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

 

 

 

 

제5화

Judgment Night

 

 


 

 

비이

대, 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일행이 숙소에 머무르고 있는 사이, 온 길거리에 포스터가 붙여진 상태였다.

 

 

 

 

"DOSS와 잔학삼형제, 페스에서 배틀 결정! 헤븐이 이길 것인가, 다크 GIG이 이길 것인가! 사상 최강의 배틀을 목격하라! 그리고 페스 사상 최대의 중대발표 예정!"

 

 

루리아

매, 매니저 씨... 이건...?

 

매니저

나는 아무 얘기도 못 들었어... 아오이도스도 관계 없는 모양이던데.

 

바알

그렇다면 이 잔학삼형제라는 녀석들이 마음대로 쑤시고 다녔다는 이야긴가.

 

라캄

아... 이런 허위소식이나 살포하고 대체 무슨 생각이지?

 

 

포스터는 이미 수천 장이나 뿌려졌지만, 일단 하나라도 뜯어내려고 라캄이 손을 댄 순간이었다.

 

 

DOSS 열성팬 1

아! DOSS 멤버야!

DOSS 열성팬 2

저희 완전 팬이에요! 그 잔학삼형제하고 배틀이라니... 최고의 GIG으로 우승하셨으면 좋겠네요!

비이

아니, 그게 말인데...

 

잔학삼형제 열성팬 1

우리도 기대하고 있어. 당신들이 잔삼한테 후들겨맞고 죽는 꼴을 말이야. 설마 꼬리 내리고 도망가지는 않을 거지?

 

DOSS 열성팬 2

DOSS가 도망칠 리가 없잖아. 그들은 항상 최고인걸. 우리도 헤븐시켜 주고 말야.

 

잔학삼형제 열성팬 1

크크큭... 뭐, 페스날이 기대되는군.

 

DOSS 열성팬 1

으... 짜증나!

DOSS 열성팬 2

저 자식들 계속 저딴 식이라니까! DOSS 도망칠걸? DOSS 도망칠걸~ 이러고! 억울해서 진짜!

DOSS 열성팬 1

저희는 믿고 있어요! 저 녀석들도 헤븐시켜 주세요!

DOSS 열성팬들

응원할게요!

 

비이, 라캄, 루리아

......

 

 


 

 

바알

...마치 출전 포기를 막으려는 듯한 움직임이군. 이건 잔학삼형제가 발표한 건가?

 

라캄

그렇겠지. 우린 아닌 밤중에 날벼락이고. 이걸 페스 운영 측에서 발표했을 리도 없으니 남은 건 녀석들뿐이야.

 

비이

이렇게 어처구니없는 짓을 하다니... 양쪽 팬들 다 벌써부터 대결 분위기잖아.

 

매니저

...페스 당일까지 아오이도스 상태가 좋아질지도 확실치 않습니다. 지금 당장 배틀이 오보였다고 성명을 내야...

 

페스 운영진 1

DOSS 여러분, 잠깐 실례합니다. 저는 이 페스에서 운영위원을 맡고 있습니다.

 

매니저

마침 잘 오셨습니다! 이 포스터에 적혀 있는 내용 말입니다만...

 

페스 운영진 1

갑자기 이런 발표가 나서 저희도 당황한 참입니다. 일단 상대도 불러서 저희 사무소에서 사정을 들려주실 수 있겠습니까?

 

비이

상대라니... 잔학삼형제 녀석들 말야?

 

페스 운영진 1

네. 잔학 쪽 두 분은 이미 사무소에 와 계십니다.

 

바알

아오이도스의 상황을 보건대 녀석들과 얽히게 두는 건 상책이 아닐 것 같군.

 

라캄

하지만 한 시라도 빨리 녀석들을 닥치게 만들지 않으면 진짜 우리가 도망친 게 되어버리잖아. 이런 대형 무대에서 그런 짓을 할 수는 없어.

 

비이

우리가 도망쳤다는 오명을 뒤집어쓰는 거나, 상태도 좋지 않은데 무대에 서는 거나 둘 다 사양하고 싶어.

 

라캄

그렇지. 까딱하면 팬들이 다 떠나서 앞으로 활동할 수 없을 테니까.

 

바알

아오이도스의 음악이 어디로 향하는지도 볼 수 없게 된다는 말인가.

 

비이

왜 저런 허위사실을 퍼뜨린 건지도 물어볼 겸, 녀석들 만나서 아오이도스 건드리지 말라고 단단히 말해 놔야겠다.

 

 

일행들은 자신들이 밴드 배틀을 하게 되었다는 날벼락같은 소식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리고 잔학삼형제와 대화를 해 보기 위해서 운영위원의 안내대로 운영본부에 향했다.

