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제4화 돌이킬 수 없는
What's Done Is Done
푸른빛으로 불타는 괴물
으, 으으으...
유엘
후우... 겨우 얌전해졌네.
소시에
다행이야. 밭도 안 탔고 사람들도 무사해...
코우
그런데 이 기묘한 녀석은 대체 왜 사람들과 밭을 노린 걸까요.
소시에
으음...
유엘
뭐 상관없지 않아? 이렇게 쓰러뜨렸으니ㄲ...
푸른빛으로 불타는 괴물
크윽...
그 순간, 괴물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커다랗게 부풀어올랐다.
코우
!?
괴물은 푸른빛의 섬광을 내뿜으며 코우의 목소리를 집어삼켰다. 그리고 터지며 주변에 불씨를 휘날렸다. 작은 불씨들은 몸부림을 치더니 순식간에 본체였던 괴물의 모습들로 변해갔다.
푸른빛으로 불타는 작은 괴물
으으으...
루리아
이럴 수가... 자, 작아졌어...
비이
그리고 늘어났어!
푸른빛으로 불타는 작은 괴물
으으으...!
일행이 경악하는 틈을 타, 괴물들은 일제히 그들 곁을 지나쳐 민가를 향해 돌진했다.
유엘
아, 자, 잠깐! 너희 상대는 우리야!
푸른빛으로 불타는 작은 괴물
으으으...!
미마카 주민 1
이, 이 녀석들은 뭐야? 꺄아아악!
미마카 주민 2
뜨거워! 누, 누가! 누가 불 좀 꺼줘요!
미마카 주민 3
물! 빨리 물 가져와! 전부 불타기 전에!
소시에
마, 마을을 덮치고 있어... 어째서지?
비이
큰일이야... 마을이 불타기 시작했어!
유엘
빨리 저 녀석들을 어떻게든 처리하고 불 끄자! 코우를 구해 준 이 마을을 불타게 놔둘 수는 없어!
소시에
응...!
루리아
저희도 도울게요!
4-2
유엘과 소시에
하앗!
푸른빛으로 불타는 작은 괴물
으으...
유엘과 소시에는 춤을 추며 불타는 괴물들을 쓰러뜨림과 동시에 마을에 붙은 불을 꺼나갔다.
루리아
여러분! 이쪽이에요! 이쪽엔 아직 불이 안 퍼졌어요! 침착하게 도망치세요!
비이
괴물은 우리가 물리칠테니까 안심해!
단장과 루리아는 힘을 합쳐 괴물들을 쓰러뜨려나가며 마을 사람들의 피난을 유도했다. 한편, 코우도 암색의 춤을 추며 불꽃과 괴물들을 지워나갔다. 그러나 그는 뭔가 위화감을 느꼈다.
코우
(이상해... 이 녀석들의 목적은 뭐지? 왜 마을을 습격하는 거야? 우리가 공격하면 일단 반응하긴 하는데... 그냥 방해된다는 듯이 우릴 뿌리치고 마을 건물이랑 사람들한테 달려들고 있어. 어째서일까?
그리고 이 가슴 속의 위화감은 뭐지... 뭔가 돌이킬 수 없는... 엄청난 일을 저지르고 있다는 느낌이...)
푸른빛으로 불타는 작은 괴물
으으으...
코우
아...! 이, 이런...!
단장은 방심한 코우에게 달려들던 괴물들을 순식간에 베어넘겼다.
코우
단장님... 감사합니다. 마음에 걸리는 점은 많지만, 일단 눈 앞에 있는 녀석들을 처리해야겠네요. 어서 가죠!
4-3
푸른빛으로 불타는 괴물
으으으...
비이
겨우 다 정리했네...
코우
......
일행의 신속한 활약에 힘입어 화재는 큰 피해를 내지 않고 꺼졌다. 괴물들도 모두 처리한 일행은 그제서야 한숨을 돌렸다.
코우
(하지만... 이건 뭐지. 초조함이 잦아들질 않아. 이 초조함... 두 번째 왕가의 계승자가 살던 마을에서 느낀 거하고 똑같아...)
어라...? 유엘 씨하고 소시에 씨는요?
루리아
두 분은 아까 숲에서 불이 올라오는 걸 보고 끄러 가셨어요.
코우
설마... 그걸 노린 건가!?
