 비스트로 페드랏헤의 영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손님은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란슬롯
아무도... 안 오는군.
남자 홀 직원
늘 이런 느낌이에요~
란슬롯
허어... 생각보다 너무 아무도 안 와서 놀랐는걸.
남자 홀 직원
망하기 직전의 가게를 도우려고 하다니, 란슬롯 씨도 특이한 사람이네요.
란슬롯
이렇게 보통 사람들의 생활을 가까이서 보는 것도 언젠가 도움이 될 테니까.
남자 홀 직원
과연 기사단장! 성실하시네요~
란슬롯
...이라는 건 해 보는 말이고, 그냥 손님 상대하는 일도 재미있어 보여서 전부터 해 보고 싶었어!
남자 홀 직원
하하! 솔직하신데요! 뭔가 란슬롯 씨는 이러고 있으니까 기사같은 느낌이 없네요. 아, 좋은 의미로요!
란슬롯
하하, 그런가?
그 때, 가게 안쪽 방에서 퍼시발과 단장, 잭이 나타났다.
퍼시발
장부를 보고 이 가게가 처한 상황은 대충 파악했다만... 왜 이 지경이 될 때까지 방치한 거지?
잭
며, 면목없습니다...
퍼시발
단장, 이 가게를 다시 일으키려면 꽤나 고생할 거다.
[같이 열심히 하자!]
[그렇게 심해?] ->선택
퍼시발
그런 얼굴 할 것 없다, 단장. 걱정하지 않아도 이 내가 어떻게든 해내마. 허나, 돈이 오가는 흐름을 공부해 두면 여러 가지로 나중에 도움될 거다.
여자 홀 직원
점장님~! 여기 테이블 옮기는 것 좀 도와 주실래요?
잭
아, 지금 갈게요~!
여자 홀 직원
(저한테 빚지신 거예요)
잭
(응?)
여자 홀 직원
(저 빨갛고 무서운 사람한테서 구해 드렸잖아요)
잭
(아니, 퍼시발 씨는 무서운 사람이 아니... 아니....무섭긴 하지만 좋은 사람이야...)
여자 홀 직원
(무슨 소리 하고 계시는 거예요)
한편 주방 쪽도 전혀 주문이 들어오지 않아 한가하기 짝이 없었다.
베인
어쩌다 보니 이렇게 됐지만 갑자기 밀고들어와서 미안해!
지크프리트
방해되지 않도록 신경쓰지.
남자 주방 직원
딱히... 점장님이 정한 일이라면 상관없어.
베인
고마워! 잡일이든 뭐든 말만 해 줘!
남자 주방 직원
그래... 그럼, 이 육수 좀 내 주겠어?
베인
오케이~! 그럼 레시피대로 만들어 둘게!
지크프리트
베인, 나는 뭘 도우면 될까?
베인
어디 보자... 그럼 지크프리트 씨는 야채를 썰어 주실래요?
지크프리트
알겠다.
주방을 둘러본 지크프리트는 식칼 쪽으로 걸어갔다.
지크프리트
이 식칼 좀 빌리겠다.
여자 주방 직원
아, 네. 쓰세요.
지크프리트
야채는 여기 이걸 쓰면 되겠지?
여자 주방 직원
아, 네... 그렇죠.
지크프리트
흠... 분명 왼손은 고양이 손처럼 오므리는 거라고 했지.
(고양이 손...? 어떻게 하는 거지?)
여자 주방 직원
(이 사람 뭐야...! 엄청 진지하게 고양이 손 모양 흉내내고 있잖아!)
비이
이봐~! 우리들도 주방 일 도와줄게!
루리아
와! 지크프리트 씨가 식칼을 잡고 있다니 뭔가 신선해요!
지크프리트
......
비이
응...? 왜 그래?
지크프리트
아니, 식칼을 쥐고 있는 동안에 함부로 이야기하는 건 위험할 것 같아서.
루리아
아... 저희야말로 방해해서 죄송해요.
지크프리트
아니, 괜찮아. 그럼 같이 야채를 썰지.
루리아
네!
다른 직원들은 손님이 오지 않는 게 당연하다는 듯이 느긋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란슬롯
뭐... 이벤트는 막 시작됐을 뿐이니까 손님 자체가 별로 없는 거 아닐까?
