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번역들

2019 년년세세 번역

어가푸 2019. 12. 28. 18:49

 

 

 


2019 年年歲歲(년년세세)
Auld Lang Syne

 

 

*일문판 제목인 년년세세(연년세세)는 당나라 시인 유정지의 한시 年年歲歲花相似 歲歲年年人不同(년년세세화상사 세세년년인부동)에서 따온 말로 생각되며, 꽃은 해마다 변함없이 피어나지만 사람은 해마다 변해간다는 뜻입니다. 
*영문판 제목인 Auld Lang Syne(올드 랭 사인, 작별)은 영미권에서 연말연시에 부르는 노래의 제목입니다. 

 

 


 


Day 1

 

 



???
큭... 어쩌다 이렇게 된 거지?

자경단 단원
거기 서라! 이 수상한 국수 녀석!


거리는 연말을 맞아 붐비고 있었다. 일행은 의뢰를 받고 목적지로 향하던 길에 누군가에게 쫓기는 남자와 마주쳤다.

 

 



쿠비라
구, 국슈 씨? 그런데 그 머리는 어떻게 된 거야...?

국슈
자네는 해신* 아니신가!

*돼지 해亥

비이
멧돼지 누님, 이 이상한 아저씨랑 아는 사이야?

 

쿠비라
응. 국슈 씨, 일단 이쪽으로 오세요!

국슈
후우... 자네들 덕분에 살았네. 고마운 일이군. 내 이름은 국슈. "새해맞이"라는 일을 하고 있지.

비이
새, 새해맞이...?

쿠비라
여러 가지 일을 다양하게 해 주시는 분이셔. 올해 초에 해신궁 경비도 맡으셨었어.

국슈
해신궁 일을 한 지도 벌써 일 년이나 됐나... 내겐 마치 어제 일처럼 느껴지는군. 나이를 먹으면 한 해는 정말 순식간에 지나가지. 자네들은 가족여행 중인가? 나도 이번 연말만큼은 가족들과 함께 단란하게 보낼 생각이었는데...

루리아
아뇨, 저희는 기공단원이에요. 가요무대 경비를 의뢰받았거든요.

쿠비라
그런데 국슈 씨는 왜 쫓기고 있었던 거야? 그리고 그 머리는 뭐야?

???
잠깐, 거기 국수머리 아저씨!

 

 

*국수 아저씨의 이름인 새해맞이 국슈는 일본에서 연말에 먹는 토시코시 소바(年越しそば)를 이용한 말장난입니다. 발음은 비슷하지만 한자가 다릅니다.

*일본에서는 십이지의 돼지가 멧돼지입니다.

 

 


 


Day 2

 

 



프라이데이
당신이 머리에 쓰고 있는 그 국수, 너무 맛있어 보이고 진짜 멋있다! 오늘은 "FPF"... 자, 나랑 특별한 하루를 만들어 보는 건 어때?

국슈
갑자기 자넨 뭔가? 그리고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연말이라고 해서 너무 정신줄 놓은 거 아닌가?

쿠비라
혹시 바지라쨩이 말했던 사람인가? 뭘 하려고 그래?

프라이데이
당연히 신나고 즐거운 일이지! 오늘은 FPF... 즉 Fㅏ이널 P리미엄 F라이데이잖아! 다들 알고 있었지?

국슈
모르겠는데.

프라이데이
오~ 마이 바하무트! 지금 막 튀긴 새우튀김만큼이나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멋진 풍습이란 말이야! ...됐어. 아무튼 FPF는 모든 사람들이 행복해지는 날이야. 지금부터 당신들에게 그걸 확실히 알려주겠어. 이리 오렴, 새우튀김아!

 

 



국슈
새우튀김이 날아다니잖아? 어떻게 이런 비상식적인 일이 있을 수 있나!

프라이데이
우후후, 날지 못하는 새우튀김을 어떻게 새우튀김이라고 부르겠어? 자, 이제 당신이 빛날 수 있는 장소로 떠나자! 프리미엄 프라이데이를 어떻게 즐기는 건지 알게 되면 당신 얼굴도 더 밝아질 거야!

국슈
뭐!?

쿠비라
큰일났어. 국슈 씨가 납치됐어!

루리아
국수 씨는 괜찮으실까요...? 프라이데이 씨도 아마 나쁜 짓을 하려는 건 아닌 것 같았는데...

비이
저 새우튀김, 우리가 경비 의뢰받은 가요무대장 쪽으로 가는 것 같은데?


일행은 경비 의뢰를 수행할 겸, 날아올라 사라진 프라이데이의 뒤를 쫓아 가요무대장으로 향했다.

