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엣셀, 카토르
하아아앗!

송, 실바
거기! 
보였다!

옥토, 퓐프, 나루메아
에에잇!
하아!
흐음!

사라사, 시스
으랴아아앗!
키에에에엑!

시에테, 우노
이얍!
보였어!


[하아앗!]


십천중들은 차례로 쏘아올려지는 수많은 불꽃을 정확히 하늘로 되받아쳐 밤하늘에 불꽃을 피워냈다.


관광객 1
우와~ 너무 예쁘다~

관광객 2
심지어 일부러 쏘아진 탄을 하늘로 되받아치고 있잖아? 조마조마해서 몰입된다!

레비온 기사
저기, 여러분! 피난하세요!

레빈 록
...!

관광객 1
꺄악! 놀랐네!

관광객 2
저 바위같은 장치에서 번개가 나왔어! 어떻게 된 거야?

유리우스
신들린 기술이란 이런 걸 말하는군. 정말 한 발도 새어나가지 않을 줄이야.

니오
...! 이 선율은...

알베르
유리우스! 다 같이 모은 백화정을 하나로 모았다! 이거면 되나?

유리우스
이만큼 있으면 충부하겠지. 문제는 어떻게 불꽃놀이 회장에 뿌리느냐인데...

빅토르
내놔! 내가 하겠다!

오드릭
빅토르!?


빅토르는 백화정이 채워진 주머니를 알베르의 손에서 잡아채더니 불꽃놀이 회장으로 내달렸다.


레빈 록
...!

빅토르
...!


잠깐, 저거 괜찮은 거야?

실바
번개를 직격으로 맞으면 목숨을 잃을 거다... 녀석을 강으로 밀어넣으면 방전에 휘말릴 거고!

제노
내가 데리고 돌아오겠다!

알베르
안 돼...! 그랬다간 제노 공의 목숨까지 위험해!

오드릭
빅토르, 돌아와!

빅토르
번개 따위를 두려워하겠나! 나는 이 땅을 개척한 초대 레비온 왕의 피를 잇는 자다! 덤벼라! 날 잡아 보라고!

레빈 록
...!


그 도발에 넘어온 듯, 레빈 록은 몸에 휘감고 있던 전류를 사방으로 쏘아냈다. 빅토르는 불꽃놀이 회장의 좁은 발판 위를 뛰어다니며 모든 번개를 피해냈다. 그러나...


레빈 록
...!

알베르
큰 게 온다! 피하지 못할 거야!

빅토르
물러설 것 같냐아아아!


살인적인 번개가 쏘아지려던 순간, 빅토르는 하늘로 검을 집어던졌다. 전류가 검 쪽으로 쏠렸고, 빅토르는 즉시 내려꽂히는 주먹을 피해 바위 다리 사이를 빠져나가더니 안쪽으로 들어갔다.


사라사
쟤 좀 하는데!

오드릭
(차마 볼 수가 없어...)

빅토르
이걸로 끝이다! 레비온에 영광 있으라!

레빈 록
...!?


백화정이 발 밑에 뿌려지자, 레빈 록은 휘감고 있떤 번개를 약화시키더니 불꽃놀이 회장에서 빠져나갔다.


시에테
지금이야! 사라사, 옥토!

사라사, 옥토
응!
알겠다!

사라사, 옥토
아스트로 스플렉션!
샷쿄 카부키!

레빈 록
...!


때를 놓치지 않고 사라사와 옥토가 구름마저도 가르는 강렬한 일격을 먹이자, 레빈 록의 몸에 균열이 생겼다.


우노
요새 구축!

관광객 1
꺄악!!!


우노가 만들어 낸 방벽 건너편으로 거대한 번개 기둥을 만들어내면서 레빈 록의 몸이 조각조각으로 무너졌다.


뇌화혼
...!

비이
진정된 모양이네...

시스
그래...

나루메아
어? 이 목소리는?


일행이 안도하고 있을 때, 일의 전말을 바라보고 있던 관광객들이 환성을 울리며 찢어질 듯한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관광객 1
진짜 대단하다! 이렇게 박력있는 쇼는 아우규스테에서도 본 적 없어!

관광객 2
저렇게 번개가 휘몰아치다니 엄청 두근두근 조마조마했어! 오길 잘 했어!

