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천중이 잃어버린 것
The Eternal's Lost Property
루리아
망토야, 망토야... 어디 있니~?
단장 일행은 그랑사이퍼의 갑판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최근 기공단에 들어온 어떤 단원이 잃어버린 물건을 같이 찾아주고 있는 참이었다.
루리아
아! 이런 곳에 널어져 있었네요! 오늘 빨래하는 날이었죠.
비이
진짜... 하필이면 십천중이면서 망토를 빨래에 내놓질 않나, 잃어버리질 않나... 이거, 십천중이라는 표시같은 거잖아? 잃어버렸다고 상상만 해도 식은땀이 난다.
루리아
아하하... 에이, 저희랑 여행하게 된 지 얼마 안 됐잖아요. 그랑사이퍼 생활에 익숙해질 때까지는 이런 일도 있을 수 있겠죠.
비이
하아... 엄청 대단한 녀석이면서 이런 데선 나사가 빠졌다니까.
루리아
헤헤... 하지만 그런 부분이 있어서 오히려 안심돼요.
비이
그러게. 십천중으로서 싸우고 있을 때에는 지금 내가 보는 게 꿈인지 현실인지 의심될 정도인데 말야.
루리아
다들 "전공 최강의 무기 사용자"인 만큼, 정말 강한 분들만 모여 계시죠. 어떤 점이 대단하냐고 하면... 아, 전에 들은 걸 노트에 적어뒀는데 보실래요?
[창의 십천중 우노에 대해서]
루리아
창의 십천중인 우노 씨는, "포말 안에 만상을 봉인하고, 전장을 빙벽의 성곽으로 만든다" ...래요.
비이
어... 그러니까 적의 공격을 막거나 받아치는 데에 특화되었다는 거지?
루리아
그거 말고도, 화난 마물을 깡! 하고 때려서 얌전히 만드시기도 한대요.
비이
그 아저씨, 하빈이면서도 아무도 대적할 수 없을 만큼의 창술을 갈고닦느라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수행을 해왔을까?
루리아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나봐요. 그래서 십천중을 만드셨다고 들었어요.
비이
겉보기에는 온화해 보이는데 뭔가 속을 알 수가 없는 느낌이지.
[활의 십천중 송에 대해서]
루리아
활의 십천중 송 씨는, "빛줄기로 적을 꿰뚫는 사수. 그 마안으로 초원을 뒤얽힌 덫 속에 가둔다" 래요.
비이
천부적인 사냥꾼이라고 불리는 만큼, 적을 마비시키거나 눈을 공격해서 움직임을 봉인하는 게 주특기인 모양이야.
루리아
공격을 훌쩍 피해내는 기술도 있고, 신기한 화살을 써서 한 발로 수많은 상대를 쏘실 수도 있대요.
비이
섬 이편에서 저편까지 다 꿰뚫어보는 엄청난 눈을 가지고 있댔지, 그 누님. 활을 잡았을 때는 표정이 엄청 차가워 보여서 솔직히 좀 무서워.
루리아
하지만 평범한 면도 있어요. 셰로 씨랑 말장난 동지인 면이라던가.
[도끼의 십천중 사라사에 대해서]
루리아
도끼의 십천중 사라사 씨는, "어마어마한 힘으로 그 전투 도끼를 한 번만 휘둘러도 산이 모래성처럼 무너진다" ...래요.
비이
장난 아니었지. 산을 하나 날려보낼 정도의 힘이라는 것도 아마 거짓말은 아닐 거야.
루리아
엄~청 힘이 세지만, 진심을 발휘하면 더 세질 수도 있대요. 그리고 공격을 피한 뒤에 되받아친다던가 하는 기술도 있으시대요.
비이
하지만 숲에서 동물들이랑 자란 탓인지 좀 동물같은 부분이 있단 말이지.
루리아
평소에는 먹보에다 호기심도 왕성하고... 정말 순진하고 귀여운 분이세요.
[단검의 십천중 카토르에 대해서]
루리아
"두 개의 칼날은 그의 적을 홀리고, 얼음처럼 무정하게 갈라버린다" ...래요.
비이
적의 움직임을 묶거나 둔화시키거나... 뭐 그런 여러 가지 피해를 주는 게 특기구나.
