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
제5화 요우와 코우
Her Name
유엘, 소시에
......
요우
카하하, 하하!
능력과 신기를 빼앗긴 채 의식을 잃은 두 사람을 앞에 두고 요우는 계속해서 웃어대고 있었다. 그녀는 몸 속 깊은 곳에서부터 솟아오르는 힘에 취해 있었다. 그러나 갑자기 이변이 찾아왔다.
요우
하, 하하... 큭...
응...? 이건 뭐지.... 으, 으윽... 으, 으으으.... 아아아!
요우
그, 그으윽... 하아... 하아...
악당... 코우... 죽인다... 코우 죽인다...! 죽인다죽인다죽인다죽여버린다!
요우는 미친듯이 부르짖더니 화염을 폭발시키며 그 모습을 감췄다.
구미호
슬슬 됐겠군. 시간 다 됐다, 코우.
코우
하아... 하아... 뭐? 시간?
구미호
크크큭... 네놈의 패배다.
발이 묶인 채 고전하고 있던 코우와 단장 일행은 구미호의 말에 눈썹을 찡그렸다. 이윽고 푸른색 불꽃이 휘몰아치더니 거기서 요우가 모습을 드러냈다.
요우
크, 그으으윽... 죽인다... 죽인다죽인다!
코우
요우!?
비이
뭐? 이 녀석이 요우라고...?
루리아
저, 저거 보세요!
루리아는 긴장한 얼굴로 요우의 등 뒤에 떠오른 여러 개의 불꽃으로 된 팔을 가리켰다.
코우
저 팔이 쥐고 있는 건... 계승자들에게서 빼앗은 신기로군요. 비무선에 비쌍검... 비염포까지 있어...
루리아
그거 유엘 씨하고 소시에 씨 거죠?
코우
요우! 두 분한테 무슨 짓을 한 거지?
구미호
어리석은 질문이군.
비이
뭐라고?
구미호
크크큭... 코우에게 저주를 건 것은 미마카로 끌어들이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소시에와 유엘이 저주를 풀기 위해 피폐해진 틈을 타, 요우의 불꽃으로 만들어낸 내 화신으로 소란을 일으켰지.
네놈들에게서 떨어뜨리고 나면 남은 것은 요우가 집어삼키는 것뿐... 전부 이러한 계산에 의한 짓이었다.
비이
큭... 결국 손바닥 위에서 놀아난 거네..!
구미호
크크큭... 자, 요우. 이렇게까지 밥상을 차려 줬으니 어서 남은 일을 끝내라. 마음껏 살육을 즐기는 거다. 그 옛날 나처럼...!
요우
죽여버린다! 내게서 모든 걸 빼앗아간 너를! 죽여버리고 말겠어!
죽어! 지금 당장 죽어! 새하얗게 불타고 썩어버려! 이 악당 놈아!!!
요우는 짐승처럼 울부짖으며 푸른 불꽃으로 거대한 구체를 만들어냈다.
요우
이거나 먹어라, 코우!!!!
비이
코우! 피해!
코우
(틀렸어...! 너무 빨라! 이건 피할 수...)
코우는 엄청난 속도로 덮쳐오는 불공을 피하지 못한 채 푸른색 화염에 삼켜지고 말았다.
코우
크아아아!!
루리아
안 돼!! 코우 군!
코우
크아... 아...
전신이 불타며 살이 타들어가는 고통을 견디지 못한 코우는 의식을 잃고 말았다.
???
아... 이런, 정신을 잃다니!
눈을 뜬 코우는 다음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벌떡 일어나 자세를 취했다. 그러나 주변에는 요우도 구미호도, 단장 일행의 모습도 모이지 않았다. 서서히 코우는 자신이 그 이상의 이변에 휘말려들었음을 눈치챘다.
???
어? 여, 여긴... 어디지? 아홉 번째 왕가의 지하 감옥...? 내가 어렸을 때 살던 곳이잖아...
왜, 이런 곳에... 으, 으음... 어? 목소리가 이상해... 몸도 뭔가 이상하고... 이건 대체...
코우가 혼란에 빠져있을 때 지하 감옥의 문이 열렸다.
??? 2
요우, 시간이 됐다.
코우
(요우...? 요우가 여기 있는 건가?)
코우가 요우를 찾기 위해 주변을 둘러보고 있자 시종이 팔을 들어올렸다.
[뺨을 치는 소리]
???
아...
??? 2
이봐... 내 말을 무시하다니 언제부터 그렇게 잘났지? 대답 정도는 해라, 요우!
요우?
응? 저, 저 말인가요...? 저는 요우가 아니고...
