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제3화 그 자유는 같은 뜻인가, 아니면
For or Against

 


 


교단 샤마스의 신도 1
거기 잠깐! 너, 할배가 고용한 용병이냐? 키킥... 돈 때문에 목숨을 걸다니, 멍청한 남자구만.

 

 

 


라이자릿드
물러서 있어라.

노인
예, 예...

교단 샤마스의 신도 1
해 보잔 거냐? 히야아아앗! 죽어라아앗!

라이자릿드
후우...


그것은 한 순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라이자릿드
하앗...! 탓타아아아아!

교단 샤마스의 신도 1
키약....

교단 샤마스의 신도 2
후게게겍...

노인
어, 어버버...

교단 샤마스의 신도 5
괴, 괴물이다아아아!


라이자릿드는 당황한 신도가 도망치는 방향을 눈으로 쫓았다.


라이자릿드
놈들이 도망친 쪽에 이 곳의 보스가 있을 거다.





교단 샤마스 부대장
꿀꺽꿀꺽... 푸하앗~~ 어이, 언니! 술잔 비면 빨리 따라야 될 거 아냐! 이 멍청아!

술집 종업원
죄, 죄송합니다...

교단 샤마스의 신도 5
부대장 형님~~!! 크, 크크 큰일났어~~!!

교단 샤마스 부대장
남이 신나게 마시고 있는데 뭐야! 방해하지 마, 짜샤!

교단 샤마스의 신도 9
에이, 일단 진정하십쇼. 이 녀석이 이렇게까지 당황한 걸 보니 큰일일지도 모릅니다요.

교단 샤마스의 신도 5
그, 그그 뭐냐! 형제가... 우리 형제가 순식간에 짜부가 되어 버렸단 말이지...!

교단 샤마스 부대장
뭐라고?


부대장이 손에 들고 있던 잔을 깨부수자, 가게 안의 신도들이 일제히 격분했다.


교단 샤마스 부대장
그래서, 상대는 기사단이냐? 아니면 기공단이냐?

교단 샤마스의 신도 5
아니, 그게... 남자 한 명인데요...

교단 샤마스 부대장
뭐라고오오오오!?


그 순간 가게 문을 걷어차며 라이자릿드가 나타났다.


라이자릿드
점장... 도둑놈들 냄새가 고약하군. 환기는 제대로 해야지.

교단 샤마스 부대장
우리 형제를 손봐줬다는 게 네놈이냐~!?

라이자릿드
이런, 악취의 근원은 너였나.

교단 샤마스 부대장
크으으으!! 다들 해치워라아아아!

교단 샤마스의 신도들
히얏하아아아!

라이자릿드
후우... 하앗... 타아아아아!

교단 샤마스의 신도 5
으게에에에에...

교단 샤마스의 신도 9
흐갸아악...


신도들이 피거품을 내뿜으며 쓰러져나가자 부대장은 엉덩방아를 찧었다.


교단 샤마스 부대장
어, 어버버...

라이자릿드
네놈들의 아지트는 어디지?

교단 샤마스 부대장
어, 그, 그게...

라이자릿드
어디냐고 물었다.

교단 샤마스 부대장
웨, 웨이스트 힐에서... 클리프 마운틴을 향해서 북상한 근처에... 제, 제제제발! 목숨만은 살려 주세요...!

라이자릿드
... 너는 지금의 너처럼 목숨을 구걸했던 자들을 용서했나?

교단 샤마스 부대장
아, 아뇨. 그건...

라이자릿드
그게 내 대답이다.

교단 샤마스 부대장
커어어어억...

라이자릿드
흥...

술집 종업원
다, 당신은 누구시죠...?

라이자릿드
할아범이... 데려온 사람이다.


라이자릿드는 살풋 미소지으며 가게 밖으로 물러서 있던 노인을 불러들였다.


노인
다들 무사한가?

술집 종업원
아아! 촌장님. 무사하셨군요!

라이자릿드
촌장...?

(크큭... 이 노인이 그때의 촌장이었나. 이렇게 용기있게 나설 만도 하군.)