 

 


 

 

5-2

 

 

 

 

저스틴

잔학삼형제 베이스&보컬, 저스틴이다.

 

 

 

 

발렌틴

잔학삼형제 드럼, 발렌틴이다.

 

라캄

DOSS다. 이번 밴드 배틀 얘기는 대체 뭐야?

 

저스틴

서프라이즈.

 

발렌틴

라이브&애드립이지. 우리 잔학의 모토야.

 

비이

우린 아무 얘기도 못 들었거든? 그런데 진짜 하는 것처럼 여기저기 쑤셔 놓으면 어떡해!

저스틴

감사하지도 않는 건가?

 

발렌틴

그러게 말이다. 양쪽 팬들은 지금까지 겪은 적이 없을 정도로 신났는데 말이지.

 

바알

애드립이라고 착각하지 마시지. 너희가 한 행동은 그냥 무계획이라고 부르는 거다.

 

저스틴

뭐라고?

 

발렌틴

유감이군. 잔삼은 하루 전날 곡을 완성시키고 공연한다. 말 그대로 천재나 해낼 수 있는 일이지.

 

매니저

...... 전날 곡을 완성시킨다는 건 겉으로만 하는 이야기 아닙니까?

 

저스틴

뭐라고?

 

발렌틴

잔삼을 모욕할 셈이냐?

 

매니저

내 생각에 잔학삼형제를 모욕하고 있는 건 당신들인 것 같은데. ...정말 모든 걸 애드립으로 처리하면서 GIG을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하나?

 

비이

저, 저기.. 무슨 얘길 하는 건데?

 

바알

그렇군. 즉 이런 소린가? 이 둘이 가짜 잔학삼형제라는 거지.

 

저스틴, 발렌틴

...!

바알

라캄.

 

라캄

그래.

 

 

라캄은 마스크를 쓴 두 사람에게 다가가 손을 붙잡았다.

 

 

라캄

악기를 하는 사람의 손이 아니구만. 손가락 끝 피부가 너무 부드러워.

 

 

저스틴, 발렌틴

...!

 

비이

바, 바꿔치기한 거야?

 

바알

이 둘은 밴드가 GIG에서 보여주는 부분밖에 모르는 거야. 나는 잔학삼형제라는 녀석들의 연주를 들은 적은 없지만, 적어도 살아남은 자들은 노력을 아끼지 않지. 

 

라캄

우릴 이런 데로 불러내다니, 무슨 꿍꿍이지?

 

 

DOSS 멤버들은 말을 잃고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는 두 사람을 추궁했다.

 

 

가짜 저스틴

우, 우리는... 잔삼 멤버들한테 부탁받았을 뿐이야...

 

가짜 발렌틴

밴드 대결한다고 발표를 흘려서 DOSS 녀석들을 꾀어내라고...

 

라캄

제길... 완전히 걸려들었다는 거군. 숙소로 돌아가자!

비이

설마... 그 녀석들 또 아오이도스를 노리고 간 거야?

 

라캄

그래, 서둘러!

 


 

 

아오이도스

......

 

 

아오이도스는 하늘을 쳐다보고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아오이도스

바깥쪽을 둘러봐도 찾을 수가 없군... 어디로 가 버린 거지, 내 파토스는...

 

 


 

 

[회상]

 

 

끼익!

 


 

 

아오이도스

큭...!

 


 

 

[회상]

 

 

어린 매니저

그런 거 하지 마!

 


 

 

아오이도스

이상한 생각 떠올리지 마... 곡에, 작곡에 집중하는 거다...!

 

머리 속을 스쳐지나가는 파편들을 없애버리겠다는 듯, 아오이도스는 머리를 흔들었다. 그러나...

 

 


 

 

[회상]

 

 

벤자민의 어머니

조산사도 저 아이는 저주받았다고 말했었어...

 

 


 

 

아오이도스

아냐, 아냐...! 이상한 생각 하지 마...!

 

그러나 그가 기억해내지 않으려고 애쓸 때마다 흐릿한 광경이 머리 속에 떠올랐다.

 

 

아오이도스

처음에는 가사인가, 멜로디인가... 어째서지, 전혀 모르겠어... 신에게라도 기대고 싶은 기분이야...!

몸집 작은 청년

안녕하세요, 아오이도스 씨.

 

아오이도스

......

 

 

고뇌하던 아오이도스는 얌전히 웃으며 인사를 건네는 두 사람의 수상쩍은 얼굴을 바라보았다.

 

 


 

 

5-3

 

 

몸집 작은 청년

...잠시 이야기 좀 할 수 있을까요?

