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제3화 온천에서 느긋한 수다 타임
Quality Time at the Inn
각각 온천 거리 주변의 시설을 만끽한 일행은 여관에 모여 서로의 방을 구경하며 방에 놓여 있던 과자를 맛보았다. 짐을 푼 후 한숨 돌린 그들은 남녀로 나뉘어 대욕탕으로 향했다.
송
하아~ 물온도 딱 좋다...
실바
매일 쌓인 피로가 풀리는 느낌이야...
엣셀
응... 기분 좋다.
퓐프
우~ 발 밑이 미끌거려... 사라사, 기다려~!
사라사
퓐프! 이쪽이야 이쪽~
나루메아
사라사쨩. 뛰어들면 안 돼. 언니랑 같이 얌전히 들어가자.
루리아
후후. 몸 안쪽에서부터 따듯해지는 기분이에요!
니오
응. 단장의 선율도 릴랙스되어 있네... 진정된다.
엣셀
...꿈 꾸는 듯한 기분이란 게 이런 걸 말하는 거구나.
송
그러게. 엣셀도 온천에 들어와보는 건 처음이야?
엣셀
응... 별무리 마을에는 온천이 없고, 다른 곳에 갔을 때는 가능한 한 빨리 돌아가려고 했으니까...
실바
그렇군. 네가 가장 연장자니까 형제 자매들이 걱정되는 건 당연하겠지. 이번에는 푹 쉬고 가도 되는 거야?
엣셀
응... 이번에는 형제 자매들이 "엣셀이랑 카토르, 천천히 쉬다 와" 라고 오히려 못을 박더라고. 예전이라면 애들을 두고 친목회에 오기 힘들었지만, 십천중 멤버들이랑 스오 패밀리 덕분에 별무리 마을도 상당히 안정됐거든.
송
후후... 정말 멋지다. 그럼 그 말대로 잔뜩 즐기고 가.
엣셀
응...
엣셀은 작게 웃으며 어둠 속에 잠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엣셀
지나친 과장처럼 들릴지도 모르지만... 정말 "지금"은 꿈만 같아. 무언가에 위협받지 않는 일상이 있고, 때로는 어딘가의 섬에 외출도 하고, 즐거운 추억을 만들고... 그런 "당연한" 나날을 줄곧 동경해 왔지만, 무리일 거라고 생각했었거든.
송
그럼 나도 과장스러운 거겠네. 총을 손에서 떼고 있는 엣셀의 모습을 보니 나까지 행복한 기분인걸.
실바
그러게... 엣셀의 노고가 보답받은 걸 보니 나도 기쁘다.
엣셀
언젠가 형제 자매들도 함께 온천에 올 수 있었으면 좋겠어. 시에테 덕분에 바다에 갔던 것만으로도 다들 기뻐했었지만... 즐거운 일을 잔뜩 경험시켜 주고 싶어.
송
그거 정말 멋지다! 나랑 실바가 도와줄 수 있는 일이 있으면 뭐든지 말해!
엣셀
고마워. 송하고 실바가 함께라면 애들도 친절한 어른이 세상에 있다는 걸 알아줄 거야.
실바
그렇다면 나도 쿠무유와 쿠쿠루, 아주머니랑 아저씨... 그리고 단 아저씨를 부르고 싶네.
송
라비 섬에 계신 부모님은?
실바
하하, 엄청난 대가족 여행이 되겠네.
엣셀
응... 형제 자매들을 다 부르려면 여관을 통째로 빌리는 편이 나을지도.
실바
오호, 그렇다면 총 공방이랑 합금 공방 사원 여행도 겸하는 편이 오히려 여관에 부탁하기 쉬울지도 모르겠어.
송
좋은걸! 통째로 빌려서 좋아하는 사람들 다 부르자!
엣셀
응... 정말 즐겁겠다.
수증기가 피어오르는 새하얀 노천 온천에서 여자들은 마음껏 온천을 즐겼다.
