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

 

 



하늘의 미래편
제3화 저항하는 자들
Those Who Resist

 

 




지오
큭...!

조이
...!? 뭐지?


지오뿐만 아니라 조이마저도 관자놀이를 누르며 무릎을 꿇었다.


지오
이, 이건... 코스모스?

비이
이봐, 삐죽머리 아가씨! 어떻게 된 거야?

카타리나
조이와 지오만 상태가 이상한 건가? 어떻게 된 거지?

조이
코스모스의 힘... 아니, 세계의 인과가...

지오
붕괴... 아니, 이건 되돌리려고 하고 있는 건가?

오이겐
어떻게 된 거야! 난 아무 것도 안 느껴지는데?

조이
세계가... 인과가 흔들리고 있다. 특이점의 소실에 의한 붕괴와... 존속의 틈새에서...

이오
그건 즉... 단장이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거네?

조이
모르겠다. 과연 이 흔들림이 어느 쪽으로 치우칠지는...

비이
어느 쪽이냐니, 그런 건 뻔하잖아! 얘들아! 돌아와! 나 여기서 기다릴게!





유니
단장... 당신의 선택은?


[돌아가고 싶어]


단장의 대답을 들은 루리아는 잡고 있던 손에 살짝 힘을 주었고, 유니는 고개를 끄덕였다.

유니가 보여준 것. 하늘과 별의 틈새에 새겨진 역사는 결코 온화하다고 할 수 없는 것이었다. 하늘과 별이 얼마나 서로를 받아들일 수 없는 사이인지 , 그리고 얼마나 많은 탄식을 낳았는지. 수백 년이 흐른 지금도 그 슬픔과 다툼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는 것 또한 아플 정도로 단장의 마음 속에 새겨져 있었다.


루리아
네... 그렇죠. 하지만 꼭 슬프기만 한 건 아니었어요. 루시펠 씨나, 코스모스 씨나, 마돌 군과 코나쨩이나... 힘들고 괴롭고 슬픈 상황에서도 다정하고 용감했던 사람들이 잔뜩 있었으니까요. 그렇기에 세계는 여기까지 다다를 수 있었던 거라고 생각해요.

코스모스 씨의 조정의 힘이 세계에서 없어진다면 어떻게 될지 저는 아직 상상도 할 수 없지만, 지금의 하늘의 세계를 우리에게 넘겨준 수많은 사람들처럼. 저도 다정하고 강해지고 싶어요...


루리아는 씨익 웃는 단장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루리아
게다가 저도 이 사람도 혼자가 아니니까요.

유니
...응. 두 사람의 마음은 잘 알았어.

루리아
죄송해요, 유니쨩. 저희가 돌아가면 코스모스 씨는...

유니
아냐. 사과하지 마, 루리아. 아마 코스모스도 알고 있었을 거야. 당신들이 이쪽을 고르리라는 것을.


유니는 보일 듯 말 듯 살포시 미소지었다.


유니
내 역할은 이걸로 끝이야.

루리아
유니쨩?


처음에 이 곳을 방문했을 때처럼, 주변은 유백색의 안개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유니
괜찮아. 제대로 돌아갈 수 있을 거야. 세계로... 당신들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 곁으로.

고마워... 잘 있어.

 

 




11-2

 


메두사
잠깐만! 이게 어떻게 된 건데?

오이겐
오! 그쪽은 어떻게 됐냐?

메두사
당연히 우리가 이겼지! 그런 인형들 따위, 우리 상대가 될 리 없잖아!

바알
그보다 이쪽은 어떤 상황인 거지?

사티로스
단장님의 몸은 무사한 것 같은데...

이오
뭐가 뭔지 잘 모르겠어. 갑자기 조이랑 지오가 괴로운 듯이 몸을 웅크리더니... 세계가 흔들리고 있다느니 뭐라느니...

라캄의 목소리
어이! 기류가 이상해! 예측할 수가 ㅇ...

이오
꺄악!

