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제6화 다정하고 강한 사람
To Be Strong and Kind

 


 


모드레드
각 반은 가능한 한 대열이 흐트러지게 않게 달려!


비 속에서 모드레드 부대는 단장 일행이 기다리고 있는 초계 장소를 향해 달렸다.


헨리
보고! 야영지 측에서 오던 추격은 전부 물리쳤어! 야영지의 아서네가 잘 버텨 준 모양이야. 후미에는 쿠르스가 남아서 경계하고 있어.

모드레드
알겠어, 고마워. 계속해서 주변을 경계하며 중앙의 1년생이 뒤처지지 않는지 확인해 줘.

헨리
알겠... 뭐? 고맙다고? 고맙다고 했냐? 모드레드? 니가?

모드레드
아 시끄러워...! 이런 비상사태하에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 정신 차리란 말야. 부탁이니까! 널 믿고 있다고!

헨리
그... 그래! 그렇군! 날 믿고 있면 어쩔 수 없지! 난 아서가 아니니까 말하지 않아도 알 수는 없어! 하지만 지시를 내리면 네 상상보다 훨씬 더 잘 해낼 거다!

모드레드
내가 상상하는 레벨 꽤 높으니까 각오하시지!

헨리
두고 보셔!


헨리는 의기양양하게 중앙 쪽으로 물러났다.

 


모드레드
(아서, 넌... 아냐. 쓸데없는 생각이야! 저 쪽에는 베인 부단장이 있는걸. 난 지금 내게 맡겨진 일에 집중해야 해...!)


모드레드는 머리를 타고 흘러내리는 물방울을 아무렇게나 털어내며 전방을 노려보았다. 그 시선 끝, 어둠 속에 새하얀 그림자가 흔들렸다.


융합종
큐르르...

모드레드
전방에 융합종! 1... 2마리! 수는 적군...

(억지로 돌파했다가 목적지까지 적을 끌고 가면 의미가 없겠지)

멈춰! 여기서 처리한다!

견습기사 1
진심이야...? 베인 부단장 없이 진짜 해치울 수 있겠어?

모드레드
(분하지만 내 평가는 결국 이 정도겠지. 나도 알고 있어. 행동으로 보여줄 수밖에!)

난 오른쪽의 재빠른 녀석을 맡는다. 왼쪽은 헨리와 2반에게 맡길게!

헨리
우리한테 맡겨!

모드레드
전열은 공격범위를 커버하며 서포트! 중열 뒤쪽은 주변을 경계하며 대기!

견습기사 1
...알았어!

모드레드
간다!

헨리
하아앗!

융합종
슈르르르르!

모드레드
넌 이 쪽이야!


몸을 낮춘 모드레드가 순식간에 융합종의 등 뒤로 돌았다.


모드레드
(스피드는 아서 쪽이 더 빠르지만, 나라고 계속 지기만 할 건 아니라고!)

에잇!

융합종
기이이...!

헨리
우리 상대가 더 느려! 모드레드한테 질 수는 없지!

융합종
갸아아!

헨리
해치웠나?!

모드레드
아직이야!

융합종
키이...

헨리
사, 살았다. 미안...

모드레드
아냐. 뭐... 당연하지. 아니 그보다, 아까 아서 봤지? 마무리 제대로 하란 말이야.

헨리
알았어.

모드레드
이제 초계 장소까지 거의 다 왔어. 서둘러서...

비이
지원군이 왔어!

루리아
모드레드 군이네요!

모드레드
단장님...! 여러분...!


그들을 향해 달려오는 단장 일행의 모습을 보며 모드레드는 작은 한숨을 내쉬었다.


모드레드
다들 무사하세요?

비이
겨우겨우. 그런데 난처한 일이 생겼어.





모드레드
이게 결계...?


모드레드 일행은 단장에게서 이야기를 듣고 결계를 확인하러 온 참이었다.


헨리
진짜 꼼짝도 안 하네. 이게 뭐지?

모드레드
야영지에서 여기까지 오는 동안에는 아무 데도 막혀 있지 않았어. 즉, 이 결계는 산보다 더 넓은 범위에 펼쳐져 있다는 건가...?

비이
아마도.

모드레드
...좋지 않은데. 이래서야 후퇴할 수도 없겠어.

쿠르스
그... 루소르라는 남자의 모습을 보신 건가요?

루리아
아뇨, 아직...

