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성한 엑스칼리버
아아아아아!


아서의 전신을 휘감은 빛이 한층 더 높고 거대하게 솟아올랐다.


비이
뭔가 깨졌어! 결계인가?

루리아
대단해요! 비구름도 흩어뜨려 버렸어요!

비이
그치만 저 빛 안에 아서가...

각성한 엑스칼리버
아아, 으으으...

베인
아서!


베인은 빛의 갑옷으로 휩싸인 아서를 강하게 껴안았다.


베인
큭... 이제 됐어! 돌아와, 아서...!

각성한 엑스칼리버
으, 으...


아서를 감싸고 있던 빛이 흩어졌고, 손에 쥐고 있던 검 주변에 희미하게 남아있을 뿐이었다.


아서
으, 윽...

베인
아서! 정신 차려!

아서
베인 부단장...?

베인
그래, 베인 부단장이야! 괜찮니?

아서
검이... 제가 무슨 짓을...

베인
잘 버텼어, 아서. 네 덕분에 융합종이 전부 처리됐어.

아서
내가...?

베인
그래. 대단하다! 고마워, 아서!

아서
모드레드...를, 부탁... 드려요. 모드... 레드...

베인
이런. 한계였나 보네.

 

 



베인은 의식을 잃은 아서를 단단히 들쳐안았다. 아서의 손에서 흘러내린 검은 완전히 빛을 잃은 채였다.


베인
이 검... 대체 뭐였을까. 

아차! 지금은 그보다도...


베인은 아서를 들쳐안은 채 모드레드에게 달려갔다.


모드레드
......

베인
모드레드도 일단은 괜찮은 것 같네. 토네리로의 처치가 정확했던 모양이야. 하지만 조금이라도 빨리 제대로 된 곳에서 쉬게 해 줘야겠어.

영...차!


베인은 아서에 이어 모드레드도 등에 둘러멨다.

 

 



베인
자, 어서 산을 내려가자. 먼저 간 애들하고 합류해야 하니까. 

...!


루리아
베인 씨! 무리하면 안 돼요!

비이
괜찮아? 너도 너덜너덜하면서 둘씩이나 업고...


[도와줄게]


베인
고마워. 하지만 이건 내 역할이야. 나는... 누군가가 괴로울 때, 힘들 때 등에 업어줄 수 있는 남자가 되고 싶어. 그러니 난 언제라도, 반드시 그 누구보다 마지막까지 서 있어야 해. 

루리아
...그게 베인 씨의 "강함"의 형태군요.

베인
그래! 그러니까 단장이랑 루리아가 쓰러졌을 때에도 내가 업어 줄게!


베인은 듬직하게 웃으며 산을 내려오는 일행의 선두에 섰다.





라모락
이런... 이건 실패...라고 할 수 있으려나. 저 둘의 힘이 현재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하고, 가능하다면 검집의 현현을 노려 보자는 계획이었는데 말야... 검집은커녕 검이 페드랏헤에 넘억 버렸군. 로우리... 이건 그 분에게 있어 상당한 타격이지 않을까?

(그나저나 어째서 아서가 검을...? 멀린 님은 이 사태를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걸까?)

...뭐, 지금의 나는 단순한 감시자이자 관측자에 지나지 않아. 멀린 님께 있는 그대로 전해드리고 다음 지시를 기다리도록 할까. 





멀린
금이 갔어...


멀린은 어떠한 엠블렘을 정교하게 조각한 장신구를 보고 희미하게 눈썹을 찌푸러뜨렸다. 손 안에 들어갈 정도의 그 물건은 가장자리에 금이 가 떨어져나간 상태였다.


멀린
(두 사람을 숨겼을 때의 봉인이 풀리고 말았어...)

...우서가 살아 있었다면 뭐라고 했을까. ...아서, 당신은 정말 그 길을 택한 겁니까? 가능하면 피하고 싶었는데...


깊은 슬픔에 젖은 작은 탄식은 그 누구의 귀에도 닿지 않았다.





멀린
하아, 하아...!


멀린은 숨을 몰아쉬는 틈을 타 뒤를 돌아보았다.


멀린
성이...


말 그대로 불꽃으로 뒤덮여 무너져내리는 성의 모습이 보였다.


멀린
우리엔스 님...!