[뺨을 치는 소리]
요우?
크윽...
??? 2
까불지 마라! 귀중한 시간을 낭비하고 있잖나! 아니면 고된 수행 끝에 미쳐버렸나? 뭐가 됐든 상관없으니 어서 준비해!
쯧...
요우?
무, 무슨 일인지 모르겠어... 왜 저 난폭한 남자는 나를 요우라고 착각하고 있는 거지...?
혼란에 빠져있던 코우는 문득 곁에 커다란 물통이 있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거기 비춰진 자신의 모습을 보고 말을 잃었다.
코우
(마, 말도 안 돼...! 이게 나라고...? 어, 어째서...)
요우?
나, 어째서 요우가 되어 있는 거지...?
5-2
요우?
으으...
???
요우! 이 자식! 몇 번을 말해야 기억하겠나! 암색의 춤은 그런 어설픈 게 아니란 말이다!
요우?
죄, 죄송합니다... 다시 할게요...
???
춤 하나 제대로 못 추나. 쓰레기같은 녀석...
뭘 멍하니 있나! 아니면 아직도 "교육"이 부족한 건가?
요우?
지, 지금 다시 연습하겠습니다...
코우
(...대충 상황은 알겠어)
요우의 공격을 받은 코우는 어째서인지 요우의 모습이 되어 고통스러운 수행을 강요당하고 있었다. 며칠간 매일 반복되는 수행과 엄한 교육에 기시감을 느낀 코우는 상황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코우
(이건 아마 요우의 기억일 거야. 요우의 불꽃을 통해서 요우의 기억을 간접적으로 체험하고 있는 거야... 하지만 그렇다면 요우는 나하고 같은... 완전히 같은 환경에서 자라났다는 건가...? 저 난폭한 시종의 말에 따르면 요우는 여덟 번째 왕가 출신이야. 그리고 여덟 번째 왕가는 비밀리에 우리 왕가와 손을 잡고 구미호의 부활을 계획하고 있었던 거지. 그러기 위해 나같은 그릇을 만들고 요우에게 신기춤을 수행시키고 있어...
그리고 시종이 말했던 "교육"... 아마 내가 받았던... 그 기억해내고 싶지 않은 그거하고 같은 걸거야... 아니, 어쩌면 그보다 심한 걸지도 모르지. 왜냐면...)
여덟 번째 왕가의 시종
자, 빨리 들어가! 이 굼벵이야!
요우
읏...
여덟 번째 왕가의 시종
오늘 수행은 이걸로 끝이다. 씻어두도록.
시종은 눈썹을 찌푸리더니 초록색으로 탁해진 물이 찬 통을 난폭하게 내려놓았다.
요우
이, 이걸로 씻으면 더 더러워질 텐데요...
여덟 번째 왕가의 시종
하아... 갑자기 얌전해졌나 했더니만 이번에는 공주님처럼 구는군... 물 길어다준 것만으로 감사하란 말이다!
쯧... 왜 이런 무능한 놈을 키워내야만 하는지... 오늘 식사는 없다. 건방진 소리를 한 벌이야.
요우
그, 그럴 수가... 어제도 걸렀는데...
여덟 번째 왕가의 시종
알 게 뭐냐, 쓰레기!! 근처에 굴러다니는 벌레라도 주워먹던가!
요우
......
남자는 화가 난 듯이 머리를 긁더니 거칠게 문을 닫고 감옥을 나갔다. 코우는 피로한 몸을 쉬게 하기 위해 누웠다가 문득 다시 한번 커다란 물통에 비치는 요우의 모습을 들여다보았다.
코우
(그러고 보니 요우... 이 때는 아직 꼬리가 자라나지 않았던 건가? 유엘 씨처럼 격세유전으로 나는 건가... 아니면 나중에 다른 왕가의 힘을 흡수했을 때 나오게 된 걸까...
뭐가 됐든 이 시기의 요우는 아직 구미호의 힘이 약하다는 의미야... 그런 아이에게 무리하게 수행을 시키다니... 수행도 난폭하고 엉망이야. 제대로 공부를 가르쳐 주는 사람도 없어... 그 남자는 무능하다고 말했지만 그런 게 아냐. 가르쳐주는 방법이 너무 잘못됐어. 이건 그냥 고문일 뿐이야...
너무해... 나보다 몇 배나 비참하잖아...)
배 고프다... 그리고... 너무나...
요우
외로워...
5-3
코우는 의문점을 안고 요우로서 수행을 계속해나갔다. 거칠고 엉망진창인 수행을 강요당하며 코우는 점점 자신이 당한 비참한 과거가 이보다는 차라리 낫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런 지옥같던 나날은 어느 날 갑자기 끝을 고했다.