비이
예전하고 같다면 벌써 도망친 거 아닐까? 결계 안에 있을 것 같지는 않은데...

헨리
그야 그렇겠지. 마물이 득시글거리는 결계 안에 자기 자신도 가두는 짓을 할 리가 없으니.

쿠르스
...아니, 그건 몰라. 결계의 이 강도와 범위... 아무 리스크도 없이 펼칠 수 있을 리가 없어.

모드레드
그럼 이걸 만든 녀석이 아직 이 산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거야?

쿠르스
확신할 수는 없지만.


쿠르스의 말을 들은 단장과 모드레드는 심각한 표정으로 생각에 잠겼다.


비이
결계는 그렇다 치고, 이 근처에 있던 융합종들은 기세가 줄어든 모양이네.

루리아
그런 만큼 야영지 쪽에 나오고 있는 걸까요?

비이
그럴지도 몰라... 어떡하지? 그 쪽으로 합류할까?


[...모드레드]


재촉하는 듯한 단장의 눈빛을 본 모드레드가 침을 꿀꺽 삼켰다.


모드레드
기본적으로는 합류를 목표로 하죠. 본심을 말하자면 결계를 어떻게 좀 하고 싶지만요. 이 칠흑같은 어둠에 비까지 내리는데 넓은 산 속에서 마술사 하나를 찾기에는 상황이 너무 안 좋아요. 다만, 융합종이 솟아나기 시작했다는 곳 근처를 조사해 보고 싶어요.

루리아
그거라면 대충 방향을 알아요!

모드레드
안내 부탁드립니다.

비이
우리만 믿어!

모드레드
좋았어, 그럼... 조금 우회해서 융합종 출현 장소를 조사한 후, 야영지의 베인 부대와 합류한다!

헨리
알았어!

 

 




6-2


베인
흐랴아아앗!

에잇!

하아아앗!

융합종
키이이이...!


야영지에서는 베인이 융합종들을 상대로 일기당천을 벌이고 있었다.


아서
베인 부단장, 진짜 대단하다...

베인
너희들! 반드시 여럿이서 한 마리를 상대해야 한다! 둘러싸는 거야! 절대 무모한 짓 하지 말고!

토네리로
부상당한 사람은 대열 중앙으로 빠져!

로우리
제길... 모드레드 씨가 여기 없으면 계획이...

아서
로우리, 위험해!

흐읍!


아서도 탁월한 움직임으로 베인 다음가는 활약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견습기사 2
으, 으으...

견습기사 3
아파...!


끊임없이 몰려드는 마물의 시체, 그리고 조금씩 소모되기 시작하는 동료들을 보며 마음이 어두워지고 있었다.


아서
물러서! 내가 상대할게!

하앗!

융합종
키이이...

아서
큭...!

(이걸로 된 걸까? 정말? 나는... 나는 뭘 할 수 있지? 어떻게 해야 다른 사람들을...)

제길...!


아서의 눈 앞이 흐릿해졌다.


아서
아, 빗물이 눈에...!





[회상]


모드레드
울지 마, 아서!





아서
(아냐. 우는 게 아니라고. 하지만 난...)

베인
아서! 왼쪽!

아서
아, 네!

베인
어디 아프면 뒤로 빠져! 무리하지 말고!

아서
괜찮아요!

(안 돼, 집중해! 베인 부단장 한 사람한테 모든 부담을 지울 수는 없어!)

베인
괜찮으면 됐다만...

(수가 너무 많아. 끝이 없어... 달모어 때 보고는 어땠더라?)





[회상]

 

 



플로렌스
가웨인! 기다리세요!

 

 

 


가웨인
뭐냐... 적은 우릴 기다려주지 않아.

플로렌스
저 마법진에 마력을 공급하는 마법핵을 전부 부수지 않으면 아마 적은 영원히 솟아나올 거예요!

가웨인
"마법핵"이라니... 그게 뭐야?

플로렌스
마법핵이란 이 땅의 용맥에서 뽑아낸 마력을 저장해 두는 원 모양 장치같은 거예요. 대부분은 땅에 뿌리내린 오래된 나무의 구멍같은 곳에 자리잡고 있는데, 나무와 마법핵이 일체화되어 있어서 간단히 움직이기 힘들죠. 게다가 사용중에는 주변에 빛을 내뿜어서 먼 곳에서도 대략적인 장소를 파악할 수 있을 거예요.