단장님! 이건 덫일지도 몰라요! 이대로는 유엘 씨하고 소시에 씨가 위험해요! 어서 두 분을 구하러 가야 해요!
비이
뭐? 그, 그게 무슨 소리야?
코우
어서요! 이야기는 나중에...
???
안됐구나. 이미 늦었어.
코우
이 목소리는...
코우는 낯익은 목소리를 듣고 몸을 덜덜 떨며 뒤돌아보았다.
코우
구미호!
구미호
오랜만이구나, 코우.
비이
어, 어떻게 여기 있는 거야? 전에 쓰러뜨리지 않았어? 어떻게 부활한 거지?
코우
아, 아뇨... 이 녀석은 아직 부활하지 않았어요...
루리아
그치만 저희 눈 앞에...
코우
눈 앞에 있는 건 구미호의 사념체... 육체를 가지지 못한 유령같은 거예요. 괜찮아요. 별다른 짓은 하지 못할 테니까요.
구미호
흥, 슬프지만 그 말대로다. 지금의 내게 너희들을 잡아먹을 힘은 없다. 가능한 건... 그저 좀 괴롭히는 정도겠지.
루리아
괴롭힌다고요...?
구미호
이런 거 말이다!
비이
우리 발을 묶을 셈인가?
구미호
크하하, 왜 그러지? 첫 번째와 세 번째에게 가야 하지 않나? 서두르는 게 좋을걸.
코우
거기서 비켜, 구미호!
4-4
한편, 소시에와 유엘은 미마카의 숲에 퍼진 불꽃을 다 진압한 참이었다.
소시에
후우... 겨우 불 다 껐네.
어라...? 유엘쨩...?
뒤에 있을 유엘에게서 대답이 들려오지 않자, 소시에는 형용할 수 없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그리고 조심스레 뒤를 돌아보았다.
유엘
소시, 에...
그녀의 눈 앞에는 요우에게 목을 졸리고 있는 유엘의 모습이 보였다.
소시에
유엘쨩!?
요우
움직이지 마. 이 자식 죽여버린다!
유엘
커흑...
소시에
하, 하지 마! 유엘쨩한테 그런 짓 하지 마!
요우
그럼 얌전히 있어. 네 신기도 내놔!
소시에
아, 알았어. 알았으니까...
소시에는 떨리는 목소리로 신기를 꺼내 넘겨주었다.
소시에
여, 여기... 시키는 대로 했어. 빨리 유엘쨩을 풀어줘...
요우
쳇... 마음에 안 들어.
소시에
응...?
요우
그 망할 할망구가 말한 대로잖아... 너흰 한 세트가 아니면 무서울 거 하나도 없는 녀석들이었어! 젠장!
공허의 춤! 소작!
요우의 전신에서 푸른빛 불꽃이 뿜어져나와 유엘을 집어삼켰다. 푸르던 불길은 점점 유엘이 평소 쓰는 불꽃처럼 붉은빛으로 물들어갔다.
유엘
으, 으으... 아아악!
소시에
유엘쨩!? 그만, 그만 해!
요우
시끄러워... 아직 안 죽였어! 자, 받으시지!
요우는 소시에를 향해 유엘을 집어던졌다.
소시에
으...
소시에는 유엘을 받아냈지만 그대로 땅에 구르고 말았다.
소시에
으, 윽... 유엘쨩, 괜찮아?
유엘
......
소시에
의식이 없어...
요우
넌 니 걱정이나 하시지! 이걸로 끝이다...!
요우는 소시에에게 달려들더니 아까처럼 푸른 불꽃을 내뿜어 그녀를 감쌌다
소시에
아, 아아...
푸른빛 불꽃은 곧 소시에가 쓰는 여우불처럼 하늘색으로 물들어갔다.
요우
하하...
요우는 쓰러진 유엘의 품을 난폭하게 뒤져 비염포를 빼앗았다.
요우
하, 하하! 이걸로 다 모였어!
소리높여 웃던 소녀는 하늘색 불꽃을 뿜기 시작하더니 소시에를 집어던졌다.
소시에
......
요우
아하하하! 이걸로 전부! 신기도 불꽃도 전부 내 거야! 이걸로 드디어 그 악당을 죽여버릴 수 있어! 이제 아무도 방해할 수 없어. 크하, 크하하하하!
불꽃은 미친듯이 웃는 소녀를 휘감은 채 서서히 크고 강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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