퍼시발
아니, 그렇지도 않다. 저 쪽 줄을 봐라.
퍼시발이 가리킨 쪽에는 다른 가게 앞에 늘어선 긴 행렬이 보였다. 주방 쪽에서 준비를 마친 동료들도 그 압도적인 광경을 바라보러 왔다.
베인
워우~! 뭐야, 저 줄은!
잭
저건... 「리스토란테 뉴」에 가려는 손님들의 줄입니다.
비이
리스토란테가 뭔데?
잭
최근 사바랭 씨가 오너를 맡아 연 레스토랑 중 하나로, 이 주변에서 가장 인기 있는 가게입니다.
지크프리트
그렇군... 그럼 우리의 경쟁 상대라는 뜻이군.
란슬롯
네, 저 가게의 매상을 넘지 못하는 한 저희들에게 승기는 없겠죠.
베인
이 근처에는 별로 온 적 없어서, 저런 가게가 있는 줄도 몰랐어.
퍼시발
흥... 마침 좋은 기회다. 적을 정찰하러 가 볼까.
영업준비를 마친 단장 일행이 조금 늦게 주방에서 나타났다.
루리아
저도 어떤 가게인지 궁금해요! 같이 가도 될까요?
잭
물론이죠! 보시는 대로 손님도 없으니 오늘은 탐색하는 날로 정하면 어떨까요!
비이
좋아, 어떤 가게인지 알아보러 가자!
일행은 가게를 잠시 닫은 후 경쟁 상대의 정찰에 나섰다.
제1화 비스트로 재건계획 시동
Reviving the Bistro
1-2
인기 가게에 늘어선 줄 끝에 선 단장 일행은, 점장처럼 보이는 남성과 마주쳤다.
인기 가게 점장
자자, 이 동네 최고의 인기 레스토랑 「리스토란테 뉴」에 오시는 손님들은 이 쪽으로 서 주세요! 기다리시게 해서 정말 죄송합니다만 맛은 보증합니다! 저희 가게가 자랑하는 고급 재료를 사용한 이벤트 한정 메뉴를 꼭 맛봐 주십시오!
란슬롯
이벤트 한정 메뉴라... 손님을 불러모으기에 좋은 아이디어야.
인기 가게 직원
어서 오세요. 이쪽 메뉴판을 보면서 기다리시면 됩니다.
퍼시발
흠... 보기 힘든 고급 식재료와 유명 셰프를 이용해 입소문을 탄 모양이군.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잭을 발견한 점장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이 쪽으로 다가왔다.
인기 가게 점장
오! 잭 아니야~? 손님이 전혀 안 와서 한가한 김에 우리 가게에 먹으러 왔나? 너희 가게에서는 엄두도 못 낼 고급 재료로 만든 코스 한 번 먹고 가지 그래?
잭
......
인기 가게 점장
와하하하! 그럼 또 보자고!
아무 대답도 못 하고 침묵을 지키는 잭을 보며, 인기 가게 점장은 만족스럽게 그 자리를 떠났다.
비이
이봐... 저런 놈이 맘대로 떠드는데 아무렇지도 않아?
잭
하하... 손님이 전혀 안 와서 한가한 건 사실이니까요...
베인
젠장...! 기분 나쁜 녀석인걸! 꼭 이번 이벤트에서 저 녀석의 콧대를 눌러 주자고!
지크프리트
압도적인 역량차에 자만하고 있을 때야말로 발목을 잡기에도 쉬울 때지. 우선은 상대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해 보도록 할까.
란슬롯
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 백승이니까요!
일행은 「리스토란테 뉴」의 코스 요리를 먹어 보며 상대의 실력을 알아보기로 했다.
그 후, 「비스트로 페드랏헤」로 돌아온 일행은 이후 어떻게 할 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다.
퍼시발
그 가게는 자랑한 것만큼이나 맛, 서비스 모두 값어치를 하더군. 훌륭했다. 솔직히 말해 이대로라면 우리에겐 이길 가능성이 전혀 없어.
베인
그래... 엄청 분하긴 하지만 퍼상이 말하는 대로야. 그러니까 우리도 고급 식재료를 써서 새로운 코스 메뉴를 만들자!
란슬롯
맞는 말이야. 이 가게를 리뉴얼해서 상대에게 맞서는 거야!
