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
하늘의 미래편
제4화 세계에 묻다
The World's Answer
프레이
나는 분명 지오에게...
나타쿠
프레이라고 했던가? 전에 싸운 적 있었지.
바알
나는 꽤 심한 꼴을 당했었다고...
[회상]
프레이
으으... 지오, 세계에... 별의 짐승들에게, 부디, 안녕을...
지오
괜찮아. 남은 건 나한테 맡겨. 당신은 내 안에서 그 안녕에 기대어 잠들면 돼.
사티로스
안 돼... 또!?
메두사
지오 안으로 흡수됐던 녀석이구나. 지오가 약해지는 바람에 튀어나온 건가?
나타쿠
그런 것 같다만...
루리아
제가 불러버린 걸지도 몰라요.
카타리나
루리아?
루리아
저, 프레이 씨랑 발드르 씨에 대해서 보고 왔거든요...
프레이
발... 드르?
...한동안 듣지 못했던 이름이군.
사티로스
어...? 발드르라면 발드르 군 말야? 내가 아는 성정수 발드르 군?
메두사
뭐야? 무슨 얘긴데?
루리아
저하고 이 사람은 패공전쟁 때 있었던 일을 조금 보고 왔어요. 그 중에...
사티로스
그렇구나. 프레이 씨는 발드르 군의 친구였구나...
루리아와 단장의 말을 들은 사티로스는 발드르와 프레이의 관계를 알게 되었다.
사티로스
좀 더 제대로 이야기해 볼 걸 그랬네.
프레이
무엇을...?
사티로스
예전에 고전장의 섬에서 만났을 때 조금 더 제대로 이야기를 했다면... 그랬다면 프레이 씨가 발드르 군의 친구라는 것도 알았을지도 모르잖아. 프레이 씨가 느꼈던 외로움을 눈치챌 수 있었을지도 모르고...
프레이
의미 없는 짓이군... 당신에게 이야기한들 내 상황도 마음도 변하지 않는다. 이미 오래 전에 답은 나와 있었다. 발드르를 그 상황으로 몰아넣은 하늘의 민족들은 용서할 수 없어. 세계는 성정수를 고통스럽게 만든다. 그렇기에 나는 지오를...
사티로스
응. 생각하는 방식이 다르다고 해도 이야기를 하는 건 중요하다고 생각해. 그렇게 해서 발드르 군하고도 이야기할 수 있었는걸. 프레이 씨가 발드르 군의 친구였다면... 발드르 군이 잠들 때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려주고 싶더라고.
프레이
......
그런 걸 알아 봤자 나는...
메두사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느니 그딴 소리 하면 확 날려버린다? 우리 언니들도 코어 상태에서 잠들어 있어. 나는 반드시 언니들을 깨워줄 거야.
사티로스
그게 메두쨩의 목적이지.
메두사
그래! 그러니까 친구가 어디서 잠들어 있는지를 알게 된 지금도 당신이 계속 아무 것도 하지 않을 생각이라면... 당신은 불쌍한 존재조차도 아냐. 그저 겁쟁이일 뿐이지.
프레이
......
사티로스
저기, 프레이 씨도 우리랑 같이 코어가 된 성정수를 깨울 방법을 찾아보면 어떨까?
프레이
뭐...?
메두사
사티로스! 마음대로 무슨 소리 하는 거야!
사티로스
그치만 일손은 많을수록 좋잖아?
메두사
그렇다고 해도 이 녀석은...
프레이
......
메두사
...당신. 프레이라고 했었지?
프레이
그래.
메두사
언제까지 그렇게 멍하게 있을 거야. 언니들을 깨우는 김에 덤으로 당신 친구도 깨워줄 수도 있어. 대신 지오한테 동조하는 건 이제 그만둬! 성정수를 위해서인지 뭔지 몰라도... 난 역시 저 녀석이 하려는 짓이 이해가 안 가.
[회상]
지오
...나는 모든 성정수를 내 안에서 하나로 만들 거다. 그렇게 해서 유일하고 절대적인 힘을 손에 넣은 후 하늘의 민족을 전부 쓸어버리겠다.
루리아
그런...!
지오
후후. 그렇게 하면 이 세계는 다툼 없는 완전한 것이 되겠지.
이오
심지어 지금은 이 세상이 성정수에게 친절하지 않으니까 그냥 망해버렸으면 좋겠다고까지 하고 말야.
메두사
진짜 웃기지도 않아.
로제타
난 말이지. 성정수들이 각자 다양한 생각을 가지는 건 좋다고 생각해.