노인
어떻게 감사를 표해야 좋을지...

라이자릿드
감사는 필요없어. 그보다 촌장, 앞으로도 이 마을 사람들을 이끌고 오래오래 사시게.

노인
자, 잠시만요! 당신의 이름은...

라이자릿드
댈 만한 이름같은 건 없어.


라이자릿드는 그렇게 말하며 술집을 등졌다. 이 마을의 부흥을 기원하면서.


노인
저 분의 얼굴... 그리고 저 말투...

 




[회상]


라이자릿드
우리 오다즈모키는 마음껏 날뛰는 걸 정말 좋아하지. 하지만 그건 약한 이를 괴롭히는 게 아니잖아? 왜냐면 그건 남자답지 못한 일이니까... 안 그래?





노인
그런가, 그때 그... 두 번이나 도움을 받다니...





라이자릿드
마음껏 날뛸 수 있는 자유라.


라이자릿드는 생각했다. 그루자렛자가 내걸었던 자유와 교단 샤마스가 내걸고 있는 자유, 그것이 같은 의미인지 어떤지를 확인하는 것이야말로 위대한 남자를 동경했던 자의 의무라고. 

 

 




3-2


다람찌
뀨뀨...

스컬
육포에 대한 보은이냐? 헤헤, 아무튼 덕분에 살았다. 어디 한번 도망가 보실까!


스컬은 천장 위를 기듯이 다람찌의 뒤를 쫓았다. 그때 맛있어 보이는 냄새가 바람을 타고 실려와 잊고 있던 공복을 떠오르게 해 주었다.


스컬
킁킁... 이 냄새는 카레인가...? 빨리 여기서 도망쳐야 하는데 말이지...

배 고프면 싸우지도 못한다잖아. 어쩔 수 없지! 쪼금만 배 채우고 갈까!


스컬은 풍겨오는 냄새에 홀린 채 식당처럼 보이는 방 위쪽의 통풍구까지 찾아왔다. 거기서 살짝 얼굴을 내밀자, 바로 밑에 신도들에게 폭력을 휘두르며 밥을 먹고 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교단 샤마스의 신도 6
형제들이 배고픈 채로 기다리고 있다고. 자, 빨리빨리 움직여!

빼빼 마른 남자
크억... 아, 알겠습니다...!

교단 샤마스의 신도 6
어이, 거기 여자! 너도 쉬지 말고 일해!

잔뜩 지친 여성
꺄아아악!


수갑에 묶여 자유를 잃은 채 강제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며 스컬은 격한 분노를 느꼈다.


스컬
(저 녀석들... 다른 사람들의 자유를 빼앗아 일하게 만들다니... 저런 짓을 당하면서 만든 밥이 맛있을 리가 없어!)

너희같은 멍청이는 모를 것 같지만! 식사에서 가장 중요한 조미료는 애정이란 말이다 자식들아!!!

 


화가 머리 끝까지 차오른 스컬은 통기구에서 뛰어내려 폭력을 휘두르고 있던 신도를 온 몸으로 들이받았다.


교단 샤마스의 신도 6
크억... 너, 너는... 스컬!

탈주다! 스컬이 감옥에서 도망쳤다!

스컬
이 자식~! 동료를 부르다니 치사한 짓 하고 말야! 젠장... 어떡하지? 너희는 지금 당장 도망쳐! 자, 저기 통풍구 보이지?

빼빼 마른 남자
아, 아아... 네!


스컬은 통풍구로 사람들을 밀어넣으려고 했지만 체격이 너무 다른 탓에 쉽게 들어가지 못하고 있었다.


스컬
하~ 말도 안 돼! 하빈 사이즈였냐고! 천재인 이 몸이 이런 실수를!

교단 샤마스의 신도 6
햐앗하하하! 머리 텅텅 빈 스컬이라는 별명이 진짜였구만!

스컬
시끄러 인마!

교단 샤마스의 신도 6
크억...!

교단 샤마스의 신도 7
어이! 소란 피우지 마, 스컬!

