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해당 에피소드는 "엘모트, 수프라말, 퍼시발" 캐릭터의 가입유무로 시나리오가 변화합니다.

*편의상 모두 가입하지 않은 버전으로 진행합니다.

 

 


 

비이

대단하다~ 그렇게 심하게 부서졌던 학원이랑 거리가 완전히 원래대로 돌아왔네!

 

루리아

섬의 모든 분들이 노력하신 결과겠죠? 정말 대단해요!

 

마나리아 마법학원. 파타 그랑데 구역에서 가장 고명한 이 마법 교육기관은 얼마 전 어떤 재난에 휘말린 적이 있었다. 

 

학원의 학생들이 호기심으로 금기의 주술을 사용한 탓에 유세의 문이 열렸고, 밀려들어온 유세의 군대는 학원은 물론이고 마을까지 파괴하며 단장 일행을 궁지에 몰아넣었다. 그러나 일행은 글레어와 앤을 비롯한 학원의 학생들, 그리고 교사들과 함께 노력하여 유세의 군세를 물리쳤다. 마침내 유세의 문은 다시 봉인되었고, 마나리아 마법학원에 평화가 돌아온 것이었다.

 

 

비이

그건 그렇고, 또 엘모트가 특별강사로 불려올 줄이야.

 

 

 

 

엘모트

무슨 변덕인지 모르겠군. 교사가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건 나 자신이 제일 잘 아는데 말이지.

 

 

그의 이름은 엘모트. 어떤 마을에서 방화범으로 몰렸던 그는 단장 일행의 비공정을 타고 그 장소를 빠져나왔다. 이후로 그는 기공단의 일원이 되어 활동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천부적인 화염을 다루는 능력은 얼마 가지 않아 소문을 타고 각지에 퍼져나갔다. 이윽고 명문 마나리아 마법학원의 귀에도 그 소문이 닿았고, 그는 특별강사로서 초청받게 되었다. 그렇게 엘모트는 단기간이라고는 하나 마나리아에서 교편을 잡게 된 것이었다.

 

 

엘모트

훗...

 

루리아

헤헤, 왠지 즐거워 보이시네요!

 

엘모트

뭐? 기쁠 리가 없잖아... 정말이지. 귀찮기만 하다고.

 

루리아

엘모트 씨도 비이 씨도 힘내세요! 응원할게요!

 

엘모트

흥. 마을에 들를 겸 얼굴을 비춘 것뿐이지, 아직 수락한다고는 하지 않았어. 그보다 도마뱀. 너 아까부터 표정이 엄청나다?

 

비이

선생님한테 추천받아서 여길 다니기로 한 건 좋은데...

 

루리아

선생님이라면 수프라말 씨 말이죠? 비이 씨한테 마법 쓰는 방법을 가르쳐 주려고 하셨던...

 

비이

여긴 파타 그랑데에서도 우수한 녀석들만 모이는 학원이잖아? 갑자기 불안해져서...

 

 

 

 

비이가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사람은 하빈족 여성인 수프라말로, 방랑하는 가정교사였다. 그녀는 마법을 쓰고 싶어하는 비이를 열심히 가르쳐 줬으나 좀처럼 성과가 나지 않아 비이는 낙담했다. 그러나 그녀는 포기하지 않았다. 비이가 마법을 쓸 수 있는 그 날이 올 때까지, 함께 머물며 지도하겠다고 결심한 것이었다.

 

비이는 이번에 그녀의 추천을 받아 명문 마나리아 마법학원의 교문을 두드리게 되었다.

 

 

엘모트

하여튼... 쓸데없는 거나 신경쓰기는. 해 보기도 전부터 그러고 있으면 될 일도 안 된다. 찬스가 생겼으면 마음 굳게 먹고 열심히 해!

비이

으... 그, 그런가... 그렇겠지!

루리아

어라...?

 

비이

응? 왜 그래?

 

 

일행은 질을 비롯한 교수님들이 있는 교무실로 향하고 있었다. 그러나 가까운 화단에서 뭔가 위화감을 느낀 루리아는 무심코 발을 멈췄다.