사티로스
로제타 씨...?
로제타
오랜 시간 하늘의 세계를 살아오면서... 내게도 힘든 일이 없었다고는 하기 힘들어. 괴롭고 힘들고, 너무 지쳐서... 모든 것을 누군가에게 맡겨버리고 싶은 성정수가 있다고 해도 이상할 건 없어.
메두사
지오랑 하나가 되거나 세계가 없어져 버린다면 더 이상 괴로울 일도, 슬플 일도 없을지도 몰라. 하지만... 즐거운 일이나 새로운 목표나. 꿈이나. 잊고 싶지 않은 추억같은 것도 전부 없어지는 거잖아? 그런 건 절대로 싫어.
로제타
그래.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그러니까 더 많은 성정수와 인간들이... 그렇게 앞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세계가 되었으면 좋겠어.
지오
정말 그렇게 생각해?
지오가 천천히 일어섰다.
지오
너희들은 정말로 이 세계에서 성정수가 꿈이나 목적을 가지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그딴 허울좋은 말을 진심으로 입에 담는 거야?
12-2
지오
성정수는 만들어졌을 때부터 각자가 존재의의, 즉 역할을 부여받는다. 아무리 발버둥친들 존재의 버팀목 자체가 스스로를 옭아매는 족쇄라고.
지오는 얼굴을 일그러뜨린 채 울부짖듯이 말했다.
지오
특이점과 푸른 소녀... 너희들은 패공전쟁과 그 이후의 역사를 보았다고 말했지. 그랬다면 이해했을 텐데. 이 세계에서 살아가는 성정수들이 얼마나 고난에 처해 있는지. 역할에 휘둘리며 피폐해져 가고, 인간과의 절망적일 정도의 차이에 상처받고, 결국 싸우지 못하게 된다. 내게는 계속 들려왔어. 그들의 탄식이, 기도가, 바람이...!
조이
지오. 역시 너는 성정수의 비탄에 반응하여 이 세계로 현현한 거였군.
지오
그래. 그렇다고! 내가 여기에 있는 그 자체가 근거야! 이 잔혹한 세계에서 바람을 짓밟힌 성정수들이 구원을 바라고 있다는 산 증거... 나는 성정수들을 구해야만 해! 그것이 내 사명이야!
루리아
잠시만요! 분명 괴로운 상황에 처한 성정수들을 많이 봤어요. 하지만 괴로운 일이 있어도 그때마다 생각하고, 인간들과 협력하기도 하면서 어떻게든 좋은 방법을 찾아냈어요. 그렇게 해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걸어오는 모습도 봤다고요! 그러니
지오
전부는 아니라 한들... 거기엔 코스모스의 조정이 작용했겠지?
루리아
아...
갑자기 깨달은 듯한 루리아의 모습에 지오는 헛웃음을 터트렸다.
지오
하하핫, 역시! 지금 이 세계의 모습은 말이지, 코스모스의 조정하에 간신히 성립하고 있었던 것에 불과해. 너와 특이점이 코스모스의 조정을 부정해서 그 존재를 뒤흔들었지. 코스모스를 잃은 세계는... 성정수는 어떻게 되냔 말이야!
루리아
그치만... 그러면 코스모스 씨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지오
뭐?
루리아
코스모스 씨는 아주 오랜 기간 동안 홀로 조정이라는 역할을 계속해 왔어요. 그러니 그 역할을...!
지오
웃기지 마. 너는 코스모스조차도 구하려는 건가? 그런 오만한 생각을 하고 있다고? 애초에 역할에서 풀려나면 성정수가 행복해질 수 있다는 사고방식 자체가 얄팍하기 그지없어!
루리아
아니요... 아니에요! 분명 역할과 바람 사이에서 괴로워하던 성정수들이 많이 있었어요. 하지만 저는 역할이 있는 것 자체가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프레이
...?
루리아
코스모스 씨는 고민하고 계셨어요. 성정수가 부여받은 역할 탓에 괴로워하는 게 아닐까 하고요. 하지만 저는 그뿐만은 아니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역할이 있어도 괜찮아요. 하지만 역할에만 매달리지 않아도 괜찮아요!
조이
루리아...?
루리아
왜냐면 이미 전쟁은 끝났고, 성정수를 만든 별의 민족들은 거의 다 사라졌는걸요. 그러니 역할이 싫으면 잊어버려도 되지 않을까요. 반대로 역할이 좋아서 긍지로 여기고 있다면 더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그러면서 다른 좋아하는 일이나 새로운 목표를 찾아내는 것도 좋고요! 자신의 미래나 소중한 사람의 행복을 바라는 것도 좋아요.