루리아
그리고 동료들이 받고 있는 가호... 즉 무기를 날카롭게 만든다던가, 갑옷을 더 튼튼하게 만든다던가 하는 효과를 연장시킬 수 있다는 모양이에요.
비이
...뭔가 의외다. 차가워 보이는 얼굴에 무뚝뚝하지만 동료들을 도와주기도 하는구나.
루리아
어쩌면, 사실은 동료들을 마음으로부터 위하는 분일지도 몰라요.
[지팡이의 십천중 퓐프에 대해서]
루리아
어디 보자... "어린 몸에 숨겨진 마력은 비할 자가 없으며, 그 자애로운 빛으로 어떤 상처도 치유한다" ...라고 적혀 있어요.
비이
회복마법의 전문가인 모양이구나. 엄청난 힘으로 동료들의 상처를 치유해 주거나, 힘이 다한 녀석들을 일으켜 준대.
루리아
이야기를 들었는데 엄~청 순수하고 상냥한 아이래요. 꼭 한번 만나 보세요.
비이
자세한 내용은 까먹었지만, 십천중 중에 드라프 할아버지가 돌봐주고 있다고 그랬었지.
루리아
그러고 보니 왜 그렇게 된 걸까요? 아무튼 아직 7살인데도 최강이라니, 정말 대단한 아이예요!
[격투의 십천중 시스에 대해서]
루리아
시스 씨는 "어스름 속에서 살아가는 고고한 암살자, 그 무엇도 빠져나갈 수 없는 기술로 정확히 사냥감의 수급을 노려 주인에게 바친다" ...라네요.
비이
그 형님, 일단 몸이 엄청 날래지. 공격도 훌쩍 피해내고.
루리아
그리고 남들이 한 번 공격하는 사이에 몇 번이나 공격할 수 있는 게 특기래요.
비이
그야 그럴만도 하지... 그 녀석한테는 그게 별 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던걸.
루리아
조금 무서워 보이긴 하지만, 셰로 씨가 무서운 사람은 아니라고 했어요.
비이
"시스 씨한테도 약점이 있는데요~ 가면을 뺏어버리면 가만있질 못해요~ 푸후후훕!" ...이라고 했었지.
루리아
그 가면을 벗기면 어떻게 되는 걸까요? 으... 궁금해요!
[검의 십천중 시에테에 대해서]
루리아
어디... "나, 천성검왕이라고 말하고 다니기는 하는데, 사실 그 정체는 평범하며... 바람처럼 산뜻한 오빠지롱~" ?
비이
...뭐라고?
루리아
아! 시에테 씨, 자기에 대한 건 진지하게 적어주지 않았어요!
비이
십천중 두목이 그래도 되는 거야? 뭐 평소엔 저러다가도 할 때는 하는 녀석이지만.
루리아
맞아요! 검으로 샤샤샥! 베기도 하고, 시에테 씨의 호령 하나에 아군 모두가 오의를 쏠 수 있게 되기도 하죠!
비이
싸우는 모습을 보면 확실히 리더같은 모습이 느껴지긴 하는데 말야...
[도의 십천중 옥토에 대해서]
루리아
"끝없이 갈리며 잘 단련된 칼날은 바위조차 종이처럼 가르고, 그 단면은 마치 거울과 같네" ...라고 적혀 있어요.
비이
그 할아버지, 지금까지 쭉 수련을 해 온 덕분에 기력이나 집중력같은 걸 자유자재로 조종할 수 있다나봐.
루리아
"보다 깊이 상처를 입힐 수 있는 기술을 가졌으며, 그 기백은 전장에 있는 자들의 사기를 뒤흔든다" ...라고도 하네요.
비이
얼굴만 봐도 장난 아닌 할아버지니까. 아마 할아버지가 노려보면 적도 그 자리에 주저앉을걸?
루리아
그치만 셰로 씨가 그랬어요. 옥토 할아버지는 어떤 작은 여자아이랑 정말 친하다고요.
비이
오... 잘 돌봐주는 모양이네. 십천중에는 겉보기와는 다른 녀석들이 많구나.
[악기의 십천중 니오에 대해서]
루리아
니오 씨는 "섬세하면서도 열정적인 연주자. 그 선율을 바람을 타고 일국의 군대마저도 농락한다" 라고 적혀 있어요.
비이
그 누님, 듣기에는 하프를 타면서 다른 사람의 감정을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다고 하던데?