3-2
한편 남탕에서는...
시에테
하아~ 최고다! 물 정말 좋은데?
비이
뼛속까지 스며드는 느낌이야... 하아~ 극락이네.
옥토
......
우노
하루종일 돌아다닌 후에 온천에 들어오니 이거 또 각별하군.
시에테
그러게. 우노는 낮에 어디 갔었어?
우노
마음내키는 대로 가게를 돌아보며 점원이나 관광객들과 이야기했지. 말하다 보니 시간 가는 줄을 모르겠더군.
시에테
하하, 그거 재미있었겠네.
(상인의 피가 끓어올라서 조사하러 다녔다는 느낌이구만, 이거...)
비이
아까 들은 얘긴데, 직원한테 말하면 번개탕으로 만들어 준대. 해 볼래?
시에테
어.. 으음... 그건 사양하고 싶네.
카토르
그나저나 시스 씨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 같은데요?
시에테
자기 방에서 씻겠대. 온천물은 나오는 것 같으니 잘 쉬고 있겠지.
카토르
흐응... 뭐 그러거나 말거나 상관 없지만요.
시에테
어때? 카토르. 친목회는 즐기고 있어?
카토르
즐기고 있냐니... 계속 같이 돌아다녔지 않습니까.
시에테
그렇긴 한데, 마음 속에서 어떤지는 나도 모르는걸.
카토르
...즐기고 있어요, 덕분에요.
시에테
즐기고 있다면 다행이네~ 오늘은 엣셀이랑 같이 와 줘서 고마워~!
카토르
그런데 왜 갑자기 친목회같은 걸 연 거죠?
시에테
그야, 앞으로 세계가 궁지에 몰렸을 때 정의의 아군으로서 대활약할 수 있게끔 결속력을 높ㅇ...
카토르
하아... 당신한테 진지한 대답을 기대한 제가 바보였네요.
카토르는 한숨을 내쉬며 자세를 풀더니, 코 바로 아래까지 물에 몸을 밀어넣었다.
시에테
목적이야 어쨌든, 10명이 다 모여 줘서 난 정말 기뻐.
카토르
...뭐, 별무리 마을도 스오 패밀리가 봐 주고 있으니 일단은 당신한테 감사하고 있거든요...
우노
그녀들과 잘 해나가고 있는 것 같아서 소개한 나로서도 기쁠 따름이군.
카토르
그 레이란 사람한테는 지독한 꼴을 당했었지만요. 지금은 형제 자매들을 제대로 지켜주고 있으니 믿어보기로 했습니다.
우노
레이는 다정함 뒷면에 엄격함을 갖춘 인물이지. 한번 각오를 보인 상대에게는 제대로 힘을 빌려줄 거다.
카토르
네... 알고 있습니다. 다 알고 있어요... 저희가 평범하고 안온한 일상을 얻을 수 있도록 당신들이 해 준 일들... 이렇게 아이들을 두고 나와도 걱정하지 않을 수 있게 된 것, 감사하고 있어요. 다만...
[회상]
엣셀
...시스는 죽을 뻔했어요.
시스
엣셀?
엣셀
...... 목적을 위해서 동료를 속이는 짓, 두 번 다시 하지 마세요.
카토르는 예전, 엣셀이 드물게 시에테에게 분노했던 때를 떠올렸다. 카토르와 엣셀 쌍둥이가 지키는 별무리 마을은 긴 시간 동안 금약 헤븐을 팔아제끼는 마피아, 마가잔에 의해 위협당하고 있었다.
시에테는 마가잔을 붕괴시키기 위해 뒤에서 손을 써서 질서의 기공단과 십천중을 일부러 충돌시켰다. 이윽고 시에테가 계획한 대로 마가잔은 붕괴했고, 별무리 마을은 스오 패밀리의 비호하에 들어간 것이었으나... 당사자들은 시에테의 작전에 대해 말 한 마디 들은 적이 없었기에 엣셀은 분노한 것이었다.