스컬
큰일났네... 어디 다른 탈주로 없나...?

잔뜩 지친 여성
......

스컬
쳇... 쪄죽이든 태워죽이든 마음대로 해라!

 


이윽고 스컬은 그 자리로 달려온 신도 일당에게 뭇매를 맞은 후 엄중한 지하 감옥에 다시 투옥되는 신세가 되었다.





???
어이, 스컬.

스컬의 목소리
으, 으응...

???
야, 머리 텅텅 빈 스컬. 일어나.

스컬
이 자식... 뭐 하는 거야!

교단 샤마스의 신도 7
어이~ 까불지 말라고. 우리 오랜만에 만나는 거잖아?

스컬
큭...

교단 샤마스의 신도 7
좋은 거 알려줄까? 방금 전에 널 단죄하는 날이 정해졌단 말이지!

스컬
다, 단죄?

교단 샤마스의 신도 7
키히히... 널 찢어발겨주는 거 말이다.

스컬
흥, 지들 마음대로... 웃기지 마! 

맞다. 옛 정이라는 게 있으니 이 녀석한테 울며 부탁해서 감옥 열쇠 가져오게 만들어 볼까...?

교단 샤마스의 신도 7
크하하학! 생각하는 걸 그대로 입으로 나불거리는 점은 여전하구만~ 하지만 구슬려 봤자 소용없어. 난 널 해치우고 싶어서 견딜 수가 없거든~

스컬
그래서 그 단죄하는 날이라는 건 언젠데!

교단 샤마스의 신도 7
내일이다.

스컬
뭐? 웃기지 마! 방금 붙잡았으면서 그렇게 금방 끝내는 게 어디 있어!

교단 샤마스의 신도 7
나한테 말해 봤자 소용 없어. 아부지가 정하신 거니까.

스컬
아부지는 무슨! 그냥 웃기게 생긴 놈일 뿐이잖아.

교단 샤마스의 신도 7
아앙!?


라이로구르가 모욕당하자 분노한 신도는 격자 너머로 스컬의 멱살을 잡았다.


교단 샤마스의 신도 7
아부지를 모욕하는 놈은 용서 못 해...

스컬
...이 몸에게 있어서 아부지는... 아부지는 아부지뿐이야. 너희들은 아니냐고! 또 다시 어디서 굴러온 말뼈다귀인지도 모를 놈에게 꼬리를 흔들다니 한심하기 짝이 없구만!

교단 샤마스의 신도 7
하...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우린 그루자렛자 아부지한테 새로운 아부지를 도우라고 부탁받았단 말이다!

스컬
...뭐?

교단 샤마스의 신도 7
듣고 놀라지나 마라. 새로운 아부지는 돌아가신 아부지를 자기 몸 속에 강령시킬 수 있단 말이지!

스컬
뭐? 아부지의 혼을 강령시켜? 그 웃기게 생긴 놈이 그런 일을 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뭐 분명...그 뭐냐, 유령이라는게 있다는 건 알지만... 아부지는 끝까지 남자답게 돌아가셨어. 그런 아부지가 잘 알지도 못하는 놈이 불렀다고 홀라당 그 놈 몸에 들어가실 리가 없어!


신도는 "스컬은 아무것도 모르는구만"이라면서 질린 표정으로 깊은 한숨을 쉬었다.


교단 샤마스의 신도 7
믿든 안 믿든 네 맘이지. 뭐 어쩔 수 없겠네. 너는 그 의식을 보지 못했으니까.

스컬
강령인지 뭔지는 몰라도 이 몸은 그런 거 안 믿어. 안 믿지만...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스컬은 그루자렛자의 혼을 강령시켰다는 이야기에 흥미를 보이고 있었다.


스컬
하지만, 그... 혹시라도 진짜 그 웃기게 생긴 놈이 아부지의 혼을 거시기했다면... 그... 아부지. 건강히 잘 계셨냐? 아, 아니지. 죽었는데 건강히 계시는 것도 좀... 심지어 내가 해치웠는데 무슨 소릴 하는 건지.

