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웜듀스의 시련을 평화롭게 마친 지타는 루 오와의 전투로 생긴 피로를 회복하기 위해 잠들었다. 그런 지타의 얼굴을 바라보며 생각에 빠져 있던 비이는 밤바람을 맞으며 기분을 바꾸기 위해 갑판으로 나왔다. 그러나 우울한 기분에 한숨이 나올 뿐이었다. 


비이
...

아냐 아냐! 혼자 생각해 봤자 우울해질 뿐이야. 나도 오늘은 그만하고 지타랑 같이 잠이나 자야겠다...

갈레온
고뇌.
(힘의 크고 작음과는 관계없이 사고를 가진 자는 반드시 고뇌에 빠지죠)

비이
으아!? 아... 깜짝 놀랐네. 갈레온이었어? 당신들 진짜 자유롭다고 해야 되나, 우리 쪽 상황은 전혀 배려하지 않는다고 해야 되나...

갈레온
우선.
(개인의 상황보다 중요시되어야 하는 일이 있는 법입니다)

고유.
(아니죠... 당신에게는 이 또한 제 개인적인 사정일지도 모르겠군요)

비이
그렇게 나타났다는 건 뭔가 용건 있다는 말 아냐? 이야기해 봐. 어차피 놀라서 잠도 깼으니까.

갈레온
감사.
(고맙습니다, 붉은 용)

비이
아! 키스는 필요없어!

갈레온
유감.
(그거 유감이군요. 아무튼 당신에게 축복이 함께하기를)

비이
왜 그렇게 키스를 하고 싶어하는 건데...

갈레온
부족.
(하늘의 세계는 원래 있어야 할 대지의 힘이 약해진 상태니까요)

고갈.
(이 말라붙은 세계에서 살아가고자 하는 생명에게 내리는 최소한의 축복입니다)

비이
그거, 윌나스의 시련 때에도 말했었지. 이 하늘의 대지는 좁다고 했던가...

갈레온
부전.
(네. 원래 이 세계에는 한없이 넓은 대지가 있었습니다)

실책.
(허나 그것은... 지금도 유세의 존재들에게 점거당한 채...)

 

비이
유세의 존재...? 대지? 자, 잠깐만! 혹시 당신이 말하는 그거, 붉은 지평 얘기하는 거야?

 

 

 


갈레온
한사.
(예. 창세신에 의해 만들어진 생명이 번영했어야 할 장소입니다)

응급.
(허나 그것은 이뤄지지 못했고, 창세신은 각 섬들을 띄워 대신할 장소로 삼았습니다)

비이
붉은 지평... 이라니. 저 세상이잖아? 식물도, 동물도 도저히 살아갈 수 없는 장소같던데...

갈레온
재액.
(유세의 존재에게 지배당하면 그렇게 되겠죠)

조복.
(유세의 존재를 멸하고 대지를 되찾아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제게 주어진 사명...)

요구.
(그러기 위해 부디 당신 안의 "힘"을 넘겨주실 수 없을까요)

비이
나의 "힘"...





[회상]


루 오
육체가 무너지지 않는다 해도 본디 수여대상이 아닌 육룡에게 힘을 넘겨줌에 따라 기능 부전을 일으키고... 어떠한 영향이 붉은 용에게 발생할 확률이 높다. 신체의 파손, 기억의 상실, 감정의 붕괴... 어느 것이 되었든 지금의 붉은 용 그대로는 유지되지 않을 거다.





비이
(루 오가 거짓말을 한다는 느낌은 없었어... "힘"을 넘겨주면 나는 지금의 내가 아니게 되겠지. 

그런 건 싫어! 절대로 싫어... 하지만...)

있지... 인간한테 있어서 이스탈시아로 여행한다는 건 정말로 힘든 일이야.

갈레온
승지.
(그렇겠지요. 힘든 길을 택한 특이점의 용기에 칭찬을)

비이
안 그래도 힘든데, 지타의 여행에는 터무니없을 정도의 방해가 엄청 많았어. 유세니, 타천사니, 그리고 물론 육룡들이라던가... 지타는 그냥 아저씨랑 만나고 싶었을 뿐인데 엄청 고생했지... 나도 파트너인데... 아무 것도 해 줄 수 없었고...