퍼시발
잠깐... 그 전에 이걸 봐라. 아까 가게의 장부를 보니, 고급 식재료를 사입할 만한 상태가 아니었다. 즉 우리는 지금 있는 재료를 써서 새로운 메뉴를 만들 수밖에 없다는 거다.
잭
죄송합니다... 여러분...
비이
젠장... 뭔가 좋은 아이디어 없나?
루리아
네... 어떻게 하죠...
가게 안에 무거운 분위기가 흘렀다. 그 때, 한 남자가 입을 열었다.
지크프리트
재료라면 가게에서 사지 않아도 직접 조달하면 되겠지. 이 근처에 사는 마물들도 생각보다 맛있어.
루리아
네?
지크프리트가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은 말을 들은 일행은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베인
그렇군...! 그 수가 있었어!
란슬롯
맞아. 마물이라면 재료비는 공짜지!
비이
이, 이봐...
퍼시발
흠... 미식가인 사바랭에게 강렬한 인상을 주려면 평소에 시장에서는 구할 수 없는 희귀 식재료가 좋겠지. 마물을 쓴 풀코스 요리라... 의외로 합리적인 작전일지도 모르겠어.
베인
좋아! 그렇게 정해졌으면 어서 마물을 잡으러 가자!
퍼시발
어이, 기다려라 잡견! 뭘 만들지도 정하지 않고 재료를 찾는 멍청이가 어디 있나!
베인
아하하하! 그것도 그렇네!
란슬롯
그럼 퍼시발은 어떤 요리를 하면 좋을지 아이디어라도 있어?
퍼시발
아니, 나도 아직 없다만...
베인
퍼상은 요리같은 건 안 할 듯한 이미지니까 뭐가 필요한지도 모를 것 같아~
퍼시발
조용히 해라, 잡견. 나도 요리 정도는 한다.
베인
오~ 그래? 그럼 시험삼아 뭔가 만들어 줄래?
퍼시발
그러지.
베인
좋았어! 그럼 요리 대결이야!
퍼시발
흥... 지고 분해서 울지나 마시지.
란슬롯
잠깐... 이런 때에 동료들끼리 싸우려는 거야?
퍼시발, 베인
싸우는 게 아니다!
싸우는 거 아냐!
지크프리트
훗... 죽이 잘 맞는군.
비이
베인하고 퍼시발이 같이 만들면 되지 않을까?
퍼시발, 베인
거절한다.
싫어!
루리아
어, 어떡하죠...?
비이
뭔가 자연스럽게 마물 요리로 이야기가 흘러가 버렸는데, 그런 걸 내는 레스토랑이 있긴 한가?
[마음대로 하게 두자]
퍼시발
나와 잡견이 각자 요리를 만들 테니 어느 쪽이 맛있었는지 단장이 판단하도록.
베인
오! 그거 좋은데! 잘 부탁해, 단장, 비이 군, 루리아!
이렇게 해서 베인과 퍼시발은 별 거 아닌 말다툼 끝에 요리 대결을 하게 되었다.
1-3
공정한 제비뽑기 결과, 베인과 란슬롯 팀, 그리고 퍼시발과 지크프리트 팀으로 나뉘어 행동하게 되었다. 각각의 팀은 새로운 코스요리의 전채 메뉴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베인
음... 말은 그렇게 했지만 어떤 전채가 좋을지 고민되는걸~ 란쨩은 뭐가 먹고 싶어?
란슬롯
음... 나 말야? 나는 베인이 만든 거라면 뭐든지 먹고 싶은데.
베인
아하하... 그야 고맙지만 지금은 그런 거 말고~ 그럼 내가 지금까지 만든 요리 중에 가장 맛있었던 건?
란슬롯
가장 맛있는 거? 못 정하겠는데... 아, 맞다! 전에 베인이 만들어 준 키쉬는 어때?
베인
어...? 키쉬? 좀 심심하지 않나?
란슬롯
베인네 할머니표 생선 키쉬, 엄청 맛있었어! 그걸 재현할 수 있다면 이길 수 있을 거야! 나는 요리에 대해서 잘은 모르겠지만 전채로 키쉬는 괜찮다고 생각해.
베인
흠흠... 할머니의 키쉬라면 확실히 괜찮을 지도 모르겠는데!