카토르
줄곧 원했던 평온을 손에 넣긴 했지만, 그때의 누님 얼굴을 생각하면 순수하게 기뻐할 수가 없네요. 당신은 뭐든지 혼자 하니까. 혼자서 해내 버리니까. 당신이 우리에게 모든 걸 이야기해 주고 있는 게 아니라는 거. 그걸 아니까 화가 납니다. 대체 그 실실거리는 얼굴 뒤로 뭘 생각하고 있는 겁니까?
시에테
오늘은 카토르가 많이 말하네. 웬일이야.
우노
뜨거운 물에 잠기면 마음도 부드럽게 풀어져서 평소 하지 못하던 말이 나오기도 하거든.
카토르
말 돌리지 마세요! 우노 씨, 이 사람을 말리지 않았던 당신도 관계가 없지는 않을 텐데요!
우노
후후, 미안하군. 나도 카토르의 속마음을 들을 수 있어서 기쁜 나머지.
카토르
결국 어린애 취급하시는 건가요? 저도 십천중이란 말입니다!
시에테
그렇게 화내지 마. 나도 카토르랑 엣셀의 힘을 든든하게 생각하니까.
카토르
그렇다면... 조금은 진짜 속마음을 이야기해 달란 말입니다. 우리도 당신에게는 고마움을 느끼고 있으니까요. 그 마음이 의미없어질 만한 짓은 하지 마세요.
시에테
아... 응. 노력해 볼게. 나도 그때 엣셀이 화낸 건 많이 찔렸꺼든. 나도 어쩌다 보니 그랬달까, 혼자 헛돌 때가 있긴 하지만... 앞으로도 다 같이 사이 좋게 하늘의 평화를 지켜나가고 싶어. 그러니까 잘 부탁해. 응?
카토르
하아... 그렇게 말씀하지 않아도 벌레같은 놈들은 계속 처리할 겁니다.
시에테
응?
시에테가 고개를 들자, 노천 온천의 문 앞에 서 있는 두 명의 그림자가 보였다.
오드릭
아, 십천중 여러분...
비이
왕님 아냐! 우리랑 같은 여관에 묵고 있었어?
제노
시찰의 일환이지. 유리우스도 단장의 동료들이 많이 묵고 있는 여관이 가장 안전할 거라고 생각한 듯하다.
시에테
신뢰해 주셔서 영광입니다. 하지만 여기는 폐하의 나라이니 저희에겐 신경쓰지 마시고 들어오시죠.
오드릭
그, 저기...
제노
그들에게는 내가 잘 설명하도록 하지. 사람들 없는 시간대에 다시 오겠나?
오드릭
아, 아뇨... 모처럼 온 거니까 같이 들어가고 싶네요...
카토르
(저 털북숭이도 들어오는 거야? 그래도 되는 거야...?)
오드릭은 조심스레 고개를 숙이더니 제노와 함께 탕으로 들어와 앉았다.
3-3
제노
후우... 기분 좋군.
오드릭
네, 네에... 기분이 좋네요...
(십천중이라... 하나하나가 칠요의 기사에 필적할 정도의 강자들이라고 들었는데... 대단하다. 그런 사람들과 온천에 들어와 있다니. 그에 비하면 나는...)
옥토
......
오드릭
(우... 역시 들어오지 말 걸 그랬나...)
카토르
저 사람은 대체 뭡니까? 아까부터 계속 이쪽을 흘끔거리는데.
시에테
엄청나게 낯을 가린다더라고. 뭐, 지켜봐 주자.
(나도 이 나라의 왕님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기도 하고)
우노
......
안녕하십니까. 저는 십천중의 우노라고 합니다. 실례지만 폐하와 한번쯤 제대로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잠깐 시간 괜찮으신지요?
오드릭
예...? 아, 네! 저야말로요!