교단 샤마스의 신도 7
잘 계시는 것 같던데. 저쪽에서도 마음껏 날뛰고 있다면서 웃으셨어.

스컬
그래... 잘 계셨다고?!

아, 아니야. 이 몸은 딱히 그런 거 믿지 않는다고. 하지만 아부지는 지금의 이 몸을 보면 뭐라고 하실까... 싶어서 말이지.

교단 샤마스의 신도 7
뻔하지 않냐? 배신자에게는 죽음을, 이라고 하시겠지.


신도는 우물거리는 스컬을 힐끗 바라보더니 소리 높여 웃으며 감옥을 떠났다.


스컬
아... 뭐, 복수라 이건가. 하지만... 그...

에이, 무슨 소릴 하는 거야! 강령술같은 건 다 거짓말이라고, 거짓말!


그러나 스컬은 강령술이라는 게 뭔지 아주 조금 마음에 걸린 채였다.

 

 




3-3


눈보라가 맹렬해진 한밤중. 단장 일행은 스컬을 구하기 위해 극한의 땅 노스 바스트에 착륙했다.


루리아
하와와~ 온통 새하얘서 아무 것도 안 보여요...

유스테스
적의 눈을 속이기에는 이런 눈보라도 나쁘지 않다. 그렇지 않나? 단장.


단장은 힘차게 고개를 끄덕이며 "반드시 스컬을 구해내자"고 동료들을 격려했다.


발루루간
당연하지. 안 그래, 스컬 주니어?

스컬 주니어
왕!

유스테스
그래서... 이제 어떻게 행동할 거지.

발루루간
일단은 예전에 아지트가 있었던 웨이스트 힐로 갈 거야. 놈들은 익숙한 땅을 중심으로 새로운 아지트를 만들었을 테니까. 그리고 가는 도중의 마을에서 정보를 얻어서 목표를 좁혀가는 거지.


그렇게 해서 단장 일행은 발루루간과 스컬 주니어를 앞세우고 눈보라를 헤치며 길 아닌 길을 나아갔다.


루리아
그나저나 교단 샤마스의 아지트가 노스 바스트에 있을 줄이야...

유스테스
이 노스 바스트에서 각국에 수하들을 보낸 거라면... 희생을 무릅쓰고 장류역을 돌파한 건가. 하지만 이 땅을 근거지로 삼다니 상당히 인내가 필요했겠군.

발루루간
그건 확실히 그럴지도 모르지만 아부지의 의지를 이어가려고 한다면 여길 빠뜨릴 수는 없어. 웨이스트 힐에는 아부지의 묘가 있으니까.

유스테스
의리있는 건지 멍청한 건지.

발루루간
이봐, 멍청한 건 스컬뿐이라고. 날 녀석이랑 똑같이 두지 마.

스컬 주니어
왕왕!

유스테스
그래. 스컬 주니어가 똘똘한 건 잘 알고 있다.

발루루간
뭐? 나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 건데, 자식아!

유스테스
훗...

발루루간
무슨 말이든 해 보라고!


단장은 불퉁거리는 발루루간의 어깨를 가볍게 두들기며 신경쓰지 말라고 새하얀 이를 내보이고 웃었다.


발루루간
위로하지 말라고, 아 진짜...

스컬 주니어
끼잉... 왕!

발루루간
맞다... 그랬지. 잘 들어. 이 앞으로는 크레바스가 많은 데다가 강풍이 불어내려오니까 발밑 조심하면서 걸어. 그리고... 뭐냐. 시야가 나빠져도 흩어지지 않도록 손 잡자. 스컬을 구출하러 온 거면서 우리가 조난당한다면 의미가 없잖아.

유스테스
......

발루루간
야, 유스테스! 싫은 표정 하지 말라고!


발루루간은 그 후로도 오다즈모키의 습성이나 개와 함께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들, 수원지나 식량의 확보 등 이 땅에서 살아가기 위한 지혜와 지식을 총동워해 새로운 아지트에 적합한 후보지를 좁혀나갔다.