그러니까, 그러니까 말야. 갈레온이 지타의 여행을 도와주겠다고 한다면... 내 "힘"을 넘겨줘도 좋아. ...아니, 넘겨주는 편이 좋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

갈레온
긍정.
(적어도 유세를 멸한다면 앞으로의 여행길에서 장애물을 덜어낼 수 있겠지요)

교정.
(그리고 세계를 바로잡는 일은 특이점의 인생에 있어서도 유의미할 겁니다...)

비이
올바른 세계니 뭐니, 솔직히 난 그런 거 전혀 모르겠어. 그치만... 내 안에 있다는 "힘"이 지타가 앞으로 편안하게 살아가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

 

 

 

 

비이
(지타... 혹시 내가 모든 걸 잊어버리게 된다고 해도 지타라면 분명 다 기억해 주겠지? 장크틴젤에서 보냈던 나날들도, 여행을 시작한 후 지금까지 있었던 일도 전부, 전부... 네가 그래준다면 나는...!)

갈레온.

갈레온
우려.
(네, 붉은 용이여)

비이
내 "힘"이라는 거, 너한테 줄게. 그러니까 꼭 유세의 존재를 쓰러뜨려야 돼... 그리고 지타의 여행을 지켜봐 줘야 해!

갈레온
서약.
(약속드립니다)

비이
...지타...

좋았어, 그럼 가져가! 내 "힘"인지 뭔지 하는 걸!

갈레온
......

......

비이
으...

 

 

 


갈레온
......

비이
지타...!

갈레온
......


갈레온의 손이 비이의 가슴 속으로 빨려들어가더니, 그 손끝이 반짝이는 것을 끄집어냈다.


비이
아...

갈레온
...


의식을 잃은 비이를 안아들은 갈레온은 손에 들고 있던 "힘"을 입에 넣고 삼켰다.


갈레온
...!





피곤해서인지 깊은 잠에 빠져 있던 지타는 문득 눈을 떴다.


[비이...?]


천천히 일어난 지타가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방 안에 비이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제6화 한없이 자그마한 소원*

Going for a Small Wish

 

*金(쇠 금)의 발음을 이용한 말장난

 

 




6-2


루리아
아, 지타! 안녕히 주무셨어요. 피로는 좀 풀렸나요?


[비이 못 봤어?]


루리아
오늘 아침엔 아직요... 아, 하지만 오늘 같이 빨래하자는 약속을 했어요. 그러니까 비이 씨도 슬슬 갑판으로 나오실 거예요!

...지타? 뭔가 얼굴빛이 나쁜데요... 혹시 아직도 상태가...?

네...? 나쁜 예감이요?


가슴이 불안하게 두근거린다는 지타를 보며 루리아도 어두운 표정이 되었다. 두 사람은 갑판으로 향했다.

 

 




쿠시나
...
(좋은 날씨네! 이러면 빨래도 잘 마르겠다!)

고양이
냐아.

신샤
고양이 씨도 일광욕 할 수 있어서 잘 됐네.

쿠시나
...
(빨래 가지고 놀면 안 된다!)

고양이
냐아~

우구스
아~ 고양이는 너무 자유로워... 우구스도 도와줄게! 우구스만 믿어, 신샤!

신샤
후후, 고마워 우구스. 무겐 씨도 도와 주셔서 고마워요.

무겐
기공정, 살고 있다, 니까 돕다, 당연해. 뭐 해야 돼?

우구스
우구스도! 우구스는 뭐 하면 돼~?

신샤
그럼 우선은 빨랫줄을...

넥타르
...

신샤
넥타르... 왜 그래?

넥타르
네, 신샤. 

...실례합니다.

신샤
어?


넥타르가 신샤의 휠체어 핸들을 쥐더니, 쿠시나 일행에게 지붕 밑으로 들어오라고 말했다.


쿠시나
...
(어? 어째서...)

고양이
으르르르르르...!

무겐,우구스
...!


덩달아 무언가를 감지한 무겐은 우구스와 눈빛을 교환한 후, 쿠시나와 고양이를 안아들고 지붕 밑으로 뛰어들었다.


신샤
평범한 빗소리가 아냐...?

무겐
이거... 진흙!?


갑판으로 뛰쳐나온 지타와 루리아도 눈 앞에 펼쳐진 광경에 놀랐다.


루리아
진흙의 비... 이런 날씨도 있었나요...?

넥타르
아닙니다, 루리아 공. 상공의 섬에서 떨어진 거라고 가정해도 이 정도의 양은 이상합니다.