이 정도의 마법진을 상대하는 경우, 술자의 마력이 끊어져서 진이 사라지기를 기다려도 되지만... 마법핵을 사용하고 있다면 거기서 마력이 계속 공급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한계가 없어요. 





베인
(이번에도 어딘가에 장치가 있을지도 몰라)

융합종
슈르르르르!

베인
(하지만 그런 걸 찾고 있을 여유는...)

하아앗!

(나 혼자 모두를 지켜내고, 이 사태를 어떻게든... 내가 해낼 수 있을까?)

큭...!

(여기에 란쨩이 있었다면...!)

아서
베인 부단장! 위험해요!

융합종
키이이...!


아서는 측면에서 베인을 덮치던 융합종을 쓰러뜨렸다.


베인
아서...! 덕분에 살았다! 고마워!

(방금 그 녀석을 혼자 쓰러뜨린 건가? 이게 아서의 힘...!)

아서
저... 아니, 저희들 아직 할 수 있어요!

토네리로
경상자는 좀 있지만 움직이지 못할 정도는 아니에요!

베인
그래, 알았다!

(어느 새 정말 듬직해졌구나. 말로는 성장했다고 하면서 내가 제일 모르고 있었어. 믿지 못하고 있었어)

...좋아! 토네리로!

토네리로
네, 네에!

베인
융합종의 움직임을 잘 살펴봐 줘! 뭔가 규칙성이 있을지도 몰라. 나를 포함한 다른 인원들은 일단 일제공격으로 적의 수를 줄이는 거다. 그리고 잠깐 공격을 멈춘 후 방어에 전념하며 조금 후퇴하겠다. 그 사이 이 녀석들이 어디서 솟아나오는 건지... 토네리로, 찾아내 줘!

토네리로
알겠습니다...!

아서
부탁해, 토네리로. 토네리로는 내가 확실히 지킬게!

토네리로
고마워 아서. 하지만 난 괜찮아. 아서는 강하니까 앞에 나서서 융합종의 수를 줄이는 데에 그 힘을 써 줘.

아서
...알았어. 조심해, 토네리로.

토네리로
아서도.

베인
다들, 준비 됐나?

기사들
예!

베인
일제공격 간다!

 


 

 

6-3


베인
시야가 나쁘군. 곁에 있는 녀석과의 거리를 항상 파악하도록. 아무도 낙오되지 않게끔.


베인 일행은 야영지를 벗어나 숲 속을 나아가고 있었다.


융합종
슈르르...!

베인
왔다! 전열 대비! 부상자가 나오면 바로 물러나서 후열과 교대해!

융합종
갸아아아!

베인
하앗!

아서
대단해... 베인 부단장이 혼자서 거의 다 해치우고 있어.

토네리로
응. 대단하다... 그리고 융합종이 거의 전방에서만 몰려오고 있어서 둘러싸여 있을 때보다 응전하기 편한 것 같아.

아서
요컨대 전진하고 있는 방향이 맞다는 거지?

토네리로
아마도...


베인 부대는 토네리로가 융합종의 움직임을 관찰한 끝에 알아낸 방향으로 향하고 있었다.


토네리로
이 쪽에 상황을 타개할 만한 무언가가 있으면 좋을 텐데...

로우리
...

아서
로우리? 왜 그래? 다쳤어?

로우리
아뇨, 괜찮습니다만... 이렇게 무리한 행동에 의미가 있나 싶어서요.

아서
그야 있지! 물론 비 속에서 익숙치 않은 길을 가는 건 위험하긴 하지만... 그대로 야영지에서 버텨 봤자 한계가 왔을 거야. 베인 부단장은 이 습격의 근원을 해결하려고 하는 거야. 우리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어야 해!

로우리
...당신도 부단장을 신뢰하고 있군요.

아서
어? 응. 당연하지. 로우리는 아니야?

로우리
저는...

아서
어? 방금 뭔가...

베인
숲을 빠져나간다. 경계해라!


베인의 말대로 부대는 숲을 빠져나와 탁 트인 평지로 나왔다.


로우리
어? 난 이런 곳은...

아서
저기, 뭔가 느낌이... 응? 저기에 뭔가...


여전히 비가 쏟아지는 와중, 아서는 뭔가 신비한 기운을 느끼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서
아!


그의 시선 끝, 바위에 꽃힌 검의 모습이 보였다


토네리로
아서, 왜 그래?

아서
검이야... 검이 있어.