우노
감사합니다. 듣기로는 이 온천 거리는 얼마 전까지 상당히 조용한 곳이었다고 하던데요.
오드릭
예... 지금처럼 사람들이 모여들게 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죠...
우노
저는 상인 가문에서 태어났거든요. 가는 곳마다 현지의 상업 전략에 자꾸 관심을 갖게 되더군요. 오늘도 온천 거리와 각 가게를 돌며 많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랬더니 모두가 입을 모아 말하더군요. 폐하가 힘써주신 덕분에 온천 거리가 훨씬 좋아졌다고요.
오드릭
...과찬입니다.
우노
그에 대해서는 저도 같은 의견입니다. 이 나라는 험한 환경에 자리잡고 있어, 타국으로부터의 침략을 받기는 힘든 반면 자원이 부족하고 메마른 땅도 많죠. 취할 수 있는 수단이 한정되어 있는 가운데, 폐하께서는 각 지방 영주들의 협력을 얻어 이 땅에 문화를 결집시키셨습니다.
대단히 멋진 결단이십니다. 개중에도 레비온이라는 나라의 역사를 문화로 승화시켰다는 점에는 감복했습니다.
오드릭
그, 그런가요...?
우노
온천 거리 각지에 역사에 대해 설명하는 간판이 서 있더군요. 폐하께서 직접 쓰신 거라고 들었습니다. 대단히 흥미롭더군요. 레비온에 온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만, 기 나라에 대해 깊이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여행의 참맛 중 하나가 그 땅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매우 귀중한 경험이 되었습니다.
오드릭
역시를, 좋아하거든요... 오히려 그것밖에 장점이 없달까...
우노
이래 봬도 제겐 상인으로서의 보는 눈이 있습니다. 자신을 가지시지요.
오드릭
...감사합니다. 하지만 사실은 저같은 왕으로는 안 됩니다. 검을 버린 겁쟁이 따위...
우노
흠. 괜찮으시다면 좀 더 자세히 들려주실 수 없겠습니까?
오드릭
역대 레비온 왕들은 용감했습니다. 패공전쟁 이래로 장류역의 영향을 받아 완전히 황폐해진 땅을 개척해온 역사가 있기에... 스스로 선두에 나서 사람들의 영웅으로서 나라를 일으키고, 마을과 문화를 만들어냈습니다. 자존심이 센 것도 그때의 영향이죠...
레비온의 왕에게 요구되는 것은 다른 무엇보다도 무예의 재능이었습니다. ...적어도 제가 즉위하기 전까지는요.
우노
그랬군요. 실례지만, 확실히 폐하께서는 거친 일이 어울릴 것 같아 보이지는 않으십니다.
오드릭
전혀 안 되더군요... 동생에게도 금방 져 버렸고요.
어린 날의 오드릭
에잇! 하아!
오드릭
왕실의 적자로서 이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며, 밤마다 성을 빠져나가 연습한 적도 있었습니다만...
제노
나와 처음 만났던 것도 그때였지.
오드릭
그때는 깜짝 놀랐어요. 너무 놀란 나머지 목검을 떨어뜨렸을 정도였죠.
어린 날의 오드릭
으왓!
옛날의 제노
어린아이...? 이런 데서 뭘 하고 있지? 부모는 어쨌나?
어린 날의 오드릭
......
옛날의 제노
왜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보는 거냐?
어린 날의 오드릭
제노 님이다...
옛날의 제노
흠... 어떻게 내 이름을 알고 있지?
어린 날의 오드릭
책에서 봤어요... 156년 전의 대화재에서의 국왕 구출극, 117년 전의 난동 진압... 아, 제노 님이다. 제노 님이야! 대단해! 엄청 커! 멋있다!
오드릭
그 후로도 제노 님과는 비밀 연습을 하면서 만나곤 했지만, 옛날 이야기를 듣기만 했었죠.
카토르
땡땡이쳤다는 건가요? 그야 강해질 수 있을 리가 없겠네요.
