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제4화 요리캠
Let's Get Cooking
십이신장들은 맹렬한 기세로 건조된 장작에 달려들었다.
이윽고 주변에는 반으로 쪼개진 장작이 대량으로 나뒹굴었고, 대형 장작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쿠비라
꽤 힘들었어...
후앙
파이가 쪼갠 장작 파편이 코에 튀었는데...
파이
후앙이 쪼갠 장작이 쓰러져서 내 다리를 덮쳤어...
바지라
나는 팔이 저리기 시작했어... 텐트에서 했던 장작패기보다 훨씬 피곤하네.
셰로카르테
양이 양이니까요~ 추운 지역에 살고 계시는 분은 이걸 일상적으로 하고 계신답니다~
루리아
하와와... 그거 큰일이겠네요...
라오라오
수고했다, 갸오! 장작패기가 얼마나 고생인지 몸으로 느낀 듯하구나, 갸오.
후앙
라오! 어디 갔었던 거야?
라오라오
어디는 무슨, 갸오. 오랜만에 애보기에서 해방되어 신나게 즐긴 것 뿐이다, 갸오.
파이
그건 평소에 애를 잘 돌본 사람이 해야 하는 대사 아냐?
라오라오
자, 장작을 다 했으면 이번에는 식사 준비를 해야지, 갸오! 게을러빠진 현대 청소년, 아니. 현대 십이지 청소년들은 자생능력을 열심히 기르도록 해라, 갸오.
바지라
라오라오 님은 엄하시구나. 하지만 캠핑을 왔으니 우리가 만들긴 해야겠지.
비이
헤헤, 고생하는 모양이네. 뭐, 힘든 일 있으면 우리한테 말해.
텐트로 돌아온 십이신장들은 다시 불을 피운 후 관리동에서 사 온 재료를 조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마키라
안쨩, 아까부터 이 감자 계속 불 위에 올려놓지 않았어?
안치라
하긴, 슬슬 괜찮을 것 같네. 그럼 시험삼아 한 입! 잘 먹겠습니다~ 우물...
으엑...! 하나도 안 익었어...! 익기는커녕 반대 면은 차가워!
마키라
어라? 미안해.
파이
샤토라쨩은 뭘 만들고 있어?
샤토라
소시지하고 야채를 넣은 토마토 스튜... 왕자님이 기뻐할 수 있도록 공들여서 졸이고 있어...
파이
냄새 좋다... 점점 더 배고파지네.
샤토라
안치라쨩의 감자도 여기 넣고 졸이는 게 더 맛있을지도...?
안치라
그런가! 그럼 거기 넣을게!
파이
샤토라쨩, 요리 실력이 더 좋아졌네.
샤토라
무후후후... 신부수업의 성과야...
아니라
그나저나 이 삼각대, 편리하구나. 모닥불 위에 냄비를 달 수 있는 데다가 요리하기도 편하지 않느냐.
쿠비라
트라이포드라고 했던가? 이런 것까지 빌려주는구나.
샤토라
응...매우 고마운 일이긴 한데...
쿠비라
응? 왜 그래?
샤토라
그게, 불 세기가 강해졌다 약해졌다 하니까 평소처럼 하기 힘들어서...
바지라
평소에는 모닥불로 요리하지 않으니까.
비카라
(나, 나는 자취도 해 봤는데... 아무 조언도 못 하겠어. 이렇게 쓸모없을 수가... 우울해...)
샤토라
그럼... 후앙쨩하고 파이쨩한테 맛보기를 부탁해도 될까...?
후앙
맡겨줘!
샤토라
비카라쨩은 거기 있는 야채를 썰어 주면 정말 고맙겠어...
비카라
어? 네네네, 네에...! 지금 갈게요!
샤토라
무후후후... 비카라쨩은 요리에 익숙하지...?
비카라
(샤토라 씨, 다정해...)
후앙
.....!?
냄비에 조미료를 넣고 있던 후앙과 파이는 샤토라의 말을 흘려넘기지 않았다.
파이
(또 「비카라쨩」 이라고 했어... 그치만 비키는 아무데도 없어...)
후앙
(비키는 왜 요리하는 동안에도 고속으로 움직이고 있는 거지...?)
쿠비라
응...? 후앙쨩, 파이쨩, 거기! 조미료 펑펑 쏟아지고 있는데!?
신다라 자매는 비카라의 모습을 찾는 사이 조미료 캔을 냄비 쪽으로 계속 향하고 있는 채였던 것이다.
