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해당 에피소드는 "아르샤" 캐릭터의 가입유무로 시나리오가 변화합니다.
*편의상 가입하지 않은 버전으로 진행합니다.
제1화 갑자기 이러시면 곤란해요*
Emerging Too Sudden
*翠(푸를 취)의 발음을 이용한 말장난
기공정 내 지타의 방에서 페디엘이 나타난 지 얼마 후의 일이었다. 단원들이 차례로 식사를 끝마치는 사이, 신샤와 넥타르, 쿠시나, 우구스도 식당으로 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쿠시나
...
(좋아, 다 됐어!)
신샤
고마워, 쿠시나. 항상 머리 묶는 거 도와줘서 고마워.
쿠시나
...
(후후, 신샤의 머리를 묶어주는 건 내 특권인걸! 넥타르한테도 양보할 수 없어. 어때? 오늘도 귀엽게 됐지?)
넥타르
그래, 쿠시나.
신샤, 넥타르는 지금 그 머리가 신샤에게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신샤
넥타르도 고마워.
쿠시나
...
(그럼 슬슬 식당으로 가는 게 좋겠어)
신샤
그러게. 우구스. 깃털 정리는 끝났어?
우구스
웅... 괜찮아...
쿠시나
...
(어휴! 하나도 안 괜찮거든! 이거 봐. 등 쪽이 다 헝클어져 있잖아)
우구스
으음... 우구스는 털 헝클어져도 폭신폭신하니까 괜찮아...
신샤
후후, 그러게. 우구스는 늘 폭신폭신하지.
우구스
그래. 폭신폭신한 건 대단해! 후아암...
신샤
그치만 제대로 정리하지 않으면 남들한테 실례일 수도 있으니까... 잘 다듬고 가자.
넥타르
우구스. 식사를 제공받는 입장이니 예의를 갖추지 않으면 안 돼.
신샤
맛있는 밥을 만들어 주는 식당 분들도 우구스가 깔끔하지 않은 모습으로 먹는 걸 보면 실망하실 거야.
우구스
으, 그런가... 그랑사이퍼에서 주는 밥은 맛있으니까 우구스보다 훨씬 대단해... 우구스, 졸리지만 털 정리 열심히 할게...
넥타르
우구스, 바로 그 자세다.
쿠시나
...
(식당 사람들을 너무 기다리게 하면 미안하니까... 신샤, 무릎에 우구스 태워 줘!)
신샤
응! 우구스. 내 무릎에서 털 정리해.
우구스
고마워~ 신샤. 쿠시나도 휠체어 밀어줘서 고마워~
쿠시나
...
(그래 그래. 졸려 보이는데 떨어지지 않게 조심하고)
우구스
네~에.
우구스
헝클어진 거 다 폈어! 아마도! 신샤, 만져 봐!
신샤
어... 이 근처인가? 응. 깃털 깔끔하게 정리됐다. 수고했어, 우구스.
우구스
에헤... 어라?
쿠시나! 휠체어 멈춰 줘, 멈춰 줘! 뭔가 떨어져 있어!
쿠시나
...!?
(뭐? 어디 어디?)
넥타르
저건... 깔개...?
신샤
깔개? 빨래가 바람에 날려간 걸까?
우구스
음... 뭘까. 털가죽? 인 것 같아! 우구스가 확인해 볼래!
???
...
우구스
아! 이거! 이거 알아! 고양이야!
신샤
고양이... 아, 그렇구나. 단장님이 기르고 있다는 고양이인가?
쿠시나
...?
(그 아이는 전에 본 적 있는데, 털 색이 달랐던 것 같은데...?)
우구스가 발견한 고양이는 신샤 일행이 근처에서 발길을 멈춰도 태연하게 햇빛을 쬐고 있었다.
고양이
...
우구스
크다!
넥타르
신샤. 넥타르에게도 단장 공이 사육하고 있는 고양이와는 다른 개체로 보입니다.
신샤
어쩌면 정박했던 섬의 고양이가 기공정에 올라탄 걸지도...
넥타르
그렇다면 식량을 계산할 때 이 고양이의 먹이가 포함되어 있지 않았을 텐데요. 여행에 지장이 생길지도 모릅니다.
우구스
밥? 밥 모자라는 건 싫어! 절대 안 돼!
쿠시나
...
(음식은 여유있게 적재해 둘 거라고 생각하지만, 확인해 보는 게 좋겠지)
신샤
그러게. 그럼 고양이 씨하고 같이 단장님 방으로 가자.
고양이
...
우구스
우~ 우리 말 들은 척도 안 해!