오드릭
으, 그건...
제노
내가 그만두게 했다. 손에 물집이 잡힐 정도로 연습하는데도 나아지는 기미가 보이질 않았거든. 이 세상에는 노력으로 어찌되지 않는 일도 있는 법이다.
오드릭
하지만 강한 사람들도 잔뜩 있는데... 십천중 여러분들도 전공에서 가장 강한 분들이시고...
우노
...무조건 힘을 추구하는 것은 별로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무엇보다도 폐하께... 레비온 왕에게 필요한 것은 사람들을 이끄는 강함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전란기라면 모를까, 지금 세상에서 사람들을 이끌어가는 것은 무예가 아닐 겁니다.
오드릭
그럴까요... 하지만 국민들이 원하는 왕은...
우노
폐하...? 혹시 몸 상태가...
오드릭
저, 저기, 죄송해요. 할 일이 생각나서 이, 이만...!
제노
폐하!? 기다려!
갑자기 당황한 듯이 물에서 나간 오드릭을 쫓아, 제노도 문 밖으로 나갔다.
카토르
갑자기 가 버리다니 무례한 사람이네요.
시에테
으음... 낯을 가려서 그런가? 저렇게 갑자기 어딘가로 가 버리다니, 지키는 사람도 큰일이겠어. 그나저나 쉽게 얕볼 수 없는 왕님이네.
우노
나도 같은 의견이야. 드물게 보이는 좋은 왕이군.
카토르
그런가요? 찌르면 바로 쓰러질 정도로 연약해 보이잖습니까.
우노
약하기에 더더욱 그런 것이겠지. 그의 약함과 성실함이 이 나라를 잘 결합시켜 줄 거라고 생각해.
시에테
나도 왕님처럼 좀 더 연약해 보이는 느낌으로 가 볼까~?
카토르 군~ 요즘 검신들이 차갑게 군단 말이지~ 어떻게 좀 해 주면 안 될까~?
카토르
죽여버릴 겁니다.
시에테
아하하. 나한테는 그런 재능이 없나 보네.
몸을 따끈하게 덥힌 그들은 각자 온천을 나섰다.
3-4
시에테
응? 무슨 소리지?
온천에서 나온 시에테는 콩콩거리며 뭔가가 튀는 경쾌한 소리를 들었다. 소리에 이끌리듯 통로를 따라가자, 탁구대가 놓여 있는 레저 코너가 나왔다.
사라사
받아라!
[에잇!]
사라사
하앗!
좋았어! 내가 이겼어!
퓐프
아니야~ 사라사가 졌어! 볼이 탁구대 위에서 한번 튕겨지지 않으면 지는 거라니까~
사라사
그런 거였어? 그럼 졌나... 이거 어렵다...
시에테
신나 보이네~ 여기에 탁구대같은 게 있었구나.
카토르
재미있어 보이는군요. 저도 끼워 주시죠, 단장님.
루리아
여러분도 온천 끝내셨군요! 마침 지금 끝났으니까 여기 라켓 받으세요!
시에테
고마워, 루리아쨩.
카토르
이건 룰이 어떻게 됩니까? 그냥 쳐내기만 하면 되는 건 아닌 것 같은데요?
퓐프
내가 가르쳐 줄게! 사라사도 한번 더 복습하자! 있지, 탁구란 건 말이야~
카토르
그렇군. 요컨대 상대방 쪽 구역에 공을 쳐넣으면 되는 건가.
시에테
그럼 바로 시작해 볼까? 그쪽은 단장쨩이랑 카토르 둘이서 팀 먹어도 돼~
카토르
호오, 꽤나 여유 부리시네요.
시에테
뭐 그렇지.
(이런 때 정도는 어른스러운 면을 보여줘야겠지)
카토르
흐응.
카토르는 문득 무언가를 보더니 입꼬리를 들어올리며 씨익 웃었다.