왜냐면 그게 살아간다는 거니까요. 인간도 성정수도 다르지 않을 거예요... 역할도 바람도 기도도... 전부 가지고 있어도 되는 거예요!
그러니 저와 당신도...
지오
궤변이군! 너는 세계의 구조를 트집잡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않아. 아무리 잘 갖다붙여 봤자 세계에는 바꿀 수 없는 것이라는 게 있어!
루리아
하지만... 지오 씨는 바꾸고 싶으시잖아요?
지오
!?
루리아의 말을 들은 지오는 눈을 크게 떴다.
루리아
성정수가 슬퍼하는 세상을 바꾸고 싶다고 바라기 때문에 그렇게 괴로워 보이시는 거 아닌가요?
지오
그만 해! 그만 해... 아니야... 나는...!
조이
!?
그 순간, 섬광같은 빛이 가느다랗게, 그러나 강하게 하늘을 꿰뚫었다.
메두사
어? 방금 그건 뭐야?
나타쿠
나도 느꼈다. 이상한 기운이 느껴지는군...
조이
너희도 느꼈나? 방금 그건 아마도 별의...
루리아
꺄악!?
코스모스
아아, 역시... 그저 누군가에게 마지막을 맡기는 따위의 행위가 허락될 리 없었나.
신비한 빛이 순간적으로 주변에 가득찼다가 사라지더니, 한 여성이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조이
당신이 어째서...?
지오
코스모스...!
메두사
코스모스!? 이 녀석이?
코스모스
...내 이름은 코스모스. 조정을 관장하는 성정수. 내 역할을 다하기 위해 지금 별의 세계에서 이 하늘로 현현했다.
12-3
루리아
당신이 코스모스 씨...
로제타
별의 세계에서 돌아온 거야? 대체 어떻게...
코스모스
내 창조주는 내 안에 단 한 번에 한해서 이 몸을 하늘의 세계로 옮길 수 있는 설계를 집어넣어 두었다.
루리아
한 번에 한해?
코스모스
...원래라면 피해야만 하는 사태다. 나의 현현은 세계에 있어 위협이 될 특이점이라는 인자를 배제하기 위한 것... 지금 이 세계에는 내 대신 특이점을 배제할 만한 힘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나 자신이 이 손으로 특이점을 파괴하기 위해 별과 하늘 사이의 길을 열었다.
루리아
파괴라니, 그런...! 저희는 유니쨩하고 이야기해서...
코스모스
알고 있다. 너희들에게 유니를 보낸 것은 나다. 나는 유니를 이용해서 한번 집행된 조정을 특이점의 선택으로 뒤틀었다. 본디 특이점이 원래 세계로 돌아가는 선택을 한 시점에서 나의 역할은 끝났어야 한다. 그러나 세계는... 코스모스라는 조정 시스템은 그걸로 끝나주지 않는 모양이다.
로제타
당신으로서도 상정 외의 사태라는 거구나.
코스모스
그래. 인과의 되돌림은 불완전했고, 나는 이렇게 하늘의 세계에 현현하고 말았다. 그렇기에 나는 이 손으로 조정을 집행해야만 한다.
비이
그, 그게 어떻게 되는 건데... 설마 이번에는 네가 이 녀석을 죽이겠다는 거야?
코스모스
세계가 원한다면 그렇게 될지도 모른다.
메두사
아!!! 이 놈이고 저 놈이고 대체 뭔데! 이번엔 당신이 상대다 이거야?
나타쿠
역으로 특이점인 단장이 코스모스를 죽이는 것도 가능하다는 뜻이겠군.
코스모스
그 말대로다. 세계점이 특이점의 생존을 원한다면 모든 파국이 회피될 것이다. 그와 동시에 조정의 힘은 역할을 마치겠지.
특이점, 너는 유니 앞에서 이미 선택했을 터. 그 손으로 나를...
지오
그런 건 인정할 수 없어!
담담히 말을 잇는 코스모스의 목소리를 지워버리려는 듯이 지오가 소리질렀다.
지오
당신이... 당신마저도 이 세계를, 성정수를 내버리겠다는 거야? 설령 당신이 나를 만들어낸 장본인이라 하더라도 나는... 나는 지금 여기 존재하고 있는 내 자신을 걸고 당신의 소멸을 허락할 수 없어!