여덟 번째 왕가의 시종
요우, 수고했다. 오늘로 수행은 끝이다.
요우
네...? 아직 암색 춤도 신기도 제대로 쓰지 못하는데요...
여덟 번째 왕가의 시종
필요 없어졌거든. 네 놈은 더이상 배울 필요 없다.
요우
네...?
여덟 번째 왕가의 시종
말한 적 없었다만, 너와 동시에 아홉 번째 왕가에서는 "코우"라는 그릇을 키우고 있었다. 코우는 우수한 아이라서 예정보다 빠르게 암색 춤을 배우고 구미호의 그릇으로서 완성됐다. 우리들의 비원은 분명 그 녀석이 이루어 줄 게다.
예비였던 너는 이제 쓸모없어졌다. 이제 그릇이 될 필요는 없어.
코우
(그럴 수가... 그럼 요우는 내가 제대로 자라나지 못했을 때를 대비해서 키워져 왔다는 건가...?)
여덟 번째 왕가의 시종
이 자식, 뭘 노려보고 있지? 해방되는 거다. 잘 됐잖나.
요우
저, 정말로요...?
여덟 번째 왕가의 시종
...어이, 가라.
시종의 뒤에 서 있던 남자들은 조용히 움직이더니 재빠르게 코우에게 구속구를 채웠다.
요우
어... 어? 이게 무슨...
여덟 번째 왕가의 시종
닥쳐.
요우
윽...
남자들은 따귀를 맞고 얼굴이 돌아간 코우에게 강제로 눈가리개를 씌웠다.
여덟 번째 왕가의 시종
좋아, 데려가.
요우
으아...
코우
(뭐, 뭐지...? 어디로 데려가는 거야?)
얼마 후, 남자들은 코우를 집어던졌고 바닥에 온 몸이 부딪쳤다.
요우
크억...
코우
(차가운 바위가 느껴져. 여긴 어디지...?)
여덟 번째 왕가의 시종
자, 공부할 시간이다.
요우
공부...?
여덟 번째 왕가의 시종
그래. 간단한 문제지. 누구나 풀 수 있어. 우리 여덟 번째 왕가는 첫 번째 왕가가 이끄는 다른 왕가들과 마찬가지로 구미호 부활을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그건 위장에 불과해. 뒤에서는 구미호 부활을 꿈꾸며 아홉 번째 왕가와 협력하고 있지. 그렇지만 그 일은 다른 왕가들에게 절대로 누설되어선 안 되는 비밀이다. 배신자로서 처단당할 테니 말이다.
요우
서, 설마...
여덟 번째 왕가의 시종
히히... 코우가 완성된 지금 넌 말이다. 쓸모 없는 정도가 아니라 눈엣가시가 된 거다. 넌 살아있는 것만으로 우리가 배신자라는 것을 증명하는 존재니까 말이다!
남자는 기분나쁘게 웃으며 손뼉을 쳤다. 그러자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바위가 무너지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코우는 진동을 느끼며 움츠러들었고, 그러는 동안에 눈가리개가 벗겨져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똑똑히 볼 수 있었다.
그는 어두운 동굴 안에 방치된 채였고, 입구는 폭발에 의해 무너진 바위와 흙에 의해 지금 당장이라도 막히기 직전이었다.
요우
사, 산 채로 묻어버리려는 건가요?
여덟 번째 왕가의 시종
아하하, 정답이다! 이걸로 이제 안녕이라는 말이다. 마지막으로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 주지. 이 끔찍한 처형을 생각해낸 건 네 부모님이다.
요우
!?
여덟 번째 왕가의 시종
이름도 적당히 지어낸 거야. "용기"의 "용*"자를 따서 요우지. 어차피 코우의 예비같은 거니 그저 비슷하다는 이유로 요우라고 지어진 거다. 태어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아무에게도 사랑받지 못하고... 말 그대로 물건이나 다름없었던 거다. 크하하하!
*容器의 容자는 일본어로 요우
요우
그럴, 수가... 그런...
믿기 힘든 진실을 듣고 절망하는 코우를 내려다보며 시종은 기분나쁘고 끈적하게 웃어제꼈다. 그리고 붕괴하는 바위에 의해 동굴의 입구가 완전히 막히던 순간, 시종은 이쪽을 향해 천천히 손을 흔들어 보였다.
여덟 번째 왕가의 시종
그럼 잘 있어라, 용도조차 없는 요우쨩.
요우
자, 잠깐만...!