쿠시나
...
(고양이는 자유롭구나...)
신샤
모처럼 햇빛 쬐고 있었는데 미안해, 고양이 씨. 넥타르... 고양이 씨를 내 무릎으로 올려줄 수 있을까?
넥타르
네, 신샤.
넥타르는 고양이 곁에 무릎을 꿇더니 복실복실한 몸에 손을 뻗었다.
고양이
...!!
넥타르
고양이. 불법침입한 건 그쪽이다. 얌전히 우리를 따라와 다오.
쿠시나
...
(말해도 못 알아듣는 거 아냐? 영차...)
신샤
와아, 묵직하다...! 착하지... 후후. 복실복실하네.
쿠시나의 손에는 얌전히 안긴 고양이는 신샤의 무릎을 점령하고 그녀의 손길을 받으며 기분이 좋아진 듯이 눈을 가늘게 떴다.
우구스
치~ 우구스도 신샤 무릎에 더 앉아있고 싶었어...
쿠시나
...
(이제 잠 다 깼잖아? 자, 빨리 가자 우구스!)
신샤
좋은 아침이에요, 단장님. 방에 계신가요?
우구스
안녕~ 단장! 같이 밥 먹자!
...어라? 대답 안 하네?
넥타르
단장 공은 이미 식당에 계실지도 모릅니다. 그쪽으로...
신샤
꺄악!
아... 깜짝 놀랐네. 천둥...?
쿠시나
...
(어라, 방금 전까지는 맑았었는데)
우구스
지금도 맑아! 맑은데 천둥 쳐!
쿠시나
...
(이상한 날씨네...)
신샤
맑은 날씨에도 비가 오는 일이 있다고 하던데... 천둥도 그런 걸까?
고양이
...
1-2
???
...
???
...
파타 그랑데 공역 내, 인간의 거주지에서 멀리 떨어진 곳. 부력소실점 근처의 저고도에 작은 섬이 있었다. 마물의 모습조차 보이지 않는 영역에서 경세몰공*을 불러일으킬 계기라고 일컬어지는 육룡, "백"과 "금"이 대치하는 중이었다.
*傾世没空, 세계를 기울어지게 만들고 하늘을 침몰시킬
시에테
이런... 기분 좀 나빠진 정도로 공역 여기저기에 천둥이 칠 줄이야. 어디로 걷기라도 하면 그것만으로 주변 기류에 영향이 가기도 하고. 감시역이라는것도 편하지 않구만... 무겐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무겐
엄청 커...! 저거, 정말 섬 아냐? 시에테.
시에테
노란 쪽이 육룡 중 "백"인 루 오, 바위덩어리 같은 쪽이 육룡의 "금"인 갈레온이야.
무겐
그렇구나... 육룡. 저것도 드래곤... 예를 들면 비이같이 '작다'도, 저렇게 '크다'도 드래곤이라고 불러. 왜?
시에테
드래곤이라는 건 즉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는 존재를 통틀어 부르는 이름이니까. 하늘의 세계에서는 그 몸에 깃든 힘이 강하면 강할수록 창세신의 모습과 비슷해지거든...
이런!
무겐
또 흔들림, 했어!
시에테
으음... 발을 내딛은 정도로 주변의 섬들이 흔들린단 말이지... 갈레온이 흙의 원소에 미치는 영향은 엄청난 모양이지만, 이래서야 슬슬 육룡 토벌에 나서지 않으면 안 될지도 모르겠다~
무겐
무겐, 힘낼게. 흔들림, 계속되면 다들 곤란할 거야.
시에테
그렇지. 세계를 위해서 이 형아도 진심을 발휘해야겠는걸~
(무겐이 전력을 다하면 어느 정도인지를 알아보기에 마침 딱 좋겠군...)
응...? 저건!
비이
으아! 여긴 어디야?
루리아
와본 적 없는 섬이에요... 그렇죠, 지타?
페디엘
정신이 나가버린 건 아니겠지? 빨리 따라와, 특이점!
루리아
하와와, 밀지 마세요~!
무겐
시에테! 저건...
시에테
...단장쨩? 게다가 저건... 저런 곳에 포장마차가 있었나?
무겐
아까까지 없어. 라고 생각해.
시에테
그렇다면 인식 방해인가... 나도 상당히 주의를 기울이고 있었는데 육룡들이란 정말 엄청나구만...
루리아
저기, 페디엘 씨가 저희를 데려오고 싶었던 곳은 이 포장마차인 건가요...?
비이
아무것도 없는 넓은 벌판에 왜 갑자기 이런 포장마차가 있는 거래...
