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 별거 없는 녀석들*
Easygoing Dragons
*육룡의 육(로쿠)이 별거 없음(로쿠데모 나이)와 발음이 같음을 이용한 말장난
이위야
냐~앙.
육룡들이 내린 시련, 그리고 그에 얽힌 소동이 일단락된 어느 날의 일이었다. 이제는 "여느 때와 같은" 모습으로 이위야가 기공정 갑판을 뒹굴고 있었다.
신샤의 목소리
고양이 씨~?
이위야
냐아!
루리아
아, 신샤 씨! 고양이 씨 역시 여기 있었어요!
신샤
후후. 날씨 좋은 날, 이런 시간대에는 햇볕 쐬는 게 최고죠.
루리아
착하지, 착하지!
이위야
골골~
루리아
털이 조금 거칠어지지 않았나요? 브러시로 좀 빗을게요~
이위야
냐아~
신샤
간식으로는 삶은 닭가슴살이 있으니까 브러시 끝나면 먹기로 해요, 고양이 씨.
이위야
나앙~
(후후후, 바로 그거란다~ 그렇게 이위야를 잘 모시는 거야! 역시 인간들이 숭배하는 "고양이"의 모습을 취한 이위야는 똑똑하다니까! 이렇게 소중히 보살핌받는 데다가, '경계에서 힘을 끌어내는 자'도 내 귀여움에 녹아내렸는걸! 다른 쐐기 녀석들... 인간의 모습을 취하다니 이 얼마나 어리석은지~)
루리아
으음... 그나저나 고양이 씨, 정말 폭신폭신하네요. 하루 종일이라도 쓰다듬을 수 있겠어요!
이위야
냐아아~
(극락이구나... 그나저나, 이위야는 왜 더 큰 "힘"을 추구했던 거더라...? 으음...)
신샤
음... 이렇게 잘게 찢어서... 고양이 씨. 간식이에요~
이위야
냐냐냥~
(뭐, 아무렴 어때! 이 녀석들은 이위야 마음대로 휘두를 수 있는걸~)
페디엘
...래나 뭐래나. 지금 이위야는 "힘"같은 건 아무래도 상관없는 상태인 것 같던데.
이위야를 제외하고 포장마차 "일나스"에 집결한 육룡들은 회의, 다시 말해 술주정을 부리고 있었다.
루 오
바람이 갖는 "한 곳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속성 때문인지 금방 까ㅁ... 아니, 변덕이 심하군...
웜듀스
그치만 맛있는 밥은 중요한걸.
윌나스
그렇지, 그렇지. 지당한 의견이야, 웜듀스! 갓 딴 가지를 구워서 껍질 벗긴 요리다. 들어 보시지!!
웜듀스
잘 먹겠습니다~ 우물...
윌나스
맛은 어떠신가!
웜듀스
음... 그냥 재료 맛.
갈레온
소탄.
(웜듀스는 그렇다치고, 인간은 숯으로부터 영양을 섭취하기 힘들지 않을까요)
윌나스
뭐라고!? 이런, 이런... 으음... 현현할 때 잠이 덜 깨서 태워버린 마을에 사죄를 하러 가야 하는데... 조금 더 솜씨를 갈고닦지 않으면 수재민 배급소 취사 돕는 것조차도 쉽지 않겠군...
루 오
굳이 수재민 배급까지 도울 필요는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만...
갈레온
동양.
(사죄라고요... 저도 하늘의 세계 생명들에게 사죄해야 할 텐데요)
추태.
(유세의 존재들을 멸하려고 했는데 그런 실수를 저지를 줄이야)
웜듀스
뭐... 아마 괜찮을 거야. 청소했으니까.
루 오
뭐가 됐든, 전부 신이 이 세계를 일그러진 대로 방치한 게 문제야... 그것만 아니었으면 붉은 용을 특이점에게서 억지로 떼어내는 듯한 짓을 저지르지 않았어도 됐을 텐데.
웜듀스
루오, 꽤 신경쓰이나 보네?
루 오
...
윌나스
말을 고르느라 고전하고 있다면 갈레온처럼 사고를 직접 전달하는 편이 좋을 걸!
루 오
그건 그거대로 문제가 있어. 너희들처럼 태평하지 않거든.
갈레온
불복.
(그 말대로입니다. 어서 빨리 유세의 존재들을 멸해야 하는데...)
페디엘
아, 그러고 보니 신도 붉은 지평을 어떻게든 해야겠다 싶었는지 계시같은 걸 내렸다고 하던데? 그런 이야기를 하는 휴먼 여자애가 특이점한테 협력하고 있는 걸 봤어.
갈레온
지체.
(늦어... 그렇다고는 해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겠지만요)
루 오
세상을 만들어내는 것도, 관리도 뒤틀림 그 자체라니. 아예 신을 멸하는 것도 염두에 두어야 하겠군. 별이 만들어낸 것들을 이용하는 것도 고려해 볼 일이야.
웜듀스
아~ 역할도 없어져서 불쌍하니까?