라캄
틀렸어, 이대로 가면 제어가 안 될 거야!

라캄의 목소리
근처 섬에 긴급착륙할 테니까 각자 대비해!

오이겐
폭풍도 아니고... 맑은 하늘 그대로인데 라캄이 저렇게 말할 정도로 기류가 흐트러진다는 것은...

로제타
설마 조이쨩이랑 지오가 말했던 세계의 인과가 흔들린다는 거랑 관계가 있는 걸까?

카타리나
확증은 없지만 라캄이 말할 정도면 엄청난 거겠지. 우리도 대비하도록 하자.

이오
여기서 가까운 섬이라면...

비이
장크틴젤이야...!

 

 



일행의 눈 앞에는 여행의 시작점이었던 단장의 고향 섬이 보였다.


비이
이런 식으로 귀향할 줄이야... 안 그래? 


모두의 시선과 의식이 배의 진행방향으로 쏠린 바로 그때였다.


지오
트, 특이점이 안 된다면... 푸른 소녀라도!

카타리나
이, 이런!

이오
루리아...!!


지오가 들고 있는 검날이 루리아의 몸에 닿으려던 순간이었다.


지오
...!?

조이
세계의 인과가...

 

 

 


지오
특... 이... 점!!

비이
!!

 


어느 새, 단장은 루리아를 감싼 채 지오의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


오이겐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이오
모르겠어... 하지만 단장이 돌아왔어!

카타리나
배가...!


단장의 부활을 기뻐할 틈도 없이 그랑사이퍼가 크게 흔들렸다.

 


라캄의 목소리
글렀어, 착륙한다! 다들 배 잘 붙잡아!





비이
아야야야...

조이
다들 괜찮나?

이오
그런 것 같아...

메두사
깜짝 놀랐네. 배도 그렇지만... 아 맞다, 단장!


정신을 차린 메두사가 시선을 들자, 단장은 루리아의 몸을 껴안은 채 굳건히 서 있었다.


비이
정말 너 맞지... 살아있는 거지?


[응, 살아있어]
[다녀왔어]
[걱정시켜서 미안해] -> 선택


비이
살아... 살아 있... 우에에에엥..!


단장은 울면서 달려드는 파트너를 안아주며 살짝 웃었다.


오이겐
정말 잘 됐어. 한때는 어떻게 되나 ㅎ...

카타리나
...잠깐. 루리아는?

사티로스
어... 루리아쨩이 안 일어나잖아?


단장의 품에 안겨 있는 루리아는 아직 눈을 감은 채 몸을 축 늘어뜨리고 있었다.

 

 




11-3


바알
루리아에게서는 아직 고동이 들리지 않는다.

나타쿠
어떻게 된 거지? 루리아와 단장은 생명의 링크로 이어져 있지 않나?

카타리나
그래, 그 말대로다. 쓰러졌을 때도 공격을 받은 것은 단장뿐이었지... 루리아는 아무 데도 다치지 않았는데 단장의 뒤를 따라가듯이 쓰러졌다.

메두사
그럼 단장이 일어난 지금 루리아도 일어나야 하잖아... 어째서?

조이
모르겠다... 하지만 어쩌면...

지오
어디선가 인과가 비틀어진 걸지도 모르겠군.


차갑게 울리는 목소리에 일행들은 그 쪽을 쳐다보았다.


메두사
그게 뭔데... 지오, 무슨 소리야?

지오
무슨 소리긴. 말 그대로다. 특이점의 부활은 오랜 시간 이 하늘의 세계를 조정해 온 코스모스의 힘을 부정하는 것이다. 너는 세계의 인과를 뒤틀며 여기로 돌아온 거라고. 그러니 이미 무슨 일이 생긴다 해도 이상할 게 없지.

푸른 소녀는 네가 부활할 때의 뒤틀림에 삼켜져 버린 걸지도 모른다.

이오
그, 그럼 어떻게 되는데? 루리아는 돌아올 수 있는 거야?