 

아오이도스

......

...훗. 

 

 

그는 잠시 말이 나오지 않아 입을 다물었지만, 곧 쿨한 미소를 띄우며 대답했다.

 

 

아오이도스

DOSS의 팬인가? 나는 걷기만 하면 팬을 만나지. 마음놓고 기분전환도 못 한다니까.

 

몸집 작은 청년

아뇨, 저희는 DOSS의 팬이 아닙니다. 

 

붕대를 감은 남자

우리는 당신 팬이다. DOSS나 아오이도스의 팬이 아니라.

 

아오이도스

뭐라고...?

 

몸집 작은 청년

아, 맞다. 기타 드는 걸 잊으셨네요.

 

 

청년이 아오이도스에게 내민 것은 그가 애용하는 기타였다.

 

 

몸집 작은 청년

여기요.

 

아오이도스

...? 이걸 왜 네가 가지고 있지?

 

 

아오이도스는 당황한 채로 자신의 기타를 받아들고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몸집 작은 청년

잘 어울리네요. 그걸 연주하는 모습도 정말 멋있었죠.

 

붕대를 감은 남자

하지만 뭔가 부족해. 기타는 그저 치기 위한 물건이 아냐.

 

아오이도스

무슨 소리를...

 

몸집 작은 청년

어쩔 수 없죠. 보여드려야겠네요.

 

 

청년이 기타 헤드를 쥐더니 힘있게 비틀었다. 날카로운 소리가 들리나 싶더니, 넥에서 가느다란 검이 빠져나왔다.

 

 

아오이도스

...!

몸집 작은 청년

아직도 기억해내지 못하신 건가요? 정말 손이 많이 가는군요.

 

붕대를 감은 남자

한 번 찔러보면 기억나겠지. 찔러.

 

몸집 작은 청년

이 돼지가. 제 말에 끼어들지 마시죠.

 

 

 

 

붕대를 감은 남자

으흣...

 

아오이도스

뭐야...!

몸집 작은 청년

더 깊이 찔러달라고요?

 

붕대를 감은 남자

그래... 비틀어 줘!

몸집 작은 청년

역겹기 짝이 없군요.

 

붕대를 감은 남자

크... 으오...!

 

붕대를 감은 남자의 옆구리에 찔러넣은 검을 좌우로 비틀자, 흘러나온 피가 검신을 적시며 바닥으로 떨어졌다.

 

 

몸집 작은 청년

좋아하지 마시지. 아... 기분 더러워.

 

붕대를 감은 남자

미안해... 미안하다...!

 

멍하니 그걸 바라보는 아오이도스를 두고 청년은 남자를 걷어차 쓰러뜨렸다.

 

 

몸집 작은 청년

어때요, 왠지 그립지 않으세요?

 

아오이도스

너희들은...

 

저스틴, 발렌틴...

 

저스틴

참 잘 하셨쪄요. 후후... 엎드려 기신다면 상을 드리죠. 아, 그 전에 검은 돌려드릴게요.

 

 

아오이도스는 남자의 배에서 뽑아낸 검을 얼떨결에 받아들고 피가 묻은 검끝을 바라보았다.

 

 

아오이도스

...!

 

검신을 타고 흘러내린 피가 손잡이를 쥔 손 위에 방울방울 떨어졌다. 차가운 그 감촉은 어딘가 그리운 느낌이 들었다.

 

 

아오이도스

아... 아아...!

저스틴

후후... 자, 진짜 당신을 기억해 내시죠!

 


 

 

*본 프로그램에는 일부 과격하고 부적절한 표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영상제작 당시의 풍경을 충실히 기록하며 사료로서의 가치를 존중하려는 의도하에 제작되었습니다. 상기 사항에 동의하시는 분만 시청 부탁드립니다. 미성년자라면 보호자의 동반하에 적절한 윤리적 지도를 받으며 시청하시기를 추천합니다*

 

 

 

 

군중들

잔학! 잔학! 잔학!

 

잔학삼형제. 하늘의 GIG사를 써내려간다면 그 이름을 빼놓을 수는 없다. 

 

 

군중들

잔학! 잔학! 잔학!

 

도적 1

이 자식들은 뭐야...?

 

도적 2

용병이 우리를 노리고 있다고 하던데 설마 이 녀석들이야? 하나같이 무기도 안 들었는데?

 

 

어떤 지역을 떠들썩하게 만든 도적단은 당황에 빠져 있었다. 그런 그들의 표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3명의 청년이 앞으로 나섰다.

 

 

저스틴

...날씨가 최악이군요. 구름 한 점 없네.