토네리로
어...? 저건? 설마 전설의 검...?

로우리
어째서... 어째서지? 왜 검집이 아니고 검인 거야! 대체 누가... 

토네리로
로, 로우리? 갑자기 왜 그래?

 

 

 


로우리
너냐!?


로우리는 갑자기 소리지르며 베인을 노려보았다.


로우리
여기엔 그 사람이 없으니... 전부 네 탓이야! 계획이 엉망진창이라고!

베인
로우리...

토네리로
로우리. 지, 진정해. 검이니 검집이니... 엑스칼리버 이야기 하는 거야?

로우리
시끄러워!

토네리로
히익...!?


로우리는 바로 옆에 있던 토네리로를 붙잡아 그의 목에 나이프를 들이댔다.

 

 



로우리
다치고 싶진 않겠지? 움직이지 마, 토네리로.

토네리로
어째서...

아서
로우리! 뭐 하는 거야! 토네리로를 놔줘!

로우리
아무도 움직이지 마! 쓸데없는 소리도 하지 마!

베인
로우리. 요구하는 게 뭐지?

로우리
지금 당장 모드레드 씨를 여기로 데려와!

베인
모드레드를? 어째서?

로우리
그런 걸 설명해 줄 이유는 없어. 

베인
네가 모드레드에게 접근한 것도, 연습장소를 이 산으로 만든 것도 역시 처음부터 계획된 거였군.

로우리
뭐야. 눈치채고 있었다고 할 셈이냐?

베인
증거는 전혀 없었어. 수상한 부분도 찾을 수 없었지. 단지 위화감을 느꼈을 뿐이야. 나의 착각이기를 바랐는데.

로우리
그야... 나라의 중심인 기사단에 적이 숨어들어와 있었다고는 믿고 싶지 않으셨겠지.

베인
그렇지 않아. 믿고 싶었어. 너 또한 내가 이끌어야 할 미래의 기사 중 한 사람이니까.

로우리
크하하하하! 이거 걸작이군. 이 어찌 그림으로 그린 듯한 기사신지! 이 페드랏헤의 위선자 녀석!

아서
로우리, 이제 그만해! 무슨 소리 하는 건지 모르겠어! 너도 페드랏헤 사람 아냐?

로우리
닥쳐! 이런 비겁한 나라의 사람들과 똑같이 여기지 마라! 아서... 당신도, 당신도 사실은...!

융합종
기에에에엑!

베인
다들 융합종의 습격에 대비하라!

융합종
키이이이!

베인
흐럇!

아서
크... 핫!

아서
베인 부단장! 토네리로가 아직... 토네리로하고 로우리가!

베인
알고 있어! 아서, 오른쪽!

아서
아, 네!

수가 너무 많아...!


융합종이 다시 무리지어 습격한 탓에, 그들이 있던 자리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베인
제길...! 로우리! 넌 결사 쪽 인간이냐?

로우리
무슨 소린지 모르겠군. 싸우고 있지만 말고 누가 빨리 모드레드 씨를 불러오란 말입니다!

베인
(융합종은 로우리를 공격하려 하지 않는군. 하지만 토네리로가 붙잡힌 채로는...)

베인
아서!


혼전 속에서 베인이 아서 곁으로 다가갔다.


베인
네가 토네리로를 구해내라.

아서
제가요?

베인
네 움직이라면 융합종들의 공격을 피해낼 수 있어. 게다가... 로우리는 나에게 특히 적의를 불태우고 있다. 내가 요란하게 움직이며 저 녀석의 주의를 끌 테니까, 그 사이에 해치워.

아서
그치만 로우리는...

베인
네게 이런 말을 하는 건 너무하다는 거 알아. 하지만... 이 시점을 기해 로우리를 백룡기사단 동료로 취급하지 않아도 좋다. 내가 허가하지. 

아서
그럼, 그...

베인
지금 자세한 이야기는 할 수 없어. 다만 저 녀석은 적이다. 네가 지키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라, 아서.

아서
저는...!

베인
갈팡질팡할 시간 없어, 간다!


베인은 아서 곁을 떠나 융합종을 베어넘기며 로우리의 정면에 섰다.


베인
로우리! 모드레드는 아마 이쪽으로 향하고 있을 거다. 그러니 저 융합종들을 물려 다오! 네가 불러내고 있는 거지?

로우리
그래. 그러고 보니 이 녀석이 나오는 곳으로 향하고 있었지?