파이
아...
바지라
그릇이랑 식기 준비됐어! 식사 준비는 완벽해! 오, 슬슬 다 된 거 아냐? 나 엄청 배고파. 맛봐도 되겠지?
그때 나타난 바지라가 말릴 틈도 없이 냄비 안의 수프를 떠서 입에 넣었다. 그리고...
바지라
매...
매워어어~~!!
아니라
무, 무슨 일이냐?
바지라
매, 매워... 매워어어...!
샤토라
큰일이야... 바지라쨩, 매운 거 못 먹었지?
바지라
왜 이허헤 해운 거햐...? 난 못 머거어...!
후앙
바지라쨩, 미안해!
파이
물, 물 마셔...!
그때 바지라를 둘러싸고 난리가 난 신장들의 캠핑장에 누군가가 들어섰다.
시그
얘들아~ 뭐 하고 있어?
레오나
요리하는 중이신가요?
4-2
레오나
이거면 되겠지... 자, 바지라쨩. 먹어 봐.
바지라
응~! 이건 안 맵다! 부드럽고 적당히 매콤한 게 엄청 맛있어!
레오나가 냄비에 몇 가지 조치를 취하자, 실패했던 스튜가 되살아났다.
샤토라
대단하다... 레오나 씨, 요리의 달인이야...?
레오나
그렇게 대단한 건 아니에요. 덜어내서 양을 줄인 후에 샤토라쨩이 가지고 있던 우유랑 기름같은 걸 첨가해 본 정도거든요.
샤토라
와아...! 즉석에서 그런 조정이 가능하다니 역시 달인인 거구나...?
레오나
에헤헤, 고마워. 덜어낸 분량은 내일 똑같이 어레인지해 봐.
시그
좋은 경험 한 거 아니냐? 원래 캠핑에서 요리에 실패하면 돌이키기 힘들거든.
레오나
자주 있는 일이죠. 어두워서 얼마나 구워졌는지 안 보이기도 하고, 조미료를 까먹기도 하고.
후앙
바지라쨩, 미안해.. 덜렁대는 바람에...
파이
입은 괜찮아....?
바지라
아하하! 신경쓸 거 없어! 이제 괜찮아! 그보다 궁금한 게 있는데, 장작불이 꺼졌는데 레오나는 어떻게 요리할 수 있었던 거야?
샤토라
아, 정말이네... 요리는 제대로 따듯한데...
레오나가 손댄 냄비 밑의 불은 더 이상 일렁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완성된 요리는 뜨거웠다.
레오나
불은 붙어 있어요. 이건 장작이 숯불이 된 거예요.
샤토라
숯불...?
시그
불이 붙지는 않았지만 열은 남아 있는 상태를 말해. 잘 보면 장작이 빨갛게 되어 있지?
바지라
오... 진짜네. 손을 갖다대니까 제대로 뜨거워.
시그
숯불은 캠핑 요리의 기본이야. 이 상태로는 화력이 안정되니까 요리하기 쉽거든.
레오나
재료를 고르게 잘 익힐 수 있죠. 게다가 연기도 적어서 요리하기 편하기도 하고.
샤토라
숯불, 대단하구나... 하지만 나도 할 수 있을까?
시그
숯불을 만드는 건 간단해. 장작에 불을 붙인 후에 방치해 뒀다가 불꽃이 잦아들면 완성되는 거야.
레오나
다만 하루 종일 놔둬도 열이 식이 않는 경우도 있으니까 그 부분은 주의하자.
샤토라
그렇게 오래 가는구나... 응, 조심할게...
헤르에스
확실히 숯불 때문에 화상을 입었다는 얘기를 자주 듣네요.
쿠무유
꺼진 줄 알고 손댔다가 뜨거워서 혼난 적도 있어요! 날 속이다니~
목소리가 들려온 쪽을 돌아보자, 총 공방 세 자매와 27세 여성진이 식재료나 도구 등을 손에 들고 모여 있었다.
샤토라
와아~ 다들 어서 와...
시그
자, 파티를 시작해 볼까.
안치라
어! 파티!?
시그
몰랐어? 캠핑하러 왔으면 밤에는 캠핑밥으로 파티지.
바지라
오, 좋은걸! 축제 같겠다!
시그
나는 해산물을 푹 끓인 「더치 오븐」을 가지고 왔어. 화려하게 가자고.
