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편 뒤에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스포일러 주의
이어진 것
A True Connection
별의 섬에서 날아온 아버지의 편지에 이끌려 고향 장크틴젤에서 여행을 떠났다. 그리고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는 사이... 특이점. 언제부턴가 단장은 그렇게 불리게 되었다.
존재하는 것만으로 세계의 균형을 흐트러뜨리는 것. 단장이 특이점으로서 존재하게 된 것은 대체 언제부터였을까?
세계의 운명을 지고 싸웠을 때였을까, 처음으로 대성정수의 힘을 극복해냈던 때였을까. 아니면... 여행을 떠나던 날? 아니면 이 세계에서의 삶을 받았던 날?
언제부터 자신은 특이점이었던 것인가. 단장은 그 점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유니
세계는 특이점을 잃음으로써 붕괴해.
이 몸이 세계의 초석이 된 것은 대체 언제부터였을까.
여행을 떠나던 날, 루리아와 만난 날. 그 후로도 단장은 여행하는 도중 수많은 위기를 헤쳐넘어왔다. 그리고 지금, 운 좋게도 단장은 살아남아 있었다. 그러나 한편 그것은 세계의 위기이기도 했던 것이었다. 모르는 사이, 자신은 세계를 존망의 위기에 몰아넣고 있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 세계를 말이다.
어떠한 각오도 없는 채.
루리아
저기... 괜찮아요? 뭔가 고민하고 있는 것처럼 보여요.
어느 샌가 루리아가 단장 곁에 서 있었다. 그리고 안심시키려는 듯이 상냥하게 미소지었다.
단장이 품고 있는 불안, 특이점이라고 불리는 것에 대한 무거운 짐이 이어져 있는 생명을 통해 전해져 버린 것일까.
루리아
생명이 이어져 있지 않았다고 해도 분명 알 수 있었을 거예요. 계속 함께 여행해 왔는걸요.
또 한 번 생각하던 것을 읽힌 단장은 쑥스러운 듯이 볼을 긁적였다.
루리아
세계는 특이점을 잃으면 붕괴한다니... 여행을 계속하는 게 무서워지기 시작하네요.
단장은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루리아
...이제 여행은 그만두고 어딘가의 마을에서 살아갈까요?
농담인지 진담인지 모를 그 질문에 핏기가 가시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루리아
후후, 역시 싫구나. 미안해요. 심술궂은 질문 해서.
설령 기공사를 그만두고 어딘가의 마을에 정착한다 한들, 그것으로 세계는 안전해지는 것일까?
특이점을 잃으면 세계는 붕괴한다. 그와 동시에 특이점은 존재하는 것만으로 세계의 균형을 흐트러뜨린다고 한다. 그렇다면 마을에 있든 여행을 하든...
루리아
저도 싫어요. 당신과 함께 계속 여행하고 싶으니까요.
여행을 계속하는 이유 따윈 그것만으로 충분하다고 말하는 듯, 루리아가 웃었다.
루리아
당신이 무서워하는 건 충분히 이해해요. 저도 함께 여행을 시작한 후 줄곧, 혹시 나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나랑 생명이 연결된 당신까지... 하고 생각했거든요.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두렵기도 했지만, 역시 즐겁다는 마음이 더 강했어요.
처음에 제 세계는 새까만 곳이었어요. 거기서 카타리나와 만나고, 당신이랑 비이 씨하고도 만나고.. 다른 동료들도 잔뜩 늘어나면서 제 세계도 점점 커져갔어요. 그게 너무 두근거렸죠.
그렇게 생각할 수 있었던 건 당신 덕분이에요. 저화 같은 마음으로 새로운 세계에 발을 내딛어 줬으니까요.
자신이 특이점임을 알게 되기 전의 마음. 여행하면서 아직 본 적 없는 세계가 두렵기도 하지만, 즐겁기도 한...
루리아
어쩌면 모르는 사이, 당신은 저의 두려운 마음을 나눠서 짊어져 주었던 건지도 몰라요. 후후. 분명 그럴 거예요! 왜냐면 우리는 생명이 이어져 있으니까요!
그러니까 이번엔 제가... 당신의 두려운 마음을 반 나눠들게요! 그렇게 하면 분명 두려운 마음보다 두근거리는 마음이 더 강해질 거예요! 당신이 내게 해 줬던 것처럼. "이 사람과 함께라면 괜찮아"라고 생각하게 만들어 줬던 것처럼.
당신도 "루리아랑 함께라면 괜찮아"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루리아는 활짝 웃으며 단장의 손을 잡았다. 이윽고 두 사람은 배가 나아가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서로 겹쳐진 손의 따스함에 단장의 마음에 얹혀져 있던 무거운 짐이 녹아내리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루리아와 함께라면 괜찮아". 그 말을 가슴에 품으려는 듯 단장도 루리아의 손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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