 

 

루리아

너무해... 꽃이 다 짓이겨져 있어요...

 

비이

으아... 누가 이런 짓을 한 거지?

 

루리아

저쪽 벽에는 낙서가...! 겨우 깨끗하게 고친 건물인데 말이에요...

 

비이

이거 원래 벽에 그려져 있는 모양은 아니지?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

그건 그들 나름의 자기주장입니다. 자신의 존재를 과시하기 위한 표현이라고 말하면 될까요.

 

 

벽의 낙서를 보며 고민하고 있던 일행 앞에, 질과 미란다가 나타났다.

 

 

루리아

아, 오랜만이에요, 질 교수님! 그리고 미란다 선생님도!

 

 

 

미란다

네~ 다들 오랜만이에용~

 

 

일행을 맞이한 질과 미란다에게 엘모트는 의아하다는 듯이 물었다.

 

 

엘모트

교사에 낙서라니...? 자유분방한 교육방침으로 바뀐 것도 아닌 것 같은데.

 

루리아

게다가 화단도... 전에 왔을 때는 다 예쁘게 손질되어 있었는데요...

 

 

 

 

벽에 낙서를 한 것도, 화단을 어지럽힌 것도... 다 우리 학원의 학생이 한 일입니다.

 

비이

엑?

 

루리아

그럴 수가... 이 학원에 그런 장난을 칠 만한 사람이 있으리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데요...

 

거기엔 사정이 있습니다. 자세한 건 교무실에서 말씀드리죠.

 

 


 

 

질과 미란다는 교무실으로 돌아와 고민스러운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은 문제가 좀 생겼습니다. 여러분도 보셨겠지만, 파괴된 학원과 마을은 순조롭게 복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복구하는 과정에서 섬 안의 치안이 악화된 상태입니다. 장래에 대한 불안과 마음의 상처... 물론 그 말고도 여러 원인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만, 거칠어진 학생들이 문제행동을 일으키기 시작했고, 점점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미란다

마음의 상처는 쉽게 회복되지 않으니까... 아아, 걱정이야~

 

비이

그렇다고 해도 그게 나쁜 짓을 해도 되는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해.

 

루리아

그렇죠...

 

엘모트

그래서? 그 문제아 녀석들은 붙잡았겠지? 이런 때야말로 당신들과 이 학원의 실력을 보여줄 때 아냐?

 

물론 가능한 한 지도를 했습니다. 그러나 그게 반항심을 더 자극하는 결과를 불러오고 말아서... 그들은 끈 떨어진 연 같은 상태가 되고 말았습니다.

 

엘모트

그래서... 본업이 교사도 아닌 나한테 울면서 달려왔다는 얘긴가?

 

부끄럽지만 그 말씀대로입니다.

 

엘모트

하... 꽤나 고평가를 받은 느낌인데. 나처럼 음지에 사는 사람하고 그런 문제아들을 얽히게 하면 좋은 꼴 못 볼걸.

 

아뇨. 엘모트 선생님이라면 그들을 잘 이끌어 주실 수 있으리라고 믿고 있습니다. 전에 여기서 교편을 잡아주셨을 때, 학생 간에 있었던 트러블을 훌륭히 진정시켜 주시지 않았습니까.

 

미란다

그렇죠~ 학생들도 엄~청 잘 따랐고요~

 

엘모트

이봐, 치켜세우지 마...

 

부탁드립니다. 저희는 엘모트 선생님의 지도밖에 믿을 게 없습니다.

 

미란다

미라쨩 선생님도 부탁할게~

 

 

엘모트는 열심히 부탁해오는 교사진을 향해 질렸다는 듯이 콧방귀를 뀌었다.

 

 

엘모트

흥... 웃기지 마. 너희가 맡은 애들은 너희가 돌봐야 할 거 아냐. 애초에 부탁할 상대가 틀렸어. 나는 교사같은 건 적성에...

 

 

그때였다. 귀를 찌르는 소란한 소리가 정원에서 울려퍼졌다.

 

 

엘모트

하?

 

비이

뭐, 뭐야!? 들은 적 없는 소린데...