후앙
더치 오븐...? 그게 뭐야? 이 냄비는.. 쇳덩어리같이 생겼어.
시그
쇳덩어리야.
후앙
쇳덩어리야!?
시그
이 튼튼한 쇳덩어리가 재료를 적당히 조리해 주는 거야.
쿠쿠루
쨔잔~ 디저트도 있지롱~!
레나
후후. 마침 허브티를 탄 참이었어. 과자랑 같이 먹자.
루리아
안녕하세요~! 여러분, 즐기고 계신 것 같네요!
샤토라
아, 왕자님... 기다렸어...
비이
헤헤! 화려하게 가 보자고!
셰로카르테
다들 신나신 것 같네요~!
[우리도 끼어도 돼?]
[같이 파티 하자] -> 선택
아니라
쿠후후.. 이것도 캠프의 참맛인 겐가?
셰로카르테
물론이죠~! 실내하고는 다른 느낌으로 즐길 수 있답니다~
람렛다
냐하하하하하! 그럼 파티 시작~!
십이신장들은 단장 일행과 함께 모닥불을 둘러싸고 식사를 시작했다.
마키라
다들 솜씨가 좋네. 야외 생활에 익숙하다는 게 느껴져.
헤르에스
기공사라는 직업상, 기공단에는 야외에서 생활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많은 것 같네요.
아니라
오늘 하루를 지내면서 느꼈네만, 우리는 역시 아웃도어라는 것에 서툰 것 같구만...
바지라
다들 뭐든지 척척 해내는 게 대단해.
헤르에스
뭐든지 척척 하는 건 아니랍니다. 야외에서의 생활은 환경에 따라 난이도가 크게 변하죠.
마키라
난이도라고요?
실바
초여름인 지금은 지내기가 편하지. 따듯하고 적당히 시원할 때도 있으니까. 초보자한테는 딱 좋아. 다만, 그 반대가 되면...
시그
그치... 나도 그건 좀...
아니라
그거가 무엇이길래? 초여름의 반대...?
시그
“겨울캠”을 말하는 거야. 좋아하는 사람도 의외로 있지만.
쿠쿠루
아~ 그건 나도 좀 사양하고 싶네...
실바
용병 시절에는 추운 계절에도 의뢰를 받곤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일이었으니까...
레나
설산에서 캠핑이라니, 나는 좀 상상이 안 가네...
이슈미르
...나는 설산에서 살고 있었으니까 대충 상상이 가긴 하는데...
레나
어머, 그러고 보니 이슈미르쨩은 추운 곳 출신이었던가?
이슈미르
응, 하지만 나는 빙실 안에 있었지 텐트에서 생활한 건 아니야. 추운 건 싫어하는걸... 오락으로서 추운 겨울에 야외에서 캠핑을 한다는 건 생각할 수도 없어...
쿠비라
오락으로 캠핑이요... 겨울에? 일부러? 저도 추운 건 싫어서 좀...
이슈미르
상상도 안 가지?
아니라
특이한 취향이구만..
셰로카르테
공기가 맑아서 경치가 잘 보이기도 하고, 벌레도 적고. 여러 가지 이점이 있답니다~ 라고는 해도 어디까지나 상급 캠퍼의 오락이라고 할 수 있지만요~ 고도 따위의 환경에도 좌우되지만, 전용 장비랑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초보자한테는 좀 어려울 거예요~
아니라
흐음... 캠핑에 대한 지식이 또 늘어났군...
마키라
응. 초여름인 지금과는 관계 없는 이야기네.
쿠비라
그러게. 오늘도 이렇게 따스한걸!
십이신장
아하하...
4-3
파티 정리를 마친 신장들은 쿠비라와 안치라가 손꼽아 기다리던 장소로 향했다.
안치라
와아! 온천이다~!
아니라
쿠후후... 낮에 이미 사우나를 잔뜩 했지 않느냐.
쿠비라
사우나랑은 다르지. 역시 나랑 안치라쨩이 진짜 바라던 건 여기야!
바지라
캠핑장에서 걸어올 수 있는 거리에 온천이 있다니 편리하다!
샤토라
무후후후... 또 모두와 함께 온천에 오다니 기쁘다...
마키라
그러게. 알로하스 때가 생각나는걸.
비카라
그, 그때 마신 파인애플 주스... 맛있었죠...
후앙
이게 노천 온천이야? 이렇게 넓은 곳은 처음 왔어.
