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제1화 처음캠
Camping 101
어떠한 유혹도 없는 환경에서 회의에 임한 십이신장들. 그러나 그 계획은 안이했던 모양이었다. 그들은 지금 자신들이 살아온 인생을 되돌아보고 있는 중이었다.
아니라
생각해 보면 오로지 수행과 제사에만 매일매일 시간을 소모해왔지...
바지라
춤 연습도 했어.
샤토라
소님들 돌보기도 하고...
쿠비라
사무 쪽은 따로 담당하는 사람이 있었고...
파이
인신궁에서는 할아범이 도맡아 줬어.
라오라오
주변 사람들에게 감사할 일이군, 갸오.
후앙
라오! 왜 같이 와 주지 않은 거야?
라오라오
너희들끼리 정말 야외에서 지낼 수 있을지 처음부터 의심스러웠다, 갸오. 같이 가면 어쩔 수 없이 도와주게 되지. 그러니 따라가지 않은 거다, 갸오. 덕분에 편히 잘 쉬었다, 갸오.
후앙
우우~ 진짜 못됐어...!
라오라오
못된 게 아니다, 갸오. 시련을 내려 준 거다, 갸오.
아니라
라오라오 님은 다 꿰뚫고 계셨던 겐가... 우리가 야영조차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그거"라는 사실을...
마키라
그렇죠. ...아가씨라는 걸요.
아니라
후앙과 파이에게도 미안하구나... 알로하스에 가고 싶었을 텐데, 이런 한심한 꼴을 보이고 말았어.
후앙
아냐~ 아니라 언니는 잘못한 거 없어.
파이
우리도 알로하스에 가는 것보다는 다 같이 있고 싶은걸.
비이
저, 저기... 이상한 소리 해서 미안했어.
루리아
저기... 저도 혼자서는 야외 생활 못 해요. 도와드리는 정도일 뿐이죠.
비이
그래. 기공단에 그런 애들 많잖아. 그러니까 너무 신경쓸 건 없지 않아? 게다가 이번에는 날씨가 너무 안 좋았어. 그렇게 나쁜 조건이 겹쳤으니 누구든 제대로 못 하는 게 당연하지.
쿠비라
그치만 비이, 루리아쨩... 우리는 십이신장이니까 무슨 일에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해.
루리아
책임이라고요...?
쿠비라
예를 들어 옛날의 해신은 현대보다 훨씬 가혹하고 자유롭지 못한 시대를 살아왔을 거야.
안치라
우리 선조님도 "삼장"님이랑 "천축"으로 가는 여행을 했다고 하니까, 밖에서 자는 일이 많았을 것 같아.
바지라
초대 님은 물론, 그 이후의 조상님도 모두 대단한 분들이셨을 거야. 다양한 일화가 전해져 내려오거든.
아니라
요컨대, 그렇게 대를 이어받은 우리는 선조님께서 당연히 해 오신 일들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거지. 그렇지 않고서야 그 분들을 뵐 면목이 없어. 이것이 대대로 이어져 내려온 역할을 이은 우리 십이신장들의 책무라는 것일세.
비이
그, 그래...
루리아
뭐랄까... 대단하네요. 엄청 훌륭한 자세라고 생각해요!
셰로카르테
멋지네요~!
마키라
셰로카르테 군도 있었군요.
비이
이것저것 주문한 것들을 갖다주러 왔어.
셰로카르테
우연히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십이신장 여러분의 마음가짐이 어떤지 절절히 전해졌답니다~!
쿠비라
그, 그래...? 아직 아무 것도 한 게 없으니 칭찬받을 일은 아닌 것 같은데...
셰로카르테
그렇지 않아요~ 무슨 일이든 우선은 마음가짐이 중요하니까요~ 그래서 셰로쨩에게 좋은 아이디어가 있는데요~ 단장님, 귀 좀 빌려 주세요~
셰로카르테는 단장 일행에게 귓속말을 했다.
비이
아~ 그러고 보니 그런 얘기가 있었지...
샤토라
뭐야 뭐야~ 어떤 얘기야...?
셰로카르테
우후후후~ 사실은~ 나루 그랑데 공역에서의 사업에 대해 정보를 수집하던 때에 말이죠~
[회상]
레오나
이데르바의 그로스 섬은 관광업도 발달한 곳이랍니다. 아름다운 호수에서 수영할 수 있거든요. 크기로는 아우규스테를 이기지 못하지만, 담수라서 끈적거리지도 않으니 추천드려요! 그리고... 요즘 소소히 유행하는 게 있는데...