레비온 기사
피난... 은 이제 됐나?

루리아
전부 불꽃놀이 대회 연출이라고 생각하신 모양이네요...

유리우스
하아... 이런 위험한 쇼라니 다시는 사양이야.

실바
어... 이건 어떻게 해야 하지?


일단은... 손이라도 흔들어 줄까?


송 등 일부 십천중들은 쓴웃음을 지으며 관객들에게 크게 손을 흔들고는 불꽃놀이 회장 앞으로 모였다.


빅토르
......

오드릭
빅토르~~~!! 

빅토르
이 바보야! 울지 마! 껴안지 마!

오드릭
왜 그렇게 위험한 짓을 한 거야! 걱정했잖아!

빅토르
원래는 내 책임이고... 미안해. 진짜.

비이
헤헤. 완전히 화해한 것 같네!

유리우스
......

우노
대회는 이걸로 끝내도 되는 건가?

알베르
아뇨, 아직 불꽃이 남아 있습니다. 안전이 확인되는 즉시 재개할 겁니다. 십천중 여러분도 같이 회장에서 즐기시죠.

시에테
그래? 그럼 그렇게 할까.

알베르
단장네도 고마웠다. 또 도움을 받고 말았군.

루리아
아니에요. 무사히 끝나서 다행이에요! 그럼 저희들도 갈게요!


불꽃놀이 회장을 덮쳤던 위기는 사라졌고, 일동은 알베르와 유리우스를 남긴 채 관객들이 있는 쪽으로 떠났다.


알베르
남은 분량만큼의 포대는 다 무사한가. 문제 없이 재개할 수 있을 것 같군. 그나저나 번개라... 레비온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것...


불꽃을 쏘아올릴 준비를 하고 있는 기술자들 옆에서, 알베르는 나지막한 소리를 울리고 있는 뇌운을 올려다보았다.


알베르
마침 뇌운도 나와 있군. 한번 시험해 볼까.


알베르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곁에 두었던 천뢰검을 손에 들었다.





비이
오, 시작된 모양인데?

시스
훗... 새카만 밤하늘에서 흩어지는 빛의 불꽃이라... 밤을 먹이삼아 아름답게 터질 줄이야. 


이렇게 유카타비라 입고 불꽃놀이를 구경하다니 정취가 있네.

실바
그래. 이런 멋진 걸 볼 수 있을 줄이야.

엣셀
역시 언젠가는 형제 자매들도 여기에 데리고 오고 싶다.

카토르
이야기로는 이 풍경을 다 전할 수 없으니까. 돌아가면 본격적으로 계획을 세워 볼까.

니오
단장, 예쁘지.


[응]


니오
같이 볼 수 있어서 다행이야... 단장의 선율을 들으면서 보지 않으면 소리가 무서운걸.

옥토
훌륭하구나.

퓐프
오~ 저거 봤어? 번개가 하늘을 향해 부와앙~ 하는 거!

나루메아
응, 봤어. 저건 어떻게 하는 걸까?

옥토
기묘하구나. 우레를 저리 사용하다니.





알베르
에잇!


불꽃놀이 회장에서는 기술자들이 불꽃을 쏘아올리는 타이밍에 맞춰 알베르가 천뢰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알베르
하앗!

 

 



검을 들어올리면 뇌운에서 쏟아진 번개가 검신에 이끌렸고, 휘두르면 검에서 하늘을 향해 번개가 쏘아져나갔다.


유리우스
...실로 아름답군.

알베르
그렇지? 친우께 꼭 보여주고 싶었어. 이번에는 너도 불꽃을 만들어 보지 않겠어? 직접 만든 불꽃이 밤하늘을 물들이는 감동을 꼭 맛봤으면 좋겠군.

유리우스
후후, 괜찮겠어? 내가 진심으로 연구를 시작하면 스승님을 뛰어넘을지도 모르는데?

알베르
훗, 바라던 바야. 둘이서 레비온의 밤하늘을, 마을을, 사람들을 비춰 주자고!





사라사
푸왁~! 보다 대단한데! 다음엔 저거 해 보고 싶어!

시에테
불꽃놀이 체험은 안 하는 것 같은데... 마음에 들었다면 다행이지만.

우노
파란이 좀 일었지만 친목회는 대성공인 것 같군.