 

 




Day 3

 

 



제야의 종들
데엥~~~~~

관중들
이예에에에에!

남자 가수
다들 시끄러워! 내 노래를 들어!!!


일행은 회장 경비를 맡고 있었다. 하지만 스테이지 주변은 놀라울 정도로 시끄러웠다.


쿠비라
이, 이게 뭐야... 제야가 왜 이렇게 많지?

비이
제길... 저 제야들 때문에 새우튀김이 어디 있는지 못 찾겠잖아!

루리아
코스튬 대회를 하고 있는 모양이에요. 그치만 이렇게 시끄러우면 가요무대 쪽에도 영향이 있지 않을까요?

쿠비라
너희들! 코스튬 대회도 좋지만 정도라는 게 있어야지. 조용히 안 하면...

제야의 종들
데에에에에엥!

쿠비라
큭... 이 뼛속까지 울려퍼지는 종소리... 퀄리티 짱이다...! 아니, 이럴 때가 아니지. 아무튼! 말 안 들으면 혼내줄 수밖에!

 




Day 4

 

 

 


아오이도스
땡큐, 도시즈! 그리고 망해가는 세계랑 끝나가는 올 한해도! 종말과 창조는 항상 같이 찾아오지... "올해도 수고하셨어요"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로 변하는 순간을 당신과 함께하고 싶어... 그래! 나는 언제나 홍팀도 백팀도 아닌 "아오이도스 팀"일 뿐이야!

사회자
네, 백팀 아오이도스 씨 수고하셨습니다. 그럼 홍팀에서는...

 

 


 


비이
제야 녀석들 겨우 조용해졌네... 그런데 새우튀김이랑 국슈 아저씨는 어디로 간 거야?

쿠비라
이 근처로 내려오는 건 봤으니까, 스테이지 경비하면서 중간중간 둘러볼 수밖에 없겠어.

 

 

 


프로듀서
와우~ 데스티니~ 올해 십이지신인 쿠비라쟈응이지~?

쿠비라
쿠, 쿠비라쟈응...? 지금 나한테 하는 말이야

프로듀서 
응 그게~ 이번에 노래할 순서인 singer~가 늦잠자는 바람에 못 왔거든. 완전 펑크위기였는데 넘 럭키다. 십이지신 일 하니까 사람들 앞에 서는 것도 익숙하징? 그럼 대역 잘 부탁할게~

쿠비라
어... 뭐라는 거야?

루리아
다음 순서인 가수가 늦잠자느라 못 와서 난감한 상황인 모양이에요. 그래서 쿠비라 씨가 대역을 맡아줬으면 좋겠다고 하시는데요.

쿠비라
아, 안 돼! 난 노래도 못 하는데...

비이
그리고 우린 지금 경비서는 중이란 말이야. 스테이지에는 못 올라가.

프로듀서
노노옹~ 이것도 중요한 경비 일이지~ 스테이지를 "지켜줘"야 할 거 아냐~


[그것도 그러네!]


쿠비라
단장...? 뭐야, 지금 입 가리고... 웃고 있는 거야!?

프로듀서
오케이~ 원더풀~ 단장님이 오케이했으니까 소속사 문제도 해결된 거지?

쿠비라
무, 무슨 소리야! 소속사가 오케이했어도 본인이 NG라고 하잖아! 그리고 연습같은 것도 하나도 안 했단 말이야!

프로듀서
자자~ 관객들이 기다리고 있어! 쿠비라쟈응~ 쇼 타임!

쿠비라
으아아아아아1?

 

 




Day 5


국슈
후후후... 이걸 보렴. 어떻니? 요즘 애들 사이에는 머리에 이런 걸 쓰는 것이 유행이라고 하더구나. 우연이지만 사실 나도 젊을 때에는 머리에 쓴 이걸로 꽤 날렸었거든. "풀 카울 소바"라고 하면 이 근처에서는 꽤 유명했지... 아무튼 에... 음... 가끔은 가족끼리 오붓하게 지내는 건 어떻겠니?


...응? 다들 어디 갔지? 아! 이런! 국물 쏟아지네. 뭐가 발에 걸렸는데...?

 

 

 

 

국슈
...이, 이 편지는...!





쿠비라
으으... 설마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멧돼지 춤"을 추게 될 줄이야...

 

 

 


히코우리
꿀꿀꿀~

쿠비라
그, 그야... 어쩌다 보니 대역으로 뛰긴 했는데... 조금 신나긴 하더라.

 

프라이데이
여러분, 기다리셨죠? 이번에는 저 프라이데이가 노래한답니다! 오늘은 스테이지를 뜨겁게 만들어 줄 멋진 댄서분들도 불러왔답니다. 다들 박수로 맞아 주세요!