베인
마법핵이 있는 거 아닌가 싶었거든.

로우리
흐음... 그건 달모어에서 그 녀석이 저지르는 바람에 망가진 거 말이군. 유감이지만 여기에 그런 건 없어. 나는 문의 좌표를 설정했을 뿐이니까. 융합종이 솟아나오는 장소를 찾아냈다고 해도, 너희들은 어떻게 할 방도가 없다고!


베인이 대화를 통해 주의를 끄는 사이, 아서는 로우리의 뒤쪽에서 접근했다.


아서
(로우리, 어째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지 난 전혀 모르겠어. 난 이대로... 모르는 채로 로우리를 공격할 수 있을까?)

...

융합종
큐르르르르!

아서
아차...!

으악!

토네리로
아서!

아서
크윽...


융합종의 공격을 받은 아서는 튕겨져나가 바위에 부딪쳤다.


아서
아, 안 돼. 검이...


빗물과 땀, 피로 물든 아서의 손에서 미끄러진 검이 저 멀리로 굴러가고 말았다.


융합종
큐르르르!


그리고 혼전 속에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게 되었다.


아서
제길, 이런 때에...!


그때, 아서는 자신이 부딪친 바위 위에 꽂혀 있던 검을 생각해냈다.


아서
대신 이걸...!

큭! 안 뽑히잖아?


바위에 꽂힌 검은 아서가 아무리 힘을 주어도 꿈쩍도 하지 않았다.


로우리
당연하지. 아서, 당신은 그 검을 뽑을 수 없어. 뽑을 수 있을 리가 없다고!

 




6-4


융합종
그르르르!

아서
안 돼, 무기가 없으면...~

융합종
규르르...

로우리
아서. 당신은 아직 죽으면 안 돼.

아서
어?

베인
에잇!

융합종
키이이...


융합종이 아서와 서로 노려보고 있는 사이, 베인이 달려들어 융합종을 쓰러뜨렸다.


베인
아서! 괜찮아?

아서
베인 부단장. 저 검을 떨어뜨려서... 대신 이걸 쓰려고 했는데 안 뽑혀요.

베인
안 뽑힌다고?

흐음...! 정말이네. 안 뽑혀.

로우리
하하핫! 당연하지. 너한테도 자격이 있을 리가 없으니!

베인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쓸 수 없는 무기에는 의미가 없어. 지금은 그보다도... 아서, 일어날 수 있겠어?

아서
네. 죄송해요, 괜찮아요.

베인
좋아.

(아까 로우리가 한 말... 보아하니 아서를 해칠 생각도 없는 모양이군)

난 융합종 수를 좀 더 줄일게. 너는 아까 그 작전을 계속해 줘.

아서
...아, 네!


베인이 아서에게서 떨어져 다시 주변의 융합종들을 향해 무기를 휘두르려 한 순간이었다.


비이
찾았다! 여기야!

헨리
겨우 찾았네!

루리아
융합종 수가 엄청나요!

베인
얘들아! 단장! 와 줘서 살았어!

모드레드
베인 부단장! 보고는 나중에 하고 가세할게요!

베인
부탁한다, 모드레드!

로우리
모드레드 씨...!

모드레드
토네리로!? 로우리, 너 뭐 하는 거야!

토네리로
모드레드, 난 괜찮으니까 다른 사람들을...!

모드레드
젠장, 이 상황은 대체 뭐야! 

야, 로우리! 무슨 말이라도 해 봐!

로우리
모드레드 씨, 아니에요! 이건... 제가, 당신은...!

융합종
규르르르!


로우리의 의식이 모드레드에게 향한 탓인지 융합종들의 움직임이 질서를 잃었다.


모드레드
아서! 위험해!

아서
어...

융합종
규르르르!

모드레드
젠장!


모드레드는 융합종 앞에 몸을 던지며 아서를 밀쳐냈다.


아서
...!

융합종
갸아아아!

모드레드
크헉!

아서
모드레드!!


모드레드가 융합종의 발톱을 맞고 쓰러지자, 아서가 그를 들쳐안았다.


로우리
아...!? 그런... 모드레드 씨! 죄, 죄송해요... 저는, 어떡하지. 그럴 생각은...!

토네리로
아... 지금이야! 이렇게... 에잇!

로우리
왓!?


로우리가 당황한 틈을 타, 토네리로가 구속을 풀고 역으로 그를 지면에 짓눌렀다.