루리아
아!? 저기 보세요! 저기!
초원에 덩그러니 놓인 포장마차로 안내받은 지타는 루리아가 가리키는 쪽의 하늘을 바라보았다.
루리아
저건 육룡 중 루 오... 그리고 갈레온도 있어요!
비이
이 섬은 대체 뭐지...?
페디엘
특이점. 왜 가만히 서 있는 거야? 의자가 있잖아. 앉도록 해.
비이
자, 잠깐만! 진짜 무슨 상황인지 전혀 모르겠는데...!
???
다 됐다! 다 됐어!
비이
으아!?
까, 깜짝 놀랐네... 갑자기 큰 소리를 내면 어떡해!
주인으로 보이는 남자
오, 잘 왔다! 앉아 앉아. 먹이란 금방 만든 걸 먹어야 제맛이지!
루리아
저, 저기... 실례합니다...?
???
응... 여기 앉아.
포장마차의 주인으로 보이는 남자가 지타 일행에게 자리를 권하자, 소녀가 벤치 끝으로 옮겨가며 자리를 만들어 주었다.
루리아
감사합니다!
소녀
신경쓸 거 없어. 신경쓸 건 없지만 배 고파...
주인으로 보이는 남자
기다려라, 기다려! 달려들어 먹으려면 다 같이 모여서 먹어야지!
주인으로 보이는 남자가 냄비와 뒤집개로 요란한 소리를 내며 포장마차 밖으로 나가더니 크게 소리질렀다.
주인으로 보이는 남자
갈레온! 루 오! 밥 먹을 시간이다! 먹으러 와라!
갈레온
...
루 오
...
루리아
어라, 갈레온하고 루 오의 모습이 사라졌...네요?
???
내림.
(실례합니다)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 여자가 지타 곁에 앉더니 관찰하려는 듯이 얼굴을 가까이 들이댔다.
???
축복.
(여하튼 특이점에게 축복을)
몸을 피할 사이도 없이, 여자는 지타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
루리아
에!? 어, 어째서...!
???
요행.
(먼 길을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푸른 소녀, 붉은 용이여)
여자는 당황을 감추지 못하는 루리아의 이마에, 그리고 비이의 이마에도 입을 맞췄다.
루리아
하와....!
비이
으아!?
???
중첩.
(이렇게 만나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비이
이, 이 누님은 뭐야? 뭐랄가, 귀로 들리는 목소리랑 머리에 들어오는 목소리가 다른 느낌이 드는데...
시에테
응? 뭘 하는 거ㅈ...
???
숨어서 엿보지 말고 너희도 이쪽으로 와라.
시에테
...!
무겐
어느 새...!?
갑자기 곁에 나타난 청년을 미처 경계할 사이도 없이, 시에테와 무겐은 청년의 마력 속으로 빨려들어갔다.
시에테
아야야... 옮겨주는 방식이 좀 난폭하지 않아?
비이
어? 시에테! 거기다 무겐까지... 왜 여기에 있는 거야?
시에테
그게, 이 사람... 아니지, 사람이 아닌가? 아무튼 초대를 받았거든~
???
이쪽으로서도 슬금슬금 눈치보며 돌아다니는 건 썩 기분이 좋지 않거든. 차라리 동석하시지.
무겐
어... 실례, 합니다...?
주인으로 보이는 남자
그래, 그래! 잘 왔다! 웜듀스! 물 좀 부탁하지.
웜듀스
알았어.
"웜듀스"라고 불린 소녀가 가볍게 손가락을 튕기자 모든 일행 앞에 얼음으로 만들어진 컵이 나타났다.
웜듀스
자~
루리아
가, 감사합니다...? 어라? 지금 "웜듀스"라고...
웜듀스
응. 웜은 웜이야.
시에테
그렇다는 말은... 다른 사람들도 다 육룡이 인간화된 모습이라는 거겠네.
페디엘
이 육룡의 "흑"인 페디엘의 모습을 보았다면 자명한 이치이지 않나?
안경을 쓴 남자
인간의 모습을 빌렸다고는 하나 인간들과 그렇게 쉽게 얽히는 것은 어떤가 싶군.
페디엘
이미 눈을 떴으면서 몸을 숨기다니, 그야말로 쓸데없는 짓이기 그지없지!
주인으로 보이는 남자
그래, 그래. 이 하늘의 모습은 실로 흥미로워!
윌나스
육룡의 "주", 윌나스는 인간들이 스스로 원하는 바를 이루고 하늘을 바꿔나가는 것을 흐뭇하게 여긴다!
