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제4화 웃기게 생긴 놈의 강령술
Dubious Summoning
훌륭한 연계에 힘입어 신도들을 궤멸시킨 단장 일행은 눈보라에 섞여들어 감시탑 사각으로 숨었다.
유스테스
어이.
발루루간
응? 왜 그렇게 딱딱한 얼굴이야? 하핫! 평소하고 똑같긴 하네.
유스테스
......
발루루간
아 진짜... 아까 사과했잖아? 이 눈보라 덕분에 감시탑 놈들에겐 아직 발견되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괜찮았던 거잖아.
유스테스
역시 너도 머리 텅텅 빈 스컬의 동료로군.
발루루간
뭐라고~!?
유스테스
목적을 달성할 때까지 방심하지 마라. 상대는 너처럼 바보가 아니니.
발루루간
크윽...!
단장이 두 사람을 중재하기 위해 끼어들려고 한 순간, 아지트에 노성이 울려퍼졌다.
발루루간
발견당한 건가?
루리아
아뇨? 저희 때문이 아닌 것 같아요!
단장 일행은 눈보라 속에서 시력을 집중했다. 그런 그들의 눈에 비친 것은 아지트의 거대한 문 앞에 당당히 서 있는 용맹한 남자의 모습이었다.
라이자릿드
네놈들의 두목과 만나게 해 주지 않겠나.
교단 샤마스의 문지기 1
그러니까 넌 뭐 하는 놈이냐고 물었잖아. 아앙?
라이자릿드
......
들어가게 해 주지 않는다면 마음대로 들어갈 뿐.
교단 샤마스의 문지기 1
잠깐잠깐... 우리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거든?
교단 샤마스의 문지기 2
왜 하필 우리가 이 문을 맡고 있다고 생각하냐?
라이자릿드
몰라.
교단 샤마스의 문지기 2
모른다면 가르쳐 주마! 우리는 여기 신도들 중에서도 힘 세기로 이름높은...
라이자릿드
......
교단 샤마스의 문지기 1
잠깐잠깐. 내 파트너가 이야기하는 중이잖아. 저거 좀 봐라.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해서 불쌍하네.
교단 샤마스의 문지기 2
나는... 훌쩍. 안 불쌍하거든? 오히려 불쌍한 것은 나를 화나게 만든 네놈이겠지!!
문지기의 노성을 들은 감시탑의 신도들이 문 앞으로 몰려들었다.
라이자릿드
결국 폭력으로 해결하려는 건가. 두목의 그릇도 알 만하군.
교단 샤마스의 문지기 2
뭐라고 이 자식! 이 오줌싸개 멍청이 자식이! 엉덩이에 구멍 하나 더 뚫어 주마!
라이자릿드
약한 녀석일수록 크게 짖는 법...
교단 샤마스의 문지기 1
다들 덤벼어어어어!
교단 샤마스의 문지기 2
크허허허헉...
문지기는 라이자릿드가 쓰러뜨린 신도들의 피를 온 몸에 뒤집어쓴 채 공포에 질려 떨었다.
교단 샤마스의 문지기 1
어, 어버버버...
라이자릿드
네가 약한 게 아니다. 내 힘이 더 강했을 뿐이다. 자, 두목을 만나게 해 다오.
멀리서 일의 전말을 지켜보던 단장 일행은 라이자릿드의 경이적인 강력함에 신음했다.
발루루간
저 녀석 엄청난데...
유스테스
문지기의 모습을 보건대 녀석의 방문은 예상치 못한 일인 듯하다. 이 기회를 틈타 아지트에 잠입한다.
발루루간
조금만 기다려, 스컬...
그렇게 해서 라이자릿드가 벌인 소동에 섞여든 단장 일행은 감시의 눈을 피해 아지트에 잠입할 수 있었다.
발루루간
......
아지트에 침투한 단장 일행은 의기양양한 신도들의 모습을 보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발루루간
이미 오다즈모키같은 무법자 집단이라고 볼 수 없어. 이거 전공을 상대로 전쟁이라도 벌일 생각인 것 같은데...
신도의 고함소리
어이, 펫 녀석들아! 어서 짐 실으란 말이다!
구석에 숨어 있던 단장 일행은 무고한 시민들이 끌려와 신도들에게 혹사당하는 것을 똑똑히 볼 수 있었다.
루리아
이건 너무해요... 같은 사람들끼리...
발루루간
저건 그저 약자에 대한 괴롭힘일 뿐이야. 남자다움이라곤 찾아볼 수도 없어...!