지오
힘들지 않을까?

메두사
지오! 너 진짜...!


[괜찮아]


단장은 불안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는 이오와 메두사를 말렸다.


메두사
괜찮다니 뭐가? 너, 뭔가 알고 있어?


단장은 루리아와의 연결이 끊기지 않았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유니가 했던 말도.





[회상]


유니
괜찮아. 제대로 돌아갈 수 있을 거야. 세계로... 당신들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 곁으로.





그렇기에 단장은 루리아가 반드시 돌아올 거라고 믿고 있었다.


카타리나
그런가... 단장이 그렇게 말한다면 나도 믿겠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

지오
이봐. 지금 푸른 소녀 걱정하고 있을 때가 아니지 않아? 몇 번이나 말해서 미안하지만 나는 특이점의 부활을 인정하지 않아.

조이
단장... 온다. 이제 지오를 막으려면 싸우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로제타
카타리나. 당신은 루리아쨩의 몸을 확실하게 지켜줘.

카타리나
그래, 알고 있다. 손가락 하나 대지 못하게 하마...!

바알
이미 싸워봤던 상대다. 여기서 밀릴 수는 없지.

메두사
흥! 이번에도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주겠어!

지오
나는 지지 않아... 부활로 인해 뒤틀린 인과는 내가 다시 한 번 올바른 방향으로 갈무리하고 말겠어. 이 조정의 힘으로 말이다!

 

 

[전투]

 

 




11-4

조이
하앗!

지오
그아악!


드디어 지오는 단장 일행 앞에 무릎을 꿇었다.


지오
제길... 나는 질 수 없어...! 내가 지면 성정수들은...! 이 세계는...!





루리아
(어라? 나 뭘 하고 있었더라... 그 사람이랑 같이 유니쨩한테 작별 인사를 하고...)

어디 있나요?

(분명 손을 잡고 있었는데... 없어졌어. 하지만 어째서일까? 이어져 있다는 기분이 들어서 무섭지는 않아... 

저건 유니쨩?)

유니
코스모스... 특이점과 푸른 소녀는 다정한 사람들이었어요. 인간들에게도, 성정수들에게도, 그리고 당신에게도... 마음을 열어 주는 사람들. 

저는 부러웠어요. 당신의 강함과 괴로움, 고독에 다가갈 수 있는 마음을 가진 그들이요. 당신은 줄곧 하늘과 별의 틈새에서 남겨진 짐승들이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며 힘들어했죠. 그리고 갈등하고 괴로워하면서도 앞으로 나아가고, 변해가는 짐승들을 홀로 이 별의 세계에서 바라보며...

...

특이점과 푸른 소녀는 당신에게 끝을 가져다 줄까요? 역할에서 풀려나게 해 줄까요? 

나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어요. 그리고 부여받은 역할도 끝나고 말았죠. 하지만 저는...

루리아
(유니쨩, 유니쨩... 정말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어? 앞으로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거야? 역할이 끝났다면 분명... 그 다음에는...)





루리아
으... 음...

카타리나
!? 루리아!?

루리아
어라...? 카타리나? 나...

카타리나
다행이야... 루리아! 단장은 돌아왔는데 네가 눈을 뜨지 않아서 난...!

루리아
미안해 카타리나. 난 괜찮아. 꿈을 꾸고 있었던 것 같아... 유니쨩이 코스모스한테...

조이
코스모스라고? 너와 단장은 대체 어디에...

루리아
조이쨩. 그게요... 단장과 함께 긴 시간을 여행했어요. 수많은 사람과 성정수를 보고...

지오
그... 아아아아아아!

메두사
뭐야!?

사티로스
저기 봐! 지오 군의 안에서...

프레이
...나는 어째서?

지오
뭘 한 거지? 푸른 소녀의 힘인가?

프레이
지오...?


지오의 안에서 솟아나듯이 모습을 드러낸 성정수를 보며 일행은 눈을 의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