 

발렌틴

그래. 우리 GIG에는 지나치게 밝군.

 

벤자민

뭐라고...? 한심하군. 다 죽여, 날씨든 분위기든. 그리고 내게 어울리는 걸...

 

만들어내.

 

 

 

 

벤자민. 잔학삼형제의 리더이자 기타&보컬. 

 

 

저스틴

잘났다는 듯이 말씀하시네요. 제가 이해하지 못했을 것 같습니까?

 

 

 

 

저스틴. 잔학삼형제의 사냥개이자 베이스를 담당하는 모태 새디스트.

 

 

발렌틴

큭...! 왜 더 깊이 찌르지 않는 거냐!

 

 

 

발렌틴. 잔학삼형제의 방패이자 샌드백. 힘있게 드럼을 두들기는 것이 특기인 마조히스트.

 

 

도적 1

하, 항복! 항복할게! 죽이지 말아줘!

벤자민

좋아.

 

머리가 날아가도 살아있을 수 있다면 죽이지는 않도록 하지.

 

도적 2

히, 히이이이익!

벤자민

크크큭...

 

카카카...

 

저스틴

당신의 GIG에 딱 맞는 스테이지가 만들어졌군요, 벤자민.

 

벤자민

아앙?

 

Graaaah!

군중들

우오오오오오!

 

 

 

그들은 최악이자 최고로 흉폭했고...

 

 

잔학삼형제

저 들개를 쫓아가 돌을 던지고 봉으로 때리면서

마을을 좀먹은 저주는 저 녀석이 원흉 원흉 원흉

비명이 피어오르지 짓이겨서 닥치게 만들어

이번에 저주의 인과를 뒤집어쓸 자는 누구냐 누구냐 누구냐

 

군중들

우오오오오오!

 

그리고 최고이기도 했다.

 

 

 

 

하늘을 보면 전장에 잔학삼형제가 나타났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었다. 뿜어나온 피가 안개가 되어 솟아오르며 새빨간 구름을 만들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얼마 가지 않아 피의 비가 내렸다.

 

 

벤자민

...최고의 날씨군. GIG이나 분위기나 날씨나, 내게 어울리지 않는다면 만들면 된다.

 

군중들

잔학! 잔학! 잔학!

 

언더그라운드를 열광시킨 "다크 GIG"이라는 장르를 만들어낸 그들의 활동기간은 너무나도 짧았다. 위대한 것일수록 순식간에 사라지게 되는 것일까.

 

 


 

 

5-4

 

 

저스틴

오늘의 GIG도 최고였어요, 벤자민.

 

벤자민

...아앙?

 

저스틴

어라, 불만인가요? 상을 드리려고 했는데.

 

벤자민

상이라고? 흥미 없어.

 

발렌틴

저스틴은 적당히라는 걸 모르니까. 하지만 나한테는 딱 좋아.

 

벤자민

그게 아냐. 도적들을 사냥하고 받은 상금이나 GIG의 티켓 대금마저도 지긋지긋해. **차별적인 호칭**놈들의 환성도 마찬가지야. GIG이 지루해. 최고인 건 당연하지만 지금은 최고가 평범한 게 되고 말았어. 최고를 당연하게 반복하는 것 뿐... 놈들은 어떻게 이 매너리즘에 빠진 플레이에 만족할 수가 있지?

 

저스틴

돼지들이 똑같은 먹이만 먹어도 안 질리는 것과 같지 않을까요? 그 이상의 무언가를 추구하지 않는 거죠. 발렌틴이 좋은 예잖아요.

 

 

저스틴은 가까이에 있던 돌을 주워 발렌틴의 코에 내려찍었다.

 

 

발렌틴

아윽!

 

그는 두번 세번 계속해서 같은 곳에 돌을 내리쳤다.

 

 

발렌틴

흣... 윽...!

 

저스틴

이거 보세요. 몇 번을 때려도 반응이 똑같죠. 자극만 있으면 그걸로 되는 거예요.

 

벤자민

흠. 엎드려 기어, 발렌틴.

 

발렌틴

알았어.

 

벤자민

내 생각에는... 

 

 

벤자민은 그렇게 말하며 발렌틴의 머리를 있는 힘껏 걷어찼다.

 

 

벤자민

이렇게, 간신히, 죽지 않을, 정도로, 고통을, 주는 것도, 나쁘지 않아.

 

발렌틴

큭! 으으!

 

 

 

벤자민

하지만... 도중에 입가심삼아 부드러운 터치를 가미하고...

 

발렌틴

흐, 흐흐...

 

벤자민

그 후에 마무리로 머리를 걷어차는 게 더 짜릿하잖아?