카토르
그냥 승부만 해서는 재미가 없겠죠. 진 쪽이 벌칙을 받는 건 어떨까요?
시에테
오, 좋은데~ 뭐 하는데? 성대모사?
카토르
저겁니다.
카토르가 가리킨 것은 "전기 마사지 스파르타 코스도 하고 있답니다☆"라고 적힌 간판이었다.
시에테
노, 농담이지...?
카토르
어라? 혹시 자신이 없으신 건가요?
시에테
아하하, 그럴 리가 없잖아~
(큰일났어! 나도 둘이서 팀 짜서 할걸!)
흐흥, 요컨대 이기면 된다 이거지? 카토르랑 단장쨩이야말로 정말 괜찮겠어~?
카토르
당연하죠. 이쪽은 진심이니까요!
카토르는 진지하게 자세를 잡더니, 양쪽 손에 각각 하나씩 라켓을 쥐었다.
사라사
오! 카토르, 똑똑한데! 그런 것도 가능하구나~
퓐프
으음... 이도류도 괜찮은 건가...? 그치만 시에테가 자신있는 것 같으니까 핸디캡이라고 치면 되겠지?
시에테
아하하! 이거 재미있겠는데! 그럼 가 볼까!
그렇게 시에테 vs. 단장&카토르의 진검 탁구 승부가 시작되었다.
카토르
하아, 하아...
시에테
하아... 하아...
루리아
대, 대단해요! 결판이 나질 않네요!
퓐프
2점차 이상 벌리지 않으면 승부가 안 나는 바람에 20 대 21까지 와 버렸어~
카토르
꽤 하는군요.
시에테
뭐, 이래 봬도 두목이니까... 말이지!
카토르
아앗!
이야기하는 도중에 시에테가 쳐낸 공이 카토르의 옆구리 쪽을 스쳐나가 바닥으로 굴러떨어졌다.
퓐프
시에테 1점~ 21 대 21~!
카토르
잠시만요. 방금 건 치사하잖습니까!
시에테
아니지. 의표를 찌르는 것도 전략이거든?
카토르
쳇... 닥쳐, 이 비겁한 헤실이 녀석아! 이렇게 된 거 진심으로 죽여버리겠어! 단장님! 빨리 이겨버리고 저 실실거리는 얼굴이 고통에 물드는 꼴을 감상하도록 하죠!
[응!] -> 선택
[반드시 이길 거야!]
시에테
그렇게 나오셔야... 지!
카토르
같은 수에 또 당할 것 같냐!
시에테
역시... 대단하네!
단장
...!
시에테
억!
단장이 강하게 쳐낸 공은 탁구대 위에서 살짝 튕겨오르더니 시에테의 옆구리를 빠져나가 바닥에 떨어졌다.
퓐프
단장네 팀에 1점! 21 대 22~
카토르
1점만 더 따면...!
시에테
그렇게 간단히 따이지 않을 거거든?
카토르
이번엔 저희가 서브거든요! 먹어라!
카토르가 공을 쳐내자 탁상 위에서 격렬한 싸움이 시작되었다. 이도류를 살린 카토르의 넓은 수비, 예측이 불가능한 시에테의 받아치기, 단장의 재빠른 스매시...
시에테
받아랏!
카토르
뭐!?
먼저 공세로 나선 것은 시에테였다. 강렬한 회전이 걸린 공이 탁구대 위에서 옆으로 튕겨나더니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날아갔다.
사라사
대단하다! 어떻게 한 거야?
루리아
으으, 계속 이어지는 걸까요?
카토르
그렇게 둘 것 같냐!
카토르는 재빠르게 땅을 걷어차더니 떨어지기 직전의 공 아래쪽으로 돌아들어갔다. 그리고...
카토르
이 일격으로 끝내주마! 메멘토 모리!!
전공에서 제일가는 쌍검사가 뻗은 손은 아슬아슬하게 공에 닿았고, 공이 탁구대 위를 향해 솟아올랐다.
