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타가 날린 혼신의 일격을 받고 진흙 용이 녹아내리듯이 무너졌다.
루리아
비이 씨!
비이
...
진흙 속에서 의식 없는 작은 몸이 떨어져나왔고, 지타는 그 몸을 꽉 붙잡았다.
비이
으...
[돌아가자, 비이]
우구스
와! 뭐가 무너졌어!
시에테
짚이는 게 있다면... 비이 군을 분리해낸 게 원인이겠지?
우구스
이대로 있으면 위험해! 빨리 나가자!
루리아
맞아요! 어서 가요, 지타! 비이 씨!
지타는 비이를 들쳐안은 채 다른 이들과 함께 갈레온의 입 쪽으로 돌아가려고 했다.
우구스
으아! 길이 막혔어!
시에테
다른 길로 가자! 이 쪽은 아직 열려있는 것 같아!
루리아
네!
허나 외부로 향하는 통로는 생각처럼 쉽게 발견되지 않았고, 점점 길이 좁아지며 선택지도 좁아지고 있었다.
시에테
이거 난리났네... 일단 심장보다 표층에 가까워진 건 맞는 것 같은데 이대로는...
신샤
우구스...!
우구스
아, 신샤!!
넥타르
...
신샤
우구스! 들려?
우구스
들려~ 그치만 이대로는 위험해!
신샤
저기, 지금 무겐 씨랑 넥타르가 갈레온 씨의 표면에 구멍을 뚫으려고 하고 있어. 그러니까 거기 맞춰서 안쪽에서도 암벽을 뚫어 줬으면 좋겠어. 우구스의 위치는 내가 짚어낼 수 있거든. 타이밍 맞춰서 노릴 수 있겠어?
우구스
우구스만 믿어~ 우구스가 할게!
우구스는 재빨리 지타에게 기공정에 남은 사람들이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전달해 주었다.
시에테
알았어! 그럼 검신 꺼내야겠다! 카운트다운 잘 부탁해! 3, 2, 1까지 세고 0에 가는 거야!
우구스
알았어! 그럼... 3!
신샤
2...
우구스
1~!
신샤, 우구스
0!
무겐
우오오오오오오!
넥타르
하아아아앗!
시에테
후... 타이밍 딱 맞춘 모양이네, 지타쨩!
루리아
해냈어요! 밖이 보여요!
우구스
신샤! 우구스 여기! 여기야!
신샤
응! 지금 기공정으로 데리러...
루리아
꺄악!
갈레온의 거대한 몸이 무릎을 꿇듯이 천천히 기울어지기 시작했다.
시에테
배가 여기까지 오기를 기다릴 시간은 없겠네! ...뛰어내리자!
지타는 시에테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후, 비이를 고쳐안으며 루리아를 시에테에게 맡겼다.
루리아
시에테 씨, 부탁드려요...!
시에테
오케이~ 그럼 먼저 갈게!
우구스
단장님~ 위에서 바위 무너질 거 같아! 조심해!
아직도 눈을 뜨지 못한 비이와 함께, 지타는 눈 앞의 갑판을 향해 힘껏 뛰어내렸다.
루리아
지타! 비이 씨!
무겐이 그런 그들을 받아내려고 했으나, 진흙에 비에 젖은 갑판에 발이 미끄러졌고 지타는 갑판에 등을 부딪치며 떨어졌다.
무겐
단장! 미안, 괜찮아?
무심코 지타가 내뱉은 신음소리에 정신이 들었는지 비이의 눈꺼풀이 떨렸다.
비이
...지타...
지타!? 왜 지타가 여기 있어? 나, 갈레온한테 "힘"을 넘겨주고... 어라? 그 후에 어떻게 됐더라. 뭔가 기억이 잘 안 나는데... 나, 멀쩡한 거야...?
지타는 혼란에 빠진 듯한 비이를 꽉 껴안았다.
비이
그래... 나, 갈레온 안에 갇혀 있었구나. 하지만 지타가 날 데리러... 구하러 와 준 거고. 그때 난 이렇게 하는 게 지타를 위한 거라고 믿었어. 하지만 결국...
미안하다는 말을 하려고 하는 비이의 손. 옛날과 전혀 달라지지 않은 그 손을 지타가 힘주어 잡았다.
[같이 있기로 약속했잖아!]
비이
...!
그래... 그랬어. 그랬지! 난 지타의 파트너야. 계속 같이 여행할 거야. 그런데... 내가 나로서 존재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데도 마음대로 "힘"을 넘겨주겠다고 결정해 버려서 미안해. 그리고 고마워. 날 데리러 와 줘서! 다시는 약속 어기지 않을게. 계속, 계속 함께하는 거야, 지타!
지타와 비이는 서로를 향해 활짝 웃으며 두 손을 꼭 잡았다.
페디엘
오, 오오! 역시 특이점과 붉은 용은 짝이었구나!
웜듀스
우...
루 오
웜듀스가 한계에 달한 모양이다. 붉은 용도 탈환된 것 같으니 문제 없겠지.