그리고... 단장 일행이 걷기 시작한 지 몇 시간이 지났을 때 황폐한 마을을 발견했다.


유스테스
......

스컬 주니어
왕왕!

루리아
아직 사람들이 있는 것 같네요...


단장 일행이 마을에 들어서자 사람들은 거미 새끼들이 흩어지듯 구석으로 몸을 숨겼다.


발루루간
그야 경계받는다고 해도 어쩔 수 없겠지...


단장 일행은 무기를 지면에 내려놓아 적의가 없음을 표시한 후, 마을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좀 들어달라고 호소했다.


노파
여행자 분들, 이 쇠락한 마을에 무슨 볼일이신가요?

유스테스
...교단 샤마스 짓인가?


집은 불탔고 식량은 빼앗겼으며 남자들은 어딘가로 끌려갔다고 노파가 눈물로 호소했다.


발루루간
마음껏 날뛸 수 있는 자유라... 내가 이런 말 하는 건 좀 그렇지만 이런 행동에서는 남자다움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걸.

루리아
저기... 얼마 안 되지만 괜찮으시다면 이거...


루리아는 짐 안에 있던 식량을 마을 사람들에게 내밀었다.


노파
아아...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발루루간
저기, 놈들의 아지트에 대해서 알고 있는 거 있으면 좀 알려줄 수 있어?

노파
글쎄요... 그 놈들이 어디를 근거지로 삼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를 겁니다. 하지만 기억나는 건 녀석들이 바람 불어오는 쪽에서 나타나서 불을 붙였다는 것 정도입니다.

발루루간
고마워. 그걸로 충분해. 여기는 설산에 둘러싸인 곳이니 바람이 부는 곳이라면 길은 하나뿐이지.

노파
여행자 분들, 설마...

유스테스
그 설마가 맞아. 


단장은 자신있게 가슴께를 두드리며 끌려간 사람들이 보이면 같이 구해내겠다고 말했다.


노파
감사합니다...! 하지만 상대는 그 흉폭한 교단 샤마스이니 부디 무리하지는 마세요.


이윽고 단장 일행은 교단 샤마스의 아지트를 향해 다시 걷기 시작했다.

좌우로 우뚝 솟은 설산 사이로 눈보라가 불어닥쳐 단장 일행의 앞길을 막았다. 하지만 굴하지 않고 계속 걸어나가자, 이번에는 산 안쪽에서 격렬한 음악과 사람들이 날뛰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스컬 주니어
왕왕!

유스테스
그늘로 숨자.

교단 샤마스의 신도들
햣하하! 마음껏 날뛸 수 있는 자유와 함께!위~~ 샤마스으!!!

기타를 연주하는 신자
기이잉...!

북을 두드리는 신자
둥둥둥둥... 둥둥둥둥...


시뻘겋게 눈을 충혈시킨 채 음악에 맞춰 날뛰는 그들을 보며 루리아가 작게 떨었다.


루리아
저 개썰매.. 예전에 봤던 붓차기보다 더 커졌어요...!

발루루간
저건 뭔가 이상해...

유스테스
또 어딘가의 나라를 위협하러 나서는 건가.


그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지금은 놈들을 보내줄 수밖에 없다는 사실에 단장은 울분을 삼켰다.


유스테스
아지트에 죽치고 있는 신도들이 줄어들면 스컬 구출의 성공률은 올라갈 거다. 이후에 놈들을 쫓아가서 쳐부수면 된다. 그러니 지금은 참아.


심호흡을 하며 솟아오르는 분노를 진정시킨 단장은 불어오는 바람 속으로 다시 걷기 시작했다.

 

 




3-4


[회상]


그루자렛자
으하하... 잘 했다 스컬. 역시 내 아들이다! 

자, 아들들아... 오늘은 스컬의 생일이다. 성대하게 축하해주도록 하자. 건배!

그럼, 넌 머리 텅텅 빈 스컬이 아니다. 천재지.





스컬
신기한 일이야... 머리 속에 떠오르는 건 아부지와의 추억뿐이란 말이지...


