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제3화 방황하는 소년의 등대가 되어
A Light for Lost Souls
비이와 츠바사가 우정을 쌓기 시작한 다음날이었다. 엘모트는 불량학생들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질과 이야기하고 있었다.
엘모트
녀석들은 지금 앞이 보이지 않는 어둠 속을 헤매고 있는 게 아닌가 싶더군... 지금 가고 있는 방향이 앞인지 뒤인지도 전혀 모르겠으니까 그저 쉬운 방향으로 빠져버리는 거지. 필요한 건 앞을 향해서 가는 것. 그럴 수 있다면 녀석들은 달려갈 거야... 그 정도의 열정은 가지고 있어. 그러니까 교사가 녀석들에게 목표를 가지게 해 줘야 한다고 생각해.
...그래서, 살짝 돌아다니면서 부모님들하고도 얘기해 봤는데... 이 학교에 들어오는 녀석들은 대체로 훌륭한 마법사가 되는 게 꿈이었다는 모양이더군. 그렇다면 그걸 기억나게 해 주면 되는 거 아니겠어?
질
흠... 분명 엘모트 선생님 말씀대로입니다. 우리들 교사가 그들을 이끄는 등대가 되어야만 합니다.
엘모트
뭐, 말로 하는 거야 언제나 쉽지.
질
허허허...
엘모트
흠? 내가 웃기는 이야기라도 했나?
질
아뇨... 역시 제 눈이 틀리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엘모트 선생님은 역시 학생들을 생각하는 좋은 선생님입니다.
엘모트
하, 칭찬은 넣어 둬.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걸 하고 있을 뿐이야. 교사든 뭐든 상관없어. 이 몸이 내버려둘 수가 없을 뿐이라고. 그런 녀석들을 말이지...
엘모트와 질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였다. 단장과 루리아도 낙제반 학생들을 위해서 뭔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는지 고민중이었다.
글레어
우리도 여러 가지로 생각한 끝에 그 애들하고 얘기해 보려고 했어. 하지만...
앤
전혀 상대해 주지 않더라고...
오웬
그들은 공주님과 글레어 군을 이미 다른 세계의 인간이라고 생각하는 듯했습니다. 그래서... 두 분이 뭐라고 하든 귀를 기울이지 않더군요.
루리아
불량학생들과 이야기를 하는 것조차도 꽤 쉽지 않은 일이군요...
한나
그들이 상대해주지 않는 이상, 과도한 행동은 역효과를 부를 가능성이 있답니다... 하지만 우리와는 다른 입장의 단장님이라면 그들과 교류할 수 있을지도 몰라요.
[나한테 맡겨!]
한나
그렇게 대답해 주시니 든든할 따름이에요.
루리아
우선은... 이야기할 수 있는 관계가 되어야만 하겠네요.
앤
으음...
글레어
......
앤
아! 이런 건 어때? 공통적인 취미를 찾는 거야!
글레어
그러게... 좋을 것 같아. 우리도 피아노를 계기로 친해진 거니까...
앤
후후, 맞아 맞아!
오웬
그렇다면... 켓타기어일까요?
루리아
아, 그 이상한 탈것 말이죠!
글레어
후후, 이상한...?
한나
아, 그리고 그들이 자란 마을에서 이야기를 들어보는 건 어떨까요? 뭔가 알 수 있는 게 있을지도 몰라요!
단장과 루리아는 글레어 일행에게서 아이디어를 얻어 마을로 향했다. 마을에 일어난 재난이 그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 그 갱생의 실마리를 찾아서...
3-2
단장 일행은 불량학생들이 많이 살고 있다는 마을에 도착했다. 특별히 다를 것도 없이 여느 마을처럼 사람들이 오가고 있었다.
루리아
그럼... 어떤 사람한테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퍼시발
흠...
루리아
어? 저기 있는 건 퍼시발 씨 아닌가요? 퍼시발 씨!
퍼시발
음? 단장과 루리아인가... 이런 곳에서 만날 줄이야.
[뭐 하고 있어?]
퍼시발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러 다니고 있다. 복구되어가는 마을을 어떤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는지 궁금해서 말이지. 너희는? 너희가 하는 일이니 뭔가 이유가 있어서 왔을 거라고 생각한다만.
루리아
네! 사실은... 불량학생들에 대해서 알고 싶어서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왔어요. 그치만 어떤 사람한테 물어보면 좋을지 모르겠어서...
퍼시발
그런 거라면 이 마을의 조언자같은 분을 소개시켜 주지.
며칠간 퍼시발은 마을을 빈틈없이 돌면서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 과정에서 그는 옛날부터 이 지역에 살던 인물과 알게 된 것이었다.