갈레온
금룡.
(육룡의 "금", 갈레온도 윌나스에게 동의합니다)
찬성.
(이 하늘의 세계에 살아가는 모든 생명에게 축복이 함께하기를. 물론 특이점에게도)
루 오
육룡의 "백", 빛의 루 오로서도 인간들의 살아남기 위한 의지가 얼마나 강한지는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겠지. 그 탐욕이 언젠가 자신들뿐만 아니라 하늘마저도 집어삼킬 것이라는 것 또한 경계해야만 하겠지만.
웜듀스
루오는 지금 인간들 칭찬하는 거야.
비이
어, 어어...? 그런 거야?
페디엘
요컨대 솔직하지 못한 성격이라는 거다. 성가신 일이지.
루 오
날 각색시켜 제멋대로인 해석을 유포하는 건 삼가줬으면 한다만...
루리아
어라? 페디엘 씨, 웜듀스 씨, 윌나스 씨에 갈레온 씨, 루 오 씨... 이걸로 다섯 분이시죠. 마지막 한 분, 육룡의 "취"는 어디 계신가요...?
루 오
이위야는 바람처럼 제멋대로인 기질이라 여기에 없다.
윌나스
모여야 하는 의무가 있는 것도 아니니 하늘을 가르며 자신의 즐거움을 찾아내는 것도 좋겠지!
비이
일부러 불러내서 우리를 환영해 주고 있다는 건 알겠는데... 당신들, 무슨 생각인 거야? 지금까지 신나게 날뛰는 것만 봐 왔으니까 경계하게 되는걸...
윌나스
당연해, 당연하지! 현현 직후에 그런 행동을 했으니 의심받는 것도 당연해!
루 오
눈을 뜨게 된 계기인 특이점과 인사 하나도 나누지 않으면 실례이지 않겠나? 물론 그뿐만은 아니다만...
갈레온
...
1-3
루 오
...
비이
그, 그 눈빛은 뭔데...!
윌나스
험악하구만, 험악해! 그래서야 상대가 좋아할 리 있겠나!
루 오
크윽...
윌나스는 비이를 차갑게 내려다보고 있던 루 오의 어깨를 붙잡아 강제로 자리에 앉혔다.
웜듀스
싸우러 온 거 아냐. 루오 태도 나빠.
루리아
싸우는 게 아닌 거군요... 그럼 다행이네요! 린드블룸 씨한테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다시 싸우게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거든요...
비이
린드블룸이라는 진룡은 당신들이 깨어나면 하늘의 세계가 위험하다고 하던데...
갈레온
도리.
(린드블룸의 견해에는 일리가 있습니다)
페디엘
우리는 세계가 형태를 유지하기 위한 압력, 이 하늘에 원소를 생성시키는 쐐기. 창세의 근간이기에.
비이
응...? 그게 무슨 뜻인데?
웜듀스
음... 거품은 둥글잖아? 그건 물의 압력이 가해져서 둥글어지는 거야. 하늘의 세계는 거품, 우리들은 물.
갈레온
정의.
(창세신이 세계를 만들어낸 순간부터 세계의 형태를 유지하기 위한 이치로서 우리가 존재합니다)
파급.
(원소를 생성시키는 저희 일거수일투족이 세계에 거대한 영향을 끼치죠)
페디엘
그렇다고는 하지만 우리 또한 세계의 모양에 영향을 받아.
갈레온
상호.
(이렇게 지금 특이점과 이야기하는 인격이 바로 그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 것이니까요)
윌나스
적어도 나는 지금 이 하늘의 모습이 마음에 든다! 붉은색으로 전부 물들이고 싶지는 않아! 인간들의 문화는 실로 흥미롭지. 불타오르며 모든 것을 태우는 불을 약하게 만들어 다양하게 이용하며 문맥을 부여해 왔다. 특히 이 요리! 실로 섬세한 기술이 아닐 수 없어. 훌륭해, 훌륭해!
웜듀스
하늘을 살아가는 생명들은 꽤 노력하고 있어. 대단해.
루 오
...뭐, 부정할 생각은 없다. 이 일그러진 세계에서 살아남은 것에 경의를 표하지.
루리아
일그러진 세계... 인가요? 이 하늘의 세계는...
루 오
하늘의 세계는 본디 상정되었던 모습이 아냐. 이건 창세신에 의한 실수다. 세계를 형성할 때 이물질을 제거하지 못했고, 있었어야 할 쐐기도 제거된 채인데 잘도 이런 형태로 안정시켰다고 평할 수 있겠군.
무겐
있었어야, 할...?