 

 

뭔가 사건이 일어났다고 판단한 일행은 급히 교무실 창문에서 몸을 내밀고 교정을 주시했다.

 

 

 

 

제1화 낙제생 반의 불량소년

Remedial Class Delinquent

 

 


 

 

1-2

 

 

 

 

시끄러운 소음을 울리며 처음 보는 탈것에 올라탄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었다. 그런 그들의 모습에 놀란 일행은 서로의 얼굴을 마주보았다.

 

 

역시, 저렇게 큰 소리를 들으면 놀라시겠죠.

 

비이

저기, 저 요란스러운 탈것은 뭐야? 나 처음 봤어.

 

저건 켓타기어라고 합니다. 발로 페달을 돌리면 두 개의 바퀴가 돌아가, 앞으로 달려나가게 되는 탈것입니다.

 

비이

헤~ 별 게 다 있구나.

 

루리아

저 요란한 장식이랑 소음은 대체 뭔가요?

 

미란다

저건 저 애들의 단순한 취미야~

 

참고로 그들은 자신들의 켓타기어에 애정을 담아 "바이크"라고 부르고 있는 모양입니다. 

 

엘모트

바이크라... 왠지 재미있어 보이는 이름인걸.

 

엘모트 선생님께서는 저 아이들이 모여 있는 낙제생 반 담임을 맡아 주셨으면 합니다.

 

엘모트

그렇다는 말은 쟤네가 그 문제아들이라는 거군.

 

예... 전에는 성실하고 우수한 학생들이었습니다만...

 

엘모트

그랬던 애들이 학원이 무너졌던 것을 계기로 불량학생이 되어버렸다는 건가...

 

......

 

 

갈 곳 없는 감정을 발산하듯이 소음을 울려대는 학생들. 엘모트는 뭔가 느끼는 것이 있는 듯한 얼굴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엘모트

...마음이 바뀌었어. 할 수 있는 데까지는 해 보지. 하지만 기대는 하지 마.

 

감사합니다. 부디 학생들을 잘 부탁드립니다.

 

 

[맡아 줄 거라고 생각했어]

[솔직하지 못한걸] ->선택

 

 

엘모트

뭐? 뭐야, 그 묘한 웃음은...

 

루리아

헤헤... 엘모트 씨는 이러니저러니 해도 좋은 분이니까요.

 

엘모트

흥... 시끄러워. 그런 거 아냐... 저렇게 빗나간 놈들을 보면 옛날 생각이 나서 이 쪽까지 기분이 나빠진다고.

 

 

엘모트의 부임이 결정된 것을 기뻐하듯이 수업을 알리는 종이 울려퍼졌다.

 

 

미란다

자, 엘모트 선생님~ 그럼 바로 교실로 안내해 드릴게요~

비이 군 교실은 이쪽입니다. 제가 안내하죠.

 

비이

어? 난 다른 반이야?

 

글레어 군이나 앤 군처럼 아는 사람이 있는 반이 좋을 것 같아서요.

 

비이

으음... 그건 고맙지만... 아무래도 레벨이 너무 다른걸... 좀 더 초보자한테 어울리는 반은 없어?

 

음... 초보자 반이라면 지금은 낙제생 반밖에 없습니다만... 아까 보신 것처럼 거친 학생들이 많은 곳이라서, 후보에서 제외했던 겁니다.

 

비이

헤헹! 난 기공사인걸! 좀 거친 놈들이 있어도 상관 없어! 게다가 엘모트도 있으니까, 어떤 반이든 공부는 할 수 있잖아!

하하하, 의지가 강하시군요. 알겠습니다. 그러면 그렇게 하시죠.

 

미란다

그러엄~ 다른 건 선생님들한테 맡기고 비이 군은 열심히 공부해~

 

비이

알았어! 마법 팡팡 쏠 수 있도록 노력할 테니까 기대하고 있어!

 

단장과 루리아는 잔뜩 기합이 들어간 비이를 배웅했다. 그러나 불량학생들이 모여드는 낙제생 반이라는 게 어떤 것인지, 비이는 아직 모르고 있었다.

 

 


 

 

1-3

 

 

낙제생 반. 그 곳에서는 아침부터 불량학생들이 미간을 찌푸린 채로 모여 있었다.