퍼시발
선생, 계신가! 손님을 데려왔다만...
퍼시발은 방 안쪽을 향해서 소리를 높였지만 아무 대답도 들려오지 않았다.
루리아
...안 계신 모양이에요.
퍼시발
아니, 귀찮아하고 있는 것 뿐이다. 곧 올 거다.
퍼시발의 말대로 잠시 기다리자 한 남자가 방 안쪽에서 느긋한 태도로 걸어나왔다.
남자
하여간... 오늘도 질문 쏟아부으러 온 거야? 이제 이 마을에 대해서 충분히 잘 알았을텐데.
퍼시발
흥, 아직 선생만큼은 아니야.
남자
어라? 오늘은 누굴 데려온 건가?
퍼시발
기공단의 단장과 루리아다. 질문을 좀 들어줄 수 있겠나?
남자
호... 기공단이라. 아직 젊은데 대단하군! 그래서, 무슨 이야기지?
[불량학생들에 대해서 듣고 싶어]
남자
아, 그거군... 그건 즉 왜 녀석들이 빗나가게 된 건지, 그걸 듣고 싶다는 거지?
루리아
네!
남자
뭐... 생각해 보면 원인은 여러 가지야. 하지만 가장 큰 원인은 마법사로서 유세의 군세에게 상대도 되지 못했다는 거겠지.
루리아
네? 그치만... 그야 아직 학생인걸요...
남자
물론 그렇지. 하지만 그렇게 납득하지 못하는 녀석들도 있어. 그저 그뿐이야. 우쭐했던 콧등이 납작해진 녀석들은, 복구되며 변해가는 마을에 적응하지 못하기도 하고... 자포자기하던가, 반항하던가... 뭐 감수성 높은 시기니까. 단지 친구한테 영향받았을 뿐인 아이도 있다.
우리 어른들은 복구를 위해서 열심히 일하고 있었다. 그래서라고 말하면 변명이 되겠지만... 부끄럽게도 눈치채지 못했어. 정신적으로 미숙했던 녀석들의 마음이 흐트러졌다는 사실을.
루리아
아저씨...
루리아
많이 후회하고 계셨어요...
퍼시발
선생만의 책임은 아니다. 이건 마나리아 왕국으로서도 생각해나가야 할 과제겠지.
???
뭐 임마? 내가 우습냐?
그 때, 골목 안쪽에서 노성이 들려왔다.
루리아
퍼시발 씨!
퍼시발
단장, 가자.
일행이 달려간 곳에서는 불량학생들끼리 서로의 이마를 맞댄 채 일촉즉발의 상황이 일어나고 있었다.
불량학생 2
아앙? 니가 먼저 야렸잖아, 새끼야!
불량학생 1
하? 야, 어디 소속이냐?
루리아
하와와...
퍼시발
어이, 소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설명해 봐라. 주먹을 휘두르는 건 그 후여도 늦지 않아.
불량학생 1
허? 뭐야 넌? 이건 우리 싸움이야. 끼어들지 마.
불량학생 2
니 상대는 나거든, 짜샤!
불량학생 1
악! 이게...!
퍼시발
이놈들! 당장 싸움을 멈춰라!
불량학생들
네, 네에...
퍼시발의 일갈을 들은 불량학생들은 그 자리에 정좌해야만 했다.
퍼시발
단지 울분을 풀기 위한 폭력에는 어떤 의미도 없다. 짐승이나 다름없지. 네놈들도 학생 신분이라면 달리 해야 할 일이 있을 텐데? 그 본분으로부터 도망치지 마라.
불량학생들
알겠슴다...
퍼시발
젊은이는 나라의 보물이다. 고민되는 일이 있다면 상담을 요청해라. 함께 걸어나가야 할 길을 찾는 거다.
불량학생 1
아아! 이, 이 사람이야...
불량학생 2
...너도 느꼈어?
퍼시발
음? 왜 그러지?
불량학생 1
저희... 하고 싶은 거 찾았어요!
불량학생 2
졸업하면 형님의 아우가 되겠슴다!
퍼시발
형님...? 날 얘기하는 건가?
불량학생들
맞슴다!
퍼시발
훗, 모처럼 꿈을 그린다면 이 하늘을 덮을 정도로 큰 뜻을 가져라! 내 뒤를 쫓겠다면 대국을 지탱할 가신이 될 수 있게끔 정진하는 거다!
불량학생
알겠슴다, 형님!
루리아
퍼시발 씨가, 불량학생들의, 형님...
[루리아의 망상]
퍼시발
어이, 자식들아! 정신 바짝 차려라! 파티 시작이다!