시에테
응! 열심히 계획 세우길 잘했어!

빅토르
이게 불꽃인가... 놀랍군.

제노
전하와 함께 오게 되어 다행이군.

오드릭
네.

저기, 제노 님. 빅토르에게 기사가 되게끔 말씀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제노
전하도 내게 있어서는 소중한 주인이다. 자신이 가야 할 길을 찾지 못하고 있다면 이끌어주고 싶었다. 게다가 형제간의 사이가 좋아서 나쁠 건 없지.

오드릭
그러게요... 형제...

(언젠가는 유리우스 님도...)


하늘에 빛의 꽃이 피어나고 번개가 휘몰아칠 때마다 그것을 올려다보는 사람들의 얼굴로 다양한 색으로 물들며 웃음과 놀라움이 퍼져나갔다. 번개와 불꽃으로 장식된 희귀한 쇼는 대성황 끝에 막을 내렸고, 끊어질 줄을 모르는 박수갈채가 회장 안에 울려퍼졌다.

 

 


 


2



불꽃놀이 대회 다음날, 떠날 준비를 마친 단장 일행은 온천 거리 입구의 관광 안내소에 모여 있었다.


비이
2박 3일이라는 거 엄청 금방이구나. 돌아가야 하는 게 아쉽다.

루리아
또 다 같이 와요. 네?

우노
후후. 나도 아직 돌아보지 못한 곳이 있으니 다음에 시간을 내서 천천히 즐기고 싶군.

오드릭
다행이다. 모두 아직 여기 계셨군요.

시에테
이거 이거... 폐하께서 직접 배웅하러 와 주신 건가요?

오드릭
예. 그... 어제는 제대로 감사를 드리지 못했으니까요. 십천중 여러분, 단장님 일행 분들. 이번에는 정말로 감사했습니다.

빅토르
나도 감사를 표하지.

제노
정말 신세 많이 졌다.

엣셀
아냐... 싸우는 건 익숙한걸.

시에테
폐하도 이제 돌아가시려는 겁니까?

오드릭
예. 이제 성으로 돌아가려고요. 그런데 여러분이 여기에 있다는 건... 지금부터 추첨회를 하는 건가요?

퓐프
응! 스탬프 4개 다 모았어~!

사라사
나도 모았어! 경품이라는 거, 먹을 것도 있어?

오드릭
과자라면 있어요. 좋은 게 당첨되면 좋겠네요!


단장 일행은 스탬프를 모은 용지를 가지고 접수처로 가서 각자 추첨기를 돌렸다.


비이
우린 참가상이었네. 기념 타월도 기쁘지만!

엣셀
후후. 우리랑 같네. 나랑 카토르도 기념 타월이었어.

카토르
뭐, 때 밀기에는 딱 좋아 보이네요.

퓐프
아~ 나는 비누였어! 나루 언니랑 할부지는?

나루메아
욕조에 띄우는 나무 공. 여기서 좋은 냄새가 난대.

옥토
보자기다. 레비온 전통 문양이 그려져 있는 듯하더군.

니오
나도 보자기네. 유카타비라 문양이랑 어울릴 것 같아.

실바
포도 주스 미니 보틀이라. 라벨이 귀엽네. 다 마시고 나면 장식해 볼까...


나는 번개탕 입욕제래. 어떤 느낌이려나?

사라사
신난다! 건포도 쿠키야!

시스
기념 타올이었나...

우노
와인 글라스? 이거 좋은 걸 받았는걸.

시에테
다들 신나 보이네! 그럼 마지막은 내가 장식해 볼까.


시에테는 접수대에 놓인 추첨기의 핸들을 쥐고 천천히 돌렸다.


시에테
응? 금색...?

오드릭
축하드립니다! 특상이에요, 특상!

시에테
특상! 그럼 뭐 대단한 거 받을 수 있는 거야?

오드릭
네! 지금 가지고 올게요!


오드릭은 접수대에서 특상 경품을 받아들고 뒤에 감추더니 시에테의 앞에 섰다.


오드릭
시에테 님께서 받으실 특상 경품은... 무려, 쨔안~!

천뢰검!

비이, 루리아
네에!?

오드릭
의 레플리카입니다!

루리아
깜짝 놀랐어요... 진짜 알베르 씨 검인가 하고...

