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교한 기계가 늘어선 넓은 방 안에서 두 명의 남자가 천장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아니, 정확하게는 투명한 천장 위로 펼쳐진 밤하늘에 수많은 별이 빛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페르디난드
하아... 아름답군. 언제까지라도 바라보고 있을 수 있겠어. 

 

 

 


라가초
언제까지 보고 있을 거야, 진심. 아... 목 아파. 그보다도 뭔가 찾고 있는 거 아냐? 저기 저 대빵 큰 망원경 쓰라고.

페르디난드
아, 그래... 여긴 천체 관측실이었지. 하지만 그걸 들여다볼 생각은 없어. 잘 들으렴, 라가초. 별이 빛나는 밤하늘이란 세계가 그려낸 한 장의 그림이란다. 그것의 일부만을 들여다보다니 나는 도저히...

 

 

 


페르디난드
아아!?

라가초
왜 그래?

페르디난드
이야기를 하는 사이 별똥별이 지나가 버렸어! 미처 소원을 빌지 못했군... 네가 무사하길 기도하려고 별똥별을 찾고 있었는데 말이다.

라가초
뭐!? 참나... 그런 거였냐고... 기공단인지 뭔지는 몰라도 그 작전이라면 걱정할 거 없어. 나한테 딱 맡기라고.

페르디난드
후후, 물론 믿고 있단다. 체어맨(의장)은 별자리를 파악해서 "성좌"라는 계획을 그려내지. 허나 만에 하나라는 것이 있잖니. 걱정하지 않을 수가 없어. 그게 파파의 일이니까.

라가초
...그런 거야?

 

 



페르디난드는 라가초를 껴안더니 다정하게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 손의 온도를 확인하려는 듯, 라가초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라가초
(...성좌같은 건 아무래도 좋아. 그저 단 하나, 당신이라는 별만 있으면...)





밤하늘 속을 나아가는 소형 기공정 위에서 피오리토는 낡은 책을 펼치고 있었다. 그리고 이미 몇 번이나 읽었는지 책등에 접힌 자국이 남은 페이지를 연 후 밤바람 사이로 중얼거렸다. 

 

 



피오리토
"같은 밤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어도 사람들이 떠올리는 건 제각각 다르다. 사랑하는 누군가를 떠올리는 이가 있으면, 누군가를 증오하는 이도 있다. 너는 지금 무엇을 떠올리고 있을까?"


조심스레 책을 덮은 그녀는 별빛을 올려다보았다.





[회상]

 

 



어린 피오리토
아빠... 아빠!





피오리토
......

내가 떠올리는 것은...



 

 



???
"이야기"의 막이 올랐다... 

 

 

 


???
꼼꼼하고 신경질적인 봉사자, 처녀자리(베르지네)...

 

 

 


???
순진하고 가엾은 운명, 게자리(칸크로)...

그리고 새로운 별이 또 하나...

 

 

 


???
정 많고 이상적인, 도피하는 물고기자리(페이시)...

부디 종막까지 감상해 주시길. 이 하늘의 중심은 당신이니까요.





아침이 되었다. 피오리토 외 단장 일행을 태운 소형 기공정은 작은 항구에 도착한 참이었다.

 

 



천문학자
별이 쏟아지는 섬, 스텔라 섬에 어서 오십시오.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루리아
안녕하세요. 마물 토벌을 의뢰하신 학자분이신가요?

천문학자
그렇게 이해하셔도 문제 없습니다. 정확하게 짚자면 의뢰자는 국장님이고 저는 그 대리긴 하지만요. 그나저나 힘드셨죠? 이런 외진 섬까지 오시느라.

비이
오래 여행하는 것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아! 그래도 그랑사이퍼가 아니라 연락선을 타고 온 건 신선했어.

천문학자
기공정의 항행 제한은 이 섬의 특징과 관계된 문제죠. 이 스텔라 섬은 맑은 공기와 안정된 기후 탓에 별이 선명하게 보입니다. 그 덕분에 천체 관측 활동이 활발해서, 상시 천문대에서의 관측이 가능하게끔 이런저런 제한이 걸려 있는 겁니다. 

 

 

 


트루
항구에 내릴 때도 봤지만, 저게 전부 천문대인 거군요. 별을 관측하는 시설이라고 들었어요.

 

 

 


페더
뭐야, 난 저게 다 도장인 줄 알았는데!

 

 

 


란돌
바보 페더... 어떻게 해야 저게 그렇게 보이냐?

 

 

 


코루루
저는 엄~청 큰 프라이드 치킨이 잔뜩 늘어서 있는 줄 알았소이다.

란돌
어딜 봐야 그렇게 보이는데!?

코루루
에헤헤... 항구에서 치킨 파는 가게를 본 이후로 배가 계속 꼬르륵거리고 있소이다.

티코
방금 아침밥 먹었잖아? 어떻게 된 소화기관이람...

피오리토
아... 닭가슴살이라면 있는데 먹을래? 브로콜리도 있고.

코루루
뭐, 뭐라고요! 지금 여기 여신께서 강림하셨소이다...!





이번에 스텔라 섬을 방문한 것은 단장, 비이, 루리아 외 6명이었다.

 

 



트루. 듀랜달에 깃든 영웅의 기억을 모방하여 싸우는 망국의 기사.

 

 



페더와 란돌. 각각 주먹과 발 기술을 쓴다는 스타일의 차이는 있으나 함께 최강을 목표로 하고 있는 투사들.

 

 



코루루. 그라시저를 가지고 있는 먹보 소녀.

 

 



티코. 아스클레피오스의 지팡이를 사용하며, 회복마법과 의술에 특화된 의사.

 

 



그리고 피오리토. 스파라이를 주먹에 낀 채, 합리적인 방법으로 근육을 단련하는 소녀.


코루루
우물... 우물... 후와아~ 닭의 감칠맛이 혀로 스며들고 있소이다~ 피오리토 씨, 정말 감사하외다!

피오리토
어, 응... 그렇다면 다행이고.

코루루
......?

란돌
그나저나 뭐랄까. 묘한 멤버가 모였군.

비이
직전에 마침 이런저런 의뢰가 들어오는 바람에 움직일 수 있는 녀석들이 한정되어 버렸지.


일행은 흉폭한 마물이 발생하고 있다는 의뢰가 들어와 급하게 스텔라 섬으로 발길을 옮긴 참이었다. 그러나 천문학자에게서 자세한 사정을 들어 보니...


티코
흠흠... 그 정도라면 평범한 마물 퇴치하고 별로 다르지 않겠는데.

천문학자
그런가요? 이 섬에는 마물이 별로 없어서 괜히 호들갑을 떨었던 건지도 모르겠네요...


그렇게 단장 일행은 마물이 나타난다는 숲으로 출발했다. 일행은 평소와 다름없이 기공사로서의 하루를 보내는 중이었다.

 

 



???
......


지금으로서는 말이다.

 

 



Marionette St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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