토네리로
난 작고 힘도 없지만, 요령을 익히면 이렇게 관절을 억누를 수 있어.

로우리
으윽, 제길...

쿠르스
토네리로. 역시 대단해.

토네리로
연습 많이 했거든.

쿠르스
이 녀석은 내가 맡을게. 너는 모드레드의 상처를 봐 줘.

토네리로
응!


토네리로와 교대한 쿠르스가 로우리를 구속했다.


로우리
웃기지 마... 너, 무슨 생각이야!

쿠르스
...

로우리
무슨 말이라도 하란 말야! 이 인형아!

쿠르스
...너는 선을 넘었어.


쿠르스가 아주 작게 속삭였다. 그리고 조금 떨어진 곳에서는...


아서
모드레드! 모드레드! 정신 차려!

모드레드
아서, 너... 검도, 안 쥐고... 뭐 하는, 거야...

아서
미안, 미안해 모드레드! 더 이상 말하지 마!

모드레드
또 울고 있냐... 울지 말라고 몇 번을 말해야... 큭... 쿨럭!

아서
피가 안 멈춰... 모드레드!

모드레드
울지 마, 아서. 너는 다정하지만 강하기도 하잖아. 잊지, 마. 다정하기만 해서는... 아무 것도...

아서
모드레드!!

토네리로
아서, 비켜! 내가 처치할게!

아서
으, 으으...


토네리로가 아서를 밀치자, 그는 휘청거리며 일어났다.


아서
모드레드는 항상 금방 우는 내게 화를 냈지만... 이해할 수 없다고 했지만... 결국은 날 구해 줬어. 강하면서도 다정한 건 모드레드 쪽이잖아...! 나도, 나도...


서는 마치 무언가에 이끌리듯이 바위에 꽂혀 있던 검의 손잡이를 다시 쥐었다.

 

 



아서
나도, 모드레드처럼 강하고 다정한 사람이 되고 싶어!

루리아
꺄악!

비이
이게 뭐야!

베인
융합종들이...

융합종
기에에에엑!

헨리
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엄청난 빛이 번쩍이더니 융합종이라는 게 사라져 버렸는데?

토네리로
아서...?

으아아!

베인
이런!


충격파를 맞고 날아가던 토네리로를 베인이 받아냈다.


토네리로
베인 부단장!

베인
괜찮아? 어떻게 된 거야?

토네리로
아, 네! 저는 괜찮지만 모드레드를 치료하던 도중인데...

베인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겠어?

토네리로
그... 눈부셔서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아서가 그 검을 뽑은 것처럼 보였는데...

베인
아서가 그 검을...

 

???
으어어...

베인
(빛을 내뿜어서 융합종을 전부 없애 버렸어. 그런데 저 모습은 대체...)

토네리로
저건 정말 성검 엑스칼리버였던 건가...?

???
으, 아아... 아아아아!

토네리로
히익!

베인
큭...! 엑스칼리버인지 성검인지는 모르겠지만... 저걸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아서한테도 모드레드한테도 접근할 수 없다는 뜻이군?

 

 

 

 

???
으아아아...!

토네리로
저, 저게 아서인가요...?

베인
미안. 나도 자세한 건 모르겠어. 쿠르스!

쿠르스
네.

베인
로우리하고 토네리로를 데려가 줘.

쿠르스
네. 그런데... 베인 부단장은요?

베인
난 아서와 모드레드를 구할 거야. 너희들은 전원 야영지를 향해 후퇴해라. 상황에 따라서는 그대로 산을 내려가도 좋아. 나랑 모드레드 둘 다 없으니까 부탁하마, 쿠르스.

쿠르스
...알겠습니다.

베인
좋아! 토네리로도 쿠르스를 도와 줘.

토네리로
아, 알겠습니다!

쿠르스
로우리는 내가 데려갈게. 토네리로는 헨리한테 얘기해서 전원 여기로 모아 줘.

토네리로
알았어, 쿠르스!

루리아
베인 씨! 저희는...

베인
견습들을 부탁해. ...라고 말하고 싶지만...


베인은 자신을 똑바로 쳐다보는 단장의 시선을 받으며 웃었다.


베인
날 도와 줘. 함께 싸워 줘!


[나만 믿어] ->선택
[그게 내 일이야]


베인
역시 단장이야! 든든하다니까!

좋아! 그럼 간다!


[전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