코우의 목소리는 아무에게도 닿지 않은 채, 동굴의 유일한 출입구가 무너져내렸다. 손발이 묶인 채인 코우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그저 힘없이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코우
(너무해... 이런 건 너무해... 사람으로서 취급받지 못하고... 아무 것도 받지 못한 채 살해당하다니... 이제 다 이해했어... 왜 요우가 날 증오하는지... 암색의 춤은 자신의 것이라고 했던 이유도, 내가 모든 것을 뺏어간 악당이라고 했던 이유도, 이제 다 이해했어...
그래, 그럴지도 몰라. 내가 그릇으로서 완성되지만 않았더라면 요우가 이런 처지가 되지는 않았을텐데... 하지만 만약 요우가 먼저 암색 춤을 습득했다면 내가 같은 꼴을 당했을지도 모르지...
...공허의 춤이라고 했던가. 그건 아마 요우 자신의 춤일 거야. 지금이라면 알 수 있어. 어중간한 수행 때문에 암색 춤밖에 없애지 못하는 춤이 되어버린 거겠지... 뭐가 됐든 이대로 죽는 건 정말 너무해...
잠깐...? 뭔가 이상한데. 하지만 요우는 우리 앞에 나타났어. 죽지 않았다고. 여기서 무슨 수인가를 써서 요우는 빠져나간거야...!)
거기까지 생각이 닿은 코우는 서서히 몸을 일으켜 암흑 속을 둘러보았다. 그러자 한 줄기 빛이 새어들어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요우
아...! 혹시 저기 어딘가에 구멍이...!
코우는 바로 빛이 새어들어오는 곳을 더듬어 작은 구멍이 뚫린 벽을 발견했다.
요우
다행이야... 이 구멍을 넓히면 나갈 수 있을 거야. 하지만 이 손발을 어떻게 풀지...
고민하던 코우는 발 밑에 녹슨 나이프가 떨어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요우
이건 우연일까? 하지만 그렇다기엔 너무 잘 맞아떨어져...
코우는 의심하면서도 나이프를 써서 손발의 구속을 풀었다. 그리고 숨을 가다듬은 후, 유일하게 실패하지 않고 출 수 있는 춤을 추었다.
요우
허공의 춤...
푸른빛 불꽃이 부딪치자 벽의 구멍에 균열이 생기더니 큰 소리를 내며 부서졌다.
요우
됐어... 이제 밖으로 나갈 수 있어...! 하지만 역시 우연이라기엔 마음에 걸려. 구멍 옆에 나이프가 떨어져 있다니... 어라...? 또 뭔가 떨어져 있잖아...
편지...?
......
이, 이거, 요우가 읽었을까? 아냐. 이걸 놓쳤을 리가 없어! ...설마 잊은 걸까? 이렇게 중요한 사실을? 대체 어째서... 이걸 읽었다면 요우는 분명 구원받았을 거야. 왜 그걸 잊고 있는 거지?
요우...!
코우는 서서히 의식이 멀어져가는 것을 느꼈다.
5-4
코우
......
[...코우!]
코우
...으, 으으...
[괜찮아? 코우!!]
코우
단장님... 여긴... 요우의 기억에서 빠져나온 건가...
루리아
다행이에요... 정신이 드셨군요.
비이
간단한 치료밖에 하지 못했어. 괜찮아? 설 수 있겠어?
코우
아, 네... 아마도요. 감사합니다.
몸을 일으킨 코우는 옆에 있는 침대에 유엘과 소시에가 잠들어 있는 것을 깨달았다.
유엘, 소시에
......
코우
유엘 씨... 소시에 씨...
비이
둘 다 겨우 찾아내서 여기까지 데려오긴 했는데...
루리아
눈을 뜰 생각도 하지 않으세요. 다친 데도 전혀 없는데요.
코우
아마 요우에게 구미호의 힘을 빼앗긴 것이 원인일 거예요. 요우에게서 힘을 되찾지 않으면 다시는 일어나지 못할지도 모르죠.
루리아
그럴 수가...
코우
...요우는 어디 있죠?
단장은 코우가 눈을 뜨기까지 있었던 일에 대해서 설명을 시작했다.
요우
크, 으... 으으... 죽인다... 죽인다죽인다죽인다!
계속해서 불꽃을 내뿜던 요우는 코우에게 달려들었지만 즉시 단장이 그것을 막아냈다.
루리아
안 돼요! 코우 군을 죽이게 둘 수는 없어요!
요우
시끄러워!!!! 방해하지!!!!! 마!!!!!!!