멀린이 양 팔에 안고 있던 두 갓난아기를 꽉 껴안자 보채는 듯한 목소리가 들렸다.


아기의 울음소리
흐엥, 으에에...

멀린
아... 아서, 울지 마세요. 조금만 더 참아요. 괜찮아요... 괜찮으니까. 당신과 이웨인 님만은 반드시 내가 지켜낼 테니까... 나라고 여기서 쓰러질 수는 없어. 끝낼 수 없어... 반드시!

...언젠가 조국의 원수를... 우리엔스 님을 다시...

아서, 이웨인 님. 반드시 페드랏헤에 복수를...!




모드레드
으... 음?

아서
모드레드!!

모드레드
아서...?

아서
다행이다, 모드레드. 드디어, 드디어 깨어났구나...

모드레드
너... 또 울고 있었던 거냐.

아서
흑... 이제 다른 데서는 안 울어. 눈물로 주변이 안 보이는 바람에 누군가를 다치게 하는 일은 절대로 싫으니까...!

모드레드
그럼 뚝 그쳐.

아서
우는 건 모드레드 앞에서만 할 거야.

모드레드
너 말야... 그게 뭐야. 내 앞에서는 울겠다는 거야?

아서
그치만 모드레드인걸... 모드레드는 날 혼내긴 하지만 용서해 주잖아. 그리고... 모드레드가 울지 않으니까 내가 대신 우는 거야.

모드레드
난 그냥... 

아서
모드레드, 나 강해질 거야. 모드레드랑 같이 있을 거야. 둘이서 같이 강해지자는 약속 했었지?

모드레드
...그런 태평한 소리나 하고 있으면 놓고 간다.

아서
따라갈 거야. 반드시.  그러니까 모드레드도 따라와야 돼.

모드레드
......

아서
아, 미안. 방금 일어나서 아직 상태 별로지? 다른 애들한테 말하고 올게. 움직이면 안 돼, 모드레드.

모드레드
......


아서가 허둥지둥 방을 빠져나가자, 모드레드는 천천히 침대 위에서 몸을 일으켰다.


모드레드
그래. 난 모드레드야. 그런데 그건...




멀린
이웨인 님...

모드레드
그 이름은 대체...

 

 



창문에서 쏟아져내려오는 온화한 햇빛은 모드레드의 고민 따위 모르는 것처럼 시트 위에서 일렁였다. 그것은 지금까지와 달라지지 않은 광경. 하지만 모드레드는 마치 아무도 모르는 길에 홀로 발을 들인 듯한... 위태롭고 불온한 예감이 들어 시트를 꽉 움켜쥔 채였다.

 

 

 


검은 무엇에 답하는 것인가
-끝

 

 


 

*요청에 따른 이벤트 화면 대사집 (엔딩+기타 스토리 관련 일부)

 

EP1

우리엔스
-멀린은 아들같기도 하고 동생같기도 하고... 늘 귀여운 존재야.

 


EP3

멀린
-그 아이에게는 그들 곁에 있으라고만 명해 뒀어. 지금은 말이지.

우리엔스
-검집이 아니라 검이 히베르그라이프의 것이었으면 좋았을 텐데.
-히베르그라이프의 성수는 사자. 그만한 힘이 정말 있었다면 좋았을 것을...


EP4

베인
-이번 훈련 장소를 정한 건 기사단 외부의 귀족인 것 같던데...

 

쿠르스
-모드레드와 아서의 불협화음을 들으면 이상하게 초조해져.

로우리
-캄란은 협곡의 땅... 그 진정한 의미를 아는 사람은 별로 없지.
-모두가 더 자세히 알아야 해요. 성검전설의 진정한 모습을.


EP5

쿠르스
-좋지 않은 느낌이 들어. 천천히 옥죄어 오는 듯한...

로우리
-이건 내가 그 분께 받은 역할이야...!
-내가 그 분을 도와드릴 거야. 라모락도 그 녀석도 아닌 내가...!

라모락
-로우리가 가져간 마법도구... 음~ 조금 심하게 부추겼나?
-검이든 검집이든 애초에 분쟁과 아픔이 없으면 필요 없는 건데 말이지.


EP6

 

아서
-로우리가 말했던 것... 그건 내게 정말 무서운 일이야.

로우리
-내가 아니라 그 녀석이 모드레드 님 곁에 있다니 용서할 수 없어...!
-아서 씨를 이대로 둬도 정말 괜찮을 걸까? 하지만 멀린 님은...