불량학생들
네! 형님!
루리아
아, 아하하...
루리아는 망상을 떨쳐내려고 노력하면서, 새로운 꿈을 찾아낸 불량학생들을 다정하게 바라보았다.
3-3
한밤중이었다. 단장과 루리아는 최근 밤마다 방을 빠져나가는 비이의 뒤를 몰래 밟고 있었다.
비이
헤헷!
루리아
......
이상한 일에 휘말린 게 아니었으면 좋겠네요...
잠시 바위그늘에 가려 보이지 않던 비이가 의기양양하게 다시 그 모습을 드러냈다.
비이
...좋았어!
루리아
하와와...! 저, 저 모습은...
루리아는 심지어 바위그늘에서 바이크를 꺼내 타는 비이의 모습을 보고 경악했다.
비이
헤헤... 역시 좋은걸...
루리아
어, 어느 틈에... 비이 씨도 불량학생이 되어 버린 걸가요?
[...그럴지도 몰라]
[비이만은 그럴 리가...] ->선택
루리아
그렇죠. 비이 씨가 불량학생이 될 리가 없어요!
비이
읏샤! 출발한다 짜샤!
루리아
아, 어서 쫓아가 봐요!
비이
가는거야!
루리아
빠, 빨라!
비이의 바이크는 루리아가 상상한 이상의 스피드를 내며 순식간에 그 모습을 감췄다.
루리아
아우... 벌써 모습이 보이지 않아요... 어떻게 하죠?
그때였다. 주변에 날카로운 배기음이 울려퍼졌다. 그와 동시에 기공정에서 한 대의 바이크가 뛰어올랐다.
엘모트
어이, 진정하라고.
루리아
하와와! 엘모트 씨까지?
엘모트
설마 도마뱀이 저 녀석들과 어울릴 줄이야... 이거 재미있어졌는걸. 둘 다 따라와. 녀석들이 가는 곳이라면 대충 예상이 가거든.
이렇게 해서 단장과 루리아는 엘모트를 따라 비이의 뒤를 쫓게 되었다.
3-4
츠바사네 "레드 윙"은 언제나처럼 즐겁게 바람을 가르고 있었다.
비이
하핫! 왠지 어디까지든 갈 수 있을 것같은 느낌이 들어!
츠바사
그래... 우리에게 한계같은 건 없어!
비이
당연하지! 아무도 나한테 마법엔 재능이 없다고 놀리지 못하게 해 주겠어!
오니조리 타이가
으하하하! 범생이가 센 척 하기는!
비이
뭐, 임마!
아우 린타로
하하! 비이도 완전 우리같은 말투 쓰게 됐네요!
비이
그야 당연하지! 나도 "레드 윙"의 팀원이니까!
레드 윙 팀원들
아하하하!
그 때, 츠바사는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끼고 뒤를 돌아봤다. 그러자 맹렬한 속도로 그들을 쫓아오는 폭주족의 모습이 보였다.
츠바사
...뭐야?
데스티니 녹턴 팀원들
......
츠바사
빨라...!
오니조리 타이가
장난 아닌데... 스피드로 츠바사가 따라잡히다니!
아우 린타로
"데스티니 녹턴" 놈들... 전에 붙었을 때랑은 뭔가 분위기가 다름다!
비이
그보다도... 너무 위험하게 운전하는데?
데스티니 녹턴 팀원 1
Come back is king... 마나리아의 평화로운 날들도 바이바이다. 하지만 그 전에... 네놈들을 쳐부숴서 선물로 바쳐야겠다.
츠바사
뭐? 뭘 혼자 쫑알거리고 있어 짜샤!
데스티니 녹턴 팀원 1
해치워...!
데스티니 녹턴 팀원 2
깝치지 마라 자식들아!!
레드 윙 팀원 1
으아아!
"데스티니 녹턴" 팀원들은 "레드 윙"과 나란히 달리게 되자마자 바이크를 충돌시키기 시작했다. 그리고 들이받힌 "레드 윙" 팀원들은 곧바로 하나 둘씩 바이크에서 굴러떨어졌다.
레드 윙 팀원 2
히, 히이이익!
비이
어이... 뭐야 저 녀석들은!
데스티니 녹턴 팀원 2
어떻게 된 거냐! 그렇게 깝치더니!
츠바사 일행은 "데스티니 녹턴"의 팀원들에게 둘러싸인 채로 질주를 계속하고 있었다. 거리는 조금도 줄어들지 않았다.
츠바사
화장실 똥파리들처럼 윙윙 시끄러운 자식들... 우리도 간다!