웜듀스
물이 훨씬 더 많았어야 했고, 땅도 훨씬 더 많았어야 했어.
갈레온
부제.
(하지만 양쪽 다 크게 제한되어 버리고 말았죠...)
연민.
(이 빈약한 세상에서 살아가는 가여운 아이들에게 축복을)
무릎을 꿇은 갈레온은 땅에 입을 맞추었다.
웜듀스
우리는 대충 인간들 편이야. 안심해도 돼.
시에테
인간들 편이라...
루 오
그렇다고는 하나 세계의 뒤틀림을 바로잡아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 페디엘을 통해 너희들을 초대했지. 특이점, 그리고 붉은 용이여...
비이
나...? 지타한테만 용건 있는 거 아니었어?
루 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마. 붉은 용, 우리에게 넘겨다오.
비이
...뭐!?
1-4
비이
넘겨달라니... 그게 무슨 뜻인데?
경계심이 발동한 지타는 이해가 안 간다는 표정의 비이를 잡아당겨 껴안았다.
윌나스
진정하게, 진정해. 루 오, 그렇게 노려볼 거 없잖나.
루 오
... 붉은 용.네게는 자각이 없을지도 모르지만 너는 극히 특이한 "그릇"이다.
비이
그릇...?
루 오
하늘을 구석구석 여행하는 사이, 너는 세계에 흩어진 힘을 그 몸 안에 축적해 왔다.
비이
뭐...?
갈레온
불수.
(당신이 그 힘을 직접 행사하는 것은 불가능한 모양이지만...)
궐핍.
(우리는 그 힘을 인수받아 이루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루 오
아까도 말했지만 이 세계는 원래 계획된 모양에서 일그러지고 말았다. 나와 갈레온은 그 일그러짐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갈레온
조복.
(대지를 점거한 유세의 망령들은 사라져야만 할 존재들입니다)
비이
유세...
루리아
예전에 저와 비이 씨의 힘을 유세의 존재들이 노린 적이 있었죠...
비이
성정수를 소환할 수 있는 루리아는 그렇다치고, 왜 날 노리나 했었는데... 유세 녀석들도 육룡들처럼 내 안에 있는 "힘"이라는 걸 원한 거였어...?
루 오
충분히 생각할 수 있는 일이군.
비이
세계가 어쩌고 하는 건 모르겠지만, 유세 녀석들에겐 그동안 이런저런 꼴을 많이 당했으니... 내가 쓸 수 없는 거라면 그 "힘"이라는 걸 넘겨줘도 상관없을 거 같은데.
갈레온
요행.
(그거 다행이군요)
윌나스
기다리게, 기다려. 그렇게 서두르지 마. 루 오, 갈레온. 세계의 쐐기인 우리들이 가지고 싶다 해서 일방적으로 취하는 행위는 착취가 되는 거야.
갈레온
보장.
(대가를 넘겨줘야 할 필요가 있다는 뜻인가요?)
페디엘
붉은 용의 힘을 걸고 특이점에게 시련을 부여하는 건 어떨까? 특이점의 힘을 우리 눈으로 다시금 확인하는 것도 하나의 흥 아니겠어?
윌나스
그렇구만, 그래. 나쁘지 않아. 잠이 덜 깬 눈으로 보았던 예전의 싸움에서는 특이점과 제대로 대치했다 말하기 힘드니 말이지!
페디엘
웜듀스、루 오、갈레온. 이견은 없겠지?
웜듀스
웜은 괜찮아.
갈레온
인가.
(특이점의 승인을 얻을 수 있다면 그 형태로도 좋습니다)
루 오
너희들의 의견이 이미 모아졌다면 굳이 반대해 봤자 의미가 없겠지.
페디엘
정해졌군. 그럼 선봉은 내가 맡도록 하겠어.
루리아
시련...
페디엘
육룡의 "흑", 페디엘이 특이점에게 내리는 시련은...
"데이트"다!
비이
...뭐? 데이트!?
페디엘
음! 짝이란 "데이트"라는 것을 거듭하며 불꽃을 교환하여 이어나가는 거잖아? 내게 "데이트"라는 걸 보여다오, 특이점!
시에테
데이트의 시련이라... 아니, 어떤 의미로는 인간다움을 시험받는 거라 할 수 있겠다만...
루 오
이상할 정도로 의욕이 넘친다 싶었더니만, 너...
페디엘
흐흥~
페디엘에 의해 억지로 끌려와, 다시 억지로 시련을 부여받은 지타. 생각지도 못한 첫번째 시련의 내용에 지타는 난감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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