셰로카르테
레오나 씨의 말에 따르면 캠핑장이 인기라고 하더라고요~
안치라
캠핑장?
셰로카르테
시설화되어 관리되고 있는데~ 텐트용 데크나 화장실에다... 무려 온천까지 있다고 하더라고요~ 이 캠핑장에 가서 아웃도어 생활을 연습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후앙
뭐랄까 너무... 그렇지 않나?
파이
완전히 초보자용이라니... 자존심 상하네...
아니라
그렇구나. 너무 완벽하게 멍석이 깔려있다고 할까...
바지라
아니? 우리는 실제로 초보자가 맞아. 일단은 그걸 인정하고 첫걸음을 내딛어야 하지 않을까?
마키라
그러게요. 야영 때는 아무 것도 못 했으니까.
쿠비라
아니라...
안치라
아니라 언니...
아니라
음?
쿠비라
가자... 꼭 가자!
안치라
응! 온ㅊ... 이 아니고 캠핑장 가자!
아니라
명백히 온천이 목적이지 않느냐.
[단원들이랑 같이 가자]
[십이신장끼리만 가는 건 좀...] -> 선택
비이
그러게~ 우리도 서바이벌 쪽으로는 경험이 풍부하니까 가르쳐 줄 수 있는 게 있겠지!
마키라
그러게요. 이렇게 된 이상 다른 분들한테 이것저것 배우자.
루리아
와아~ 그럼 다 함께 캠핑하는 거예요! 재미있겠다!
신다라
......
후앙
(단장... 혹시 나랑 같이 있고 싶어서 캠핑 핑계를 댄 건가...?)
파이
(단장... 완전 선수네...)
라오라오
(이 녀석들... 벌써부터 회의에 대해서는 까먹었구만, 갸오...)
셰로카르테
우후후후~ 그럼 이번에는 저도 함께하도록 할게요~
그렇게 해서 단장 일행은 그로스 섬의 캠핑장으로 향하게 되었다.
한편 그런 활기찬 분위기 속에서...
비카라
......
(호... 혹시 아가씨 타입 아닌 내, 내내가 활약할 수 있는 거 아냐...?)
1-2
단장 일행은 십이신장들을 데리고 그로스 섬에 있는 슈피겔 캠핑장으로 향했다.
셰로카르테
기공단 분들은 마음에 드는 자리를 고르셔도 된대요~
루리아
감사합니다! 이렇게 도와주시다니!
셰로카르테
아니에요~ 저도 관리인 분이랑 친해져서 사업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 같으니 이득이랍니다~
비이
헤헤! 캠핑으로 한 몫 잡으려고 그래?
셰로카르테
그 정도는 아니지만요~ 파타 그랑데에서도 캠핑이 유행할 것 같은 느낌이거든요~ 자연에서 떨어진 도심에 사는 분들은 휴일이 되면 산이나 강으로 나와서 텐트를 치시더라고요~ 그 유행에 대한 준비도 할 겸~ 사실은 캠핑 용품 샘플도 살짝 제작해 보고 있답니다~
비이
그래? 잘은 모르겠지만 덕분에 도움 많이 됐어.
단원들은 휴가 기간 동안 취향껏 갈라져서 자유롭게 즐기기로 했다.
안치라
어라? 다 떨어지는 거야?
셰로카르테
이 많은 단원들이 텐트 하나에 다 들어가지는 못하니까요~
비이
십이신장이 다 들어갈 수 있는 텐트가 있어서 다행이네. 이런 사이즈 쉽게 못 구해.
샤토라
왕자님은... 어디에 텐트 세울 거야...?
[가까이에] -> 선택
[멀리]
비이
우린 너희 텐트 근처로 할 거야. 회의에 참가하지는 않겠지만 뭐 힘든 일 있으면 불러 줘.
샤토라
무후후후... 신난다. 계속 불러버릴지도 몰라...
바지라
우리 때문에 신경 많이 써 준 모양이네. 고마워, 단장!
안치라
저기, 단장은 어떻게 캠핑에 대해 잘 아는 거야?
비이
우린 놀 때나 수행할 때나 일단은 숲에 들어가곤 했거든. 자연스럽게 익혀진 거지.
안치라
그럼 셰로카르테 씨는?