코스모스
나의 대행자여... 너의 그 주장은 조정이라는 코스모스의 역할 탓에 생겨난 것. 내가 사라지면 그 또한 무가 된다. 그 이상 얽매여 있을 필요는 없다.
지오
얽매여 있다 한들 상관없어! 나는 도저히 그럴 수 없어, 도저히... 지금까지 느껴온 성정수의 고통도 슬픔도 전부 여기 내팽개치고 눈을 돌린 채, 앞으로도 그저 소멸될 때까지 견뎌내라고 하라고...? 그런 말은 할 수 없어...
코스모스
......
코스모스는 약간 놀란 듯이 눈을 크게 뜨더니, 이윽고 조이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코스모스
또 하나의 대행자여.
조이
...네.
코스모스
너는 어떻지? 너는... 세계가 어떻게 존재하기를 바라지?
조이
저는... 인간들이 세계를 지키고 싶다고 바라는 마음에 응하여 현현했습니다. 그렇기에 저의 이 주장도, 저의 역할 탓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세계가 존속되기를.
코스모스
조정의 손에서 벗어나더라도 말인가?
조이
예.
코스모스
그런가...
코스모스는 조용한 한숨을 내뱉으며 눈을 감았다.
코스모스
이 자리에 존재하는 두 대행자가 이렇게나 정반대의 주장을 가질 줄이야... 이래서야 코스모스라는 시스템에 모순이 생겨나는 것도 당연했겠군.
그러나 그야말로 세계라는 천칭 위에서의 삶인지도 모른다...
조이
아뇨, 코스모스.
코스모스
뭐지?
조이
그것이 마음이라는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음이란 모순을 품고 때로는 무겁게 견디기 힘든 고통을 낳는 것... 허나 저라는 조정의 대행자를 태어나게 한 바람 또한 마음에서 생겨난 것입니다.
코스모스
아아, 마음이라...
(그 옛날 내게는 불필요하다고 멀리했던... 아니, 등을 돌리고 도망쳤던 것...)
너희들에게 묻겠다. 특이점과 함께 세계를 가로지르며 많은 것을 경험한 자들이여. 인간은 성정수를, 성정수는 인간을... 그리고 그런 서로 녹아들지 못하는 존재들을 품에 안고 있는 이 세계를 어떻게 생각하지?
코스모스의 질문을 들은 동료들은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카타리나
나는 예전에 에르스테 제국의 군인으로서 성정수의 힘을 착취해 왔다. 그러나 루리아와 만나고 단장 일행과 여행을 시작하면서... 지금가지는 그저 "힘"으로만 취급해 왔던 자들에게도 의지와 감정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눈에 보이는 세상이 전혀 달라졌다고 할 수 있겠지.
그렇기에 계속해서 생각하는 것, 알아가는 것을 통해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고 실감한다.
라캄
나는 뭐... 티아마트의 앞마당인 포트 브리즈에서 자라났거든. 옛날부터 성정수는 어떤 의미로 친근했고, 그 호의를 믿으면서 살아왔어. 여행을 나와 보니 뭐, 그렇게 단순한 게 아니라는 걸 깨닫기도 했지만... 그렇기에 지금은 다양한 녀석들과 만나는 것을 기대하고 있어.
바알
그래... 단순하지 않다. 오랜 시간을 살아가는 우리들은 인간과 성정수의 관계가 지금보다 더 멀고 험악했던 시대도 알고 있다.
사티로스
그러게... 하지만 그렇기에 지금 이렇게 이야기도 하고 웃으며 함께 여행할 수 있는 것이 정말 멋지고 기적같은 일이라고 생각해.
메두사
난 인간같은 거 딱히 안 좋아하는데.
사티로스
아이 정말~ 메두쨩!
메두사
그치만 딱히 인간이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도 않아. 왜냐면 성정수나 인간이나 둘 다 이 세계에서 살아가고 있는걸. 세계는 딱히 어느 한 쪽의 것이 아니잖아? 우연히 같은 세계를 살아가고 있을 뿐이지. 그러니 뭐 가끔 충돌하는 일이 있을지는 몰라도, 어느 정도는 어쩔 수 없잖아.
코스모스
...그런가.
인간과 성정수들의 이야기를 들은 코스모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12-4
코스모스
...알겠다. 그렇다면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뿐.
코스모스는 다시 단장을 돌아보았다.
코스모스
코스모스여. 나와 싸움으로써 세계의 의지를 물어 다오.
루리아
네...? 싸우는 건가요?
코스모스
세계를 존속시키기 위해서는 나를 파괴하고 조정의 힘에서 풀려날 수밖에 없다.