란슬롯
그치? 그리고 생선이니까 그 녀석을 재료로 쓰면 되잖아?
베인
오! 그 녀석 말이지! 그럼 바로 조달하러 가 볼까!
베인과 란슬롯은 먼저 재료를 구하러 나섰다. 그 동안 퍼시발과 지크프리트가 가게를 맡게 되었다.
단장 일행은 베인과 란슬롯을 따라 두 사람의 고향 근처에 있는 호수로 향했다.
란슬롯
다 왔어, 단장.
베인
우와~ 여긴 하나도 변한 게 없네~
루리아
여기가 란슬롯 씨하고 베인 씨의 추억의 장소군요.
란슬롯
그래. 어릴 때는 매일같이 왔었지.
베인
추억의 장소랄까... 이런저런 일이 너무 많아서 이미 생활의 일부랄까...
비이
그런데 왜 굳이 이 호수까지 온 거야?
베인
이 호수에는 「드랏헨 트라우트*」라는 흉폭한 마물이 살고 있는데, 그 녀석 살이 엄청 맛있거든! 생선 키쉬 재료로 그 마물을 써 볼 생각이야!
*trout, 송어
란슬롯
그럼 다 같이 낚시해 볼까?
그들은 고향의 호수에 찌를 담그고 낚시를 시작했다.
베인
여길 단장네하고 같이 오다니 이상한 기분인걸.
란슬롯
우리 비밀장소였으니까 말이지!
비이
이 근처에서 자주 낚시하고 그랬어?
란슬롯
응. 낚시뿐만이 아니고 더운 날에는 수영하면서 놀았었지.
베인
그리고... 맞다! 둘이서만 캠핑했을 때는 누워서 밤 하늘의 별을 바라보기도 했어. 그때 란쨩이 한밤중에 텐트를 흔들면서 장난쳐서 깜짝 놀랐다니까!
란슬롯
아니... 나 그런 적 없는데?
베인
어...? 농담이지? 란쨩이 텐트 잡고 막 흔들었잖아!
란슬롯
그런가? 난 그런 기억 없는데.
베인
아 진짜! 무서우니까 빨리 생각해 내! 농담이었다고 말해, 빨리!
란슬롯
어, 어... 그러고 보니 그랬던 것 같기도 하고...
비이
아하하하! 란슬롯하고 베인은 정말 어릴 때부터 친했구나!
루리아
아하하... 두 분의 소중한 장소에 왔다는 게 기뻐요!
베인
하하... 란쨩의 대답에 따라선 이제부터 트라우마의 장소가 될지도...
란슬롯
...응? 단장의 낚싯대에 뭐가 걸린 것 같은데?
[걸렸어!]
[날뛰고 있어!] ->선택
란슬롯
낚싯대 놓치지 않게 꽉 잡아, 단장!
비이
온다!
[전투]
1-4
베인과 란슬롯이 돌아올 때까지도 퍼시발과 지크프리트는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전채로 뭘 만들지 생각중인 퍼시발의 곁에 지크프리트가 조용히 다가왔다.
지크프리트
퍼시발, 뭘 만들지 정했나?
퍼시발
그래... 나는 어머님께서 가르쳐 주신 파테 드 캉파뉴를 만들 생각이다.
퍼시발의 시선이 먼 곳을 향했다. 그리고 레시피를 기억할 정도로 몇 번이나 만든 요리라서 자신있게 내놓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크프리트
파테라는 건 어떤 요리지?
퍼시발
잘게 다진 육류에 허브를 섞어서 뭉친 후 구워낸 요리다. 그러려면 돼지고기나 닭고기같은 육류가 필요한데, 평범한 고기로는 의미가 없어. 어디 육질 좋은 짐승들이 사는 곳 모르나?
지크프리트
그렇군... 고기라면 생각나는 곳이 있다. 따라와.
드디어 메뉴가 정해져 퍼시발과 지크프리트는 재료를 찾으러 나갔다. 그 동안에는 베인과 란슬롯이 가게를 보기로 했다.
단장 일행과 퍼시발은 지크프리트를 따라 숲 속으로 향했다.
지크프리트
자, 도착했다. 내가 옛날에 자주 야영하던 숲이지.
퍼시발
호오... 여기서 뭘 잡는 거냐?
지크프리트
저 녀석이야.