셰로카르테
저는 각지를 돌아다니는 상인이니까요~ 장거리를 이동하는 캐러밴에 참가할 때는 밖에서 노숙하는 게 기본이랍니다~
마키라
그렇군요. 셰로카르테 군은 역시 재주가 많네요. 존경스러워요.
셰로카르테
우후후~ 별 거 아니에요~
후앙
저기, 얘들아! 텐트 설치는 여기에 하자!
파이
풍수지리를 봤을 때 여기가 딱이야.
아니라
그럼 그렇게 할까. 신다라 자매가 풍수를 확인했다면 안심이지.
마을에 배치된 건물, 또는 실내 가구의 배치에 따라 그 장소로 흐르는 기가 제어된다는 풍수지리학은 일종의 점이자 학문이기도 했다. 인신은 대대로 이 풍수학의 달인이었기에, 신다라 자매도 평소 사람들에게 상담을 받을 정도였다.
십이신장은 관리동에서 빌려 온 캠핑 도구들을 데크 위로 옮겼다. 그리고...
아니라
그럼 회의를 시작할까!
십이신장들
응!
셰로카르테
잠깐만요~!
아니라
뭐지!?
1-3
쿠비라
왜, 왜 그래?
셰로카르테
여기서 셰로쨩 퀴즈~ 캠핑장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후앙
주, 준비운동...?
샤토라
낮잠...?
아니라
우리는 회의를 하러 왔네만...
셰로카르테
정답은 텐트 설치랍니다~!
비이
아, 그렇지. 캠핑할 때에는 텐트가 본진이니까. 그거부터 시작해야지. 의외로 시간이 걸릴 때도 있으니 느긋하게 굴다간 금방 해가 져 버릴 걸.
셰로카르테
뭐가 됐든 잘 곳은 확보해야 하니까요~ 잘 곳도 없으면서 잘도 캠핑이 되겠네~ 뭐 그런 거죠~ 우후후후~
루리아
하긴... 항상 텐트부터 치곤 했었네요. 그런 의미가 있었던 거군요.
비이
심지어 이번에는 빌려온 텐트잖아. 치는 방법도 모르니까 빠르게 시작하는 편이 좋을걸.
단장은 솜씨 좋게 가방에서 텐트를 꺼낸 후 도구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루리아
아, 저도 도와드릴게요!
쿠비라
그러고 보니 우린 저번에도 회의부터 시작했었지... 그거 잘못된 거였구나...
바지라
좋았어! 우리도 텐트를 치자!
십이신장들
그래!
십이신장들은 힘을 모아 텐트를 치기로 했다. 그러나...
쿠비라
이너 텐트...? 플라이 시트... 우리, 텐트 치고 있는 거 아닌가...?
설명서를 노려보고 있는 신장들의 미간 주름이 점점 깊어졌다.
후앙
오~ 펙이란 게 이건가~!
파이
...그래서? 어디 쓰는데?
후앙
글쎄...?
비이
텐트를 지면에 고정하기 위해서 있는 거야. 지면에 꽂아넣고 밧줄로 잇는 거지.
신다라
오~...?
비이
이해는 안 간 모양이네.
셰로카르테
쿠비라 씨, 이너 텐트는 내벽이고~ 그 위에 씌우는 플라이 시트는 요컨대 지붕이랑 외벽같은 거랍니다~ 여기서 대여해 주는 텐트는 엄청 근대적인 물건이거든요~ 상당히 설치하기 쉽고 편리할 거예요~
쿠비라
그, 그렇구나...
(이게 설치하기 쉬운 거였구나...)
마키라
쿠비라 군, 설명서 보여줘.
으음... 그렇군요. 폴을 이너 텐트의 슬리브에 끼우고...
안치라
마키, 알겠어?
마키라
텐트란 건 장력이 중요한 모양이야. 천이랑 밧줄로 장력을 부여해서 견고하게 만드는 구조인 걸지도?
셰로카르테
말씀하신 그대로예요~ 천이랑 밧줄이 느슨하면 바람에 뜨기도 하고, 비나 이슬이 들이치기도 하거든요~ 참고로 비자립식 텐트일 경우에는 펙이 없으면 애초에 세우지 못하는 일도 있답니다~
샤토라
마키라쨩, 대단하다... 그럼 마키라쨩의 지시를 받는 게 어떨까...?
바지라
부탁할게, 마키!
다른 십이신장들은 설명서를 해독한 마키라의 지시에 따라 텐트를 설치하기 시작했다.
1-4
비카라
이제 이 펙을 망치로 내려쳐서...
후앙
비키, 망치 여기 있어!