분노해서 달려나가려는 발루루간의 어깨를 잡은 유스테스가 날카로운 눈빛을 보냈다.
유스테스
혈기에 몸을 맡기면 목적은 달성하지 못한 채 전멸할 가능성까지 있다.
발루루간
하지만...!
유스테스
스컬 구출은 네게 달려 있어. 알고 있겠지?
발루루간은 조급한 마음을 억누르며 심호흡을 하더니 곧 진정했다.
발루루간
...어떻게 해야 돼?
유스테스
우리는 여기서 너무 눈에 띄는 존재다. 둘로 갈라지자. 너는 스컬 주니어와 함께 스컬을 탐색하러 가라. 우리는 퇴로를 확보하겠다.
발루루간
바라던 바야. 그치, 스컬 주니어?
스컬 주니어
왕...!
이렇게 해서 단장 일행의 몫까지 짊어진 발루루간과 스컬 주니어는 의기양양한 신도들 틈으로 섞여들어 아지트 내에 세워진 성을 향해 다가갔다.
4-2
호화찬란한 옥좌에 모셔져 있는 황금색 우상... 그곳에 그루자렛자의 영혼이 깃들어 있다고 전해지고 있기에 여기는 아지트 안에서도 가장 신성시되는 장소였다.
라이로구르
우리의 경애하는 아부지, 그루자렛자 님이시여... 당신께서 사랑하신 아들이자 당신의 원수이기도 한 스컬을 붙잡을 수 있었습니다~
그 자를 단죄한 후에는 배신자 발루루간을 찾아내어 함께 하늘 아래로 떨어뜨려 저희들이 명실공히 당신의 후계자가 될 것입니다!
크흐, 크흐흐... 효효효효효!
신자 8의 목소리
아부지이... 크, 큰일이야!
라이로구르
이런, 아들이여... 옥좌의 방에서는 조용히 하라고 가르쳤을 텐데~?
교단 샤마스의 신도 8
면목없구만.... 그, 그그그치만 큰일났어!
라이로구르
흐음. 말해 보렴.
교단 샤마스의 신도 8
사실은 그... 갑자기 아부지 친척이라는 놈이 이 아지트에 찾아왔다고!
라이로구르
내 친척...?
교단 샤마스의 신도 8
아, 아니. 선대... 그루자렛자 아부지의 친척인데...
라이로구르
그건 어떤 인물이지?
라이로구르는 방문자가 예전에 그루자렛자의 명으로 추방당했던 자라는 설명을 들었다.
라이로구르
(뭐, 무엇이 목적이라 한들... 그루자렛자 님의 친척이라면 우리 쪽으로 포섭하는 것이 좋겠군...)
최대한의 엄중한 경비하에 귀빈을 여기로 모시도록~!
한편 같은 시각. 성 내로 침투한 발루루간은 스컬 주니어의 코에 의지하여 붙잡힌 스컬을 찾아다니고 있었다.
스컬 주니어
킁킁...
발루루간
하 정말. 스컬 녀석은 어디에 붙잡혀있는 건지...
둘이 주변을 경계하며 나아가다 보니, 라이자릿드가 신자를 따라 계단을 올라가는 것이 보였다.
발루루간
어? 저 녀석은...
스컬 주니어
크응...
발루루간
미안, 미안... 우리랑은 관계 없는 일이지. 가자, 스컬 주니어!
라이자릿드
......
교단 샤마스의 신도 7
그나저나 몰라보겠군. 예전에는 요렇게 작았는데 말이지~
라이자릿드
그런가. 나는 예전에 너를 형님이라고 불렀었나. 한 가지 묻고 싶다. 교조는 대체 어느 정도의 그릇이지?
교단 샤마스의 신도 7
어이, 막내. 입 조심해 인마~
교단 샤마스의 신도 12
하지 마. 예전에는 알던 사이였지만 지금은 아부지의 귀빈이잖아.
교단 샤마스의 신도 7
쳇... 목숨 건진 줄 알아라~
라이자릿드
너야말로.
교단 샤마스의 신도 7
이 자ㅅ...!
신도가 이빨을 드러내며 라이자릿드에게 덤벼들려 하는 순간, 패기 없어 보이는 기사가 그의 팔을 뒤에서 졸랐다.
패기 없는 기사
......
교단 샤마스의 신도 7
제길, 이거 놔 짜샤! 펫 주제에 함부로 손대지 말라고!
패기 없는 기사
......
신자가 패기 없는 기사를 향해 일방적인 폭력을 휘두르자, 라이자릿드가 그 팔을 꽉 쥐었다.