지크프리트가 손끝으로 가리킨 곳에는 거대한 마물이 활보하고 있었다.
???
......
비이
뭐, 뭐야 저 대빵 큰 마물은!
지크프리트
저건 "드랏헨 보어*"라고, 이 근처에 서식하는 돼지류의 마물이야. 저 고기가 정말 맛있거든. 분명 파테에도 잘 어울릴 거라고 생각한다.
*boar, 멧돼지
드랏헨 보어
킁킁...
비이
엄청 흉폭해 보이는데 괜찮을까?
루리아
킁킁거리는게 뭔가 화가 난 것 같아요.
퍼시발
어이, 단장. 우리 둘이 저 녀석을 잡는 거다.
두 사람은 드랏헨 보어가 눈치채지 못하도록 조용히 거리를 좁혀들어갔다.
드랏헨 보어
......
퍼시발
단장, 내 작전을 잘 들어라. 저 녀석이 냄새를 맡지 못하도록 한 명이 바람 반대편에 잠복한다. 다른 한 명은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에서 일부러 놈을 끌어들이는 거다. 놈이 도망치는 순간 잠복중이던 쪽이 그 앞을 막고 협공한다.
어때, 간단하지? 그럼 단장, 바람부는 쪽과 반대쪽 중 어딜 맡겠나?
[바람 쪽에서 몰아오는 거!]
[바람 반대쪽에서 숨어있는 거] ->선택
퍼시발
좋아. 그럼 내가 바람 쪽에서 녀석을 몰아오마. 단장은 이대로 바람 반대쪽에 숨어서 대기해라.
퍼시발은 그렇게 말한 후 드랏헨 보어를 향해 바람이 부는 방향으로 이동했다. 이후, 적당한 시점을 골라 그 앞에 모습을 나타냈다.
드랏헨 보어
킁킁!
드랏헨 보어는 바람 쪽에서 갑자기 나타난 수상한 인간을 보자마자 도망치기 시작했지만, 그 방향은 바람 반대쪽이 아니었다. 즉 단장과 퍼시발이 앞뒤에서 협공한다는 작전은 실패로 돌아간 것이었다.
퍼시발
큿... 어째서 저쪽으로 도망치는 거냐!
드랏헨 보어
꿀꿀꿀!
퍼시발
지크프리트! 그쪽으로 간다!
루리아
지크프리트 씨! 위험해요!
드랏헨 보어는 지크프리트 쪽을 향해서 도망쳤다.
지크프리트
걱정할 거 없다.
지크프리트는 전혀 긴장하는 기색 없이 무기를 잡았다.
드랏헨 보어
쿠오오!
지크프리트
하앗...!
드랏헨 보어가 그를 덮치려는 순간, 지크프리트는 살기를 발했다.
드랏헨 보어
....!?
그러자 드랏헨 보어가 방향을 바꿔 달아나기 시작했다.
퍼시발
뭘 하는 거야! 도망치잖아!
그러나 바로 그 순간, 미리 쳐져 있던 덫이 조여지며 드랏헨 보어를 옭아맸다.
드랏헨 보어
쿠오...!
퍼시발
뭐...?
비이
대, 대단한데, 지크프리트 녀석!
지크프리트
놈은 꽤 똑똑하거든. 아마 바람 반대편에 숨어 있는 사람의 존재도 눈치채고 있었을 거다. 그래서 지형을 보고 도망칠 만한 방향을 예측해서 미리 덫을 쳐 놨지. 허나 이 정도로는 쓰러질 놈이 아냐. 자, 한 방에 끝낸다! 퍼시발, 단장!
퍼시발
알고 있어!
퍼시발과 단장은 덫에 걸린 드랏헨 보어를 잡기 위해서 가까이 다가갔다.
드랏헨 보어
쿠오오!
[전투]
각기 신선한 재료를 손에 넣은 일행들은 비스트로 페드랏헤의 주방에 모였다. 베인과 퍼시발은 주방에서 요리 준비를 시작했다.
비이
우선 베인 팀부터 전채요리 소개 부탁해!
란슬롯
이번에 우리가 준비한 전채는 「베인의 할머니가 직접 전수한 드랏헨 트라우트 키쉬」다!
잭
드랏헨 트라우트라니... 프로 낚시꾼도 허둥지둥 도망치는 흉폭한 마물 아닙니까! 일반인은 거의 접할 일 없는 재료인데... 과연 어떤 맛일지 흥미진진하군요!