 

아우 린타로

츠바사 군! 츠바사 군! 아는 놈한테 정보를 들었는데요!

...어라? 츠바사 군은?

 

오니조리 타이가

보면 알잖아. 지각이야 지각. 뭐, 늘 있는 일이지.

 

아우 린타로

크으으~ 한 시라도 빨리 정보를 전해주려고 했는데!

오니조리 타이가

뭘 알아왔는데?

 

아우 린타로

네! 데스티니 녹턴이 해산했던 건 틀림없슴다. 총장이 폭력사건을 일으켜서 소년원에 보내진 게 원인이라고...

 

오니조리 타이가

총장이 잡혔다고 해산을 해? 총장이 나올 때까지 팀을 지키는 게 남자 아냐?

 

아우 린타로

저한테 화내셔도 곤란함다...

 

 

 

 

아키나

안녕~

 

오니조리 타이가

우효! 아, 안녕!! 역시 아키나쨩, 이쁘다니까...

 

아우 린타로

지금 중요한 이야기 하던 중인데요...

 

 

 

 

레드 윙 팀원 1

그래서... "데스티니 녹턴"이 부활한 이유는 알아냈어?

 

아우 린타로

아는 놈 말로는 거기 총장인 쇼가 소년원에서 곧 나올 거 같다고...

 

 

 

 

레드 윙 팀원 2

쇼? 자, 잠깐... 내가 들은 게 있는데. 그 쇼라는 녀석... 괴물처럼 강하고, 웃으면서 사람을 물어 죽인다던데?

 

레드 윙 팀원들

푸, 푸하하하하!

오니조리 타이가

그건 누가 들어도 구라지~

 

레드 윙 팀원 2

아니, 진짜래 진짜!

 

교실 안에 웃음이 퍼져나가던 때, 문이 열리고 미란다가 웃으며 들어왔다.

 

 

미란다

좋은 아침~ 오늘도 아침부터 활발하네~

아우 린타로

어라? 미라쨩 아니심까. 전에 있던 선생은 무서워서 관뒀나?

 

오니조리 타이가

뭐야 뭐야? 저것들은 뭔데?

 

미란다

오늘부터 여러분의 담임이 될 특별강사 엘모트 선생님하고, 단기 입학생인 비이 군이에요~

 

레드 윙 팀원들

서, 선생에 신입이라고?

 

오니조리 타이가

으하하하! 불쌍하기도 하지! 우리같은 불량학생 소굴인 낙제반 담임이 되다니, 당신 운도 없구만...

 

엘모트

하! 그건 피차 마찬가지겠지. 안 됐지만 낙제반은 이 몸이 맡게 됐다. 그렇게 됐으니 열심히 잘 해보자고.

 

오니조리 타이가

호... 선생 주제에 막 나가는 건가? 시비거는 거라면 받아주지.

 

엘모트

기운도 좋군. 크큭... 학생이란 건 그래야지.

 

 

불량학생들은 만만찮아 보이는 엘모트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은 듯, 그를 째려보며 위협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엘모트는 신경도 쓰지 않는 것처럼 비틀린 웃음을 지으며 그들의 시선을 되받아쳤다. 교실 안이 불온한 공기에 휩싸여가는 한편, 비이는 첫 학교생활을 맞아 그답지 않게 긴장해 있었다.

 

 

비이

(뭐, 엘모트도 있으니까 괘... 괜찮겠지...?)

 

 


 

 

[회상]

 

 

수프라말

비이 군, 어떤 것이든 신념을 가지고 행동하면 반드시 이룰 수 있다고 선생님은 믿어! 수업 착실히 받고, 여러 가지를 배워 오렴. 비이 군을 응원하고 있을게!

 


 

 

비이

(선생님... 나 열심히 공부하고 갈게!)

 

미란다

네~ 다들 조용히 하고~ 새로온 친구는 인~ 사~ 해야지~

 

비이

어, 저기... 난 비이라고 해. 짧은 기간일지도 모르겠지만 잘 부탁해!