우구스
그치만 온통 진흙이 내리고 있어! 왜지, 왜지?

고양이
...

무겐
저거 봐!


무겐은 쏟아져내리는 진흙의 비 건너편을 가리켰다. 지타도 눈에 힘을 주어 건너편에 있는 물체를 포착했다.

 

 



신샤
뭔가... 엄청나게 거대한 것이? 마력도 엄청나게...

 


[갈레온...?]


쿠시나
...
(갈레온이라면 분명 아직 시련을 마치지 않은 육룡이지...?)

넥타르
갈레온은 "흙"의 원소를 생성해내는 육룡. 어쩌면 이 진흙의 비와 관계있지 않을까요.

무겐
어, 이거... 혹시, 갈레온의... 시련?


일행이 난감해하는 사이, 눈으로 보지 못하는 대신 주변의 기운을 읽고 있던 신샤가 숨을 들이켰다.


신샤
잠깐만, 어째서? 이 마력, 이건...

루리아
신샤 씨...?

신샤
저 거대한 것... 갈레온 씨의 마력에서 비이 씨의 마력이 느껴져요!

루리아
네에!?

페디엘
그러하겠지! 갈레온 녀석, 붉은 용의 힘을 집어삼켰으니까!

루리아
페디엘 씨!?

윌나스
나와 웜듀스, 루 오도 왔다!

무겐
비이 힘, 먹었어... 그치만 아직, 시련 안 끝났어!

루 오
붉은 용이 동의해주지 않으면 "힘"의 양도가 발동되지 않을 텐데.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웜듀스
지금 그건 관계 없잖아. 문제는 이 진흙의 비야.

루리아
이 이상한 날씨는 역시 갈레온 씨가...?

윌나스
거의 틀림없다. 흘러내리는 진흙으로 붉은 지평을 잠기게 만드려는 건지도 모르지.

루리아
네에!? 그, 그러려면 엄청나게 많은 진흙의 비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루 오
지금의 갈레온이라면 가능할 테니까... 허나 이렇게 대충 채우려는 방식이라면 하늘의 세계에 영향이 가지 않을 리가 없어.

웜듀스
한 마디로 말해서 온은 폭주하고 있어. 

우구스
뭐~? 육룡은 엄청 엄청 대단한 드래곤 아니었어? 그런데 폭주도 해?

윌나스
놀랍구나, 놀라워. 붉은 용이 흡수해왔던 "힘"이 그 정도로 대량이었다는 뜻이겠지.

페디엘
그 뿐만이 아냐. 아마도 하늘의 세계에 미치는 대지의 힘의 영향이 갈레온의 생각보다 더욱 약했던 거겠지.

루 오
본디 있어야 할 상태보다 부족하다는 점은 자각하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한심하군...

신샤
저기...

웜듀스
왜 그래?

신샤
"힘"을 넘겨준 비이 씨는 무사하신 건가요...? 그렇게 거대한 "힘"이라면, 원래 자신의 것이 아니라 해도 넘겨준 후에 후유증이 남을 텐데요.

루 오
글쎄다. 어떻게 되었을지...


마치 남 일 대하듯 하는 말투에 지타는 자기도 모르게 루 오의 옷깃을 움켜쥐었다.


루 오
이 행동에 무슨 의미가 있는지 생각해 봐라, 특이점. 우리 육룡은 사태에 대처하고자 하고 있어. 적어도 갈레온이 강제적으로 붉은 용에게서 "힘"을 빼앗은 것은...

시에테
네네~ 거기까지! 거기까지! 단장쨩, 비이 군이 걱정되는 건 알겠는데 일단 진정하자. 구할 수 있는 것도 구하지 못하게 될 것이 확실해 보이니까.

루리아
지타...


루리아가 걱정스럽게 곁으로 다가온 것을 깨달은 지타는 루 오에게서 손을 떼고 한 발짝 물러섰다.


시에테
착한 아이야.

윌나스
허허 참, 이거 시간이 없군! 진흙의 비가 하늘의 세계를 메꿔 버리기 전에 갈레온을 멈춰야 하는데. 이런 꼴을 계속 보고 있을 수는 없지. 어떻게든 해야겠어!

웜듀스
음... 진흙에는 물이 섞여 있으니까 조금은 간섭할 수 있을 거야. 아마도.