...나는 스스로 자멸할 수는 없기에.
루리아
저기, 그렇다고 해도 코스모스 씨와 함께 살아가면 되지 않을까요. 유니쨩이랑 이야기했을 때에는 분명 세계의 존속을 선택하긴 했지만, 지금 코스모스 씨가 여기 계시잖아요. 이대로 계속 같이 있을 수는 없는 건가요?
코스모스
말했을 텐데. 남는 것은 특이점이나 조정이나 어느 한 쪽이어야 한다고.
조이
......
코스모스
세계의 이치가 특이점과 조정의 힘의 공존을 허락하지 않는다. 여기서 나를 파괴하지 않는다 한들 언젠가 조정의 힘은 특이점을 집어삼키고 말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제어를 잃고 의지도 없이, 다시 특이점을 파괴하려는 자를 보내게 될지도 모른다.
이오
또 조이랑 똑같이 생긴 애가 나타나서 단장을 죽이려고 할 거란 말이야?
코스모스
그렇다. 그러니 나는 나의 의지가 존재하는 동안에 결판을 내야만 한다.
루리아
그런...
나타쿠
하나 물어도 되겠나?
코스모스
뭐지?
나타쿠
코스모스를 파괴하면 대행자인 조이와 지오는 어떻게 되지?
코스모스
당연히 소멸한다.
비이
뭐!?
이오
그게 뭐야! 조이도 없어지는 거야?
루리아
그런 건 싫어요!
조이
괜찮아. 나는 이미 각오하고 있다.
조이의 조용한 시선을 받으며 단장은 고개를 흔들었다.
조이
생각해 봐 다오. 코스모스가 아닌 특이점이... 단장 쪽이 없어지면 세계에는 파국이 찾아올 거다. 그렇게 되면 아무 의미도 없다. 너 또한 그걸 알고 있지 않나?
루리아
그치만, 그치만... 조이쨩...!
오이겐
이런 선택은 너무 괴로운걸...
비이
대체 왜 동료를 소멸시켜야 하는 거냐고!
조이
다정한 너희들을 괴롭게 만드는 것은 본의가 아니다만, 알아줬으면 한다. 이것은 나의 바람이기도 하다.
루리아
조이쨩의 바람이요?
조이
코스모스의 일부일 뿐이었던 내가 아마도, 진정한 의미로... 자신의 의지를 담아 이루고 싶은 바람.
루리아, 네가 말해 주었지. 역할과 바람, 양쪽 다 가져도 된다고.
루리아
조이쨩...
조이
성정수도 인간도 각자 똑같은 생명으로서 살아가고 있는 이 세계를 사랑한다. 그렇기에 코스모스나 역할과는 상관 없다. 이 세계를, 너희들이 살아갈 미래를 지키고 싶다.
부탁한다, 단장.
[난 못 해...]
[...알았어] -> 선택
조이
고맙다, 단장. 네가 특이점이라 다행이야.
이윽고 조이는 코스모스 쪽을 향해 돌아섰다.
조이
코스모스여. 내가 단장과 함께 당신을 상대로 싸우는 것이 허락될까.
코스모스
네가 원한다면... 조이.
조이
고맙다.
코스모스
너는... 지오는 어찌할 거지?
지오
그 질문은 너무해... 나는 어느 쪽의 편도 들 수 없어. 그러니 이 싸움에는 관여하지 않겠어.
코스모스
그런가... 알았다.
고개를 푹 떨군 지오를 바라보는 코스모스의 시선은 어딘가 다정했다.
조이
자, 그러면...
조이가 단장의 손을 살짝 잡아 검집 쪽으로 이끌었다.
조이
함께 미래를 쟁취하러 가자.
[전투]
'2022 > 별이 남긴 아이, 하늘이 사랑한 아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별이 남긴 아이, 하늘이 사랑한 아이 - EX1 이어진 것 (0) | 2022.03.19 |
---|---|
별이 남긴 아이, 하늘이 사랑한 아이 - 엔딩 (0) | 2022.03.19 |
별이 남긴 아이, 하늘이 사랑한 아이 - 하늘의 미래편 제3화 저항하는 자들 (0) | 2022.03.18 |
별이 남긴 아이, 하늘이 사랑한 아이 - 하늘의 미래편 제2화 특이점의 선택 (0) | 2022.03.18 |
별이 남긴 아이, 하늘이 사랑한 아이 - 하늘의 미래편 제1화 조정의 진실 (0) | 2022.03.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