윌나스
성가시구나, 성가셔. 흙의 원소에 큰 문제가 생기지 않게끔 갈레온에게 간섭하는 게 어찌나 힘들던지.
루 오
...
이위야! 뭘 계속 게으름피우고 있지! 거기 있는 거 다 안다! 좀 도와!
고양이
냐아... 후우...
어쩔 수 없는 녀석들이구만~
윌나스
왔구나, 왔어!
고양이
냐앙~
이위야
역시 최후에 등장하는 건 이위야라니까! 엉엉 울면서 이위야를 숭배하는 거야~
페디엘
그냥 태만하게 지내고 있었던 거잖아?
루 오
그건 평소의 너와도 별반 다르지 않다만...
웜듀스
위야, 온의 힘을 억눌러 줘. 그러면 남은 건 웜이 정리할게.
이위야
응~? 부탁하는 것치고 태도가 건방진걸~! 좀 더 열심히 부탁해 봐! 이위야의 힘이 필요하잖아?
윌나스
제발 어떻게 좀 처 하시지요!
이위야
후훙~ 어떡할까~?
페디엘
호오... 이대로 방치하면 내가 짝들을 구경할 기회도 사라지는 건가. 반갑지 않군...
루 오
세계의 형태를 유지하기 위한 압력으로서의 책무... 지금 그걸 내던지겠다고 하는 건가?
이위야
히익!? 그, 그런 말은 안 했잖아! 지금 하려고 하는 참이었는데!
웜듀스
힘내~ 힘내~!
이위야
흐, 흥! 그렇게 열심히 이위야를 응원하는 거야! 잘 보고 있으라고....! 잔뜩 빵빵해진 땅의 원소를 싹 깎아내 줄 테니까!
......!
갈레온
......!!
이위야가 폭주한 땅의 힘을 깎아내자, 갈레온은 쓰러지기 직전에 인간의 형태로 모습을 바꿀 수 있었다.
윌나스
끝났구나, 끝났어! 대단원이야!
루 오
뭐, 일단 정리는 되었다고 할 수 있겠군. 끝이라기보단 시작이겠지만 말이야, 이건...
갈레온의 폭주가 진정된 된 후, 구출된 비이는 "힘"을 빼앗긴 피로감 때문에 간호를 받고 있는 중이었다.
비이
저, 저기 지타...? 나 딱히 어디가 아픈 건 아니거든. 그냥 좀 지쳤을 뿐이야. 그러니까 그렇게 딱 붙어서 수발 들어 줄 필요는...
난감하다는 듯한 비이의 말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지타는 사과 간 것을 얹은 스푼을 내밀었다.
비이
아, 알았어. 아~ 하면 되는 거지?
아...
응, 맛있다! 헤헤. 일부러 내가 좋아하는 거라고 가져다 주다니, 고마워!
...왜 나보다 간호하고 있는 네 쪽이 더 행복해 보이는 건데~
지타의 간호를 받으며 평화롭게 피로를 풀고 있던 비이. 그런 그곳에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비이
응! 나랑 지타 다 아직 안 자!
갈레온
실례.
(실례합니다. 특이점, 붉은 용)
비이
어! 갈레온...
갈레온
환희.
(무사해서 다행입니다)
진사.
(그리고 제가 일으킨 일에 대해 사죄드립니다. 폐를 끼쳤군요)
비이
어... 음. 그게 말야. 갈레온의 제안이긴 했지만 나도 그때는 그러는 편이 좋을 거라고 생각했어. 그러니까 꼭 갈레온만이 나쁜 건 아니야. 그렇지, 지타?
지타는 비이의 의견을 존중하여 갈레온이 저지른 일을 눈감아 주기로 했다.
갈레온
경의.
(용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천천히 고개를 들어올린 갈레온은 침대 곁으로 다가왔다.
갈레온
축복.
(당신들의 여행길에 축복을...)
비이
아! 또야!
뭐, 나쁜 의도는 아닌 것 같으니 상관 없다면 상관 없긴 한데...
난감해 보이는 비이에게 지타가 갈레온 흉내를 내며 얼굴을 들이댔다.
비이
하지 말라니까~! 이거 봐. 지타가 이상한 거 배웠잖아!
갈레온
정상.
(이상한 것은 아니지 않을까요?)
갈레온의 말을 들은 지타가 웃으며 무언가를 제안했다.
[이번에는 비이랑 데이트하고 싶어!]
비이
뭐? 데이트라니... 아! 루리아랑 외출했을 때처럼 말이야? 헤헤, 좋지! 사실 나 그때 루리아가 조금 부러웠거든. 다 회복하고 나면... 지타, 나랑 데이트해 줘!
비이가 내민 손가락에 지타도 자신의 손가락을 감으며 약속했다. 어린 날과 마찬가지로 사소하지만 소중한 약속을 나누며, 두 사람은 동료들과 함께 하늘 저편을 꿈꾸는 것이었다.
OLD BOND
-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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