레드 윙 팀원 1

어이, 이거 또 깜찍한 놈이 왔는데? 오늘 밤엔 도마뱀 스테이크 먹는 거야?

 

레드 윙 팀원 2

이 자식 날아다니잖아! 빵셔틀 시킬 때 편하겠는데?

 

 

 

 

레드 윙 팀원 3

풉! 야, 귀여운 도마뱀 괴롭히지 마라!

비이

난 도마뱀 아니야! 드래곤이라고!

아우 린타로

드, 드... 드래곤? 진짭니까?

 

오니조리 타이가

멍청아. 어떻게 봐도 너구리같아 보이는구만.

 

아우 린타로

너구리 본 적 없죠? 어떻게 봐도 아니잖아요! 뭔가 날개도 나 있고...

 

미란다

그럼 비이 군, 저 쪽 빈 자리에 앉으렴~

비이

(이런... 무슨 소리를 듣던 일단은 공부나 해야겠지...)

 

 

비이가 자리에 앉으려던 그 순간이었다. 불량학생 하나가 비이가 가는 길에 일부러 발을 내밀었다. 그러나...

 

 

비이

...?

 

 

하늘을 둥실둥실 날아다니는 비이는 그것을 눈치채지 못하고 그대로 자기 자리에 날아가서 앉았다.

 

 

비이

후우...

 

레드 윙 팀원 1

어어어어어이! 이 자식, 뭘 무시하고 지나가는 거야... 배짱 좋은데?

 

비이

뭐, 뭐야 갑자기...

 

레드 윙 팀원 1

시끄러워!

 

노성이 울림과 동시에 기세 좋게 교실의 문이 열어젖혀졌다. 그리고 눈에 띄게 눈매가 날카로운 학생이 천천히 교실로 들어왔다.

 

 

츠바사

너야말로 시끄러워. 벌써 수업 시작했잖아.

 

오니조리 타이가

어이, 츠바사... 그게 지각한 놈이 할 말이냐?

 

츠바사

1교시 맞춰서 왔잖아. 칭찬받을 일 아니냐?

 

레드 윙 팀원 1

쳇... 목숨 건진 줄 알아라...

 

비이

후우... 뭐야, 대체...

 

츠바사

엉? 본 적 없는 면상인데.

 

엘모트

엘모트다. 오늘부터 내가 여기 담임이다. 잘 부탁한다, 츠바사 군아.

 

츠바사

쳇...

 

미란다

츠바사 군도 새로운 선생님이랑 친구하고 잘 지내야 해~

 

츠바사

친구라고...?

 

비이

나, 비이라고 해. 잘 부탁해!

츠바사

하? 뭐야 이 쪼그만 건...

 

아우 린타로

츠바사 구우운! 그 녀석, 드래곤이래요!

츠바사

린타로, 구라치지 마라. 드래곤이 이렇게 쪼그말 리가 없잖아. 뭐 갓 태어난 새끼라도 되냐?

 

아우 린타로

아, 아뇨... 모르겠슴다.

 

비이

야! 쪼그맣다니 무슨 소리야!

 

츠바하

흐아암... 뭐 아무래도 좋아. 그럼 수업 시작하셔.

 

 

츠바사는 자리에 앉기가 무섭게 보란 듯이 책상에 다리를 걸쳐올리고 졸기 시작했다. 공부하기 위한 학교에 츠바사는 뭘 하러 온 걸까. 비이는 그 광경을 어이없어하며 보고 있었다.

 

 


 

 

휴식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렸다. 첫 수업을 마친 비이는 점점 자신감을 얻고 있었다.

 

 

비이

(좋아... 조금 어렵지만 이 정도라면...)

 

레드 윙 팀원 1

야, 비이 군아. 잠깐만 시간 내 줘야겠다.

 

비이

...?

 

 

비이는 클래스메이트를 따라서 교사 뒤편으로 갔다.

 

 

비이

어이, 어디까지 가는 거야? 이야기라면 교실에서 해도 되잖아...

 

레드 윙 팀원들

헤헤헤...

 

비이

엉...?

 

레드 윙 팀원 1

여기가 아니면 못 하는 일을 하러 온 거지!

으랴아!

비이

우왓!