루 오
우리는 일단 진흙의 비에 대처해야겠지. 그러는 사이 근본적인 원인을 배제해야 하겠지만.

페디엘
뭐, 우선 갈레온이 저 그릇 안에 붉은 용과 "힘"을 통째로 흡수한 것은 확실해. 그릇 안에 들어가 붉은 용을 분리하면 남은 건 갈레온 자신이 알아서 수습할 거다.

윌나스
그릇 안이라...

웜듀스
원소끼리 싸우게 되니까 우린 온 안에 들어가면 위험해.


[내가 비이를 구하러 가겠어!]


페디엘
그렇게 해야겠지! 붉은 용 또한 특이점의 짝이니 말이야.

윌나스
좋아, 좋아. 진흙의 비는 나와 웜듀스가 흩어뜨려 기공정이 나아갈 길을 만들어 주지!

루 오
준비가 필요하다면 서둘러라, 특이점. 빠르면 빠를수록 우리로서도 대처하기 편하다.


지타는 고개를 끄덕인 후 서둘러 동료들의 배치와 기공정의 진로를 정했다.


루리아
비이 씨... 지금 구하러 갈 테니까 기다려 주세요...!

 

 




6-3


갈레온
...


쏟아지는 진흙의 비 속, 거구의 육룡은 섬과 섬 사이 가만히 멈춰서 있었다.


시에테
으음... 지금으로선 움직일 듯한 기색은 없는데...

루 오
언젠가 붉은 용의 "힘"과 융합이 진행되면 움직이기 시작할 거다. 표적은 유세의 존재겠지만...

시에테
저렇게 커서야 움직이면서 부딪히는 작은 섬들은 하늘 바닥으로 거꾸러지겠는걸...

넥타르
갈레온은 현재 정지해 있으나, 비이 공의 힘을 제대로 다룰 수 있게 되면 움직이기 시작하는 겁니까. 갈레온이 언제 그것을 이뤄낼지 예측할 수 없는 이상, 가능한 한 빠르게 비이 공을 적출해내어 보호해야 합니다.

무겐
갈레온, 엄청 커. 예를 들면, 입으로 들어갈 수 있다, 생각해. 씹히다, 위험해. 그러니까 무겐, 갈레온 입 열다. 만들어!

루리아
저하고 지타는 같이 비이 씨를 구하러 갈게요!

시에테
그럼 나도 그쪽으로 갈게. 도망칠 때를 위해서 기공정은 갈레온 곁에 놔뒀으면 좋겠고... 갈레온이 움직였을 때를 대비해서 무겐하고 넥타르는 기공정에서 경비 서 줘.

넥타르
알겠습니다.

우구스
저요~ 저요~! 우구스도 단장이랑 같이 갈래~!

신샤
우구스는 저하고 마력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떨어져 있어도 대화할 수 있어요. 무슨 일이 있어도 연락할 수 있으니, 우구스도 같이 데리고 가 주세요. 단장님.

쿠시나
...
(마음대로 돌아다니지 말고 단장님 말 잘 들어야 돼)

우구스
괜찮아 괜찮아~ 알고 있어!

쿠시나
...
(정말일까...?)

우구스
우구스보다 고양이가 말 안 듣는다고 생각해!

루리아
어라? 그러고 보니 고양이는...

신샤
방금 전까지 같이 있었는데, 기공정 안으로 돌아간 모양이에요.

우구스
하~ 고양이 자유로워...

넥타르
고양이가 갑판에서 미끄러 떨어지면 큰일이다. 스스로의 안전을 지킨다는 점에서 충분히 역할을 다하고 있어.

우구스
그런가...

페디엘
자자, 특이점! 준비는 끝났어?

윌나스
진흙의 비라고는 해도 빠른 속도로 부딪치면 기공정도 부술 수 있을 거다! 우리가 물보라를 멈춰놓은 사이에 돌입하도록 해라!

루리아
네! 부탁드려요!

루 오
웜듀스, 시작해.

웜듀스
알았어~

갈레온
...

웜듀스
특이점, 다녀와~


갈레온의 비에 대처하기 위해 기공정에서 떠나는 육룡을 배웅한 후, 지타 일행도 출발했다.


루리아
...!


입 안으로 들어간 기공정을 갈레온이 씹어 부수려는 순간...

 

 



무겐
우오오오오!

넥타르
단장 공! 무운을 빕니다!