그루자렛자의 비호를 벗어나 자신의 손으로 자유를 움켜쥐기 위해 스컬은 오다즈모키를 배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죄 앞에서 그루자렛자를 떠올리게 되는 것은... 거짓된 가족관계에도 아주 약간은 진짜 애정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라고 그는 생각했다.


스컬
이런 건 나랑 안 어울린다고! 하지만... 사이 좋게 어울리며 당신에게 부자유한 자유를 받기만 하는 채로는 거물이 될 수 없었단 말이야...

...하.


스컬은 아직도 아부지에 대해 떠올리는 나약한 자신에게 쓴웃음을 지었다.

 




눈 앞을 가리던 눈보라가 드디어 개이자 천혜의 요새라 부를 수 있는 거대한 성채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발루루간
이게 뭐야...

유스테스
설령 어떤 나라가 이곳에 도착했다 한들 정공법으로는 그리 간단히 쓰러뜨릴 수 없었겠군.

루리아
저기 사람이 있어요...!


단장 일행이 몸을 수그리고 산비탈 아래를 살피자, 아지트 주변을 순회하는 신도들의 모습이 보였다.


루리아
어떡하죠...

유스테스
우회해서 아지트로 향한다.

발루루간
그렇게 느긋하게 있을 시간 없어! 언제 스컬이 당할지 모른다고!

유스테스
놈들에게 발견당하면 증원을 부를 가능성도 있다. 어느 쪽 리스크가 낮은지는 생각해 보면 알 수 있지 않나?

발루루간
......

유스테스
다들 잘 들어라. 여기서부터는 한층 더 경계하면서...

발루루간
제길...!


초조함을 감추지 못하던 발루루간은 발 밑에 구르던 작은 돌을 걷어차며 화풀이를 하려고 했으나...


발루루간
으, 아, 으아아아아~!!!


작은 돌을 차기는커녕 눈에 미끄러져 비탈길 아래로 굴러떨어졌다.

 


유스테스
......

루리아
발루루간 씨, 지금 구하러 갈게요!

유스테스
어이, 루리아! 그렇게 몸을 내밀면...

루리아
으, 으아아! 꺄아아아아!

스컬 주니어
와오오옹!


루리아에 이어 스컬 주니어도 발루루간처럼 눈에 미끄러져 힘차게 비탈을 따라 미끄러져내렸다.


유스테스
왜 이렇게 되는 거지.


[구하러 가자!]


유스테스
그래. 증원군을 부르기 전에 해치워야겠지.

발루루간
크윽... 젠장. 저질렀구만...

교단 샤마스의 신도 10
갑자기 뭐가 떼굴떼굴 굴러내려오나 싶더니만... 이거 수상한 놈 발견한 거 아냐?

교단 샤마스의 신도 11
이 자식들, 목적이 뭐냐? 어서 불어!

발루루간
아, 아뇨... 사실 교단 샤마스에 들어갈까 싶어서 말이죠... 하하...

루리아
비, 비켜 주세요~~!!

스컬 주니어
와오옹...!


발루루간은 자신처럼 비탈을 굴러내려오는 루리아와 스컬 주니어를 보며 글렀다는 것을 직감하고 하늘을 쳐다보았다.


발루루간
아... 하하. 너희 무사해?

루리아
네에...!

교단 샤마스의 신도 11
야, 너희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발루루간
하... 발견된 이상 어쩔 수 없지. 해치울 수밖에!

교단 샤마스의 신도 10
침입자를 붙잡아라! 다들 따라와!

교단 샤마스의 신도 11
히야아아아아!

유스테스의 목소리
엎드려!

교단 샤마스의 신도 11
크어억...

발루루간
미안해, 유스테스...

유스테스
......

교단 샤마스의 신도 10
더 숨어있었나...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피의 축제를 벌여 주마!

교단 샤마스의 신도들
히얏하하하하! 마음껏 날뛸 수 있는 자유와 함께!위~~ 샤마스으!!!

유스테스
이 이상 소란을 일으킬 수는 없어. 한번에 잠재운다.

 

 

[전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