사라사
레플리카라면 장난감 아냐? 그런 걸 어디다 써?

우노
천뢰검이라고 하면 세인트 레잔 이야기의 영웅이 가지고 있는 검의 이름이었죠. 폐하께서 적은 해설문을 보았습니다.

오드릭
예, 맞아요! 그건 알베르 님한테 빌린 천뢰검을 정교하게 본떠서 만들었어요. 안전상의 문제로 번개는 나오지 않지만, 이것만 있으면 누구나 영웅 에크렐 님이 될 수 있답니다!

빅토르
완전히 형님 취향이잖아...

제노
우리끼리 하는 이야기입니다만, 저건 단골용 특전으로 한정수량만 생산할 예정인 물건입니다.

빅토르
저런 걸 만들어서 뭐 하게? 레플리카를 누가 가지고 싶어해?

시에테
우와, 이거 좋은 검인데~! 이렇게 멋진 선물, 진짜로 받아도 되는 거야?

빅토르
여기 있었네...

오드릭
멋지죠? 심지어 가벼워서 어린애라도 쉽게 휘두를 수 있답니다!

시에테
그렇구나! 진짜 검은 어린애가 들기에는 좀 무거우니까 말이지~

오드릭
네! 추첨회의 미끼상품으로서 준비한 거지만 사실은 제가 갖고 싶을 정도예요!

시에테
어, 그래요? 그럼 폐하한테 선물해 드릴까나~?

오드릭
네? 하지만 이건 손님을 기쁘게 만들기 위해 경품에 추가한 건데요...

시에테
물론 모처럼 받은 소중한 선물을 이대로 넘겨버리는 센스 없는 짓은 안 하죠. 저도 천뢰검은 엄청 가지고 싶지만 폐하께도 선물하고 싶거든요. 거기서 잠깐 보고 계세요.


시에테가 레플리카에 손을 올리자, 내용물이 빠져나오듯이 반투명한 검이 떠오르더니 시에테의 손 안에 들어왔다.

 

 



오드릭
검이 분열했어!?

시에테
검탁이라고 한답니다. 이렇게 해서 콜렉션을 모으는 거죠.

오드릭
대단해요! 이런 방법은 처음 봤어요!

시에테
그러니 천뢰검의 레플리카는 폐하와 제가 만난 기념으로 가지고 계셔 줄 수 있을까요? 제가 드리는 선물이라면 폐하께서도 신경쓰이지 않을 것 같아서요.

오드릭
~~~! 정말 감사합니다! 가보로서 평생 소중히 간직할게요!

빅토르
하지 마! 맘대로 왕실의 보물로 만들지 말라고!

제노
크하하하핫!

빅토르
웃을 일이 아냐!

루리아
후후, 왕님도 시에테 씨도 잘 됐네요!


온화한 분위기 속, 안내소에 걸린 시계바늘은 째깍거리며 움직이고 있었다.


실바
이런, 슬슬 정기편이 떠날 시간이군. 나는 가 봐야겠어.

비이
우리도 배가 기다리고 있으니까 출발하자!

오드릭
알겠습니다. 여러분, 부디 조심해서 돌아가시길! 이번에는 레비온에 와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다시 와 주시기를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루리아
네! 알베르 씨랑 유리우스 씨한테도 인사 전해 주세요!


오드릭 일행의 배웅을 받으며, 일행은 온천 거리를 떠나 각자의 귀로에 올랐다.


시에테
아직 문제점이 있긴 하지만 꽤 괜찮은 나라였는걸.


멀어져가는 레비온 왕국을 내려다보며, 시에테는 검탁으로 뜬 천뢰검 레플리카를 나타나게 했다.


시에테
레플리카의 검탁은 처음이지만 이거라면 실전에서도 쓸 수 있으려나?


시에테는 사용감을 확인해보려는 듯 검탁을 휘둘렀다.


시에테
레비온에 영광 있으라...! 막 이래 보고. 

 

자! 그럼 푹 쉬었으니 우리 십천중도 열심히 해야겠지!


뇌운에서 멀어져 맑고 푸르게 개인 하늘 아래, 시에테는 크게 기지개를 폈다.

 

 

 

 

다들 집합! 십천중 따끈따끈 온천 친목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