 

불량학생은 비이의 눈 앞에서 휘두른 주먹을 멈췄다.

 

 

비이

가, 갑자기 뭐 하는 거야!

레드 윙 팀원 1

낙제생 반 신입 환영식... "끝장 1:1 파이트"다. 자, 도마뱀! 덤벼!

비이

난 너랑 싸울 이유 없어!

레드 윙 팀원 1

그 쪽엔 없어도 이 쪽엔 있거든?

 

츠바사

자식들아! 쫄보같이 모여서 한심한 짓 하지 마. 가엾고 약한 동물 둘러싸고 이지메라도 하는 거냐? 때려쳐.

 

레드 윙 팀원 1

츠바사 군이 그렇게 말한다면... 뭐 어쩔 수 없지.

 

비이

야! 난 기공사야! 약하지 않다고!

츠바사

흥... 보면 알아. 그 눈은 많은 수라장을 헤쳐나온 눈이다.

 

비이

응?

 

츠바사

가자.

 

아우 린타로

앗! 츠바사 군, 어디 가심까?

 

비이

뭐야, 저 녀석들...

 

 

빙글 뒤로 돌아 걷기 시작한 츠바사의 뒤를 불량학생들이 졸졸 따라갔다. 수업도 제대로 듣지 않는 녀석들이 왜 이 학원에 있는 건지 신기하게 느껴졌다. 그런 그들의 등을 바라보던 비이는 뭔가 떨떠름한 기분으로 잔뜩 흐린 하늘에 시선을 돌렸다.

 

 


 

 

1-4

 

 

교무실로 향하던 엘모트는 위풍당당히 어깨를 건들거리며 걸어오는 츠바사에게 눈길을 주었다.

 

 

엘모트

어이, 잠깐 시간 있어?

 

츠바사

엉?

 

엘모트

츠바사 군, 아침엔 어떻게 된 거지? 밤이라도 샜나? 어린이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야지.

 

츠바사

그런 거 아냐... 당신이랑은 상관 없잖아.

 

엘모트

크하하...! 상관 없기는. 내가 지금 네 선생인데. 수업중에도 좋은 꿈 꾸신 모양이던데... 넌 뭐 하러 학교에 오는 거냐?

 

츠바사

...설교하는 거야?

 

엘모트

그렇게 귀찮은 짓을 왜 하냐. 그냥 뭐가 재미있어서 학교에 오는지 궁금할 뿐이다.

 

츠바사

...여기가 내가 있을 장소야. 다른 이유는 없어.

 

엘모트

......

 

???

아, 엘모트 씨!

 

츠바사가 내뱉은 말의 의미를 되씹어보던 엘모트는 등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듣고 돌아보았다. 그러자, 단장 일행이 복도를 종종걸음으로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엘모트

복도에선 뛰어다니지 마. 엎어지면 어쩌려고 그래?

 

루리아

하와와, 죄송해요... 그런데... 엘모트 선생님! 오랜만에 하시는 수업은 어떠셨어요?

 

엘모트

어이, 착실하게 선생님이라고 부르지 마. 간지럽잖아. 난 그냥 선생 정도로 불리는 게 딱이야.

 

 

[엘모트 선생!]

[엘모트 선생님!] ->선택

 

 

엘모트

단장 너 임마... 내일 화염 마법을 가르칠 예정인데, 너한테 시연하면 되는 거지?

 

루리아

아, 안 돼요! 

 

웃지만 말고 싫다고 하세요! 사실... 저희는 저희대로 이 학원을 위해서 뭔가 할 수 있는 게 없나 찾아보고 있어요.

 

엘모트

크큭... 그렇게 반짝거리는 눈이라니 너무 눈부신데.

 

루리아

저 지금부터 질 교수님한테 물어보러 갈 건데, 엘모트 씨도 같이 가실래요?

 

엘모트

그래. 상관없어. 나도 일지를 제출해야 하거든.

 

 

이렇게 단장 일행은 교무실로 향했다. 그러나...

 

 


 

 

교무실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든 채, 질을 향해서 시끄러운 비난의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 1

질 교수! 어젯밤에 또 그 썩은 귤같은 놈들이 소란을 일으킨 모양이던데?