국슈
(난 대체...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거지? 나는 지금까지 남편과 아버지로서 최선을 다했어. 그런데 어째서... 가족끼리 보내는 따스한 연말은 그저 꿈이었단 말인가...

 

...응? 저기 저 사람들은...)

 

 

 

 

국슈

그래... 바로 여기에서 남편으로서, 그리고 아버지로서 멋진 모습을 보여주는 거야...! )

 

 



프라이데이
FPF... 이런 중요한 날에 여기까지 와 주신 여러분들에게 감사하는 의미에서, 저도 절대 잊지 못할 멋진 쇼를 선보일게요! 자, 화력 10배로 갑니다! 불꽃보다 뜨거운 여러분의 정열을 보여주세요! 프라이데이 with 프리미엄 댄서즈가 선보이는... "프라이데이 나이트 피버" 스타트!!!

비이
저거 프라이데이잖아! 언제 스테이지까지 올라간 거야! 아니, 그보다도 스테이지에 불을 지르다니 위험하잖아!

쿠비라
국슈 씨도 있잖아...? 얘들아, 빨리 가자! 저 아저씨 불 근처에 가게 하면 위험해!

국슈
...나는 춤추겠다. 사랑하는 가족들을 되찾기 위해서! 이게 내가 새해를 맞이하는 자세다!

쿠비라
아, 이미 분위기 타버렸잖아! 어떻게 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저 사람들 말려야 돼!

 

 




Day 6


비이
하아... 겨우 무사히 끝났구나.

국슈
멋진 모습을 보여주기는커녕 망신만 당하다니... 나도 여기까진가...

쿠비라
국슈 씨, 계속 저런 상태네...

국슈
뭐 하나 물어봐도 되겠나.
자네는 연말에 늘 혼자서 역할을 수행하지? 외롭지 않나?

쿠비라
어...?

국슈
요즘 애들은 자기 아버지가 발톱 때만도 못한게 정상인가? 빨래도 따로 돌리려고 하는게 정상이냐고!

쿠비라
......
난... 외롭긴 하지만 외롭지 않기도 해. 내 동생들이랑 마을 사람들은 날 믿고 이렇게 보내줬는걸. 나도 그 사람들을 믿어. 

국슈
믿는다고...?


국슈가 쿠비라가 해준 말에 대해 생각하고 있을 때, 두 개의 사람 그림자가 그들 곁으로 다가왔다.

 

 



국슈의 부인
어머, 달링! 멋진 스텝이긴 했는데 허리는 괜찮아? 너무 무리하는 거 아냐?

 

 

 


국슈의 딸
데에에에엥!

국슈
여, 여긴 어떻게 찾아왔어? 편지에 "연말은 밖에서 지낼게"라고 써 놓고 나갔잖아! 헤어지자는 얘기인 줄 알았는데!

국슈의 부인
어머, 편지가 뭐에 젖었는지 글자가 안 보이네! 그 뒤에 "휴일이니까 밖에 나가긴 하는데 저녁까지는 들어올 거야!" 라고 썼었는데. 연말이니까 장도 보고, 아오이도스 님 무대도 봤고, 얘도 코스튬이라는게 하고 싶다고 하더라고.

국슈의 딸
데에에에에엥!


국슈의 부인과 딸은 올해 마지막날 먹으려고 산 음식들을 껴안고 웃음을 터트렸다.


국슈의 부인
연말연시는 당연히 같이 보내야지. 그래야 가족 아니겠어?

국슈
...!
내가 멍청했어... 사랑하는 가족들을 믿지 못하다니...

국슈의 부인
후후, 그치만 그런 점도 멋지다니까. 또 반해버리겠어.

프라이데이
어쩜, 너무 멋진 가족애야! 이 FPF의 축복이 담긴 스페셜 섀우튀김을 줄게!


프라이데이는 꽁꽁 묶인 채로 몸을 비틀더니 뭔가를 꺼내 국슈 위에 얹었다.

 

 

 



사바랭
오오... 선녀의 날개옷처럼 부드러운 옷을 두른 섀우튀김이라니... 이것이야말로 천상의 튀김국수가 아닌가!

쿠비라
튀김국수...

 

[꼬르륵]

 


비이
하하, 무대에서 춤췄으니 배고플 만도 하지!

쿠비라
그, 그런 건 아닌데! 배가 고프긴 하네... 너무 맛있어 보여... 아무튼 식기 전에 다 같이 먹자! 알았지?


단장 일행은 이 특별한 만남이 빚어낸 "튀김국수"를 젓가락으로 들어올렸다. 바쁜 연말에 찾아온 이 따스한 시간은 그들의 마음까지도 녹여 주는 듯했다.