라이자릿드
......
교단 샤마스의 신도 7
이...!
교단 샤마스의 신도 12
아부지가 기다리고 계셔. 그 정도로 하지?
라이자릿드
그래.
안내를 따라 화려한 문을 통과한 라이자릿드는 옥좌의 방에 들어섰다. 건방진 자세로 옥좌에 앉은 라이로구르와 그를 경호하는 무장 신도들의 모습이 보였다.
라이자릿드
......
라이로구르
라이자릿드 공이시군요. 저희 성에 어서 오시죠.
라이자릿드
네놈이 교단 샤마스의 두목 라이로구르인가.
라이자릿드의 거친 말투를 듣고 무장한 신도들이 분노한 표정을 지었다.
라이로구르
아들들이여, 진정해라. 그루자렛자 님과 혈연이 이어졌다면 나와도 친척이나 마찬가지지. 그래서... 나를 만나고 싶어한다 들었는데, 어떤 용건이지?
라이자릿드
이전 옛 오다즈모키 멤버로 생각되는 자들에게서 습격을 받았을 때다. 교단 샤마스라는 녀석들이 "마음껏 날띨 수 있는 자유"를 들먹이며 포학무도하게 날뛰고 있다는 사실을 들었다.
그 교리는 우리 아부지께서 제창하신 것. 어떤 녀석이 그 말을 입에 담고 있는 것인지, 또한 아부지의 의지를 잇기에 적합한 자인지를 확인하러 들른 것이다.
라이로구르
그래서, 귀공의 눈에 우리는 어떻게 비치나?
라이자릿드
......
[회상]
그루자렛자
너희들에게 자유란 무엇인가? 매일 나태하게 살아가는 것? 아니면 욕구가 시키는 대로 제멋대로 살아가는 것? 크흐흐... 그 또한 자유이긴 하다. 하지만 진정한 자유는 아니지. 사실 지금 누리는 자유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지 않나? 그건 어째서지? 진정한 자유를 누리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진정한 자유란 내키는 대로 날뛰는 것이지. 누구에게도 속박당하지 않고 마음대로, 본능이 이끄는 대로 날뛰는 것이야말로 자유인 것이다!
허나 실제로는 어떻지? 진정한 자유는 이 하늘에 존재하지 않는다! 이유는 무엇인가?
자유를 억압하는 자가 있기 때문이다!
자유를 속박하는 자가 있기 때문이다!
자유를 강탈하는 자가 있기 때문이다!
나는 용서할 수 없다. 절대로 용서 못 해. 세계에서 자유를 빼앗은 거짓 왕을 용서할 수 없다! 자유를 위협하는 자들은 전부 내가 이 하늘에서 쫓아내고 말겠다! 이 하늘에 자유를 가져다줄 것이다!
라이자릿드
내 눈에는... 아부지가 내걸었던 자유, 그리고 너희들이 내걸고 있는 자유... 그것이 실로 닮았으면서도 다른 것으로 보인다! 야망도 낭만도 없으며 남자답지 못하게 약자를 괴롭히는 자유... 소위 말하는 모조품이다.
도발적인 라이자릿드의 발언을 들은 신도들 쪽이 시끄러워졌다. 다음에 이어질 말에 따라서는 당장이라도 라이자릿드를 덮칠 듯이 흉흉한 분위기가 주변을 감쌌다.
라이로구르
남자다움이라... 분명 예전에는 그랬을지도 모르지만~ 지금의 그루자렛자 님은 예전과는 달리 자유보다 더한 자유, 진정한 자유를 쟁취하겠다며 관점을 높게 바꾸신 것이다~
라이자릿드
헛소리를...
라이로구르
귀공은! 본인이 그루자렛자 님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다고 생각하나?
라이자릿드
내가 아는 아부지는 네놈들과는 달리...
라이로구르
그렇지! 귀공은 그루자렛자 님이 아냐~ 그저 그 마음을 추측하고 있을 뿐이지 않나~
아픈 곳을 찔린 라이자릿드는 말을 잇지 못했다.
라이자릿드
허나 그것은 네놈도 같지 않은가!
라이로구르
효효효효효~
라이자릿드
뭐가 웃기지.
교단 샤마스의 신도 8
라이로구르 아부지는 말이지, 그루자렛자 아부지의 영혼을 강령시킬 수 있으시다고!
라이자릿드
아부지의 영혼을... 강령? 그 무슨 어리석은.
라이로구르
충의로운 집단인 오다즈모키가 어째서 나같은 남자를 따르는지 이상하게 여겼나~?