무겐이 버티고 있는 사이, 지타 일행은 갈레온의 몸 속으로 뛰어내렸다.

 

 




시에테
몸 안이라고는 해도 동굴같은 느낌이네. 생물이 아니라는 뜻인 걸까?

루리아
지타, 발 밑이 미끄러우니까 조심해서 움직ㅇ...


루리아의 조심하라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지타가 달려나갔다.


우구스
어~? 단장님, 기다려!

시에테
마음이 급한 모양이네. 위험하니까 쫓아가자, 루리아쨩! 우구스!

루리아
네!

 

 




6-4


지타는 비이의 모습을 찾아헤매며 갈레온 내부를 달렸다.


시에테
적은 없는 것 같은데... 단장쨩! 그렇게 막 다니면 위험하다니까!


염려의 목소리를 흘려들으며 달리던 지타는 발 밑 튀어나온 부분에 걸려 넘어지고 말았다.


우구스
아! 단장 넘어졌어!

루리아
괘, 괜찮아요 지타?


넘어진 지타에게 달려온 루리아가 그녀를 일으시키기 위해 손을 내밀었다.


루리아
진흙투성이잖아요! 지타.


어휴, 진흙투성이잖아, 지타.


진흙을 털어내어 주는 루리아의 모습에 지타의 머릿속으로 오래된 기억이 되살아났다.

 

 




비이
지타, 슬슬 좀 쉬자! 원래 검술 훈련이라는 것도 그렇게 무식하게 계속하면 오히려 안 익혀지는 거야. 응?


아버지를 쫓아서 여행을 떠나겠다고 결심한 어린 날의 지타는 검 수련에 매진하고 있었다. 하지만 결심했다고 해서 어린아이가 갑자기 어른처럼 강해질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지타의 마음에 초조함이 번졌다.


비이
하루라도 빨리 아저씨를 쫓아가고 싶다는 마음은 나도 마찬가지야! 그치만 그러다 몸 상하면 기껏 준비한 여행도 못 가게 되잖아? ...알겠어?

어휴, 진흙투성이잖아, 지타! 털어줄 테니까 거기 앉아. 자, 음료수도 마시고... 

...언젠가 반드시 여행을 떠나자. 아저씨랑 만나기 위해서뿐만이 아니고... 수많은 곳을 다니면서 많은 걸 보러 가자.


[같이?]


비이
같이 가야지! 당연하잖아. 난 지타의 파트너인걸!

 

 




어린 날, 손가락 걸고 했던 약속을 떠올려낸 지타는 잡아줄 상대 없는 자신의 손을 꽉 쥐었다.


루리아
지타, 반드시 비이 씨를 구해내기로 해요!


루리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지타는 다시 탐색을 시작했다.


우구스
지타! 저쪽, 저쪽에서 뭔가 엄청난 마력이 흘러오고 있어!

시에테
저쪽... 이라면 흉곽 쪽이려나. 루리아쨩도 뭔가 느껴져?

루리아
아뇨, 저는... 주변 모든 곳에서 마력이랄까, 기운이 느껴져서요.

시에테
주변 모든 곳이라... 이 몸도 생물을 흉내낸 거라고 치면, 갈레온 내부를 혈액처럼 비이 군의 "마력"이 순환하고 있을 거고... 그렇다면 심장에 해당하는 부분을 의심할 법 하겠어.


지타 일행은 맥동하는 바위 틈새를 비집고 몸 안으로 들어가 심장 쪽으로 향했다.

 

 


 

 



???
...

루리아
아앗! 저건...!

우구스
비이! ...비이?


바위 피부에서 솟아난 듯이 진흙에 덮여 있는 거대한 비이. 지타가 그 이름을 불렀다.


시에테
대답은 없나...

우구스
저 안에 비이가 있는 걸까?

시에테
무너뜨려 볼까.

???
...!

우구스
으아~?

시에테
역시 아무 저항 없이 비이 군을 넘겨줄 생각은 없는 모양이네...

루리아
꺄악! 이, 이 진동은... 혹시 갈레온 씨가 움직이기 시작한 거 아닐까요?

우구스
으아! 섬이! 근처 섬이 위험해!

시에테
좀 거친 방법이 되겠지만... 서두르자, 단장쨩!


비이를 분리시키기 위해, 그리고 갈레온을 막기 위해 지타는 무기를 고쳐쥐었다.


???
...!


[전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