사라사
가라~~!!
루리아
들어가 줘! 부탁이야!
시에테
끈질긴데~ 미안하지만 이번 판은 내가...
아...?
카토르가 되받아친 공은 네트 위쪽에 부딪쳐 살짝 튕겨나더니, 천천히 시에테 쪽으로 굴러떨어졌다.
시에테
잠깐잠깐잠까아안!?
마지막 도박으로 네트 쪽에 집어던진 라켓도 무정하게 빗나가 버렸고, 공은 시에테 쪽 테이블 위에서 데굴데굴 굴렀다.
카토르
하아... 하아.... 이겼어요...! 이겼습니다!
루리아
와아~ 둘 다 축하해요!
시에테
잠깐만! 방금 그것도 카운트하는 거야? 그런 건 반칙이잖아, 반칙!
카토르
대화로 이쪽의 주의를 끌려고 했던 당신이 그런 소릴 합니까? 가시죠.
단장과 카토르는 서로를 보며 씨익 웃은 후, 마사지 부스 쪽으로 시에테의 등을 밀어붙였다.
시에테
아, 나 역시 배가 아픈 것 같은데...
카토르
도망치려고 해 봤자 소용 없습니다.
시에테
그렇겠지~ 하하...
미임
어라~ 단장님이 있네! 안녕!
[왜 여기 있어!?]
미임
그러고 보니 말을 안 했었구나. 나 온천 거리에 마사지하는 법 가르쳐주러 와 있어! 오늘은 시간이 있어서 특별히 내가 시술해주는 중이야~ 저기 적혀 있잖아? "전기 마사지☆스파르타 코스"라고!
카토르
그거 마침 잘 됐군요. 이 사람이 스파르타 코스를 원한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미임
네에~ 한 분 접수했습니다~
시에테
저, 정말로 괜찮은 거야? 전기랑 스파르타라니, 만나선 안 될 조합같은데...
미임
하긴 조~금 아프고, 마사지하는 중에 기분 좋~ 게 정신 놓는 분도 계시긴 한데요~ 아침이 되면 기력 100배! 피곤함도 풀리고 최고의 상태가 되니까 추천한답니다~
시에테
아니, 정신을 놓으면 안 되는 거 아닌가?
카토르
설마 무서워지신 겁니까? 십천중의 두목씩이나 되는 당신이.
미임
그치만 난감하네요. 한번에 4명까지 받을 수 있으니까 혼자서는 좀 아까운 것 같은데.
카토르
...네?
시에테
그거 마침 잘 됐네!
[으아!]
시에테는 재빠르게 단장과 카토르의 팔을 잡아채더니 미임 앞으로 밀어붙였다.
카토르
뭐 하는 겁니까? 이거 놓으세요!
시에테
마사지 언니, 이 두 사람도 추가할게요!
미임
네에~ 세 분 접수했습니다~
카토르
뭐? 이러면 벌칙의 의미가 없잖아!
미임
어~? 싫으신 건가요? 제가 말하기는 뭐하지만 엄청 인기있는 코스랍니다~ 어떠세요? 단장님이랑 엘룬족 분, 기분 좋아지고 싶지 않으신가요?
카토르
아니, 나는...
미임
좋.아.지.고. 싶으시죠?
카토르
(위험해... 이건 거절하면 100% 위험해지는 녀석이야...!)
부탁드립... 니다...
미임
후후~ 기대해 주세요~ 남은 건 한 분인데요...
시스
대체 뭐야? 취침 준비를 하겠다면서 방에 사람이 들어오다니!
시에테
시스 군, 딱 좋을 때 왔네!
시스
뭐?
미임
이걸로 네 분 모였네요~ 그럼 시작해 볼까요!
시스
뭘 시작한다는 거지? 시에테, 설명해!
시에테
와 보면 알아!
시스
뭐? 이거 놔! 뭘 할 셈이지?
[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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