 

발렌틴

아윽!

저스틴

...그래서요?

 

벤자민

우리가 하는 음악의 인트로를 한 곡씩 떠올려 봐. 일단 벼락소리랑 폭력적인 기타 리프가 2곡. 드럼 러시 후에 또 기타가 이어지지. GIG의 세트리스트가 전부 고어야. 

 

저스틴

**차별적인 호칭** 녀석들이 당신에게 원하는 것은 폭력적인 음악뿐이니까요. 그러니 그거면 된 거예요.

 

벤자민

아니, 중반에 입가심을 넣을 거야. 피아노나 스트링 발라드로. 물론 내 색에서는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저스틴

...!

발렌틴

그렇군. 부드러운 터치 후에 놈들의 **몸의 성적인 부위를 나타내는 호칭**을 걷어차려는 건가.

 

벤자민

머리는 잘 도는군. 상을 주지.

 

발렌틴

으윽! 미안하다!

저스틴

...발라드요? **불쾌감을 주는 표현**이라도 나갔습니까? 벤자민.

 

벤자민

그래, 발라드. 제정신의 기준이 뭔데, 저스틴?

 

저스틴

얼버무리지 마시죠...! 더 격하게, 폭력적으로! 내려주는 게 아니라 부어넣는 것이 당신이잖아!

 

벤자민

...아앙? 네가 날 정의하겠다고? 주제 파악하고 쓰레기통으로 돌아가시지.

 

저스틴

쓰레기장에서 날 주운 건 당신이야! 거기서 했던 말을 거짓말로 만들 겁니까? 왜 이제 와서 방향성을 바꾸려는 거죠? 심지어 발라드라고? **차별적인 발언**! 해면체가 죽어버리기라도 했습니까?

 

발렌틴

저스틴, 진정해. 때리려면 날 때리고.

 

벤자민

쫑알거리지 말고 닥쳐. 따르지 않겠다면 죽인다.

 

저스틴

...!

벤자민

내일 악보를 주지. 일단 보고 그대로 쳐. 불평은 그 이후에 씨부리고.

 

 

벤자민은 일방적으로 내뱉은 후 그 자리에서 떠나려고 했다.

 

 

저스틴

날... 날 버리지 말란 말입니다!

 

벤자민

아앙?

 

크... 아...!

 

등을 칼에 찔린 벤자민이 비틀거렸다. 그리고 그는 동굴 안쪽으로 흐르는 물줄기에 빠지고 말았다.

 

 

발렌틴

저스틴! 찌르려면 날 찔러! 왜 벤자민을...!

저스틴

피아노...? 발라드...? 그런 조용한 음악은 잔학삼형제한테는 필요 없어... 그런 걸 원하는 벤자민도 말이야...!

 


 

 

아오이도스

...크큭. 아아, 그랬어, 그랬었지.

 

발렌틴

찌르는 듯한 눈빛... 그 때의 눈이야!

저스틴

잘 돌아오셨어요, 벤자민.

 

아오이도스

그래, 지금 돌아왔다. 죽어.

 

저스틴

지금 마침 기타가 비어 있는데요. 그 자리는 어떠세요?

 

아오이도스

그거 안 됐네. 이제 베이스 자리도 비게 될 테니까.

 

 

저스틴은 아오이도스의 공격을 막아내며 미소지었다.

 

 

저스틴

후후... 그럼 DOSS를 나와 잔학삼형제로 돌아올 생각이 있으시다는 거죠?

 

아오이도스

...!

윽... 으으...!

발렌틴

또 괴로워하기 시작했어... 벤자민은 왜 날 괴롭혀주지 않는 거지?

 

아오이도스

페스에는... DOSS로서 출전하기로... 정했다. 그걸... 뒤집을 수는... 없어.

 

 

벤자민과 아오이도스. 그는 두 기억 사이에서 흔들리며 고통에 차서 대답했다.

 

 

아오이도스

팬의... 기대를, 저버릴 수는 없어...!

저스틴

그렇군요. 하지만 잔학삼형제 팬의 기대는 저버려도 된다는 건가요?

 

아오이도스

......

 

저스틴

고민되시죠? 그럼 제안 하나 하죠. 잔학삼형제 팬의 기대에 부응할 것인지, DOSS 팬의 기대에 부응할 것인지... 선택할 자리를 만들어 드릴게요.

 

아오이도스

...?

 

저스틴

진짜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GIG으로 대답하는 겁니다. 자세한 것은 나중에 말씀드리죠. 따라오세요.

 

아오이도스

......

 

 

그렇게 아오이도스는 단장 일행 앞에서 모습을 감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