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하아...

 

 

 


??? 2
대단히 침울한 얼굴이군. 이 나라의 왕이 그렇게 어두운 표정을 지어도 되겠어?

??? 1
네 앞이 아니라면 이런 표정은 짓지 않아.

??? 2
그거 영광이군요, 폐하.

??? 1
이런 때일수록 불안한 표정을 비추지 말고 국민을 안심시켜야 한다는 네 뜻은 알겠지만... 슬슬 한계야. 국민들도 바보가 아니니까. 국경이 불안정하다는 소문이 왕도 백성들의 귀에까지 들어왔어.

??? 2
그래. 나도 내일 다시 전선으로 향할 거다.

??? 1
부탁한다. 본의는 아니다만 이 쪽에서도 어느 정도 힘을 보여주지 않으면 정전을 이끌어내기 힘들어. 

??? 2
어떻게든 저쪽의 높으신 분이 대화의 장으로 나오시게끔 만들어 보겠어. 그보다 우리엔스, 너야말로... 나 없는 사이 한숨 너무 쉬다가 산소 결핍증 걸리지 마라. 

우리엔스
그게 뭐야...


그때 누군가가 진중히 문을 두드리는 둔탁한 소리가 들려왔다.


우리엔스
누구냐.

???
폐하, 멀린입니다. 기사단장 공이 여기 계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만...

??? 2
나한테 볼일 있어? 멀린, 들어와도 돼.

???
폐하께 여쭤본 겁니다만...

우리엔스
괜찮으니 들어와라, 멀린.

 

 

 


멀린
밤 늦게 죄송합니다. 

우리엔스
상관없다. 그런데 네가 이런 시간에 마술공방 밖으로 나오다니 흔치 않은 일이군.

멀린
...제가 지금까지 마술의 길에 정진해 온 것은 폐하와 이 나라를 위해서입니다. 이런 일이 일어났는데도 틀어박혀만 있어서야 도움이 되지 않겠죠. 

우리엔스
농담이다, 멀린. 너무 삐지지 마.

멀린
아뇨, 삐진 게 아니라...!

???
하하하! 히베르그라이프가 자랑하는 천재 마도사께서도 이렇게 보니 아직 귀여우시구만.

우리엔스
당연하지 않나, 우서. 멀린은 얼마 전에도 오줌 싼 걸 은폐하려고 화염 마법을 쓰다가 방을 태워버렸을 정도인걸. 

멀린
우리엔스 님!

우서
그거 정말 대단했지. 긴 역사를 자랑하는 이 히베르그라이프 성이 하마터면 불타 없어질 뻔했으니까.

멀린
우서도 그만 하세요!

우리엔스
후후... 진정해라 멀린. 그래서, 우서한테는 무슨 볼일이지?

멀린
...기사단장 공에게 내일 원정에 동행할 마술사 건으로 상담할 일이 있습니다. 그리고... 유모가 당황하고 있더군요. 자녀분들이 둘 다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고요.

우리엔스
...우서 너, 유모한테 말도 안 하고 둘을 데리고 나온 거야?

우서
아하하, 미안 미안. 나도 우리 애랑 좀 시간을 가지고 싶어서 말야. 너도 그럴 것 같아서 데리고 왔는데... 쓸데없는 짓이었어?

우리엔스
그렇지는 않아.

멀린
그럴 것 같아서 유모한테도 제가 말해 뒀습니다.

우서
고맙다, 멀린.


말을 멈추고 한쪽을 쳐다보는 세 사람의 시선 끝에 이 세상의 고난은 아무 것도 모르는 것처럼 편안하게 잠들어 있는 갓난아기들이 보였다.


멀린
...두 분 다 잘 주무시고 계시군요.

우리엔스
이 아이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나라를... 행복한 미래를 남겨주고 싶다. 무슨 일이 있어도...

우서
그래, 이 검에 걸고.

멀린
...저도 모든 걸 걸고서라도 두 분을 지켜 드리겠습니다.

우리엔스
멀린, 너는 이 아이들한테 있어서도 형 같은 존재다. 아이들이 크면 여러 가지를 가르쳐 주렴.

멀린
영광입니다...! 형이라고 하기엔 나이 차이가 좀 큽니다만 반드시 그 기대에 부응하도록 하겠습니다.



 

 



토네리로
...서, 아서어! 우... 어떡하지.

 

 

 


쿠르스
안 일어나? 토네리로, 이거 써.

토네리로
아... 모드레드가 준 허브? 그래, 이걸 묻히고... 에잇!

 

 

 


아서
허으아아아아! 안녕히 주무셨어요!?

토네리로
다행이다...! 좋은 아침, 아서.

아서
어? 토네리로? 모드레드인 줄 알았어.

쿠르스
모드레드도 늦잠 잤어. 지금 허둥지둥 세수하러 갔고. 너도 서두르지 않으면 지각할 걸?

토네리로
맞아 아서, 빨리 준비해. 오늘은 시험 결과 발표되는 날이잖아.

아서
...아! 맞다! 빨리 옷 갈아입고 올게! 고마워, 얘들아!


눈부신 아침 햇살이 비치는 방에서 오늘도 견습 기사들의 활기찬 하루가 시작되려는 참이었다.


 

 

검은 무엇에 답하는 것인가

The Strength to Wie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