요우는 목이 찢어질 정도로 소리를 내지르며 일행에게 달려들었다. 단장은 요우의 맹렬한 공격을 몇 번이나 버텨냈다. 그 공격은 한 발 한 발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묵직했고, 단장은 눈 앞에서 날뛰는 소녀에게서 엄청난 압력을 느끼고 있었다.
요우
후.... 망할 자식이...! 시끄러워... 시끄러워 시끄러워 시끄러워!
비이
뭐, 뭐야 대체... 이 녀석이 겨우 방어만 할 정도라니 보통 힘이 아니잖아...! 혹시 그때 싸웠던 구미호보다도 강한 거 아냐?
구미호
당연한 말을. 요우는 완전한 나의 모습에 가까운 존재다.
비이
그게 무슨 말이야...?
구미호
근원을 파헤치자면 증오스러운 왕가들이 다루는 불꽃은 내 힘의 파편이지. 그것을 하나로 모은 거다. 이 녀석은 이제 내 화신이라고 부를 수 있는 존재가 되었다. 크크큭... 아름다운 내 완전체에는 힘도 모습도 비할 것이 못 되지만 말이다.
비이
칫... 그렇게 된 거구나...
어떻게 할 거야? 이대로 방어만 할 수는 없잖아!
[일단 후퇴하자]
[이상한데...] ->선택
비이
어? 이상하다니 뭐가?
루리아
저 아이 말이죠? 계속 괴로워 보이고... 저희가 전혀 보이지 않는 듯한 모습이에요.
요우
크, 으, 윽...
요우는 머리를 부여잡고 때때로 입이나 눈에서 푸른색 불길을 쏟아내고 있었다.
요우
하, 할망구! 몸이, 찢어질 것, 같아... 이거 어떡해야 돼?
구미호
어떻게라니? 어떻게 할 필요 없다. 그대로 있으면 된다.
요우
뭐...? 그게 무슨...
구미호
크크큭... 아직도 눈치채지 못했느냐? 네놈은 이제부터 완전한 내가 되는 거다.
요우
뭐...?
구미호
한없이 우둔하기 짝이 없는 계집애로구나. 일부러 계승자의 힘을 빼앗게 하고 내 화신으로 만든다는 것이 어딘가 이상하다고 생각한 적 없느냐?
요우
뭐...? 코우, 를 죽이기... 위해서잖아...?
구미호
그건 네놈의 목적이지. 내 목적은 오직 부활뿐이다.
요우
날, 속인... 건가...! 이 자식...!
구미호
코우가 왕가들에게 제대로 된 역사를 퍼뜨린 지금, 내가 완전히 부활하는 것은 바라기 힘들다. 허나 내 완전체에 한없이 가까운 화신을 만들어 그것을 의대로 사용하면 나는 다시 이 하늘을 유린할 수 있다...! 크크큭! 그저 감사할 뿐이다, 요우. 너는 좋은 의대가 되었다.
요우
싫어... 나는...! 아직, 코우를...! 코우를 죽이지 못했단 말야!!!
요우는 푸른빛 불꽃을 내뿜으며 코우를 노리고 달려들었다. 그러나 즉시 단장이 그 앞을 막아서고 그녀의 공격을 막았다.
요우
방해하지 마!!! 내 모든 것을! 내게서! 다 빼앗아 간 녀석이라고!!! 그러지 마... 죽이게 해 줘!!! 어째서... 그런 녀석을... 감싸는 거야...
[소중한 동료거든]
요우
큭... 왜 코우만... 사랑받는 거야... 어째서... 아아, 아아아아!!
요우가 괴로운 듯이 울부짖자 그 눈에서 마치 눈물처럼 한 점의 불꽃이 흘러내렸다.
요우
크, 으, 으으으! 아아아! 으아아아!
요우는 미친 듯이 날뛰기 시작하더니 갑자기 어딘가로 뛰쳐나갔다.
비이
뭐, 뭐지...? 그래도 일단은 살아난 건가?
루리아
이, 이 사이에 유엘 씨하고 소시에 씨를 찾으러 가요...!
단장은 요우가 마음에 걸리긴 했지만 유엘과 소시에를 찾아나섰다.
코우
...그랬군요... 구미호 녀석...
루리아
코우 군...? 어디 가세요?
코우
요우를 찾으러요.
비이
자, 잠깐! 그 녀석 분명 지금도 미친 것처럼 날뛰고 있을 거라고! 어서 쓰러뜨리고 유엘이랑 소시에를 구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코우
아뇨, 요우는 쓰러뜨리지 않아요.
비이
뭐...?
코우
쓰러뜨리는 것은 구미호뿐입니다. 저는 요우를 구하러 가는 거예요. 제겐 그래야 할 의무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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