이를 드러내며 웃는 라이로구르의 광기 앞에 라이자릿드는 더욱 경계하는 태도를 보였다.
라이로구르
겁먹을 것 없어~ 그 눈으로, 그 귀로 그 입을, 확실히 교신하도록~!
교단 샤마스의 신도들
경애하는 아부지 그루자렛자 님이여... 우둔한 저희 앞에 부디! 그 모습을 드러내 주시길!!
4-3
냄새를 쫓는 스컬 주니어의 뒤를 따라 발루루간은 숨을 죽인 채 방 안으로 침입했다.
발루루간
이번에야말로 여기가 확실하겠지?
아니, 야! 여긴 주방이잖아! 크... 냄새 한 번 좋구만.
스컬 주니어
하아, 하아...
발루루간
지금은 느긋하게 밥 먹고 있을 때가 아니잖아? 어서 스컬을 구하러 가야지.
스컬 주니어
꾸우웅...
발루루간
아 정말~ 그렇게 슬픈 표정 하지 말라니까. 알았어. 조금만이다?
잔뜩 지친 여성의 목소리
저기...
발루루간
으아아아!
등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오자 발루루간은 뛰어오르듯 거리를 벌리더니 오른손의 벌칸 클로우를 조준했다.
발루루간
들켰다면 어쩔 수 없지... 해치울 수밖에!
스컬 주니어
왕!
잔뜩 지친 여성
자, 잠깐만요!
발루루간
아앙?
잔뜩 지친 여성
당신은... 여기 신도신가요...?
발루루간
일 리가 있냐! 난... 어라? 너희도 아닌 거야? 하빈이 아니잖아.
잔뜩 지친 여성
네. 저는 교단 샤마스에 붙잡혀서 억지로 일하고 있어요.
발루루간은 슬픈 미소를 짓는 그녀를 보며 얼마나 가혹한 일을 당했을지 짐작할 수 있었다.
발루루간
가능하면 지금 당장이라도 당신들을 구해주고 싶지만... 해야 할 일이 있어서 말이지.
잔뜩 지친 여성
아까 스컬 씨를 구하러 간다고 말씀하셨죠...?
발루루간
스컬에 대해 알고 있어?
빼빼 마른 남자
예! 저희를 구하려고 신도들에게 맞서는 바람에... 으으...
잔뜩 지친 여성
도망가는 중이었던 모양이더라고요... 저희를 구하려 하지 않았더라면 도망가실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발루루간
하, 스컬 녀석이...
잔뜩 지친 여성
스컬 씨가 끌려간 독방이 어디인지 알고 있어요. 그러니 부디...!
발루루간
그래. 고마워.
잔뜩 지친 여성은 긴장을 풀려는 듯 심호흡하더니 식사를 가지고 간수 곁으로 다가갔다.
잔뜩 지친 여성
......
교단 샤마스의 간수
오, 오늘은 카레야? 내가 좋아하는 거야~
잔뜩 지친 여성
저, 저기 곁들일 반찬을 깜빡 잊었는데... 금방 다시 가지고 올게요...
교단 샤마스의 간수
뭐? 내가 얼마나 배가 고픈줄 알아? 제대로 해, 짜샤!
잔뜩 지친 여성
정말 죄송합니다...!
잔뜩 지친 여성이 그 자리를 떠나자, 간수는 상당히 배가 고팠던 모양인지 밥을 쩝쩝거리기 시작했다. 그 틈을 타 구석에 있던 발루루간이 간수 뒤쪽으로 숨어들어갔다.
발루루간
......
스컬
크으~ 이 냄새는 뭐야. 또 카레야? 제길, 배도 고프고 이거 완전 산 지옥이구만...
교단 샤마스의 간수
응? 너, 너는...!
으어!
스컬
야, 시끄럽잖아! 뭔데 그래?
배고프고 지쳐서 의식이 몽롱해진 스컬이 화풀이라도 하려는 듯 소리를 지른 때였다.
발루루간의 목소리
으랴아아... 벌칸 바이트!
스컬
어...?
발루루간
하핫, 스컬! 살아 있었냐?
스컬 주니어
왕왕!
스컬
하핫... 배가 너무 고프니까 환각이 다 보이네...
스컬은 쓴웃음을 지었으나 스컬 주니어가 그의 얼굴을 핥자 제정신이 든 모양이었다.
스컬
히이하핫! 진짜 너희들이냐? 여기 있는 걸 잘도 알았네!
발루루간
이제 여기엔 용건 없으니 빨리 도망치자.