파이
넓어서 좋다. 기분 좋은걸... 그치만... 젊은 여자가 알몸으로 밖에 나오다니... 발칙하기 짝이 없는 것 같은...
아니라
신다라 자매는 노천온천에 오는 게 처음인 게야?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된다네. 자자, 이리 오시게나.
파이
살살 부탁해요...
마키라
후우... 오늘은 회의도 놀이도 알차게 했네.
바지라
그러게. 첫날인데도 잔뜩 놀았어. 하지만 기공단 동료들을 보고 있으면 우리의 캠핑 능력이랄까, 서바이벌 능력이랄까가... 낮다는 점에 대해서 좀 더 이야기해 봐야 할 것 같아.
아니라
음, 그렇구만... 십이신장으로서 좀 더 듬직해져야 하겠지...
파이
아가씨 탈피 선언이구나.
샤토라
그치만...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할 수 있었던 건 즐거웠어...
안치라
그러게~ 캠핑이란 건 이런 재미가 있구나~
바지라
마키는 쿠쿠루랑 잘 맞을 것 같아.
마키라
쿠쿠루 군의 제작 능력은 나도 배울 점이 많아 보여. 쿠비라 군하고 안쨩은 이슈미르 군하고 사우나에서 의기투합했었지.
쿠비라
응... 그것도 좋았어...
마키라
쿠비라 군?
쿠비라
앗, 미안해. 온천이 기분 좋아서...
마키라
후후, 노곤노곤하구나.
안치라
나도 쿠비라 언니랑 같은 의견이야...
바지라
나는 수영 좀 하고 올게~
후앙
아, 나도 갈래~!
바지라
음!?
후앙
아각!
후앙
우우~ 바지라쨩,뭐야~?
바지라
아, 미안! 안쪽에서 사람의 기척이 느껴져서. 다른 손님들한테 폐 끼치면 안 되잖아.
???
......
비카라
아, 그러게요... 다른 손님이 계셨군요...
서서히 김이 걷히자, 자리에서 일어난 누군가가 십이신장들에게 다가왔다.
티코
아니, 나밖에 없거든.
비카라
티코 선생님...!?
4-4
마키라
티코 군도 온천에 있었군요.
티코
온천까지 있다니 편리한 시설이잖아. 들르지 않을 수가 없지. 그런데... 아까 이야기가 들리던데, 캠핑에 익숙해지고 싶어?
아니라
그렇다네.. 우리 십이신장들은 본디 별의 세계를 감시하는 것이 역할이네만... 시대가 달라짐에 따라 사람들의 기원을 듣거나 번뇌를 퇴치하는 일도 하게 되었지. 사람들이 우리에게 의지하는 이상, 무슨 일에든 대응할 수 있는 힘을 지녀야만 한다네.
티코
......
쿠비라
티코의 경험담을 듣고 그 생각이 더 강해졌어.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거잖아.
티코
그건 여행하는 의사로서는 당연한 거랄까...
(십이신장은 역사를 잇는 존재로서 이미 수많은 역할을 떠안고 있는데... 거기서 일을 더 늘리려는 거야? 좀 과로 기미인걸... 하지만 모처럼 노력하고 있는데 물을 끼얹는 것도 그렇고...)
안치라
티코 선생님, 왜 그러세요?
티코
아, 아니... 아무 것도 아냐.
바지라
티코는 캠핑 실력도 대단하다고 들었어!
샤토라
티코쨩은 지금 어떤 식으로 캠핑하고 있어? 들려줘, 들려줘~
티코
뭐...?
아니라
그러고 보니, 티코는 어디에 텐트를 치고 있나? 호수에서 헤어진 이후로 모습을 본 적이 없네만...
티코
아, 그게...
비카라
티, 티코 선생님이라면 분명... 숙련자랄까... 엄청난 캠핑을 하고 계실 거예요...! 그, 그렇죠? 티코 선생님...!
비카라가 전폭적인 신뢰를 담아 눈동자를 반짝이는 한편, 티코의 동공은 흔들리고 있었다.
티코
그게...
바지라
시그네랑 쿠쿠루네도 익숙한 것 같긴 했지만, 티코도 상당히 익숙하겠지? 숙련자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안치라
텐트도 순식간에 치고, 불도 쉽게 피우고, 요리도 샥 만들고... 그런 느낌일까?
마키라
접이식 의자도 본인 거 가지고 있을 것 같아. 그거 말고도 편리한 도구들을 가지고 있을지도.