라모락
-이렇게 엄청난 결계는 물론 내게도 리스크가 따르지만... 어쩔 수 없지.


ED

베인
-로우리에 대해서는 원정 훈련 중에 가려낼 생각이었는데...
-반드시 전원 다 무사히 데리고 돌아갈 거야!
-단장, 힘을 빌려 줘!
-그 검은 일단 기사단에서 관리하기로 했어.
-아서가 자기 성장 속도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걸 좀 더 빨리 알아차렸어야 했는데.
-일단은 애들한테 맛있는 거 먹여주고 싶어!
-로우리는 호송 중에 모습을 감췄어.

아서
-검을 쥔 이후에 있었던 일은 솔직히 거의 기억 안 나요.
-더 이상 내 힘에 휘둘리고 싶지 않아. 내가 바라는 강함이란...
-우리 꼭 함께 강해지자, 모드레드.
-단장님도 같이 베인 부단장이 만들어 준 밥 먹으러 가요!

모드레드
-상처의 깊이에 비해서는 회복이 빠른 편이야. 좀 신기할 정도라니까.
-아서는 아서였어. 그럼 이웨인이란 건...
-아서가 내 앞에서만 울 거라면, 내가 제대로 정신 차리면 돼.
-로우리... 결국 넌 뭐였던 거야?

토네리로
-저게 정말 성검이라면 아서는...
-확실히 나도 조금은 성장했을지도 모르지만 아직 한참 멀었어...
-모드레드의 부상, 엄청 심해서 더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전설과 현실의 경계란 뭘까...
-올바른 힘이란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달린 걸지도 몰라...
-로우리는 모드레드랑 무슨 관계였던 걸까?

쿠르스
-모드레드... 자신의 몸을 던지는 데에 조금도 망설임이 없었어.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아직은.
-그건 정말 성검이었을까?
-모드레드는 생각에 빠져 있을 때가 많아졌어.
-분명히 무언가가 변했어. 그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나는 판단할 수 없지만.
-기사단은 겉보기에는 평소처럼 돌아왔어.

란슬롯
-로우리의 배후에 대해서는 극비리에 조사하는 중이다.
-아서가 급성장했다고는 들었다만... 이런 일이 생길 줄이야.
-단장, 베인 곁에서 도와 줘서 고마워. 이건 내 개인적인 감사야.
-사당의 마법진, 군터 사건, 달모어에 대한 습격... 분명 아직 끝나지 않았을 거야.

로우리
-모드레드 씨 말고는 아무도 할 수 없는데... 검집이 가라앉은 호수를...!
-멀린 님!

헨리
-로우리가 왜 저러는 거냐고?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나도 전혀 모르겠어!
-여기까지 살짝 우회하면서 왔는데 딱히 아무 것도 발견하지 못했어.
-이봐, 그 녀석들 괜찮은 거겠지...?
-겉보기에는 평소대로 돌아왔지만... 아무래도 찝찝해.
-모드레드 재활 훈련이나 거들어 줘야겠구만!
-산에 오르면 반드시 사건에 휘말리는구나, 우리들...

비이
-아서가 어떻게 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구해내고 말겠어!
-성검이라는 건 옛날 이야기 아니었어?
-모드레드가 일어난 덕분에 아서도 겨우 기운 차린 모양이야!
-우리가 쿠르스네랑 합류했을 때, 로우리는 이미 보이지 않았어.

루리아
-융합종 분들을 단숨에 쓸어버리다니... 그 빛은 대체...
-그 검의 빛에서는 성정수와는 다른 신기한 기운이 느껴져요.
-그 결계 덕분에 융합종 분들도 산에서 나오지 못했던 거군요.
-루소르 씨... 어딘가에 계셨던 걸까요?

라모락
-아무리 그래도 로우리를 그대로 둘 수는 없으니까.
-하아... 감시만 할 생각이었는데 결계를 치는 바람에 피곤해졌어.
-내가 아는 한 검을 손에 쥘 수 있는 자는 페드랏헤 왕가의 피를 잇는 자 뿐인데...

멀린
-불 속에서 쓰러져가는 성... 지금도 그 모습이 눈에 새겨져 지워지지 않는다.
-이웨인 님... 당신은 내 희망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