루리아
겁먹게 만들거나 격려하는 수준이 아니라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다는 부분이 신기하죠.
비이
그 누님이 아군이 되면 우리 편은 기운이 나지만 적은 기가 확 죽는 느낌이려나?
루리아
사람들을 재울 수도 있대요.
비이
내성적인 것처럼 보이는데 엄청난 기술을 쓰네.
루리아
친해지면 의외의 일면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총의 십천중 엣셀에 대해서]
루리아
엣셀 씨는... "가슴 속에 품은 불꽃은 소리없이 불타오르고, 양 손에서 뿜어져나오는 연기와 총알의 비가 그 마음을 대변한다"
비이
좀처럼 쏘려고 하질 않지만, 일단 쏘기 시작하면 멈추질 않지. 비가 내리는 것처럼 탕탕타탕탕! 하고 말야. 그리고 태세가 무너진 상대에게 기습을 가하는 기술도 있고, 보물을 놓치지 않는 날카로운 감각도 있고. 다채로운 전투방식을 구사하는 모양이야.
루리아
"슬럼가에서 살기 위한 기술을 몸에 익혔다" 라고도 했었죠. 어릴 때부터 힘든 일을 많이 겪은 모양이에요.
비이
어떤 마을에서 꼬맹이들을 돌보고 있다고 하던데, 그런 과거가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네.
루리아
동생분하고 같이 아이들을 지킨다고 그랬죠? 심지어 남매가 다 십천중이라니...
[이제 다 봤어]
루리아
후후. 제 노트가 십천중 분들을 아는 데에 도움이 되었다니 기뻐요.
비이
...어, 그런데 벌써 목적지가 보이기 시작했는데? 이 망토 가져다줘야 하지 않겠어?
루리아
그러게요! 이번 의뢰자분하고 만나기 전에 십천중의 증표를 가져다 드려야죠!
일행은 널려 있던 망토를 걷은 후 그들의 새로운 동료에게로 향했다.
새로운 여행이 시작되기 전에
Setting Sail for New Skies
루리아
섬에 도착하기 전에 건네드릴 수 있어서 다행이에요!
비이
근데 정작 본인은 어디로 간 거야?
루리아
의뢰자분이랑 만나기 전에 망토의 주름을 펴 두고 싶다면서 다림질하러 가셨어요.
비이
...태웠느니 주름이 안 펴지느니 하면서 또 말썽 일으키는 건 아니겠지? 이번 의뢰는 까다로워 보이지만 전공 최강의 실력자 중 한 명이 그 힘을 빌려준다면 금방 끝낼 수 있을 거라면서 받은 거잖아.
루리아
아하하... 에이, 괜찮을 거예요. 소중한 물건이잖아요.
비이
십천중은 다 그 옷 입는다고 했나? 이거 입은 녀석들이 한 자리에 모이면 박력있겠다.
루리아
그런가요? 다 같이 맞춘 옷이군요... 흠.
비이
난 그렇다고 들었어. 왜? 뭐 신경쓰여?
루리아
헤헤, 동료들끼리 같은 옷 맞춰 입는 거, 뭔가 좋아 보여서요.
[나랑 같은 옷 입어볼래?]
[나도 루리아 옷 입을까?]
[비이처럼 입자] ->선택
비이
나, 나처럼? 그게 대체 무슨 옷차림인데?
루리아
으음... 엄청 큰 인형옷을 입는다던가?
단장
......
비이
뭐!? 나, 난 인형같은 거 아니거든!
일행이 그런 말을 나누는 사이 목적지가 가까워졌다. 그랑사이퍼가 천천히 고도를 낮추기 시작하는 걸 보며 그들은 새로운 동료에게로 향했다.
비이
그 녀석이랑 하는 첫 의뢰네! 기대되는걸!
루리아
누가 뭐래도 전공 최강이니까요! 분명 대활약해 주실 거예요! ... 모처럼 새로 오셨으니까 우리 넷이서 같은 옷을 맞춰 입어도 좋을 것 같아요. 그러면 더 친해질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어떤가요?
전공 최강의 무기 사용자들이 모인 십천중. 그중 한 명을 맞이한 일행은 새로운 여행을 향해 한 걸음을 내딛었다. 최강이라는 이름에 부끄럽지 않을 그 힘은 앞길을 막는 벽을 부수며 큰 힘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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