파이
이 태극 맹호 전투망치로 펙을 쑤셔박자.
비카라
어...? 자, 잠깐... 그렇게 큰 망치로...
신다라 자매는 망치를 휘두르려 했으나, 그때 셰로카르테가 끼어들었다.
셰로카르테
있는 힘껏 휘두르는 것은 금물이랍니다~ 펙은 텐트 반대쪽을 향하게 두고 똑바로 힘을 줘서 박읍시다~
파이
그런 거야? 깊게 박는 것만으로는 안 되는구나.
셰로카르테
지면에 그냥 수직으로 박으면 로프가 당기는 힘에 빠지는 경우가 있거든요~
후앙
오~ 그렇구나~
그렇게 해서 남은 펙을 다 박고, 로프를 잡아당기자...
십이신장
오오오오...!
아니라
이건... 흠... 제법 잘 만들어지지 않았느냐? 아니지. 상당히 괜찮아 보이는구나!
쿠비라
응... 좋아... 정말 좋아 보여! 제대로 된 텐트라는 느낌이야!
안치라
자자, 빨리 안에 들어가자!
후앙
...!
후앙, 안치라, 파이
와아~!
신다라 자매와 안치라는 신발을 아무렇게나 벗어던지고 사이 좋게 텐트 안에 드러누웠다.
안치라
아하하! 텐트라는 거 좋구나!
파이
오들 다 같이 여기서 자는 거야? 재미있겠다...
후앙
냐하하하! 보나마나 재미있을 거야! 벌써부터 재미있는걸!
셰로카르테
여러분~ 침낭 가져왔어요~
안치라
침낭! 나 처음 써 봐!
샤토라
오늘 밤엔 여기 들어가서 자는 거구나... 도롱이벌레 같겠다, 무후후후...
후앙
응? 뭐지? 이 침낭... 뭔가 이상하게 생긴 게 섞였는데...
셰로카르테가 가져온 9개의 침낭 중에는 다른 것과 다르게 생긴 것이 2개 있었다.
셰로카르테
우후후~ 사실 그건 이 셰로쨩이 고안해 낸 침낭이랍니다~
쿠비라
셰로카르테 씨가 말했던 캠핑 용품 샘플이라는 게 이거야?
셰로카르테
네에~ 꼭 한번 써 보셨으면 해서요~ 나중에 후기도 들려 주세요~
아니라
두 개라... 후앙과 파이가 쓰면 어떻겠느냐?
파이
그래도 돼? 신난다.
쿠비라
그럼 슬슬 회의를 시작해 볼까?
비카라
그러게! 잘 곳도 확보했으니까!
텐트라는 숙소를 확보한 십이신장들은 바깥쪽에 돗자리를 펼친 후 원래 목적인 회의를 시작했다.
그러나 회의가 열기를 띠기 시작했을 무렵...
후앙
......
파이
왜 그렇게 안절부절못해?
후앙
엉덩이 아파...
파이
후앙도 참... 엉덩이같은 걸 어디에 썼길래 그래?
후앙
쓰긴 어디에 써! 계속 앉아있으니까 아프다는 거잖아! 아니, 파이는 안 아파?
파이
아파...
쿠비라
하긴... 계속 돗자리에 앉아 있었으니까. 나도 좀 힘드네...
안치라
그럼 누운 채로 뒹굴거리면서 하면 좋지 않을까? 좋은 생각이지?
샤토라
아~ 안치라쨩, 천재야...?
아니라
그런 짓을 했다간 그대로 자 버리는 미래가 보이는구나... 알로하스 사건이 재현되겠지...
쿠비라
아하하... 하지만 알로하스에는 제대로 된 회의실이 있었잖아...
십이신장들 모두가 엉덩이가 아프다는 점에 동의했다.
아니라
심상치 않은 사태로고. 이렇게 아파서야 회의에 지장이 있겠어.
마키라
저기...
십이신장들
...?
십이신장들의 둔부에 닥친 위기 앞에서 마키라가 손을 들었다.
캠핑은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었다.
'2022 > 십이지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십이지캠 - 제5화 밤중캠 (0) | 2022.06.30 |
---|---|
십이지캠 - 제4화 요리캠 (0) | 2022.06.30 |
십이지캠 - 제3화 첨벙캠 (0) | 2022.06.30 |
십이지캠 - 제2화 활활캠 (0) | 2022.06.30 |
십이지캠 - 오프닝 (0) | 2022.06.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