란슬롯
그럼 베인, 준비됐어?
베인
오케이, 란쨩! 그럼 요리 시작할게!
우선 속재료를 제외한 아파레이유하고 반죽은 미리 준비해 둘 것.
루리아
아파레이유가 뭔데요?
베인
아파레이유라는 건 달걀에 우유, 생크림, 소금, 후추같은 걸 섞은 계란물을 말하는 거야. 반죽은 박력분하고 강력분하고 소금을 다 같이 체친 후에 차갑게 뒀던 무염버터를 섞어줘. 이때, 버터가 녹지 않도록 신경쓰면서 차가운 달걀하고 냉수를 더해서 잘 섞어준 후에 재우면 완성.
잭
차갑게 두는 게 반죽의 식감에 영향을 주는 건가...
베인
다음에는 밑처리해둔 드랏헨 트라우트의 살에 소금, 후추를 뿌려 재워둡니다. 그대로 잠깐 뒀다가 살 표면으로 나온 수분을 제거하고, 버터로 코팅한 팬에 올려서 중불로 굽습니다. 한 면에 선명하게 그릴 자국이 나면 뒤집어서 반대쪽도 구워줍니다. 거기다 술을 두르고 뚜껑을 덮어서 잠시 쪄 줍니다.
물기가 사라지면 불을 끄고 접시로 옮겨서 한동안 식힙니다. 식고 나면 뼈와 껍질을 분리한 후 먹기 쉬운 크기로 자릅니다.
그 다음에는 은행잎 모양으로 썬 양파와 시금치를 양파가 물렁해질 때까지 볶습니다. 아까 만들어 뒀던 반죽에 조리된 드랏헨 트라우트 살과 양파, 시금치같은 속재료를 올립니다.
마지막으로 속재료 위에 아파레이유를 부은 후 오븐에서 갈색이 될 때까지 구워주면 완성!
란슬롯
그럼 시식을 부탁하지!
베인
자, 맛있게 드세요!
단장 일행은 베인이 만든 "할머니가 전수한 생선 키쉬"를 입안 가득 밀어넣었다.
비이
우물우물... 음... 맛있어!
루리아
냠냠... 포크를 멈출 수가 없어요!
비이
바삭한 반죽하고 촉촉한 속재료가 어우러져서 씹는 맛이 절묘해! 한 판이라도 다 먹을 수 있겠어!
루리아
이 드랏헨 트라우트도 살이 촉촉해서 맛있어요! 뭔가 마음이 따듯해지는 기분이에요.
잭
이건... 상상 이상으로 수준높은 키쉬야... 이런 건 최고급 음식점에서도 맛보기 힘들어!
단장 일행은 만족스럽게 키쉬를 먹어치웠다.
루리아
이번에는 퍼시발 씨 팀이 만든 전채 부탁드려요!
지크프리트
그래. 우리들이 만든 전채는 「퍼시발이 어머니께 배운 파테 드 캉파뉴」라는 음식이야.
잭
이것도 키쉬처럼 형태가 다양해서 만드는 사람에 따라 크게 차이나는 요리죠.
지크프리트
그 말대로야. 이번에는 드랏헨 보어의 질 좋은 살을 사용했지.
잭
뭐라고요...! 그 흉폭한 드랏헨 보어를 재료로 쓰다니, 정말 무모하신 분들이군요.
지크프리트
준비됐나? 퍼시발.
퍼시발
그래, 완벽하다. 지금부터 조리를 시작하지.
미리 밑처리를 끝내둔 드랏헨 보어의 고기 간 것과 삼겹살, 간, 그물지방, 블렌드 스파이스를 준비한다. 블렌드 스파이스란 클로브, 넛멕, 백후추, 시나몬, 진저 파우더를 배합한 것이다.
우선, 삼겹살은 촉감이 남도록 사각형으로 길게 자른다. 다음으로, 물에 씻어 피를 뺀 간은 미리 우유에 담가놔서 비린내를 싹 빼둘 것.
잭
간은 냄새나기 쉬우니까 비린내 제거가 중요하지...
퍼시발
비린내를 뺀 간은 식칼로 두드리듯이 으깨서 부드러운 페이스트 상태로 만든다.