신다라
티코 선생님, 이야기 들려줘~
흥미진진해하는 십이신장들의 재촉을 들으며, 물에 잠겨 있던 티코는 시선을 피했다. 그리고 수면을 바라보며 작게 중얼거렸다.
티코
그, 글램핑...
쿠비라
...어? 티코. 방금 뭐라고 했어?
티코
여기서는... 글램핑 하고 있어...
바지라
글램핑? 그건 어떤 캠핑이야?
티코
자원봉사로 의무실 일을 도왔더니... 이 지역 의사 협회에서 꼭 받아달라면서 선물해 줬거든...
쿠비라
선물이라고? 자원봉사의 답례로 초대받았다는 거야?
티코
그, 그런 거지...
비카라
수, 숙련된 캠퍼만 들어갈 수 있는 캠핑장이라던가... 그런 건가요?
안치라
아~ 그런 거였나요! 티코 선생님. 거기서는 다들 어떻게 불을 피우나요?
티코
다, 담당자 분이...
안치라
응? 담당자...?
마키라
티코 군은 어떤 도구를 쓰나요?
티코
도구는 전부 배에 놓고 왔어... 글램핑은 빈 손으로 와도 괜찮으니까...
십이신장
......?
아니라
뭔가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네만... 담당자라는 건 누구를 말하는 겐가...?
쿠비라
빈 손으로 와도 된다는 것도 잘 이해가 안 가는데...
파이
온 지 하루밖에 안 됐지만, 캠핑에는 여러 가지 도구가 필요했어. 렌탈만으로는 채우지 못할 정도로.
바지라
중요한 도구도 없는 데다가 불을 피워 주는 사람이 따로 있다니, 요리는 어떻게 하는데?
티코
요리는... 셰프가 만들어...
아니라
셰프!?
비카라
그, 그럼... 요리는 어디서 먹는 건가요...?
티코
룸 서비스로 가져다 줘...
쿠비라
룸 서비스!?
마키라
접이식 의자도 없어?
티코
소파가 있는걸...
안치라
소파!?
바지라
침낭도 안 써?
티코
침대가 있는걸...
신다라
침대!?
십이신장
......
아연한 모습의 십이신장들 사이로 샤토라가 홀로 입을 열었다.
샤토라
티코쨩... 그게 캠핑이야...?
티코
캠핑이거든...!
티코의 말에 따르면 「글램핑」이란 우아하게 자연을 체험할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라고 했다. 불을 피우는 것부터 모닥불 요리, 쓰레기 처리까지 귀찮은 일은 전부 하지 않아도 된다고.
아니라
뭐라!? 극진하게 접대받는 것이지 않나!
후앙
우리가 불을 피우는 것만으로도 고생하는 동안 티코 선생님은...
파이
진정해, 후앙. 후앙이 불을 피우는 방법은 애초에 잘못된 거였으니까.
쿠비라
조금 놀라긴 했지만.. 티코는 낮에도 일했으니까.
마키라
네, 맞아요. 티코 군은 캠핑에 익숙하니까.
안치라
새삼스럽게 스스로 하지 않아도 된다는 건가~ 하긴 그래.
아니라
캠핑이란 것에는 정말 여러 가지 형태가 있구만...
티코
우우... 미안해. 너희들이 힘내는 동안에 나만 편하게 지내서...
비카라
아, 아뇨...! 무슨 말씀이세요...! 사, 사과할 일이 아닌걸요...
티코
그치만... 특히 비카라는 내 어드바이스에 따라 머리띠도 벗고 지내고 있잖아... 옆에서 노력하고 있는데 뭔가 면목이 없는걸...
비카라
아, 그, 그게... 사정이 있어서...
비카라
(죄송해요... 머리띠는 모닥불에 태워먹은 것 뿐이에요... 그치만 말 못 하겠어... 티코 선생님이 믿어주고 계시는데...)
티코
(이 이상은 말할 수 없어... 사실은 묵고 있는 곳도 텐트가 아니고 코티지라는 사실은...)
후, 후후후...
비카라
후후, 후후후...
티코와 비카라
후후후후....
어색함을 감추며 티코와 비카라는 딱딱하게 웃었다.
아니라
아까부터 저 둘은 뭘 하고 있는 게야...?
샤토라
사이가 좋구나....
십이신장들은 온천에 잠긴 채 티코의 아웃도어 경험을 들으며 즐겁게 수다를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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