츠바사네 "레드 윙" 팀원들은 브레이크를 밟으며 날카롭게 턴을 돌아 바이크를 급정거시켰다. 그리고 바이크에서 뛰어내려, 뒤쫓아오던 "데스티니 녹턴"을 매섭게 노려보았다.
츠바사
우리 집회를 방해하다니, 예의도 없는 놈들이군...
아우 린타로
쇼! 있으면 나오십셔! 츠바사군이 널 피떡으로 만들어 줄 거라잖슴까!
비이
어이, 츠바사한테 떠넘기지 마!
아우 린타로
시, 시끄러!
데스티니 녹턴 팀원들
......
츠바사
어이, 듣고 있냐? 설마 쫄아서 튄 건 아니겠지? 흥, 귀여운 쇼쨩은 싱거운 놈이구만.
데스티니 녹턴 팀원 1
King을 우롱하다니... 뚫린 입이라고!
데스티니 녹턴 팀원들
반쯤 죽여버린다!
츠바사
반박하지 않는다는 건 진짜 튀었다는 거냐? 훗, 덤벼!
오니조리 타이가
으라라! 내 박치기를 보여 주지!
비이
피할 수 없는 싸움은 즐기는 거랬지!
레드 윙 팀원들
전쟁이다!!!
배기음을 울리며 폭주족끼리의 전쟁이 시작됐다.
츠바사
으랏!
츠바사 일행에게 싸우는 이유같은건 없었다.
오니조리 타이가
우라아아!
상대가 싸움을 걸었다면 받아준다. 그저 그뿐이었다.
데스티니 녹턴 팀원 2
우오오오!
아우 린타로
히익!?
그러나 그런 피 끓는 청춘들에게도 암묵의 룰이라는 게 있었다.
비이
린타로!
그리고 그것을 무시한 "데스티니 녹턴"의 공격에 "레드 윙"이 밀리기 시작했다.
츠바사
이 자식들... 진짜 빡치는데. 다들 괜찮아?
비이
어, 어엉! 아직 괜찮아!
츠바사
...!
데스티니 녹턴 팀원 3
죽어라!
데스티니 녹턴 팀원이 윌리*로 비이를 깔아뭉갤 듯이 덤벼들었다.
*윌리(ウィリー走行), 바이크 앞바퀴를 들고 뒷바퀴로만 주행하는 것
비이
으아아아!
츠바사
비이, 위험해!!
데스티니 녹턴 팀원 3
크윽...!
츠바사는 바이크를 탄 남자를 향해서 몸을 내던지듯 맹렬하게 태클을 걸었다.
츠바사
어이, 괜찮아?
비이
덕분에 살았어...
츠바사
후... 뭐, 이 정도로 신경쓸 것 없어.
데스티니 녹턴 팀원 1
후후... 끝까지 해보자고. 혹시 사과하려면 지금뿐이야.
???
어이... 어디의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학생들한테 뭐 하는 짓이지?
긴박하고 팽팽한 분위기 속에, 나른한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츠바사
!?
루리아
비이 씨!
비이
루리아... 어떻게 여길?
루리아
비이 씨가 요즘 이상해서 뒤를 밟았어요...
[걱정했잖아!]
비이
미안해... 몰래 그랑사이퍼를 빠져나와서...
엘모트
설마 도마뱀이 츠바사네랑 친구를 먹을 줄이야... 상상도 못 했다니까. 뭐 우연이라곤 해도 잘 됐다. 어이, 돌아가자. 너희 부모님들이 걱정하잖냐.
데스티니 녹턴 팀원 1
아저씨. 지금 한창 분위기 타던 중이거든. 방해하지 말고 꺼져.
엘모트
아, 그거 미안한데. 그래도 오늘은 날 봐서라도 이만 끝내지 않겠어?
데스티니 녹턴 팀원 1
아~ 그건 안 되겠는데요... 우린 못 말리거든요.
데스티니 녹턴 팀원들은 갑자기 시끄러운 배기음을 울리며 바이크의 페달을 엄청난 속도로 회전시키기 시작했다.
츠바사
? 이건...
엘모트
츠바사! 멍하게 있지 마! 온다!
츠바사
아, 어!
엘모트
꼬맹이들 상대하는 건 내키지 않지만 싸움은 멈춰야겠지. 단장님, 가자고.
데스티니 녹턴 팀원들
우오오오!
데스티니 녹턴 팀원들은 흙먼지를 날려올리며 엄청난 속도로 일행에게 덤벼들었다. 일행은 그런 그들을 막기 위해 침착하게 싸울 준비를 했다.
[전투]
제3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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