 

 

 

 

??? 2

싸움이에요. 적대하는 폭주족끼리의 패싸움! 유서깊은 마나리아 마법학원의 이름을 얼마나 더럽히는 건가요!

??? 3

불량학생은 당장 퇴학시켜! 그런 놈들이 학원에 있어봤자 다른 학생들한테 폐만 끼칠 뿐이야!

여러분, 그렇게 화내시지들 마시고 일단 진정하십시오. 저희가 반드시 그들을 갱생시키도록 하겠습니다.

 

 

질은 사람들의 이해를 구하기 위해 이후로 어떻게 교육할 것인지 필사적으로 항변했다. 그 덕분인 건지, 정말 설득된 건지는 알 수 없지만 일단 그들은 교무실에서 물러갔다.

 

 

후우...

 

루리아

질 교수님, 괜찮으세요?

 

예. 하지만...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말았군요.

 

엘모트

이봐, 아까 그 놈들은 누구야?

 

그들은 마나리아 마법학원의 교육지도연합... 통칭 "마나리아 교련" 분들입니다. 그분들의 원조에 의해서 이 학원이 유지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또한, 학원의 교육방침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수준의 발언권을 가지고 계셔서...

 

엘모트

낙제반 애들을 퇴학시키고 싶어서 안절부절못하는 모양이던데.

 

...하지만 그렇게 두지는 않을 겁니다. 제가 반드시 학생들을 지켜내겠습니다.

 

엘모트

(반드시 지킨다, 라... 교사라는 것도 골치아픈 직업이구만... 하지만 질 교수... 당신의 의지, 제대로 느껴졌어.)

 

 

엘모트는 질의 눈동자에서 교육자로서의 숙명을 읽어내고, 조용히 감명에 휩싸였다.

 

 


 

 

그날 밤, 엘모트는 홀로 그랑사이퍼에서 바깥을 내다보고 있었다.

 

 

엘모트

(그럼, 어떻게 할까...)

 

 

누군가가 그런 엘모트 곁으로 다가와 말을 걸었다.

 

 

 

 

퍼시발

교사 또한 학생들과 함께 고민하며 성장해 나가는 건가...

 

 

그의 이름은 퍼시발. 이상적인 국가를 만들기 위해, 능력있는 가신을 모으기 위해 여러 나라를 여행중인 젊은 염제였다.

 

 

엘모트

흥, 그렇게 거창한 건 아냐... 그보다 무슨 일 있었나? 평소보다 늦게 돌아왔군.

 

퍼시발

유세의 군세에 의해서 파괴된 마을이 어느 정도 복구되었는지 알고 싶어서 말이지. 마을을 걸으며 주민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떠도는 소문뿐만이 아니라 직접 듣는 것이 중요하지.

 

엘모트

위정자의 마음가짐이라는 건가. 당신이 세운 나라에 사는 놈들은 행복하겠군.

 

퍼시발

그걸 위해 이러고 있는 거다. 반드시 뭔가를 얻어낼 것이다.

 

훗...

 

엘모트

뭐야? 뭐 재미있는 거라도 떠올랐나?

 

퍼시발

아니... 마을을 걷고 있을 때, 부모자식간의 싸움을 마주쳤다만... 부모와 아이 서로의 가치관과 주장이 너무 달라서 이야기가 통하질 않더군. 하지만 그걸 들으며 느껴지는 게 있었다. 가족이라고 해도 가끔은 그렇게 부딪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해서 서로를 이해하는 한 걸음을 내딛는 거지.

 

나라의 주춧돌이 되는 것은 국민이다. 허나 그 국민들을 하나로 뭉뚱그려버려서는 안 된다. 개개인의 이야기를 들어야만 새로운 발견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엘모트

크큭... 당신도 별난 사람이군.

 

퍼시발

천성이라서.

 

엘모트

......

 

훗... 과연 그렇군.

 

 

퍼시발의 말에서 엘모트는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갑판에는 다음 날 수업을 생각하는 그의 유쾌한 웃음소리가 울려퍼졌다.

 

 


 

제1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