윌나스
루 오, 그런 친절함은 겉으로 드러내는 편이 좋을 걸!
루 오
남이 하는 모든 일에서 동정심 찾아내려고 들지 마라!
페디엘
그나저나, 뒤틀림이고 뭐고 하늘의 세계는 이 형태로 안정되지 않았나? 굳이 그 흐름을 막으려는 거야?
루 오
소강상태에 불과해. 뒤틀림은 언젠가 또 다른 뒤틀림을 부르고, 언젠가 반드시 붕괴를 자아낼 거다. 오롤로자이아가 시간에 편재*하는 특성을 이용해서 인과를 조절하고 있는 모양이다만...
*遍在, 어디에나 존재하는
웜듀스
웜은 아직 로자랑 만난 적 없어.
루 오
나도 마찬가지다. 아마 지금의 특이점이 특이점으로 성립하고 있는 것은 오롤로자이아의 간섭 덕분일 거다만...
윌나스
훌륭해, 훌륭해! 괜찮은 인간 아이를 골라 주었군!
루 오
그렇다고는 해도 결국은 인간. 그 어깨에 세계를 맡기는 일은 결코 있을 수 없어.
갈레온
한계.
(특이점의 행동만으로 하늘의 세계의 뒤틀림을 모두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겠지요)
견손.
(몇 번을 생각해 보아도 창세신이 생과 사를 가르는 쐐기를 뽑아낸 것은 잘못된 생각이었어요)
웜듀스
아, 그거...누구더라...
윌나스
이런, 이런... 잘 생각이 나지 않는군. 가오케레나였던가?
웜듀스
아우스트라스?
페디엘
카무즈미 아닌가?
갈레온
불민.
(이름도 모습도 굳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파기되고 말았으니까요...)
루 오
그렇다고는 하나, 생과 사가 완전히 하늘의 세계에서 사라지는 일은 없을 거다. 파괴의 신이 만들어낸 세계니. 생은 내가, 사는 페디엘이 이 세계에 압력을 가함으로써 일시적으로 재현되어 있기도 하고.
갈레온
안도.
(그 쐐기도 하늘의 세계의 한 생명으로서 이 세계에 계속해서 존재하는 모양이군요)
페디엘
짝도 얻은 것 같으니 즐겁게 살고 있겠지.
루 오
페디엘... 너, 그 짝이 어쩌니저쩌니 하는 건 대체 무슨 바람이 불어서 그러는 거지? 너는 종언을 결정하는 쐐기. 자신과는 정반대의 요소를 추구할 줄이야...
페디엘
음! 잘 물어봤어! 내 생각에, 우리는 세계를 알면서도 우리들이 무엇을 아는 건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어.
윌나스
어중간하지, 어중간해. 약해질 수밖에!
갈레온
부전.
(정보를 가지고 있어도, 그것을 충분히 살리고 있다고는 하기 힘들죠)
웜듀스
그래? 웜은 이것저것 배울 수 있어서 좋은데. 게임이라던가 리조트라던가. 질리지 않아.
페디엘
바로 그거야! 우리는 세계를 알기 위해 인간들의 세계와 교류해야만 하는 거야. 그럼으로써 비로소 하늘의 세계의 뒤틀림을 올바르게 판단하고, 그를 관리하게 될 수 있는 것 아니겠어?
웜듀스
오~
갈레온
경탄.
(페디엘이 대단히 냉정하고 정상적인 의견을...)
루 오
감탄하는 와중에 미안하지만, 보나마나 향락을 다른 말로 표현한 것에 불과하겠지. 말이란 표현하기 나름이라더니, 하여간...
윌나스
짝이 보고 싶은 거라면 가오케레나에게 부탁하는 게 가장 좋지 않겠나?
웜듀스
아우스트라스.
페디엘
아냐, 분명 카무즈미조차 아니었어.
루 오
지금의 이름은...
넥타르
......
신샤
넥타르? 왜 그래?
넥타르
네, 신샤. 아마도 넥타르는 바람을 가르는 소리를 잘못 들은 것 같습니다.
신샤
그래...? 어디 아픈 게 아니어야 할 텐데... 무리하지는 마.
넥타르
네, 신샤.
넥타르는 신샤에게 다가가 그녀의 얼굴을 들여다보려고 했다. 그러나...
이위야
샤아아!
신샤
꺄악! 고, 고양이 씨. 왜 그래?
신샤의 무릎 위에 있던 이위야가 넥타르를 위협하며 털을 바짝 세웠다.
신샤
으음... 고양이 씨는 왜 넥타르를 좋아하지 않는 걸까...?
이위야
냐아~!!
넥타르
고양이란 불합리한 동물이군요...
신샤는 고양이를 쓰다듬던 손으로 풀이 죽은 넥타르의 머리를 어루만졌다. 그것은 따스한 광경이었지만, 여기 있는 자들이 운명을 좌우할 자들이라는 것을 세상은 아직 모르고 있었다.
-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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