스컬
......
발루루간
야, 왜 그래?
스컬
조금 기다려... 이 몸께서 해야 할 일이 생겼거든.
발루루간
뭐? 무슨 잠꼬대를 하고 앉았어? 서둘러!
발루루간이 스컬의 손을 잡았지만 그는 바로 뿌리쳤다.
스컬
아니, 그게... 새로운 아부지인가 하는 웃기게 생긴 놈이 말이지... 아부지의 영혼을 자기 몸에 강령시킬 수 있다고 하더라고...
발루루간
뭐? 그거야 당연히 거짓말이겠지!
스컬
나도 알고 있어! 하지만... 혹시, 만에 하나라도 그게 진짜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까...
그답지 않게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는 스컬을 보며 발루루간도 고민에 빠졌다.
발루루간
만에 하나라도 그게 진짜라고 하면... 어떡할 건데?
스컬
모르겠어. 모르겠지만 진짜인지 어떤지 확인하고 싶잖아!
발루루간
네 마음도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냐. 하지만 지금 넌 기공단의 일원이잖아. 억지 부리지 마. 각 나라들이 샤마스한테 습격받고 있는 이 위험한 시기에 단장네는 널 구하러 왔다고! 위험을 무릅쓰고 이 더럽게 추운 곳까지 말야!
스컬
!?
발루루간
오다즈모키 갱스터는 이미 이 세계에서 사라졌어. 옛날 가족들에 대해서는 잊고 지금의... 기공단이라는 가족을 더 소중하게 여겨.
스컬
......
발루루간
정신 차리라고! 이 멍청이 스컬아!
벌칸 클로우가 뺨을 있는 힘껏 후려치자 스컬의 몸이 뒤로 날아가 벽에 부딪쳤다.
스컬
하, 하하... 네 주먹, 정신이 확 드는데...
발루루간
하... 뜨거운 맛 확실히 봤으면 이제 그딴 소리 하지 마시지.
자, 가자. 단장네가 기다리고 있어.
스컬
그래!
스컬은 발루루간, 스컬 주니어와 함께 교단 샤마스의 아지트에서 탈출하기 위해 발을 내딛었다.
4-4
라이로구르
그 눈으로, 그 귀로 그 입을, 확실히 교신하도록~!
교단 샤마스의 신도들
경애하는 아부지 그루자렛자 님이여... 우둔한 저희 앞에 부디! 그 모습을 드러내 주시길!!
귀기 띤 표정의 라이로구르는 황금의 우상을 들어올리더니 하늘에 기도를 바쳤다. 그 기도가 전해진 것인지 갑자기 주변이 흰 연기에 휩싸이며 천둥번개 소리가 울렸다.
라이자릿드
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냐?
라이로구르의 목소리
흐음~ 내게 내려오라~ 내려오라~ 내려오라아~
라이로구르에 이어 신도들도 똑같이 중얼중얼 주문을 외며 그저 하늘을 향해 기도를 올렸다.
라이로구르의 목소리
햐이이이이이이!
다음 순간, 눈부신 빛이 뿜어져나오더니 시야를 가리고 있던 흰 연기가 흩어지고 정적에 휩싸였다.
라이로구르
......
라이자릿드
......
라이로구르
으하, 으하하하...!
라이자릿드
아부지...?
라이로구르
가, 가가가족이 일치단결하여, 무기를 손에 들고... 보, 본능대로 날뛰는 그 모습에 나는 감동마저 느낀다... 반드시 우리의 손으로 세, 세계에서 자유를 빼앗는 거짓된 왕을 척결하라!!
교단 샤마스의 신도들
햐앗하하하! 마음껏 날뛸 수 있는 자유와 함께!위~~ 샤마스으!!!
라이자릿드
저, 정말로 아부지인 거야...?
라이자릿드는 진위를 확인하려는 듯 떨리는 발로 한 발짝씩 옥좌를 향해 다가갔다.
라이로구르
크크큭... 집을 나간 아들이 드, 드디어 돌아왔나... 우리 오다즈모키 갱스터는 어, 없어졌으나... 교, 교단 샤마스야말로 너의 새로운 집이자 가족이다.
라이자릿드
......
라이로구르
그나저나... 몰라볼 정도로 성장했구나. 시, 실로 남자 중의 남자이지 않나!
라이자릿드
아부지이... 만나고 싶었어...
경애하는 그루자렛자에게 최고의 칭찬을 들은 라이자릿드는 울며 그 자리에 쓰러졌다. 그런 그를 보며 신도들도 따라서 울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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