이제 남은 건 재료를 섞는 것뿐이다. 간 고기, 삼겹살, 간에 소금을 뿌리고 한 덩어리로 뭉친 다음, 점도가 생길 때까지 치대 준다. 이후로는 흑후추, 블렌드 스파이스, 마늘, 샬롯을 넣고 전체적으로 잘 퍼질 때까지 섞는다. 마지막으로 달걀, 레드와인, 브랜디를 넣어 섞어 주면 고기 쪽 준비는 일단 완성이다.
다음에는 그물지방을 펼치고 고기덩이를 올린 후, 공기를 빼기 위해 작업대에 가볍게 던져가면서 치댄다. 공기를 빼고 나면 그물지방으로 잘 감싸고, 향을 내기 위해 타임과 월계수잎을 올려 주면 밑준비는 끝이다.
마무리로 예열해 둔 찜기에 넣어서 찐다. 꼬챙이로 고기를 찔러 봐서 온도를 확인하고, 덜 익은 것 같으면 조금씩 조리시간을 늘려 가면 좋다. 조리가 끝난 후에는 얼음을 써서 식힌 후 맛이 숙성될 때까지 재워서 완성시킨다.
지크프리트
그리고... 이게 숙성된 파테 드 캉파뉴다.
퍼시발
자, 사양할 것 없다. 먹어 봐라.
단장 일행은 퍼시발이 만든 파테 드 캉파뉴를 양 볼 가득 쑤셔넣었다.
비이
냠냠... 으... 맛있어!
루리아
우물우물... 음... 꿀꺽. 으으~ 맛있어요~! 허브 향하고 고기 맛이 손을 잡고 춤추는 느낌이에요!
비이
그러게, 고기도 비린내 하나도 안 나고! 여러 고기의 풍미가 농축된 고기의 보물상자같은 느낌이야!
잭
이 부드러운 식감... 고급 레스토랑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훌륭한 일품이야!
일행은 만족스럽게 파테 드 캉파뉴를 해치웠다.
일행이 양쪽 모두의 요리를 다 먹고 나자 베인과 퍼시발이 다가와 물었다.
베인
그래서 어땠어? 어느 쪽이 맛있었어?
퍼시발
솔직히 대답해라, 단장.
[베인이 만든 키쉬!] ->선택
[퍼시발이 만든 파테려나!]
[둘 다 맛있었어!]
베인
우와! 고마워 단장!
란슬롯
하하! 역시 베인이야!
퍼시발
큭... 어째서지! 내가 지다니...!
지크프리트
퍼시발, 여기선 순순히 패배를 인정하지.
퍼시발
알고 있다. 이런 일에 승복하지 못할 만큼 속이 좁지는 않아. 하지만 우리들에게도 그 키쉬를 맛보게 해 줬으면 좋겠군.
베인
아, 물론이지.
퍼시발과 지크프리트는 베인이 만든 키쉬를 먹었다.
퍼시발
이건... 뭔가 마음이 따듯해지는 맛이군.
지크프리트
그래... 뱃속에서부터 따스함이 솟아나는 듯한 그리운 맛이다.
퍼시발
흥... 어쩔 수 없지. 깨끗하게 패배를 인정한다.
각 팀이 노력한 결과, 키쉬와 파테 두 종류의 전채가 새로운 코스요리에 포함되게 되었다.
베인
퍼상 꽤 하는데? 솔직히 놀랐어!
퍼시발
흥... 네 요리도 상당히 괜찮았다.
솔직히 서로의 요리를 칭찬하는 베인과 퍼시발 사이에 란슬롯이 끼어들었다.
란슬롯
나, 좋은 아이디어 떠올랐어!
베인
뭔데, 란쨩?
란슬롯
기껏 맛있는 전채를 만들었으니 바깥에 있는 손님들에게도 시식용으로 돌리자!
퍼시발
흠... 이 가게를 알리기 위한 좋은 기회가 되겠군.
잭
그거 좋은 생각이네요! 꼭 좀 부탁드립니다!
지크프리트
그럼 다 함께 나눠주러 갈까.
이렇게 해서 일행은 가게 밖에서 손님들에게 시식용 접시를 돌리게 되었다. 갑자기 열린 시식회는 많은 손님들을 즐겁게 하며 대호평으로 끝났다.
제1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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